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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간의 전쟁- 내가 보여줄수 있는건...

네로 | 2002.05.24 12:25:56 댓글: 0 조회: 1139 추천: 1
분류일반 https://life.moyiza.kr/mywriting/1560516
경찰서도 사람이 만만치 않게 붐빈다. "민원실"이라는 글이 씌여진곳은 바깥에까지 사람들이 줄서있었는데 죄다 여권분실신고를 하러온 사람들이다.

스포츠머리를 깎은 젊은이가 서류를 작성하고있는데 제복을 입지 않아서 경찰인지 아닌지는 확실하지 않았다. 아무런 증빙서류도 갖고오지 않은 아줌마가 막무가내로 분실신고를 해달라고 하지 젊은이는 화를 냈다.

"아무것도 없는데 어떻게 분실신고를 해줍니까? 경찰서에는 당신들 중국사람들에 대한 아무런 기록도 없어요! "
"여행사에서는 경찰서로 가기만 하면 된다고 하던데..."
"아줌마,아줌마는 여행사에서 하는 말은 왜 철석같이 믿으면서 경찰을 안믿어요? 경찰이 우스워요?"

"당신들 중국사람들은 경찰의 말은 왜 하나도 안듣고 자꾸 대들어요? 당신들은 중국에서도 이런식이예요? 중국에서도 이렇게 공안한테 빡빡 대듭니까?"

"요즘 당신들이 새벽부터 밀려들어서 경찰서는 업무가 마비상태에요. 게다가 줄도 서지 않고 자기네들끼리 싸움질을 하고 난동을 부리고, 한국사람들과 싸우는건 이해가 되는데 지들끼리 싸워요, 자기자리를 빼앗았다고, 중국사람들은 워낙 저들끼리 싸우기를 좋아해요?"

"저 동생이 중국으로 유학갔는데 제가 당장 들어오라고 전화했어요. 중국같은 나라에서 뭐 배울게 있겠어요?"

신청서 한장 변변히 쓸줄 모르는데다가 질서의식하고는 담을 쌓고 살아서 밀치락 뒤치락 줄을 설줄도 모르는 사람들때문에 무척 힘들고 바쁜건 사실이지만 말끝마다  중국, 중국하면서 뒤에다 욕을 붙이니 아무리 참아야 하는 상황이지만 속이 울컥해난다. 자리에 있는 사람들 몇사람을 제외하고 전부가 조선족이라 한국말 못알아들을리 없겠건만 모두 침묵이다.  

"중국사람이라고 다 그런게 아니예요!"항변하고싶었지만 당장 보여줄게 없었다.외국에 와서 불법으로 체류하는 신세에, 떳떳하고 잘난모습을 보여주고싶지만 보여줄수가 없었다.

여권분실신고서를 작성하고 나왔지만 분해서 도저히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았다. 횡단보도를 건너서 택시를 잡으려고 한참을 기다리다가 도로 경찰서를 찾아들어갔다. 안에서는 젊은이가 땀을 흘리면서 볼펜으로 서류를 작성하고있었다.  

<수고하십니다! 목이나 추키세요.>
나는 길옆매점에서 사갖고 들어간 음료수를 내밀었다.
젊은이는 깜짝 놀라더니 이내 사양했다.<나는 안먹어요,아저씨가 도로 중국으로 갖고가세요.>
<너무 수고가 많으십니다.음료수를 드세요.>책상위에 음료수를 내려놓으며 나는 다시 말했다.

<안먹어요.도로 갖고가세요.> 실내가 갑자기 조용해지더니 수십쌍의 눈이 나와 젊은이를 바라본다.<그럼 계속 수고하십시오.>다소 어색해하는 젊은이를 두고 나는 밖으로 나왔다.

수고하는 경찰에게 감사의 인사 한마디,음료수 한병정도는 건넬줄 아는 중국사람도 있다는것, 내가 보여줄수 있는 유일한것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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