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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운 사랑- 만남

리해주 | 2013.11.19 01:25:47 댓글: 8 조회: 3994 추천: 5
분류실화 https://life.moyiza.kr/mywriting/1992105
2007년...
9월의 어느날... ㅅ도시 공항출구에서 나와 내가 처음 느낀건 숨이 컥컥 막히는 찜통 더위에 갑자기 머리가 어지러웠던것이였다. 서늘한 고향 날씨와는 너무나도 대비되엇다. 
지금 ㅅ도시에 여러해 거주중이지만 여기 여름은 정말 지금도 끔찍하게 싫다. 적도 부근에서 사는 분들에 비하면 새발의 피지만 찜통 더위는 정말 못 견디겟다. 

그렇게 나의 낯설고 물 설은 타향에서 생활은 막을 열었다.
졸업이라는것, 학생 신분을 마감하는 건 사실 두렵기도 하고 설레이기도 한거지만, 그때의 난 이런 만감을 느낄 여유조차 없었던거 같았다.

졸업과 동시에 나는 몇년째 사귀던 남자친구와 헤여졌다. 우리는 서로가 가려는 방향이 달랐었다. 장거리 연애?! 신심이 없었다.  남들처럼 연애 초창기에 떨어져 있게되면 애틋하길 하겟지?!  좀더 성숙한 사랑이 였다면 그걸 받아들일 준비가 있었겟지?! 그러나 우린 금방 대학을 졸업한 이십대초반의 햇내기였다. 결혼이라는걸로 그나마 사랑을 유지할만큼 우리는 그렇게 성숙하지 않았다.
나는 그를 사랑했다. 이별은 아프고 힘들었다.다시 누군가를 사랑할거 같지 않을 만큼 내 마음은 차가워졌고 지쳐 있었다그리고 두번 다시 다른 사랑을 하지 못할꺼라고 굳게 믿고도 있었다.

그런 나에게 사랑이 찾아온다.

2007년,11월...
내가 입사할즘 회사는 그때 대주주가 금방 바뀌는 바람에 대대적인 개혁이 불어치던 시기였다. 하루에 한명꼴로 직원이 늘어날만큼 인사변동이 심했다. 
간혹 심심하면 企业큐큐에서 새로 입사한 사원이 있나 하고 눈여겨 보는것이 내 일과중의 하나이기도 했다.
입사 일주일 되던 그날도 또 누가 새로 왔나 보다가 눈에 끌리는 사원 하나가 보였다.  이름도 특이하고 성씨도 특이하고... 
그때는 인사부도 정신없이 개혁에 끌리워 다니느라 신입사원 소개같은건 아예 없었으니 사원들은 누가 누구이고는 대충 눈치껏 이름 끼워 맞추어 셈을 세고 있었다.

나의 회사 생활은 그런대로 썩 잼있지도 재미 없지도 나름 수수하게 보내는듯 싶었다. 

2008년 봄, 회사에서는 새로운 자격을 신청하기 위해 연구소조를 묶었고 소조인원들은 주말에 나와서 필요한 공부를 한다고 했다. 공고를 보니 거기에 나도 끼워져 있었다. 이런 자격 신청을 위해서 임시로 묶어진 소조원들은 사실 괜한 일에 끼여든거나 마친가지이다. 눈가리고 아웅하다가 자격증 받으면 사람 새로 구할꺼면서 주말에 오라가라 짜증나게... 그렇다고 신입사원 주제에 감히 찍소린 못했다. 그러고 보니 나랑 같은 부서에 임시로 "배치된" 동료가 그 친구였다. 갑자기 꿀꿀하던 기분이 어느새인가ㅜ사라졌다. 
그 신청 서류에서 나는 그가 나보다 한살 많다는걸 알았고 그의 전화 번호도 알게 되였다.  나도 모르게 그의 전화번호를 저장했다 ㅋㅋㅋㅋ
왠지 주말이 기다려졌다. 

주말, 회사 회의실에서 나는 우연히 그의 옆에 앉게 됐다. 괜히 얼굴이 화끈 거리고 괜히 행동도 조심하게 되고... 지루한 신청재료 분석강의 였지만 나는 왠지 기분이 좋았다.
오전 회의 끝나고 다 같이 식사 하러 갔는데 사람이 많아서 두테이블로 나눠 앉았다. 근데 그는 보이지 않았다. 궁금했다.
오후 강의에도 그는 나타나지 않았다.  빌미로 나는 그에게 문자를 했다.
"안녕하세요? 저 해주인데 혹시 오후에 안오세요?"
"네.. 오후에 일이 있어서 청가 했어요."
"아, 그렇군요. 안보이시길래.."
"재료 신청하면서 우리 이름 그저 빌려 쓰는거라ㅜ별 큰 문제는 없어요."
"네"

들떠서 문자를 했지만 더이상 할말이 없었다. 

그리고 여름, 나는 새로운 보금자리를 마련했다. 혼자 살는게 심심하고 외로워서 룸메이트랑 합숙을 하게 되였다.

회사 부근에 집으로 가는 공공버스 출발점이 있어서 종착역까지 가는 내내 앉아 갈수 있었다.
우연히 그 친구도 같은 버스를 타고 종착역까지 간다는걸 몇번 버스에서 마주쳐서 알고 있었다. 그때두 내심 기뻤다.
버스에 나란히 앉아서 회사 얘기도 하고 그랬다. 
나는 꽤 활발한 편이고 내숭도 별로 없고 말도 털털하게 하는 스타일이였는데 회사에선 다른 동료들이랑 잘 어울리지도 않고 말수도 적고 딱히 할말이 없으면 그저 미소만 보이고 말도 조용조용 하다보니  전형적인 얌전한 이미지로 부각되였다.  그래서 회사 동료들은 늘 이것저것 나에게 챙겨줬고 남자 동료들도 기웃기웃하며 슬며시 책상우에 먹을거나 쪽지같은걸 놓고 가기도 했다. ( 이래서 나긋한 여자들이 사랑 받나 봄다 ㅋㅋㅋㅋ)

퇴근길 그와 같이 오는 버스에서도 그랬다. 한참 얘기하다가 말이 끊기면 나는굳이 다른 주제를 찾아 대화를 이어갈려고 하지 않았다. 그만큼 그 친구랑 있는게 편했던거 같다. 한참동안 말없이 버스의 흔들림에 몸을 맡기는것도 참으로 괜찮은 느낌이였던거 같다.

가끔은 약속을 하고 같이 퇴근해서 버스 타러 가기도 했다. 
늦가을의 어느날이였던걸로 기억된다. 
나는 쵸콜렛을 참 좋아했다. 그래서 가방엔 늘 초콜렛이 있었다.
버스에 앉아서 출발 대기를 하는데 갑자기 쵸콜렛이 먹고싶어서 하나를 그친구에게 건네주었다. 
쵸콜렛은 정말 맛있었다 그어느때보다. 
갑자기 그가 나를 보면서 얘기했다.
"손이 많이 차네요?"
아마도 아까 초콜렛 건네 주면서 손이 스치면서 느낀거 같았다.
퇴근하기 전 늘 손을 씻는게 내 습관이다. 울 회사는 한겨울에도 찬물밖에 안나온다. 거기에 장갑까지 안했으니 당연히 차가울수밖에..
"음.. 네.. 마음이 따뜻하면 손이 차대요."
나도 모르게 이런 멘트룰 날려버렸다.
그는 대답대신 쿡하구 웃었다. 나도 같이 피씩 웃었다. 

어느날인가 그는 온라인으로 나에게 메세지를 보냇다.
"오늘 같이 식사할가요? 제가 밥 사드릴려구 하는데.."
"왜요? 무슨 좋은일이라도 있나요?"
"아뇨.. 그냥.. 밥 사는데 이유가 필요한가요?"
"그럼 나중에 좋은 일이 있을때 불러주세요. "
나는 왜 그때 그렇게 대답을 했는지 모르겠다.  
후에 그친구 한테서 들었는데 사실 그때 나한테 사귀자고 고백할려고 했단다.
그 며칠동안 내가 야근을 했는데 회사 부근을 배회 하면서 기다리다가 그냥 갔다는것이였다.


그해 겨울.. 
어느 금요일날, 나는 이튿날 있을 자격증 시험을 위해 아프다고 병가 내고 막바지 공부 할 셈이였다.
아침에 일어나 공부할려고 보니 회사메일함에 저장해둔 자료를 깜빡 잊고 출력을 못했다. 외부인터넷으론 로그인도 안 되는데 큰일 났다.
한참을 고민하다가 그 친구에게 문자를 보내 부탁을 했다.
"좋은 아침입니다~ 혹시 시간 되시면 저의 메일에 등록하셔서 자료 좀 전달 해주시겠어요? 전달할 멜주소는 000한멜이구요, 제 아이디랑 비번은 000입니다."
"네, 알겠습니다. 보내드렸어요. 확인해보세요."
개인 메일에 등록해 확인해보니 메일이 들어오지 않았다. 미안한대로 다시 보내달라고 했고 또 받지 못했다. 아예 다른 메일로 바꿔서 겨우 받았다. 앞뒤로 30여분 동안 실랑이를 했던것이다. 괜히 미안해졌다.
"메일 받았어요. 고마워요. 바쁘신데 폐만 끼쳐 드렸네요. 식사 같이 해요. 제가 밥 살께요"
"아니에여, 큰일도 아닌데여 뭐. 밥은 이제 자격증시험 합격하면 그때 먹는걸로 하죠."

일주일뒤 성적은 나왔고 나는 의외로 합격을 했다 ㅋㅋㅋ 그친구랑 약속을 잡을 빌미가 생겼다. 
토요일, 집에서 늦잠 자고 꼼지락 거리는데 룸메가 내일 남자친구 만나 데이트 한다면서 나는 내일 머할거냐고 물었다.
"나도 내일 데이트 할꺼거등~"
"정말? 누구랑? 너 남친 생긴거야? 언제? 왜 나랑 얘기 안했어?"
" 야 쫌 오바 하지마! 남친 아니거등. 그냥 회사 동료야. 내가 신세진게 있어서 갚는거뿐이야."
"그래? 그러다 둘 사귀는거 아니야?"
"모르지머~ 내가 눈이 높아서 말이야... ㅋㅋㅋㅋ"

룸메의 말에, 나는 문득 그친구랑 사귀는 상상 조금 하다가 바로 그만뒀다. 기대를 하면 진짜 괜히 그친구가 의식될꺼 같고 불편해 질꺼 같았다.

그 친구한테 문자를 보냈다.
"머해요? 내일 시간 있으시면 같이 식사 할까요?"
지금 생각해도 내가 너무 직접적이지 않았나 싶다. 좀더 내숭 떨다가 얘기했을걸 싶기도 하고... ㅋㅋㅋㅋㅋ
"저 지금 회사에서 잔업해요. 내일 시간 되긴 하는데.. 혹시 무슨 일 있어요?"
"아뇨. 저번에 도와주신것도 있고 제가 자격증 시험 합격했거든요. 고마워서 그러는거니까 부담 가지지 마세요."
"그래요? 축하해요. 합격할줄 알았어요.  시험도 합격했으니까 밥은 제가 살께요.그럼 내일 저녁에 만나요."

아~ 설레인다. 내일 무슨 옷을 입고 가지?무슨 얘기를 하지?  머 먹을까? 머리엔 온통 내일저녁식사에 대한 생각뿐이였다. 그러보니 이렇게 설레였던적이 얼만인가... 설레이다가 끝날걸 아니까 오늘은 이 느낌 그대로 즐겨보자~ ㅋㅋㅋㅋㅋ

우린 한식 숯불구이집에서 만낫다. 거긴 둘둘이 나란히 앉아서 식사하는테이블도 있었다. 숯불구이집에서 마주 앉지 않구 나란히 앉는건 참 어딘가 어색했다. 먼 발치에 맞은편에도 커플이 ㄴㅏ란히 앉아 식사하고 있었다. 하두 맞은편이랑 거리가 있으니 다행이지 아니면 진짜 뻘쭘했을듯싶다. 대학 다니면서 한족 친구들이 마주 앉지 않고 나란히 앉아서 밥 먹는걸 보며 유난 떤다고 생각했는데 내가 직접 와보고 나니 정말이지 습관이 안되는거 같앗다.  주말이라 자리도 없지  그런대로 그냥 앉았다.  구이집은 손님 떠드는 소리, 복무원 부르는 소리, 지글지글 고기 익는 소리에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긴장한 나에겐 그래도 나름 숨돌릴수 있는 분위기였다.
 밥을 먹으면서 얘기를 하다가 나는 문득 그의 입가에 밥풀이 붙은걸 발견햇다. 저거 어떡하지 내가 뗄까? 얘기해줄까? 고민하는 사이 내 손은 이미 그의 입가에 가 있었다. 그는 조금 놀라는가 싶더니 의미심장한 표정을 지었다. 최소한 내눈엔 그게 의미심장한 표정이였다. 휴... 놀라겠지?!  바보같이 왜 그랬을까... 어떡하냐....  속으로 자책을 하다가 갑자기 그런 생각이 들었다. 뭐 어때서? 모른척하구 지나가면 그뿐이지모  얘랑 친하게 지내지 않으면 되지...  그렇게 가까스로 진정을 하니 마음이 좀 후련해 졌다.
식사를 마치고 우리는 인근공원에서 산책을 했다.  공원은 야경이 예뻣다. 즉석사진을 찍어주는 아저씨들이 이리저리 다니며 홍보를 하고 있었다
갑자기 사진이 찍고 싶어졌다. 
"우리 사진 찍을까요?"
"....?"
"아니... 그냥 여기 야경이 너무 예뻐서.."
"네, 그래요"

우리둘은 자리를 잡고 나란히 섰다.
사진을 받아 드니 오늘 날자가 찍혔다.
2008.12.8

공원을 산책하면서 그친구가 부쩍 말이 적어졌다.  웬지 오늘만큼은 이 침묵이 너무 어색했다. 무슨 말이라도 해서 이 어색한 분위기를 깨고 싶었다.

"혹시, 여자친구 있으세요?"
"...  아뇨, 없어요."

분위기 전환할려구 뱉었다는게 참... 내가 오늘따라 왜 이러는지 모르겠다.
나의 질문에 분위기는 더 한층 어색해진거 같았다. 글구 보통 대답하고 넌 남자친구 있냐 라는 식으로 물어지 않는가? 없다고만 얘기하고 마니까 물어본 내가 괜히 뻘쭘해 지게...

"해주는 남자친구 있어요?"
"아뇨. "

침묵을 깨고 그가 물었고 나의 대답에 침묵이 또다시 시작됐다. 
이 분위기 어쩔겨...  나는  빨리 자리를 뜨고 싶었다. 왠지 불편했다. 

"저 이제 집에 가봐야 돼요. 갈려면 한참 걸려서"
"아.. 그래요? 제가 바래다 줄께요."
"아니에요. 버스가 바로 집앞에 도착하니까  버스 타는데까지만 바래다 주세요."
"네 ㅎㅎ"

버스 출발점에서 우린 서로 인사하고  나는 버스에 올라탔다. 버스 출발하기를 기다리며 룸메한테 문자를 보낼려는데 문자 수신음이 알린다.

그친구가 보낸 문자다.
"저... 오늘부터 제가 해주 남자친구 하면 안될까요?"
추천 (5) 선물 (0명)
IP: ♡.39.♡.70
우림이엄마 (♡.161.♡.151) - 2013/11/19 09:11:28

잘 봣습니다 . 다음집부터는 사랑이 시작되겟지요 . 기대합니다 .

설향기 (♡.104.♡.242) - 2013/11/19 10:01:29

달달한 사랑 이야기 ...
연애하고 싶네요 ,,,,
주책맞게 ㅎㅎㅎ

은쵸아 (♡.118.♡.78) - 2013/11/19 10:29:03

보는 내내 두근두근 하네요 ..후기 꼭 써주세요..휴~ 저는 언제 그런 사랑을 해볼지 ..ㅋㅋ

엄친아 (♡.215.♡.124) - 2013/11/19 14:37:07

첫사랑이 새록새록 기억나려 하네요...
사랑할줄도 받을 줄도 모르던 때가 그리워 질려 하네요.
순진한 맘으로 그래서 첫사랑은 아쉬움으로 남는것 같아요 .

은볼매 (♡.159.♡.37) - 2013/11/19 19:11:59

재밋네요, 다음집은 언제 써주실건 가요?

추천 날리고 갑니다/

우야쑈즈 (♡.164.♡.240) - 2013/11/19 20:00:19

잘 보았습니다 추천하구 갑니다 .

cui0128 (♡.112.♡.35) - 2013/11/25 10:45:57

조심스럽게 그리고 소리없이 사랑은 다가오네요~

짱 부자 (♡.148.♡.100) - 2013/11/29 11:55:20

아름다운 사랑이야기가 새롭게 다가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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