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해도 되나요? - 8회

다혜마미 | 2014.01.08 10:56:53 댓글: 12 조회: 1856 추천: 5
분류연재 https://life.moyiza.kr/mywriting/2020187

어디론가 떠나고 싶다. 현이랑 떠나고 싶다. 현이 가슴에 얼굴을 닫는 순간 난 이런 생각을 하였다.
아마 어디로 떠나야 할지 어디로 떠나지 못한다는 우울함이 더욱 나를 낯선곳으로의 떠남을  부채질하였는지 모른다.

 


 
<따뜻하다...>


 

 
머리위로 현이 목소리가 들려왔고 나는  현이 가슴에 얼굴을 묻은채 빙그레 웃었다.
나도 따뜻했다.
처음으로 이 겨울이 따듯했다.
현이는 마치 내가 달아나기라도 하듯 나를 가슴속으로 자꾸 끌어당겼고 나 또한 귓가로 들려오는 현이의 힘찬 심장박동소리에 이 모든게 현실인지 꿈인지 구분할수 없을 정도로 머릿속이 하얗고 흐릿하였다.
이토록 영원히 같이 있고 싶었다.

 

 

잠시후 나는 현이를 살며시 밀어내였다.
 

 


<먼저 들어갈게.. >

 

 
이것만으로 난 만족해야했다.
그리고 또한번 진실을 꽁꽁 숨겼고 너무 빨리 돌아온 이성이 너무나도 싫었고  이렇게 밖에 할수 없다고 자신을 설득시키는 내 자신이 싫었다. 갑자기 찾아오는 한기에 현이는 추위를 느꼈는지 두팔을 뻗어 다시 나를  품속에 가두려고하였고  이러는 현이를 피하여 난 뒤로 한발짝  물러섰다. 

 

 


<오늘 고마웠어..>

 

 

고개를 숙이고 나즈막하게 중얼거렸다.

 


<내가 먼저 들어갈게.. >

<......>

<그리고 ..다음부터 이러지마..취중 실수라고 생각할게..>

<....>

.....
.....


 
<내가 취햇다고 생각해?>

<.....>

 


한톤 높아진 억양에 나는 더는 말을 잇지 않고 뒤돌아섰다. 좀전의 포옹이 어떤 의미를 부여하는지 나는 더이상 생각하지 않기로 했고 생각할수록 더욱 미련을 가질것같아 모른체하기로 하였다.

 


<어제는 미안했다.>

 


현이는 엊저녁에 대하여 사과하였고 나는 아무말도 하지않은체 발길을 옮겼다.
그래..
우리는 단지 이것뿐이야..

 


<한가지만 묻자.. 너 기다리는 사람이 누구야?>

<......>

<영덕이야?>

<......>

 

 

등뒤로 들려오는 낮은 웨침에 잠깐 멈추었고 한참을 그 자세 그대로 있다가 천천히 뒤돌아섰다. 한번도 누구에게 내가 기다리는 사람이 있다고 말한적이 없었고 현이는 난데없이 왜 이런 질문을 하는지 나는 알수가 없었고 왜 또 헤여진 영덕이라고 하는지?
혹여 영덕이가 나를 버렸다고 생각하는걸까?
혹여 오빠가 무슨말을 하였을까?
그럴리가 없다.
오빠는 현이를 모른다.

 


현이 눈에 간절함같은 그 무엇이 피뜩 나의 두눈에 들어왔고  추워서인지 아님 취기때문인지  현이 얼굴은 벌겋게 달아올랐다.


 

 
<그런 사람 없어.. >

 

.....
.....


 

<혹시 .. 혹시 ...그 사람이 나야? >

 

......

 


조심스럽게 자신인가고 물어온다. 
이때 나는 뭐라고 대답해줘야지?

 

주책맞은 심장이 또다시 질서없이 세차게 뛰여온것도 바로 그때쯔음인것같다. 

 

 

<그 사람이 정말 나야 ? >

 

 


말없이 멀뚱하게 서잇는 나에게 현이는 한발짝 다가와 양팔을 억세게 부여잡고  허리를 약간 굽히면서 나랑 눈길을 맞추었다. 나는 여전히 멀뚱한 자세로 현이 눈동자속에 비추진 휑한 나의 모습을 쳐다보면서 이따금 팔에서 전해오는 통증을  느껴야했다. 머릿속은 또다시 흐릿해지고 대체 어떻게 대처해야할지 갈팡질팡하였고 혹여나 세차게 뛰는 심장소리가 들킬가봐 숨쉬는것조차 억제하여야했다. 

 

순간 충동적으로 고백하고싶었다.혼자하는 가슴앓이가 더는 싫었다.

 

여태까지 너 하나만 바라보고 살았다고.. 너를 조금이라도 더 보려고 친구곁에 비열하게 붙어있었다고.. 이젠 지긋한 짝사랑이 더는 싫다고..
마음속 웨침이 뛰쳐나오려고 아우성거렸고  고백을 한다고 하니까 갑자기 홀가분해지는게 웬지 알수없는 흥분으로 온몸의 세포가 들끓었다.

 

 

<너...너.. 맞어.. >

 

<뭐? >

 

 

어렵게 꺼낸 나의 고백은 이렇게 타이밍맞게 갑자기 분주해지는 차고동소리에 매몰되였고 다시 확인하려고 하는 현이를 바라보다나니 그제야  정신이 들면서 나의 용기가 또한번 맥없이 바닥으로 추락하였다.

 

 

 
<아니야,, 먼저 들어갈게.. >

 

 

현이 두눈에 상처같은게 엿보였고 난 그건 나만의 착각이라고  스스로 단정을 지었다. 아파트 안으로 몸을 숨길때까지 현이는 꼼작않고 있었고 아파트 입구서부터 나는 질주를 하기 시작하였다. 갑갑한 마음을 이렇게라도 해소하지 않으면 정녕 질식해서 죽을것같았고 헐떡거리면서 5층까지 올라갔을때 나는 거친숨을 고르느라 한참을 벽을 짚고 서있어야했다. 숨소리가 점점 고르면서 나는 어느정도 안정을 되찾았고 그때야 아침에 현이한테 끌려나오느라  집키를 들고나오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게되였다. 왠지모르게 안도의 숨이 흘러나왔다. 어쩜 은정이를 마주치는게 두려웠는지도 모른다.

 


 

철컥

 


<너 여기서 뭐해?>

<어!!!>

 


이때 은정이가 벌컥 문을 열었고 나와 은정이 두사람 모두 놀랐다.

 

<오..깜짝이야. 너 안들어가고 여기서 뭐해?>

<어??아~~ 이제 막들어가려는 참이였어..>

<그래? 나 지금 나간다.>

 


그제야 나는 은정이가 외출차림인걸 알아채고 이 늦은 시간 어디 가냐고 물었다.

 


<현이가 맥주 한잔 하잔다 ㅎㅎ>
<.....>
<내가 절대 용서안한다고 했는데.. ㅋㅋ>
<.....>
<먼저 자라.. 좀 늦을수도 있으니까..>

 

혼잣말만하고 급히 내려가는 은정이 뒷모습을 지켜보면서 나는 씁쓸하게 웃어버렸다.

 

참, 여자들은 남자 한마디에 웃고 우는것같다.
며칠동안 그렇게  바락바락 애를 쓰면서 싸우고 울고불고 하다니  현이 한마디에 금방 헤시시해진다. 

 


그래..좀전에 내가 잘한거야..
현이 옆자리는 항상 은정이것이다.

 

 

방안으로 들어온 난 그채로 침대에 몸을 던졌다.
오늘 나한테 있어서 참으로 힘든 하루였다.다행이 은정이가 곁에 없었다. 
아님 오늘 어디 갔었어?왜 이 차림이야 ? 꼬치 꼬치 캐여물었을건데.. 그러면  나 또한 어떻게 둘러대고 어떻게 거짓말을 했어야할지 머리가 아팠을것이다.
 

 

한참을 그렇게 누워있다 나는 천천히 침대에서 일어나 방한복을 벗어던지고 씻을 준비를 하였다.  
이때 주머니속에 뭔가 바닥에 툭 떨어지는 소리가 났고  뒤돌아보니 검정색 지갑이 바닥에 떨어져있었다.좀전에 택시에서 내리면서 현이 바지뒷주머니에서 꺼낸 지갑을 돌려주지못하고 그채로 주머니속에 집어넣었던것이다.열어볼까 말까 한참을 고민하다 나는 끝내는 용기내서 한번 열어보았다.
은정이와 두사람 다정히 찍은 사진이 먼저 시야에 들어왔고 나는 물끄러미 사진을 들여다보았다. 나도 인상에 남는 사진이다. 생일선물로 지갑을 선물하는데 사진까지같이 넣어두야한다면서 나랑 같이 골라준 사진이였다.
아직 그대로 남아있었다.
나는 힘없이 지갑을 접고 현이방으로 향했다.  
현이가 온뒤로 한번도 들어간적이 없었던 방이였다.
은정이가 매일 청소해주었는지 깔금하였고 나는 지갑만 책상위에 놓아둔채 황급히 빠져나왔다. 더이상 미련같은것 없어야한다.  


 

이튿날 나는 다른날과 다름없는 출근길에 올랐다. 신정휴가전 마지막 하루 출근이였다. 은정이는 오늘부터 휴가인지 내가 나갈때까지 일어나지 못했고 나갈때 피뜻 현이방쪽으로 눈길을 돌렸는데 꾹 닫겨져있었다. 
 

엊저녁 두사람 언제 들어왔는지 나는 기억이 없었다.

 

 

회사에 들어서니 오빠가 알은체하였고 언제 나모르게 남자를 사귔냐 하면서 시물시물 웃으면서 어제의 계속이였고 그 웃음에 갑자기 비위가 걸린 나는  다짜고짜 오빠를 끌고 계단을 찾았다.

 

 
<오빠가 어제 현이한테 내가 기다리는 남자가 현이라고  했어 ? > 
<응, 그래 > 과연 오빠가 맞았다. 나는 두눈을 질끈 감았다. 
<내가 오빠한테 언제 기다리는 사람 있다고 했어 ? > 어제의 불화를 난 모두 오빠의 탓이라고 몰려세웠고 갑자기 버럭 소리를 지러는 나를 바라보면서 오빠는 제딴에 무척이나 억울하다는 표정을 짓고있었다. 
<현이 맞잖아..너희들 서로 바라보는 눈길이 딱이던데뭐 발뺌은.. 언제까지 나한테 속일려고 하는거야.. >
<오빠, 마음대로 그렇게 짚고 넘어가지마. >
<해수야.. >
<내가 어제 아니라고 했잖아. 왜 내말을 못믿는거야.. >
<해수야.. 야.. >


.....

 

불똥이 엉뚱하게 오빠한테로 넘어갔다.

 

....
....

 

<현이 여자친구 있어.. >

 

 


한참후 아랫입술을 잘끈 씹으면서 나는 인정하기 싫지만 인정해야하는 그 한마디를 끝내는 내뱉었다.

 

 

<뭐?? 그게  사실이야 ? 어제 분위기 보니까 너를 좋아하는 눈치던데.. 아니야.. 그럼 어제 왜 부인을 하지 않았는거야.. > 그제야 오빠는 자신의 실수를  눈치챘고 나의 눈치를 슬슬 살피고 있었다. 
<사무실에 먼저 들어갈게.. >

 

 

오빠가 뒤에서 야, 야 좀더 얘기해 하였지만 나는 등을 돌렸고 발걸음을 재촉하였다. 언제 내가 오빠한테 기다리는 사람이 있다고 오해를 보여줬는지 모르지만 오빠는 하필은 현이가 내가 여태 기다리는 남자라고 무조건 단정을 짓고있는지 모른다.  휴~

 

사무실에 들어서니 여느날보다 한층 시끄러워진 분위기에 나는  무슨일이라도 생겼나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이번 신정휴가가 어느때보다 좀 길어서인지 다들 어디로 여행을 떠날까 의논중이였고 그 와중에 사무실막내 영이는 여행사에 예약까지 했는데 불쑥 놀러오는 남친때문에 여행을 떠나지 못한다고 울상을 짓고 있었다. 누군가 대신 가줄수 없냐고 물어봤지만 영이가 선택한 코스는 별로 인기없는거라 다들 가기를 거부하고 있는것같았다.

 


<내가 갈게.. 나한테 넘겨.. 돈은 얼마인데.. >

 


평소에 영이랑 별로 말도 잘 안섞는 내가 문득 나서자 영이는 약간은 의아한 표정을 짓다가 금세 일정은 1박2일이고 근처 무슨 사당같은데라고 하였다. 여행지가 어딘지 난 별로 관심이 없었고 오로지 여기를 떠나고 싶었을뿐이기에 언제 몇시까지 어디로 가면 된다는 그말만 귀울여 들었다. 단숨에 결정된 여행에 난 그나마 숨통이 좀 트이는것같았다.  

 

 


[4년 6개월의 시간이 지났다.
이렇게 긴 시간도 잘 버텨왔는데 남은 6개월은 왜 이렇게 길게 느껴지고 가지 않는지 모르겠다..
벌써 만날 그날을 기대하니까 가슴이 막 부플어오른다..
내가 좀 주책이지.. ㅎㅎ
늘 하는 그말 오늘은 안할래..
나의 심장이 누굴 위해 뛰고 있다는것만 알아주라..


 
신정휴가 잘 보내..


 
일본에서.. ]

 

 

오늘도 난 그채로 메일함을 닫았다.
그리고 주문처럼 외웠다. 내일 여행은 위쾌한 여행일것이라고..

 

추천 (5) 선물 (0명)
IP: ♡.28.♡.2
킹마더 (♡.93.♡.65) - 2014/01/08 11:14:17

오늘도 재밋게 잘 읽어습니다.

항상 기다리게 되네요.

다혜마미 (♡.28.♡.2) - 2014/01/14 11:30:05

재밋게 쓸려고 노력하는데 잘 안되네요..
재밋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크레팝 (♡.161.♡.33) - 2014/01/08 11:38:30

잼있게 잘 읽었어요.....

참...사랑이란...잔인하면서도 행복한것 같네요....

담집도 기대하면서...존 하루 되시구요...

다혜마미 (♡.28.♡.2) - 2014/01/14 11:31:28

사랑을 할수 있다는 자체가 행복하는것같애요..
애 엄마라서 이런 설레임이 언제였었는지..

볼매여자 (♡.4.♡.114) - 2014/01/08 13:33:31

재밌게 잘 읽고 갑니다 ^^

다혜마미 (♡.28.♡.2) - 2014/01/14 11:35:25

다음집도 재밋게 읽어주세요..ㅎㅎ

초연 (♡.95.♡.54) - 2014/01/08 16:45:05

재밋게 보구갑니다. 둘이 잘됏으면 좋겟네요...담집두 기대할게요....

다혜마미 (♡.28.♡.2) - 2014/01/14 11:37:02

두사람의 결과는 아직도 생각중이라..
잘될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재밋다는 말에 미소가 번지네요..

꿀꿀이35 (♡.36.♡.37) - 2014/01/08 16:51:50

재밋어요심리모사두 뛰여나구요.추전드릴께요.

다혜마미 (♡.28.♡.2) - 2014/01/14 11:38:28

묘사가 잘 안되여 필이 안나갈때 많은데 그래도 과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추천도 감사합니다.

우림이엄마 (♡.161.♡.208) - 2014/01/10 08:56:16

순진할때 햇던 사랑은 잊혀지지 않는거 같아요 . 잘 봣습니다 . 추천 드릴게요 .

다혜마미 (♡.28.♡.2) - 2014/01/14 11:39:29

그 순수했던 사랑을 잊지못해 이렇게 글로나마 남기고 싶은 그 누구때문에 제가 고생합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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