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회--4

yinzhengyi | 2014.04.21 11:08:22 댓글: 14 조회: 2608 추천: 7
분류연재 https://life.moyiza.kr/mywriting/2125805

-그렇게 너를 불쌍하게 엮어주면…… 내가 니 인생도 참 불쌍하다용서해 주마 할줄 알았냐?

-……

 

준수는 목석처럼 얼굴표정하나 안변한채로 그자리에 그대로다.

 

-그렇게 니가 왼 여사장 쎄컨으로 살았다고 하면뭐 니가 눈물 겹도록 불쌍하니? 그럼 뭐모든게 용서가 되는거야?

 

묵묵 부답인 준수의 회답에…… 내말이 꼬이기 시작한다.

 

-미친 놈………

 

나는 제풀에 씩씩 거린다……

 

-……미안하다……… 모두 진실이여서……

-………

 

준수는 눈섭하나 까딱하지 않고 대답을 한다……

 

-이런 이야기로 너의 용서를 바라는게 아니야…… 다만 그때 그렇게 아무말 없이 실종 됐던 내 행방에 대한 해답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 해주는 얘기야.

-………

-날 용서 하지 마……그게 나도 바라는바야……

 

 

이야기를 끝낸 준수는 조용히 방으로 사라 졌다가.

내 핸드백을 챙겨서 내 옆에 놓아주고 한쪽으로 비켜선다.

 

첫 사랑이였는데

얼마나 아끼고 소중히 여겼던 첫 사랑이였는데

 

솔찍히 준수의 가슴아픈 집안사정보다는

나이많은 여인네 쎄컨으로 6년을 보냈다는게

나한테는 더 큰 충격이였다.

 

너무나 어이 없고 기막힌 이야기에 눈물도 나오지 않는다.

가슴이 답답하고 숨이 막혀서 자리를 뜨려고

준수가 놓아준 핸드백을 낙아채서 출입구로 향했다.

 

-우리…… 다시 보지 말자

 

출입문고리를 잡은 내게 준수가 무섭도록 평온한 말투로 말한다.

 

잠깐 멈칫 했다가 나는 그대로 문을열고 준수의 집에서 나왔다.

 

 

장준수네 아파트 단지를 나와

나는 목적없이 무작정 걸었다.

 

늙은 녀인네 쎄컨으로 6년을 살았다는 대목만 머리속에서 맴돌뿐

아무 생각을 할수가 없다.

 

얼마나 걸었는지……

갑자기 확 불어오는 바람에 양볼이 시려오고……

나는 그때야 제 정신이 들어 주의를 둘러본다.

 

나를 스쳐 지나는 사람들 모두 미친사람 보듯이 힐끔 거리고 있었다.

손이 얼굴께로 가져 가니 어느새 눈물이 흘렀는지

양 볼이 흠뻑 젖어 있었다.

 

간단하게 얼굴을 훔쳐주고

가는 택시를 잡아 타고 집 주소를 불러 줬다.

 

갑자기 뇌리를 치는 생각에

나는 핸드백에서 핸드폰을 꺼내 수민이 부재중 전화가 5개가 됨을 확인한다.

 

엊저녁 취하기전 회식이라고 통화 했던 기억을 떠올리며

나는 차창에 머리를 기대고 뒷좌석 구석으로 몸을 쑤셔 넣는다.

 

 

 

 

한동안 바쁜 나날을 보냈다.

결혼식휴가를 내야 하는 입장이라 열흘정도 자리비울 시간을 대비하여

어느정도 마무리가 필요 했다.

 

이제 결혼식까지 20일 미만으로 다가왔다.

 

시댁에서 마련해준 신혼집도 이제 거의 마무리 단계에 들어섰고

고향에서는 결혼식 준비도 거의 다 됐다고 연락이 왔다.

 

요즘은 수민이 한테 떠밀려 바쁜시간을 쪼개서

연희랑 일주일에 두번씩 샵에 들려 피부관리를 받고 있다.

 

혼자는 가지 않는다며 수민이가 연희랑 2인분으로 반년짜리 카드를 만들어 줬다고

연희는 나를 볼때마다 수민이한테 잘하라며 잔소리다.

 

그렇게 눈코뜰새 없이 바쁜 일상에도

문득문득 비집고 들어오는 장준수의 그림자는 어찌할 도리가 없다.

 

준수의 충격적인 고백이후로 만난적은 없지만

머리속에 조금이라도 여유가 있으면 어김없이 밀고 들어오는 그의 과거담을

나는 아직도 어느정도 거짖이라고 믿고 싶다가도

준수가 참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우연하게 만났다는 첫사랑은…………괜찮아?

 

점심후  티타임을 함께 한 희연이 언니가 넌지시 물어온다……

 

갑작스런 첫사랑 얘기에 나는 멈칫했다.

 

조금은 당황한 내 반응에

희연이 언니는 조금은 멋적은 얼굴로

커피 한모금 마신다.

 

-…… 언니 그사람 용서 해야 되는지 말아야 되는지…… 모르겠어……

 

나는 멋적은 웃음을 지어 보이면서 억지로 준수에 관하여

희연이 언니한테 첨으로 한마디 해본다.

 

-………~~…… 시간이 약이다………

시간이 흐르면 다 낫을꺼야……그치? ……^^

 

내 반응에서 다소 심각함을 알아차린듯

희연이 언니는 내 얼굴에 시선을 주고 뜸을 들이고 있다가 한마디 한다.

 

나는 희연이 언니한테 어색하게 웃어보이고 만다.

 

 

 

 

 

오늘은 결혼식전 마지막으로 받는 피부관리라

간만에 희연이 언니랑 연희랑 셋이서 다녀왔다.

 

우리는 샵에서 나와 간만에 카페에 들려서 브런치를 즐기고 있다.

 

-…… 예전부터 물어보고 싶었는데……

그때…… 수민이 프로포즈 하던 그날에 말이다……

바에 있던 원색 셔츠 그사람…… 장준수 그사람 맞지?

 

연희가 내 눈치를 살피다가 슬그머니 물어온다.

희연이 언니도 궁금하다는듯 내 얼굴에 눈길을주고 있다.

 

-그래맞아……^^

 

나는 아무렇지 않은듯 눈길하나 주지 않고 대답한다.

 

대학부터 십년가까운 세월을 함께해온 친구로

 

장준수를 직접본적은 없지만 그런 인물의 존재를 처음부터 알고 있었고

사진도 본적이 있던 연희가 어느정도 눈치채고 있을꺼라 생각하고 있었다.

 

-진짜?

 

연희는 조금은 놀란 눈치다.

 

-그렇다네…^^

-후에단둘이 만난거야?

 

연희가 두눈이 희둥드레 물어온다.

희연이 언니는 조용히 우리 얘기에만 귀를 기울이고있다.

 

-만났어만나서 들을말이 있잖아 내가……

-그래서뭐래?

 

연희는 많이도 궁금한가 보다.

 

연희한테 준수가 했던말을 대강 얘기 해줬다……

 

-…… 드라마 찍냐?

 

장준수의 과거사에 연희는 조금 충격 먹은듯하다.

 

-ㅎㅎ…… 그러게……^^

 

희연이 언니도 거두른다.

 

-진짜래?

 

믿겨지지않는다는듯 연희가 다시한번 확인한다.

 

-준수 말로는……

 

-대박……그래서?

-그래서는 뭐…… 지나날 그사람이 어떻게 지냈는지 알게 된거밖에 더 돼?

나 낼 모레면 유부녀야ㅋㅋㅋ

 

우리셋은 킬킬 거리며 웃고 있다.

 

-…… 괜찮아? …… 너 그때 많이 힘들어 했었는데……

 

연희가 진심으로 걱정해주고 있다.

 

-뭐 괜찮아…… 다 지난 일이잖아.

…… 어르신들 그러잖아, 시간이 약이라고……^^

-……ㅋㅋ……

 

희연이 언니가 말없이 웃기만 한다

 

-…… 하긴…… 에효~~

 

연희가 긴 숨을 내 쉰다.

 

-근데…… 장준수라는 사람이 하는말…… 사실일까?

난 왼지…… 믿기지가 않지?

 

연희가 어느정도 멋적은듯

내 눈치를 살피면서 하는 말이다.

 

-사실…… 나도 첨엔 거짖말이라고 생각했어……

-그지…… 왼지…… 흔치않은 일이라…… 믿음이 안가……

-십년만에 나타난 사람한테서 그런소리 듣고대번에 사실이라고 믿기에는

감당이 안되는건 사실이잖아……

 

-………그러니까 말이야……

 

 

연희가 죽어라 좋아하는 치즈호두케익 마지막 한조각을 입에 넣으면서 하는 말이다.

 

-근데 어느정도 시간이 흐르고 나니까 점점 그럴수도 있겠다 싶은 생각이 들기 시작하는거야……

 

-그정도의 절박한 벼랑끝에 몰려보지 않는사람은

그맘을 이해하기 힘들지……

 

희연이 언니가 먼 창밖에 눈길을주면서

혼자말처럼 얘기하고 있다.

 

-그래 언니…… 그런  생각을했어……

내가 그런상황에 몰리면 어떤 선택을할까 하고……

언니 말대로 그런 벼랑끝에 몰리지 않으니까 도저히 잘모르겠어……

 

-……………

-……………

-……………

 

우리 셋은 한동안 각자 생각에 잠겨 있다가

서로 눈 마주치며 쓰거운 웃음을지어 보인다.

 

 

 

 

 

정신차리고 보니…… 우리는 장준수의 바에 자리하고있다.

 

카페에서 수다떨다가

연희가 오늘 조촐한 싱글파티 해준다고 자주가던 사천요리집에서 저녁 먹고

 

희연이 언니가 장난삼아 장준수라는사람 얼굴을 보고 싶다고 한 소리에

연희가 한번더 보고 싶다고 맞장구를 치는 바람에

술기운에 2차로 장준수네 바에 왔었는데……

 

공교롭게도 오늘 사장님이 출장중이라는 웨이터의 말에

저의기 실망한 눈치를하는 희연이 언니와 연희한테

 

술김에 오늘 장준수 얼굴을 못보여준 대가로 2차는 내가 정말 확실하게 쏜다고 큰소리 쳤던것까지 기억을 더듬어 내고 있다.

 

-괜찮아?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 소리가 나는 쪽으로머리를 돌려보니

언제 왔는지 수민이가 희죽거리는 얼굴로 겉옷을 벗으며 말하고 있다.

 

 

-? …… 어떻게 왔어?

 

나는 놀란 토끼눈을 해가지고 수민이를 쳐다보고 있다.

 

-니가 전화 했잔아술 많이 한거 같다고……

데리러 오라고…… 필름 끊긴거야? ……ㅋㅋ

 

수민이가 내 옆자리에 앉는다.

 

맞은편에 희연이 언니와 연희가 킬킬웃고 있다.

 

-연희가 나 싱글파티 해준다고 했는데…… 니가오면 뭐가돼? ……ㅎㅎ

 

나는 웃는 얼굴로 어이 없다는듯 수민이를 살짝 흘기며 내 뱉는다.

 

-그래? 나 희연이 누나랑 연희랑 같이 있다길래

정일이 형이랑 현일까지 불렀는데ㅋㅋㅋ…… 어떡해 ……

우리 남자끼리 따로 자리 할까?...ㅋㅋㅋ……

 

정일이형부는 희연이 언니 남편이고

현일이는 반년전에 결혼식을 마친 연희 남편이다.

 

-? …… 진짜야?

 

믿고 싶지 않은듯 희연이 언니와 연희가 이구동성으로 외쳐댄다.

 

수민이는 장난기 가득한 얼굴로 머리를 끄덕인다.

 

우리 넷은 어이가 없어 멍 하니 잠깐 서로 눈치 보다가 빵 터졌다.

 

한참 배꼽 빠지게 웃고 있는데

 

웨이터가 과일안주를 가져다 놓으며 한마디 한다.

 

-이건 사장님이 드리는 서비스 입니다.

손님사장님 방금 오셨는데 금방 나오신 답니다.

 

추천 (7) 선물 (0명)
IP: ♡.245.♡.206
천사LQve (♡.60.♡.40) - 2014/04/21 12:28:30

음마야~ 어떻게 되는거지? 낼 모레면 유부녀가 될건데....
바에 괜히 왔나봐여... 불안한데.......
일단 추천입니다.

yinzhengyi (♡.208.♡.168) - 2014/04/23 22:35:58

감사 합니다....
술이 문제라는 말을하고 싶네요....^^

북위60도 (♡.60.♡.229) - 2014/04/22 11:19:34

수민이가 알고 말겠네...다음집 그대합니다...

yinzhengyi (♡.208.♡.168) - 2014/04/23 22:36:36

감사 합니다....
그말을 하고 싶네요.... 세상에는 비밀이 없다는.... 그말을....^^

ging (♡.67.♡.115) - 2014/04/23 11:17:03

세사람이 만나면 어떻께될지
수민이와의결혼은 문제없이진행될지 기대됨다
잘읽었슴다

yinzhengyi (♡.208.♡.168) - 2014/04/23 22:38:32

감사 합니다.....
결혼에는 문제가 없을꺼 같네요....
그뒤가 문제겠지만말이죠....^^

달빛과약속 (♡.248.♡.218) - 2014/04/23 13:49:47

지나간 첫사랑은 추억일뿐이예요.혹시 헷갈리는건 아닐까요? 과거는 과거일뿐인데요..

yinzhengyi (♡.208.♡.168) - 2014/04/23 22:39:46

감사 합니다...
과거는 과거일 뿐이다.....참 좋은 말입니다.....
세월의 손때가 묻어난 느낌이 드는.....^^

우림이엄마 (♡.11.♡.103) - 2014/04/28 11:08:24

첫사랑이 먼지 정말 잊혀지지 않는가봐요 난 나만 그런가 햇더니 깊은 첫사랑 추억을 가지고 잇는 분들이 의외로 많다고 생각이 듭니다 . 저도 결혼후 헤여진지 15년지난 첫사랑 만낫는데 참 기분이 모하고 이상해요 . 그리고 지난과거들이 자꾸 떠오르구요 . 한때는 술 마시면 나도 모르게 전화라도 할가봐 술도 취하게 마시지 못햇어요 . 그런데 과거는 과거일뿐 이쁜 추억으로 남겨야지 그 아름다운 추억을 현실로 꺼내고 나니 안 좋은 것으로 변질이 된거 같아요 . 암츤 글 재밋고 잘 읽엇어요 . 담집 기대합니다 . 추천 꾹~~~

yinzhengyi (♡.158.♡.133) - 2014/05/07 08:32:43

감사합니다.....
오랭후에 만난 첫사랑은 추해진다는 사례가 많다고 들었네요.... 정말인가 봐요.....
정황도 변하고... 심경도 변하고..... 그래서 그런가요......

아이야 (♡.36.♡.147) - 2014/05/05 23:44:35

잘보고 간당.
언니.올만^^
담집도 빨리 ㅋㅋ

yinzhengyi (♡.158.♡.133) - 2014/05/07 08:33:43

오랜만이다.... 요즘 딸래미 데리고 연변에서 상해로 이사하고..... 딸래미 유치원 알아보고 하느라.... 정신어 없었네.... 미안.....^^
담집은 빠른시간내에 올리도록.......

꽃길을함께 (♡.188.♡.91) - 2014/05/08 14:19:50

ㅎㅎ

조아 (♡.246.♡.150) - 2014/05/08 15:40:25

좋은글 잘 보구 갑니다.
글솜씨 대단하시네욤..^^ 부럽~
5편은 언제 올리실거죠?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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