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녀는 힘들어-46회(최미은편)

햇비 | 2009.06.10 13:44:49 댓글: 57 조회: 1746 추천: 25
분류연재 https://life.moyiza.kr/mywriting/1576550

진초록색의 여름이 이 도시를 물들여갈 무렵,내게도 분명 사랑이 시작되고있었다.

 

언젠가 차를 사면 꼭 닛산으로 선택하겠다는 생각을 어렴풋이 떠올리며 몇일간 인터넷에서 고급스럽고 심플한 차종들을 실컷 눈요기하다가 나는 드디여 차 매장으로 향했고,엘레베이트에 만나 매장까지 동행한 이정훈과 또 한번의 말싸움을 하고말았다.차색상에 대한 선택이 서로 틀린것으로 시작해서 내가 입는 옷까지 칙칙하다고 평가하는 이정훈은 분명 횡포였고 나는 그 사람의 그런 독단적인 횡포에 이름할수 없는 분노를 느끼고있었다.어쩌면 그 사람의 말이 일리가 있다고 생각되면서 그 사람의 평가에 속절없이 무너지고있는 내 소신이 실망스러워서일지도 모른다.발끈하고 매장을 나섰고 밤새 고민하다가 이튿날 퇴근후 혼자 다시 매장에 가서 세일즈맨에게 어제 골라두었던 모델에 대한 구매의사를 밝혔을 때,활짝 피는 세일즈맨의 표정을 멀거니 바라보면서 나는 약간의 체념을 담아 혼잣소리처럼 중얼거리고있었다.

 

-색상은 흰색으로요.

 

일련의 구입절차를 밟은뒤 몇일뒤 바로 연락 드리겠다는 세일즈맨의 밝은 목소리를 뒤에 남기고 매장을 나선후 나는 곧 부근의 백화점으로 발길을 돌렸다.크고작은 쇼핑백을 가득 들고 집에 들어서자 텅 빈 집안이 나를 맞아주고있었고 나는 방안에 들어서자마자 쇼핑백들을 꺼꾸로 쳐들어 구입한 옷가지들을 침대위에 쏟아놓았다.밝고 화사한 색상들이 내 눈을 자극했고 나는 지금 내 자신의 행동들이 오기인지 순종인지 헛갈려서 잠시 망연해있다가 맥없이 침대에 주저앉았다.화이트 블라우스에 가볍게 디자인된 레이스를 손으로 쓸어보면서 나는 조금은 낯설고 조금은 당황스러운 내 마음에 적응하려고 애를 쓰고있었다.요즘들어 그 사람의 매 한마디에 부쩍 신경을 쓸뿐만아니라 그 말들에 나름 의미를 부여하고 그대로 움직이는 내 자신의 행동들이 더없이 곤혹스러웠고 가슴속으로 한가닥 열기 같은 것이 스쳐 지나가면서 나는 공연히 눈시울이 뜨거워져서 거실로 나가서 냉장고 문을 열어젖혔다.차가운 얼음물이 목을 타고 페부에 스며들면서 짜릿한 쾌감이 그대로 전해왔고 머리를 식히고 마음을 가라앉히자 방금까지 가슴속깊이 느꼈던 생경한 그 감정에 차츰 회의가 들고있었다.

 

이튿날부터 나는 다시 이정훈을 본체만체했고 하루종일 여러가지 착잡한 생각이 밀려들어 하마트면 식구들과의 저녁 약속까지 깜빡할번했다.어제밤 늦게 들어온 미선이가 내일 남자친구가 인사하러 온다고 선포하자 언니는 승민오빠와 황산여행을 간다고 하면서 나에게 막내 남자친구 심사까지 맡기는것이였다.하긴 10년동안 한 사람을 기다려왔으니 오죽하랴 싶었다.언니만큼 일편단심이려면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은 믿음이 얼마만큼 쌓여야 가능한걸까?그런 무조건적인 믿음과 숨막힐듯한 집착도 어쩌면 일종 사랑의 경지가 아닐까.나에게는 언제 그런 사랑이 있었던걸까.모든 것을 올인하고 내맡길수 있을 때 나는 지금까지의 최미은이 아니라 새로운 나로 거듭나야 할것이며 어쩌면 그것은 꽤 어려운 일이 아닐수 없었다.

 

이민수는 흠잡을데 없이 반듯하고 깍듯했으며 아빠가 시름놓고 미선이를 맡겨도 될 듯 싶었다.아빠는 막내딸이 남자친구를 데리고 왔다는 사실이 그렇게도 좋은지 저녁내내 싱글벙글 하고있었다.아빠의 그런 모습을 보자 가슴이 저리기도 하고 이민수를 보자 이정훈의 모습이 그 위에 겹쳐서 나는 저녁밥을 먹는 내내 침묵만 지켰고 미선이는 그런 내가 불안하다는듯 눈치를 보고있었다.남자친구가 온다고 생전 안하던 요리도 직접 하고 또 지금은 내 눈치만 살피는 미선이의 반응에,나는 어쩌면 눈앞의 이 젊은이가 바람처럼 움직이던 미선이를 잡아줄수 있을거라는 확신이 생겼고 아빠 마음속의 3분의 1의 유감은 어느정도 위안으로 채워졌을거라고 생각이 들어 가볍게 미소를 지었다.미선이는 내 미소에 시름놓은듯 안도의 숨을 내쉬고있었고 집안은 오래간만에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차넘쳤다.

 

수요일날 차매장 세일즈맨이 연락이 왔다.매장에 가서 새 차 운전에 대한 여러가지 주의점을 들으면서 키를 받아쥐자 내 머리속에는 차에 매치될만한 의상이 자연스럽게 떠오르고있었다.산뜻하고 여성스러운 색상을 좋아하는 이정훈천하에 최미은이 언제부터 다른 사람의 취향까지 신경을 쓰게 되었을까.저도 모르게 허구픈 웃음이 나오고있었고 새 차에 대해 열심히 설명하고있던 세일즈맨이 머리를 갸우뚱하고 이상하다는듯 나를 눈박아보았다.

 

이튿날아침 주차장에서 천천히 주차하고 차에서 내리자 거짓처럼 바로 눈앞에서 이정훈이 나를 지켜보고있었고,차와 나를 번갈아보는 그의 웃음기 어린 눈빛에 점직한 기분이 들어서 건물안으로 발걸음을 재촉했다가 뒤에서 전해오는 부름소리에 나는 또 한번 발딱하고야 말았다.출근시간에 실장님 대우를 해줘야 하지 않겠냐는 내 말에 이정훈은 뜬금없이 핸드폰을 빌려달라고 했고,설마 하는 생각에 핸드폰을 넘겨주자 그는 버튼을 누르고 호주머니에서 자기 핸드폰을 꺼내들었다.벨소리에 아차 했지만 이미 때는 늦었다.

 

사무실에 들어서서도 가슴은 주체할수 없이 뛰고있어서 나는 한동안 일손을 잡지 못했다.딩동 문자가 오고있었고 나는 의혹에 차서 핸드폰을 들여다보았다.나에게도 문자가 온다는 사실이 신기하게 생각되는것도 잠깐이였고 확인버튼을 누르자 한줄 글이 눈에 들어와서 나는 짧게 숨을 들이쉬었다.

 

-오늘 영화 봅시다.

 

나는 떨리는 가슴을 진정한후 또박또박 문자를 적어 보냈다.

 

-제가 이정훈씨한테 뭐 빚진거 있어요?

-

-민원건, 저한테 알아서 결정하라고 분명히 그러시고 사람들 앞에서 시침이 뚝 뗐잖습니까?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고 나는 거절할 이유를 대지 못했다.그리고 그날 퇴근후 자동차영화관에 따라갔을 때부터 어쪄면 나는 우리사이에 대한 어느정도 막연한 기대를 품고있었는지도 몰랐다.그날 저녁 우연히 이정훈의 넥타이가 내가 선물해준 화이트계열 셀린느였다는데 주의가 갔고 자동차영화관의 밀페된 공간에서 영사막에 투영된 주인공들의 키스에 나는 조금씩 불안해졌다.여광으로 이정훈의 뜨거운 시선을 의식하자 나는 더욱 당황해져서 눈을 내리깔고 입술을 깨물었다.침묵을 깨뜨리며 이정훈의 말이 귀속을 파고들 때 내 머리속은 이미 하얗게 비고있었다.

 

-제가 전에도 얘기했죠?

- 입술을 자꾸 깨무는거 사람 기분 이상하게 한다구요.

 

미처 반응할 사이 없이 이정훈이 내쪽으로 몸을 기울였고 곧 입술에 부드러운 느낌이 전해왔다.나는 흠칫 놀라면서 손으로 입술을 가렸고 뒤로 몸을 움츠려 좌석에 몸을 깊숙히 파묻었다.그런 나에게 이정훈이 손을 내밀고있었고 나는 그 사람의 손과 두 눈을 번갈아보다가 귀신에게라도 홀린듯 그의 손안에 내 손을 들여놓았다.이정훈의 눈에는 거부할수 없는 진지한 빛이 스치고있었고 그 짙은 눈동자에 내 떨림이 전해지는 순간 손에 힘이 가해지면서 나는 주체할수 없이 그 사람의 매력에 끌려가고있었다.눈앞의 사람은 머리를 숙여서 입술을 포개오고있었고 현기증을 느끼면서 호흡이 가빠져와서 나는 눈을 꼭 감았다.그날밤의 키스와는 달리 부드럽고 촉촉한 입맞춤속에서 잔잔하고 애틋한 느낌이 내 마음을 전율했고 나는 얼었던 내 마음을 녹여준 이 사람앞에서 또 한번 눈물을 흘리고싶어졌다.

 

가벼운 입맞춤으로 키스를 마무리하자 나는 그만 그 사람의 가슴에 얼굴을 파묻고말았다.그사람의 힘있는 심장박동이 들리고있었고 내 심장도 주체할수 없이 뛰고있었었다.한참 지난후 이정훈은 내 어깨를 잡아 바로앉혀주고 조용히 내 눈을 들여다보았다.

 

-뭘 생각해요?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아요.

 

내 말은 실말이였다.머리속이 텅 비였고 나는 눈앞의 사람에게 현혹되어서 아무 생각도 할수 없었다.이정훈이 소리없이 웃더니 다시 고개를 숙여왔고 또 한번 숨막힐듯한 키스가 이어졌다.그날 영화가 어떤 내용이였던지 나는 전혀 기억나지 않았다.

 

집에 돌아올때까지 나는 달아오른 얼굴을 식히지 못했고 집문에 들어서자 이모 혼자 주방에서 내일 음식준비를 하고있는 것을 발견했다.오랫동안 이모와 대화를 하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어 나는 살금살금 주방으로 발걸음을 옮겼다.무슨 생각을 하고있는지 시금치를 다듬던 이모의 손이 멈춰져있고 유심히 살펴보니 시금치의 뿌리 부분이 그릇에 놓여있고 정작 줄기부분은 쓰레기통에 들어가있었다.요즘 들어 집안 일에 너무 등한한 내 자신에게 자책이 드는 순간이였다.항상 차분하고 잔잔해보이는 이모가 이렇게 일손을 놓고 멍해있는 것이 아무래도 심상치 않았다.

 

-이모님.

-네?

 

이모가 화들짝 놀라면서 잽싸게 일손을 놀린다.

 

-시금치 줄기가 쓰레기 봉지에 들어가있어요.

-어머내 이 정신 좀 봐

 

이모는 급히 허리를 굽혀 시금치 줄기를 줏더니 이번에는 그 줄기를 물에 씻기만 반복하고있었다.나는 가방을 한쪽에 내려놓고 이모의 옷자락을 잡아끌었다.

 

-여기 잠깐 와서 앉아 쉬세요.

-아가씨

-아가씨가 머에요.미은이라고 불러줘요.말도 놓으시구요저도 그냥 이모라 부를께요.

-미은이미안해.

-무슨 일이 있나요?뜬금없이 미안하다는 소리는 왜 해요.

-미은이만일내가 나가면 아저씨랑 미은이랑 딴 사람 구해 쓸수 있겠지?나보다 잘하는 사람 많을거라고 생각해.

-이모,우리가 혹시 섭섭하게 해드린 점이 있나요?혹시 언니나 미선이가 노엽히기라도?

 

이모는 눈을 크게 뜨더니 급히 머리를 가로젓는다.

 

-아니야.다들 너무 잘 대해줘서 미안해서어떻게 이 말을 꺼내나 싶었어.하지만 이 집에 더 이상 머물러있을수 없어.

-이모,절 믿는다면 말씀해주세요.도대체 무슨 일이 있은거죠?이모 저에 대해 여러가지로 많이 감싸주셨잖아요.외박도 그렇고 그날 차로 데려다준 사람도그 사람솔직히 제가 요즘 신경 많이 씌이는 사람이에요.저도 제 비밀을 말했으니 이모저랑 비밀 공유해요.

 

나는 이 말을 하는 내 얼굴이 붉어졌을거라고 생각했고 이모는 그런 나를 묵묵히 바라보다가 희미하게 미소를 지었다.뒤이어 지난 일을 돌이켜보는 이모 눈에서 눈물이 반짝이고있었다.

 

………

 

그날 밤,나는 이렇게 아름다운 여인에게도 그토록 불행한 과거가 있었다는 것을 처음으로 알게 되었다.화가 나서 견딜수 없었지만 나는 끝까지 냉정한 태도를 유지하고있었다.이민수 가 이모 전남편을 물리친 얘기까지 나오자 나는 가만히 머리를 끄덕였고 전남편이 사흘 기한을 줘서 그동안 시간을 끌어봤지만 꼭 다시 찾아올거라는 우려 때문에 이 집을 나가려고 한다는 이모의 말이 끝나자 나는 치미는 화를 억제할수 없어서 쌀쌀하게 입을 열었다.

 

-이모는 왜 그러고 살아요?

-

-항상 그래왔기에 그 전남편이 자꾸 찾아와서 괴롭히는게 아니에요?주위에서 도와줄수 있다고 쳐요.이모가 그런 나약한 성격을 버리지 않는다면 세상 어느 끝까지 가도 이 싸움에서 지는거에요!전남편과의 싸움이 아니라 이건 자신과의 싸움이란 말이에요!

-미은이난 이 집에 심려를 끼치는것도 마음에 걸려서

-그게 문제에요!왜 항상 착하게만 살려고 해요?당당하게 맞써 싸우란 말씀이에요.이 집에 심려를 끼치는 것이 우려가 된다면 우리가 좋은 이모를 잃고 살림 뒤죽박죽이 된다는 생각 안해보셨어요?이모가 그 인간에게 시달리는거 눈 펀히 뜨고 보면서 도와주지 못하는게 우리 식구 한평생 유감으로 된다는 생각은 안해보셨어요?그게 더 큰 피해가 아닌가요?

 

이모의 눈에서 눈물이 주르륵 흐르고있었고 나는 정서를 눅잦히고 이모 어깨를 끌어안았다.

 

-이모그 누구도 도우지 못해요이 세상에서 이모 자신만이 이모를 구할수 있어요.그 인간한테서 해탈되는 방법은 피하는 것이 방법이 아니잖아요.이 집 떠나겠다는 얘기,못들은걸로 할께요.이모가 진정 홀로서기를 하고 당당하게 자기 생활을 찾아 떠난다면 막지 않겠어요.하지만 우리 걱정 때문에,그 인간을 벗어나려고 떠난다면 전 이모를 깔볼거에요.

 

이모는 무거운 한숨을 내쉬었다.이모 표정에서 누구도 침범할수 없는 한가닥 결의가 스쳐지나고있었고 그것이 나에게는 일종 안도감으로 전해지고있었다.격장법이 효과를 본셈이였다.

 

이튿날 외출할 일이 생겨 조비서와 엘레베이트를 기다리다가 나는 엘레베이트앞에서 이정훈을 만났고 그의 옆에는 직원 한사람이 더 있었다.우리는 가볍게 머리를 끄덕였고 엘레베이트를 타자 나는 공교롭게도 이정훈의 왼쪽에 서게 되었다.엘레베이트가 움직이는 순간 오른쪽 사람이 내 손을 가만히 잡아왔고 나는 흠칫 놀라 몸을 떨었다.손을 빼내려고 하자 그 사람은 얄밉게도 더욱 힘을 주고있었고 자칫하면 다른 사람에게 들킬가봐 나는 더 이상 무리한 힘을 쓰지 못했다.다행이 엘레베이트가 1층에 거의 도착할 무렵 그는 흔적없이 손을 치웠고 나는 몰래 입술을 깨물며 조비서와 함께 엘레베이트에서 내렸다.

 

일을 보고 회사에 돌아와서 퇴근시간이 다 될 무렵 또 한번 문자가 오고있었다.

 

-오늘 주말인데 저녁에 같이 밥먹어요.

-오늘은 이정훈씨가 저한테 빚진거라도 있어요?

-아까 엘레베이트에서 무모했잖아요.퇴근후 주차장에서 기다릴께요.

 

엘레베이트라는 문자에 얼굴이 확 달아올랐고 항상 이런 일방적인 그 사람 특유의 통보였지만 어이없게도 그 사람의 여러가지 제의에 끌려가고있는 내자신이 한심했다.업무를 끝내고 주차장에서 나를 기다리는 이정훈을 만난후 나는 그의 시선을 피하며 냉냉하게 입을 열었다.

 

-앞으로는 회사내에서 그런 접촉 삼가해주세요.공과 사는 분명히 해야죠.

-그럼 퇴근후에는 괜찮겠죠?사적으로는 우린 지금 데이트 하는 사이니까요.

 

이정훈은 내 말을 전혀 개의치 않은듯 피씩 웃더니 내 손을 잡아끌어 닛산차에 앉혔다.

 

-오늘도 차 하나로 움직여요.운전 서투니까 내가 한동안 봐줄께요.데리고 가고싶은 곳이 있어요.

-어디에요?

-가면 알거에요.

 

차가 출발했고 내가 천천히 운전해서 도착한 곳은 우리가 처음 술을 마시던 와인바였다.주차하고 차에서 내린 나는 와인바 외부의 모던한 디자인에 정신이 팔렸고 이정훈은 멍해 서있는 내 손을 잡더니 와인바 안으로 들어가자 곧추 카운터 쪽으로 향한다.

 

-형,나 왔어.

 

바를 사이두고 이정훈의 분위기와 은근히 어울리는,하지만 확연히 구분도 되는 30대 남자가 머리를 쳐들었고 나는 그 사람이 저번에 왔을 때 우리쪽을 가끔 의미심장하게 바라보던 와인바 사장이라는 것을 알아보고 가볍게 묵례를 했다.

 

-안녕하세요.최미은입니다.

-어서 오세요.정훈이한테서 얘기 많이 들었습니다.

 

-내가 언제 얘기를 했다고 그래.

 

이정훈이 그 사람의 어깨를 툭 쳤고 그 사람은 묘한 웃음을 짓는다.

 

-들은 얘기 그대로 다 옮기기전에 인정하는게 좋을걸.

 

두 남자가 소리내어 웃고있었고 나도 조용히 따라 웃었다.그 사람이 와인을 따라주고있었고 나는 그가 이정훈의 대학선배이자 친한 친구이며 이름은 이준철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와인을 한모금 입에 댄후 나는 스파게티와 샐러드,오렌지주스로 부탁을 했고 이준철은 주스를 건네주면서 담담하게 한마디 걸어온다.

 

-한가지 궁금한 것이 있었는데 직접 뵙고 물어보고싶었어요.

-네,말씀하세요.

-왜 하필 저런 문외한을 건설회사에 받아들이신겁니까?

 

농담처럼 스쳐지나가는 물음이였지만 대답을 하지 않으면 안될 상황이라는 것을 그 사람 눈길에서 알수 있었고 나는 허리를 펴고 똑바로 이준철의 시선을 마주했다.

 

-인생은 미지의 분야에 대한 도전이 아닐까요?회사생활 역시 인생의 한부분이고 그런 도전의 용기를 가진 사람이야말로 건설회사에 필요한 인재라는 판단이 그 이유라고 말씀드려도 되겠죠?

-제 궁금증을 완전히 풀지는 못했지만 좋은 대답인 것은 분명해요.

 

이준철이 조용히 미소를 지으며 우리 둘에게 와인잔을 부딪쳐왔다.

 

바에 손님들이 들어오자 이준철은 자리를 비웠고 준철이라는 이름은 나에게 새삼 연희라는 기억을 되새겨주었다.차츰 마음이 불안해졌고 그런 내 마음을 엄습하는 이름을 입밖으로 꺼낼까 말까 망설이는데 이정훈이 내 심각한 표정에 의혹에 찬 눈길을 보내왔다.

 

-또 뭘 생각해요?

-

-오늘은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는게 아니네요.

-

-뭔지 얘기해봐요.

-있잖아요

-네.

-연희가 누구죠?

 

어렵게 내뱉은 이 한마디에 이정훈의 눈에는 한가닥 짙은 빛이 스쳐지나갔고 나는 괜히 말을 꺼냈다는 생각에 후회가 들어 입술을 깨물었다.

 

-제가 물어보지 않은셈 치세요.

-아뇨.

 

이정훈이 내 얼굴을 담담히 주시했다.

-전 여자친구에요.지금은 영국에 가있어요.

 

나도 모르게 안도의 숨이 나오고있었다.나에게도 윤수현이라는 과거가 있듯이 이정훈도 과거가 있었고 나는 더 이상 아무것도 묻지 않는것이야말로 내가 지금 해야 할 최선의 선택이라고 생각했다.

 

와인바를 나선후에도 내가 운전을 했고 우리는 이정훈의 집에 도착할 때까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집밑에 도착해서 차 시동을 끄자 이정훈의 눈길이 부드럽게 내 얼굴을 스쳤다.

 

-올라가서 와인 한잔 더할래요?

 

나는 순순히 차 키를 빼고 이정훈을 따라 차에서 내렸다.엘레베이트를 타고 8층으로 향했고 언젠가 내가 돌아보았던 익숙한 그 문을 지나 집안에 들어서자 이정훈이 전등을 켰고 거실 한쪽켠 밖으로 트인 베란다와 흰색으로 처리한 벽면이 거실의 공간에 깔끔함을 더해주고있었다.이것저곳 둘러보고있는데 등뒤로 인기척이 느껴졌고 뒤로 돌아보자 이정훈이 와인 한잔을 내밀었다.부드럽고 달콤한 와인이 목을 타고 흘러내렸고 내 눈길은 벽처럼 하얀 소파와 그옆에 놓인 밝은 스탠드를 향하고있었다.

 

-시각디자인 전공답게 공간활용과 인테리어에 신경을 쓰셨네요.소파 색상과 아이보리 스텐드가 거실 공간을 시각적으로 넓혀주는 작용을 하는군요.

-미은씨 전공도 건축디자인이라 들었는데 역시 실내디자인 조예가 보이네요.

 

이정훈의 스치는 말에 내 가슴이 아련히 저려오고있었다.나는 소파에 앉아서 조용히 와인 한모금을 들이켰고 이정훈이 옆에 와서 앉자 천천히 입을 열었다.

 

-사실 제 꿈은1급 건축설계사가 되는거였어요.

 

이정훈의 시선이 옆으로 느껴졌고 나는 맞은켠 벽에 걸린 스탠드를 주시했다.

 

-전공은 건축디자인이였는데,지금은 다른 일에 매여서 전혀 디자인쪽을 신경 쓸수 없네요.회사를 세울 때 아빠가 말씀하셨어요.우리는 평민들이 좋아하는 집을 지어야 한다고지금의 건축디자이너들은 고소비층을 위한 고급 건축설계만 하고있어요.언젠가는 건축설계 아웃소싱이 아니라 현재 회사 산하에 따로 건축설계소를 앉힐거에요여력만 있다면

 

한동안 긴 침묵이 흘렀고 머리를 돌린 나는 조용히 나를 응시하는 그 사람의 눈길에 또 한번 가슴이 뻥 뚫리는듯한 느낌이 들어 급히 눈을 내리깔았다.이정훈이 내 손의 와인잔을 받아서 차탁위에 놓고있었고 내가 머리를 쳐들자 그 사람의 짙은 눈빛이 내 가슴을 흠칫 떨리게 하고있었다.나는 할말을 잃은채 그 사람의 눈빛에 깊숙히 빠져들었고 그가 자연스럽게 손을 내밀자 나는 저도 모르게 가벼운 탄식소리를 내면서 체념한듯 그의 품속으로 몸을 맡기고말았다.가슴이 세차게 뛰면서 심장이 튀어나올 것만 같았고 그 사람이 내 입술을 더듬어올때 나는 두 팔을 내밀어 그 사람의 목을 꼭 끌어안았다.

 

꿈과 희망을 잉태한 밤이 소리없이 열리고있었고 밤하늘은 천개의 눈을 뜨고 창밖에서 기웃거리며 우리의 사랑행위를 조용히 지켜보고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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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전개로 순서를 잠깐 바꾸게 되었습니다.
오늘 제가 올리고 내일 거북이님 이승민편,모레는 김동아님 한성준편과 곰세마리님 이민수편,글피는 스칼렛님 이정훈편이 됩니다.
[가녀는 힘들어] 지켜봐주셔서 감사합니다.여러분 즐거운 시간 되세요.

추천 (25)
IP: ♡.42.♡.220
봄그림 (♡.215.♡.107) - 2009/06/10 13:47:40

아싸 ~일빠를 햇넹 ~ㅎㅎㅎㅎ

이게 진짜 웬 떡일가 `ㅎㅎㅎ

뒷문으로 아니고 절대적인 경쟁으로 일빠 하하하 ~(기분 엄청 좋음 ㅎㅎ

미은이의 얼음장 같은 맘이 차차 녹아드네염 ㅎㅎㅎ

생각보다 그래두 진도가 많이 나갓넹 ㅎㅎㅎㅎ

정훈이 이남자 미은이를 잘 보호해주고 아껴주고 사랑해주엇으면 좋겟넹 ㅎㅎㅎ

잘되기 바라는 맘에서 담집 기대할게염

곰세마리 (♡.86.♡.217) - 2009/06/10 14:09:14

2빠~ 찍고찍고...십자...십자...
하하! 이정훈이 저렇게 무작정 독재를 펼칠때도 있구나. 그려, 남자는 그래야지...
한번있음 두번있기 마련이라드니 결국 그 8층에 또 올라가서 밤샜네.^^
도우미아줌마가 미은이 도움으로 홀로서기를 할것 같은 예감에 기분 좋아진다.
까탈스런 미은이 심사에서 통과됐다니 이민수 반은 성공한셈인가?
바짝 진도내서 결혼식 한날한시에 하고 맙시다.ㅋㅋㅋ

Landy (♡.134.♡.130) - 2009/06/10 14:16:01

3빠 찍고 다시 올께요 십자

드디어 달콤한 사랑이 시작되였네요. ^^
이정훈은 남자답게 팍팍 밀고 나가고 미은이는 진척하면서 따라 가고 ㅋㅋㅋ
이제야 제대로 된 느낌입니다.
엘레베이트안 장면 재밌었어요. 그 표정 상상하고 갑니다. ㅎㅎㅎ
재밌게 써주어서 감사합니다. 다음집에 또 올께요

herong (♡.142.♡.15) - 2009/06/10 14:23:46

ㅎㅎ 기대하던 최미은편이 오후에야 올라서 꼼짝안하고 단숨에 다 읽엇어요.
햇비님의 최미은씨 역이 좀 길게 되여서 너무 좋았어요. 작가님들 회상부분은 좀 짧게 (이미앞에 예기 되여있음)해주시고...흘러가는 이야기에 대하여 좀 길게 써주시면 독자들이 더 잼있게 볼것이라고 생각되네요. 이건 저의 견의에요.참고로~

햇비 (♡.62.♡.47) - 2009/06/11 10:30:43

봄그림,오랜만이다.눈팅만 하면서 숨어있었단 말이야?ㅋㅋ앞으로 일빠 하게 해주면 자주 올거지?^^좋은 하루~

곰세마리,독재.ㅋㅋ이정훈 독단적인 면이 어쩌면 그 사람 결점이 아닐까.이민수는 본모습 아닌 반듯하고 깍듯한 모습으로 성공한셈이고 앞으로 식구들앞에선 그 모습 유지할것~^^

landy님,엘레베이트 장면은 스칼렛님 요구대로 넣은거구요.^^의외로 살짝 스킨십이 사람 마음 움직이게 할 때도 있는것 같네요.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herong님,맞는 말씀이십니다.회상부분은 간단히 정리만 해주고 이야기를 전개해나가야 하는데 이번 편은 정리할것이 많아서 부득이하게 중복의 길을 걷게 되었습니다.좋은 건의 감사하구요,앞으로 꼭 잘 참고할께요.^^

수선화향기 (♡.201.♡.152) - 2009/06/10 14:25:26

부드러운 분위기로 진입을 했어 드디어 ㅋㅋ 이정훈이 드디어 준철형한테 소개를 시켜

주고 엘레베이터안에서의 약한 스킨쉽도 참 자극적이였어 이정훈이 넘 멋있다

꿈을 가진 여자와 그 꿈을 실현시켜줄 희망이 보이는 남자의 만남? ㅋㅋ

넘 잼있게 잘보고가. 마음이 움직여진다 ㅎㅎ 도우미아줌마 그부분에 대해선 진짜 눈

물이 나올꺼 같은 느낌 죤하루 보내 ^^

햇비 (♡.62.♡.47) - 2009/06/11 10:31:53

수선화향기,약한 스킨쉽이 오히려 살짝 떨리는가?꿈을 가진 여자와 그 꿈을 실현시켜줄 희망이 보이는 남자의 만남..ㅋ 좋았어.도우미 아줌마 부분 참고가 되었다면 다행으로 생각할께~

herong (♡.142.♡.15) - 2009/06/10 14:31:57

앞집에서 이민수와 어머니의 대화에 정훈이가 다음달 28일에 결혼한다고 했는데 혹시 최미은이랑 지금 사랑의 꿈에 찬 이 이정훈씨 아니예요...최씨네 딸 셋이 같이 결혼할수 있을려나... 지금 쯤 최미은씨는 이정훈이랑 벌써 3번인가...밤을 같이 세운것같은데...미양이 언니는 언제 한성준이한테로 마음을 주겠는지... 같이 결혼하자면 큰언니가 빨리 서둘러야 겠네요 그렇죠.ㅋㅋㅋㅋ
다음집 기대됩니다.

햇비 (♡.62.♡.47) - 2009/06/11 10:35:24

herong님,이민수의 글에서 나오는 정훈인 성이 정,이름이 훈인 다른 인물이고 이정훈은 최미은의 상대역으로 두 사람은 같은 사람이 아닙니다.가끔 인생이란 그렇잖아요.살짝 스쳐지나는 인연과 확인이 안되는 인연...이름이 같은 인연과 같은 한 사람을 아는 인연 등..이번 글에 그런 인연들을 보여준 예로는 정훈이라는 이름과 수많은 사람들이 스쳐지나는 준철형의 와인바가 되겠죠?얽히고 섥힌 이 도시의 인간관계...한편의 글로서는 다 표현이 안되고 그냥 그 단면만 조금씩 보여줄뿐입니다.아..그리고 잠자리 설정은 3번이 아니라 2번이구요,외박은 세번째죠?ㅋ결혼..그렇게 빨리 될거 같지 않네요.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아이야 (♡.147.♡.242) - 2009/06/10 14:41:46

잇힝........ 쌩긋한번.. ^^*
햐,, 이번엔 둘이 완전 사귀는뜻으로 나오네요..
근데 사귀잔 말을 안 해도 그냥 통한건가요???

그리고 울 수선화언니.. ㅋㅋㅋ 즉 도우미 아줌마.. ㅋㅋ
그 장면 참 감동스럽습니다.

재미나게 잘 보고 갑니다. ~~

햇비 (♡.62.♡.47) - 2009/06/11 10:36:44

아이야님,이쁜 옷 만들어주셔서 항상 고마워하는거 아시죠?어쩌면 사귀자는 말 안해도 그냥 통하는 사이가 있습니다.사귀자는 말보다 서로 사랑한다는 감각이 더 중요하죠.^^담편 기대해주세요~

Cherry (♡.129.♡.189) - 2009/06/10 14:52:15

이번엔 최미은이도 이정훈을 집으로 초대하여 가족들에게 소개시켜줘야죠.ㅋㅋ
이번엔 미은양의 요리솜씨를 맛볼 차례..
햇비님 상큼한 아이콘으로 바꾸셨네요..

햇비 (♡.62.♡.47) - 2009/06/11 10:37:54

잡초님 오랜만이에요.이민수의 방문때문에 최미은도 슬슬 그 생각을 해야 하겠죠?하지만 최미은 요리솜씨 꽝입니다.ㅠㅠ저 아이콘 이쁘죠?^^

김동아 (♡.146.♡.26) - 2009/06/10 15:13:53

역시나 둘째네는 새련된 사랑을 하고 있으시네요.
점점 더 깊은 사랑에 빠지고 있는 두사람 좋은 소식이 들릴거 같네요.. ^^
정훈이의 대놓고 벌린 애정행각과 대놓고 정훈이 집에 들어가는 미은이..
정훈이의 배려 앞에서 미인이도 슬슬 마음을 열고 진정한 여자가 되나 싶습니다.
재밋게 잘보고 추천을 누르면서 갑니다.

햇비 (♡.62.♡.47) - 2009/06/11 10:39:46

김동아님,최미은은 진정한 여자고 다만 그 본연의 모습을 감췄을뿐...그걸 발굴하는 남자가 나타나자 내면의 여성이 점차 드러나고있는것이 아닌가 싶습니다.추천 고맙습니다.^^

골드미스 (♡.22.♡.158) - 2009/06/10 15:18:10

엘레베이트에서 정훈씨가 미은씨의 손을 잡아줫을때 저의 눈가가 촉촉해졋어요..
왠지 모르게...이 장면에서는 영화 한편을 보고잇다고 생각하면서..

위의 어느분의 말처럼 꿈을 소유한 여자와 그 꿈을 실현하게 밀어줄 남자의 만남..
이것보다 환상적인 만남이 더 있을까나 생각이 드네요...

가녀를 통해 독자와 작가.. 주인공과 제3자가 서로 이어지고 있다는걸 느껴요..

햇비 (♡.62.♡.47) - 2009/06/11 10:43:06

골드미스님,그 설정 역시 스칼렛님의 로망.^^
언제 어디서나 그 사람이 신경을 써주고있다는 느낌이 마음을 따뜻하게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사람은 가끔 가벼운 눈짓 한번,작은 동작 하나에도 꽤 큰 의미를 부여하니까요.
환상적인 만남이라 말씀해주셔서 고마워요.
저 역시 가녀를 쓰면서 글속의 주인공과 작가,독자들을 사랑해버릴거 같습니다.^^

대자연 (♡.151.♡.210) - 2009/06/10 15:58:16

둘이 슬슬 다정해 지고 있는거에 불안해진 1人.
저 둘은 싸워야 재밋는데...
아아~ 요즘은 왜 다들 다정 모드로 가는지...
연희야. 영국이 웬 말이더냐.
퍼뜩 돌아와서 저 둘을 쓸어버려~ ㅋㅋㅋ
가볍게 깔아놓은 복선...
다음에는 홍수같이 밀려 들겠죠?
아놔...기대ing~~
아줌마와 그 남편의 전쟁은 이미 예고가 됐었고...
근데 제3자가 개입된 전쟁보다는 단 둘의 전쟁을 보고 싶은데...ㅋㅋ
작가님들 어떻게 않될까요?
아~ 그리고 준철이도 재 등장 했군요.
작은 도둑님 일 생기셨네. ㅋㅋㅋ
작은 도둑님 호출입니다!!!!!!
햇비님 이번 편에는 참으로 일 많이 벌리셨네요.
왠지 긴 글을 읽기 전의 목차같다는...^^
해일같이 밀려올 다음편들을 기대하게 만드네요.
"인생은 미지의 분야에 대한 도전..."
ㅋ~ 멋진 말입니다.
나도 언제 한번 써먹어야 할텐데...
수민아~~~ 넌 언제 클꺼니?

햇비 (♡.62.♡.47) - 2009/06/11 10:46:20

은근슬쩍 유행어를 만들어가는 대자연님,글을 쓰면서 점점 어렵다고 느껴지는 1人..
복선은 깔아놨지만 김연희 등장은 대자연님이 생각하시는대로 전개되지 않을것입니다.
아줌마와 남편의 전쟁도 슬슬 단 둘의 전쟁으로 변해가겠죠?미은이가 각성을 시켰으니까요.
인생은 미지의 분야에 대한 도전..아마 스칼렛님 글에서 비슷한 문구를 피끗 봤던 기억이 있어서 써먹었습니다.수민이도 빨리 크세요.^^

싱글맘 (♡.245.♡.157) - 2009/06/10 16:09:26

이제 아주 자연적으로 두 사람이 이어지네요 ㅋㅋ 좋다 좋아 차안에서 심야영화를 볼때 키스만 한걸 살짝 서운하게 느꼈나봐요 ㅋㅋ
아무튼 두 사람이 발전이 좋으니까 내가 기분이 좋네요 그리고 미은이가 이모와 속마음까지 얘기하는걸 보아 이모가 그 집안에 있어서 없어서는 안될 한사람이라는걸 깨닳았어요 물론 이모를 위해 먼저 자기 맘속말을 했겠지만 그래도 얼음공주 미은이가 차츰차츰 변해가고있다는 사실에 가슴이 따뜻해져요 이 모든것이 이정훈이란 남자때문에 이루어진 결과지만 그래도 한 여자의 상처받았던 가슴에 한줄기 빛이 생기는 순간, 이 순간이 한순간이 아닌 영원이 되길 기도합니다
그리고 마지막구절 (꿈과 희망을 잉태한 밤이 소리없이 열리고 있었고 밤하늘은 천개의 눈을 뜨고 창밖에서 기웃거리며 우리의 사랑행위를 조용히 지켜보고있었다) 너무 마음에 들어요
아까 점심에 컴퓨터 켜봤더니 올리지 않아서 오늘은 안올리나 했는데 오후에 올렷군요 ㅎ,ㅁ~ 잘 보고갑니다 그럼 담에 또 뵈요

햇비 (♡.62.♡.47) - 2009/06/11 10:51:50

항상 기인 리플의 사랑님,키스만으로 서운.ㅋ마지막 구절이 마음에 드셨다니 다행입니다.미은이가 변화를 가져오면서 마음을 여는 동시 또 다른 갈등과 모순들이 기다리고있지 않을지..항상 어필하고싶은것은 사랑..그렇게 쉬운거 아닙니다.^^인생 쉽게 가야 하는데 주인공은 이상하게도 어렵게 가고있죠?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스칼렛 (♡.25.♡.253) - 2009/06/10 16:34:46

제가 늦었네요..^^
제 로망을 글속에서나마 실현시켜 줘서 고맙구요..ㅋㅋ
이건 뭐 독자의 입장에서도 이정훈의 입장에서 흡족할만한 전개인데요.ㅋ

최미은씨.. 우리 동갑인데 이제 말놓을 때도 되지 않았나? ㅋㅋ-- 이정훈

대자연 (♡.151.♡.210) - 2009/06/10 16:42:53

정훈이 까불다 뺨 맞죠?^^;;;

햇비 (♡.62.♡.47) - 2009/06/11 10:56:16

최미은이 허락했는데 괜찮죠?^^

햇비 (♡.62.♡.47) - 2009/06/11 10:54:17

스칼렛님 어서 오세요.^^담편에 제 로망도 부탁드려요.ㅋ이건 글을 쓰면서 작가 로망을 넣어주기 하는건가요?^^이정훈씨가 흡족할만한 전개라면 머..상관 없어요.^^

회사에서는 그래도 제가 상사인데..밖에서 말 놓는건 허락할께요.^^---최미은

빨강싸궈 (♡.65.♡.95) - 2009/06/10 16:41:00

^^ 역시 정훈이 넘 멋잇어요 근데 도움이 아줌마일두 잘풀려야겟는데 ㅠㅠ

암튼 다음집 기대할게요~

햇비 (♡.62.♡.47) - 2009/06/11 10:57:26

빨강싸궈님,정훈이 멋있다고 해주셔서 감사합니다.도우미 아줌마도 각성하겠죠?읽어주셔서 감사하구요,담편 기대해주세요~^^

rmfldnj (♡.136.♡.5) - 2009/06/10 17:01:30

최미은씨의 부드럽고 여린 내심세게를 잘 표현 하셧네요.그리고 이정훈의 멎지고 호탕한성격으로 최미은씨를 잘 리드해나가고 있으니 앞으론 좋은 일만 있겟죠? 다음집이 궁금 하네요 잘보고 갑니다.

햇비 (♡.62.♡.47) - 2009/06/11 10:58:57

rmfldnj님,최미은 성격에는 이정훈처럼 독단적인 성격이 리드를 해야 하겠지만 그게 두사람사이 모순이 될수도 있어요.좋은 일만 있는건 아닐거 같습니다.^^담편 기대해주세요~

어떤 여자 (♡.35.♡.223) - 2009/06/10 17:11:18

엘레베이터안에서의 스킨쉽...
생각만 해도 짜릿짜릿해나요.ㅎㅎ

여강자 최미은한테는 정말 이정훈이 딱인것 같네요.

햇비 (♡.62.♡.47) - 2009/06/11 11:02:00

어떤여자님,위에서도 그렇고 엘레베이트안의 스킨쉽 좋다고 말씀해주셔서 감사합니다.이 설정을 제공한 스칼렛님께 따로 감사를 드려야 할거 같네요.여강자 최미은과 자기중심적인 이정훈의 뒷이야기 기대해주세요~^^

반달 (♡.49.♡.156) - 2009/06/10 17:46:42

이젠 정식으로 사귀게 되였구나.
상사와 직원의 도적연애 꽤 자극적인데?ㅋㅋ
최미은과 이정훈 여러방면에서 넘 잘 어울리는것같소..
꿈과 희망을 잉태한 밤이라...
두언니가 참 미선이한테 나쁜거 배워주네 ㅎㅎ

햇비 (♡.62.♡.47) - 2009/06/11 11:03:31

달아,잘 어울린다니 고맙고,언니가 나쁜거 배워줘서 미안하다..ㅋㅋ최씨네 세 딸 캐릭이 나이가 너무 많구나.막내가 28이니 30대 인생답게 표현을 하려면 어쩔수 없는듯..이렇게 자기변명 한다.ㅋㅋ

단하나의삶 (♡.85.♡.71) - 2009/06/10 21:15:36

미선아, 오늘은 출장 갓다와서 너무 피곤해. 내일 자세히 읽어보고 플 달게----언니가

햇비 (♡.62.♡.47) - 2009/06/11 11:05:09

언니가 여행 가는바람에 고민상담 상대도 없잖아.이모를 붙들고 얘기했으니 말 다했지.ㅠㅠ

영원이 (♡.100.♡.30) - 2009/06/11 11:21:33

일반적인 일인칭 소설이라면 스토리의 전개가 어느 한 주인공의 시점에 한해 있어 다른 인물들을 부각함에 있어서 한계가 있다면 매 인물마다가 각자의 뚜렷한 개성을 살리며 생생하게 살아 숨쉬고 있는 릴레이 소설의 미묘함을 "가녀는 힘들어"를 읽으며 느껴봅니다.

이정훈편에서 “그 후 몇일간 최실장은 사무실에서 마주쳐도 아는체를 안했고”에 대해서 “머리를 식히고 마음을 가라앉히자 방금까지 가슴속깊이 느꼈던 생경한 그 감정에 차츰 회의가 들고있었다.” 라고 짚어 주셨을 때 마치 시험문제의 정답을 찾은 느낌이라 할가요, 기대 이상으로 보상받은 느낌이라 할가요…분명한건 글 읽는 재미가 한층 더 쏠쏠하다는거구요.ㅎㅎ

이정훈에게 자꾸 신경이 씌여지는 최미은...사랑을 하고 있는 여인의 향기가 듬뿍 안겨오네요.^^
“요즘들어 그 사람의 매 한마디에 부쩍 신경을 쓸뿐만아니라 그 말들에 나름 의미를 부여하고 그대로 움직이는 내 자신” ––说者无心(或有心),听者(绝对)有意。
“이민수를 보자 이정훈의 모습이 그 위에 겹쳐서” ––相思成灾。
“산뜻하고 여성스러운 색상을 좋아하는 이정훈…천하에 최미은이 언제부터 다른 사람의 취향까지 신경을 쓰게 되었을까.” ––女为悦己者容。

두 사람 사이가 조금씩 가까와 지고 있는 이 시각에 이정훈의 라는 멋진 한마디가 은근히 촉매 효과를 내네요.ㅋㅋ

햇비 (♡.42.♡.220) - 2009/06/11 13:22:22

영원이님...

리플에서 멋있게 해석해주셔서 豁然한 느낌이 듭니다.저 역시 시험문제의 정답을 찾은 기분이네요.
중복의 모험을 하면서 심리묘사를 했던건,이정훈 편에서의 최미은의 태도에 설득력있는 생각들을 설정해주고싶었고 묻혀가고 잊혀지면서 스쳐지난 부분에 대해 쪽집게처럼 정확하게 짚어주시니 놀랍네요.^^

묘사 하나하나에 큰 의미를 부여한건 아니지만 최미은의 생각들을 표현하는 단어들을 고르느라 애를 썼고 또 그것이 님의 해석으로 제대로 어필되는 느낌이여서 그저 고마운 마음뿐입니다.^^

최미은이 이번 편에서 어쩌면 여자로 다시 태여나는 첫 발자국을 시도한셈이겠죠?쪽지 확인 부탁드리며 항상 깊이 있는 분석 감사합니다.오늘도 좋은 하루 되세요.

영원이 (♡.100.♡.30) - 2009/06/11 18:08:08

햇비님 쪽지 잘 받았습니다. ^^
윗 플에 이정훈이 한 말 "실장님이 빚지면 저랑 영화보고, 제가 빚지면 제가 밥사고.."를 인용표 안에다 넣었더니 안나왔네요.ㅋ

햇비 (♡.21.♡.181) - 2009/06/12 09:26:39

쪽지 확인했습니다.^^이정훈의 그 말은 이정훈 편에서 한번 이용했기에 최미은 편에서 한번 더 썼습니다.촉매효과를 냈다면 다행입니다.^^

머니돈머니 (♡.56.♡.174) - 2009/06/11 12:53:37

이젠 성격들 좀 쥑이시고 조금만 더 부드럽게 연애하시죠 ㅎㅎ
딱딱한 캐릭터 둘이 부드러운 연애 하기엔 좀 무리인가 ㅎ
최미은이 마지막에 한 꿈에대한 고백이 어쩌면 두사람이 더한층 가까워질 계기가 될듯한...

햇비 (♡.42.♡.220) - 2009/06/11 13:25:52

머니돈머니님,ㅋㅋ조비서가 도와주는데 안될 일이 있겠어요?두 사람 사이 제일 먼저 눈치채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슬슬 에피소드도 등장해야 할듯.^^

단하나의삶 (♡.37.♡.153) - 2009/06/11 15:29:30

이제 미은이와 정훈이는 본격적으로 연애 시작했구만요, 좋은 일입니다.
정훈이 언제 데리고 와서 아빠한테 인사 드릴꺼얌? 미선이는 벌써 신랑 데리고 왔는데... 우리 집은 아무래도 오이를 거꾸로 먹어야 할까봐.ㅋㅋ---큰언니

햇비 (♡.21.♡.181) - 2009/06/11 16:05:16

삶님,요즘 이승민과 한성준때문에 수고 많으십니다.^^

언니도 고생이 많다~연이어 사고나서 어떡해^^---최미은

콩나물채 (♡.94.♡.76) - 2009/06/12 01:18:23

모이자에 자주 들리는 편은 아니지만 전부터 이 글 제목을 보긴 했는데...

어떻게...歌女라고 판단을 해가지구서리...안 보고 있었는데...

오후 1시부터 지금까지 1회부터 다 보느라 미치는줄 알았슴다.

다들 환상적인 호흡인데요^^

특히는 스칼렛님이랑 햇비님...

그리구 무엇보다도 막내 캐릭터에 놀라워요!!!

제 주변에 그런 동생이 있어요!!

똑 같애요!!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미은-정훈커플이야기에 플 달고 감다 ㅋㅋ

이제부터는 매회마다 플 다는 애독자가 되겠씀다~!

한서희 편에서 잠시 나왔던거 같은데...

준철이랑 큰 언니 같은점...

안 이어짐까?^^

햇비 (♡.21.♡.181) - 2009/06/12 09:12:10

콩나물채님도 오셨네요.^^요즘은 글 안쓰시나요?가녀가 歌女라는 오해의 소지가 있었군요.ㅋㅋ의외였습니다.하마트면 멋진 독자분을 놓칠번했네요.
환상적인 호흡이란 말씀 고맙습니다.과찬이라고 느껴지면서 더 열심히 써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개인적으로 좋아하신다니 너무 기분 좋구요...매회마다 뵐수 있는거죠?^^
준철이랑 큰언니 같은 점 주의 돌리셨네요.이어지는 인연은 아닙니다만 묻어놓은 복선일수 있습니다.준철형이 큰언니한테 그 어떤 조언을 해주는것이 아닐까요?^^
시간 있으시면 님 좋은 글도 기대할께요.[원나잇]과 그 전의 글들을 참 인상깊게 보았습니다.오늘도 좋은 하루 되세요.

콩나물채 (♡.24.♡.156) - 2009/06/12 11:07:11

햇비님:
제 글을 읽어주셨다니...눈물ㅠㅠ
미은이의 충실한 팬이 될랍니다~!
매회마다 꼬박꼬박 들릴게요^^

햇비 (♡.21.♡.181) - 2009/06/12 17:41:55

매회마다 들려주신다는 말에 저도 눈물.ㅋㅋ[가녀는 힘들어] 쭉 사랑해주세요~

강니 (♡.214.♡.34) - 2009/06/12 17:01:49

미은이랑 정훈이 정식으로 사귀는게 확실하네여 이젠^^

햇비 (♡.21.♡.181) - 2009/06/12 17:43:05

강니가 많이 늦었네.^^정식으로 사귀고 슬슬 모순도 나올껄.담편에서 보자~^^

새거리마을 (♡.108.♡.70) - 2009/06/13 17:12:35

최미은과 이정훈이가 좀더 확고한 애정으로 나아갔으면 합니다
이제는 그 실장이라는것보다도 여자로써 자기의 사랑과 애정을 표현하구요
이정훈씨도 좀더 미은씨를 열정적으로 사랑하기를 기대하면서..
다음부 기다릴게요.;..

햇비 (♡.21.♡.89) - 2009/06/13 17:46:00

새거리마을님,그게 이 글 최종 방향이기도 하겠죠?^^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다같이 담편 기대해요.

guo79 (♡.36.♡.87) - 2009/06/14 11:23:11

흠냐~ 인제야 왔다.
짜릿한 두사람의 연애가 시작됐구나..ㅎㅎ
이젠 서로 묵인하는 셈이겠군..

아빠 보러는 언제 올건데?---최영감

햇비 (♡.23.♡.181) - 2009/06/14 17:33:46

거북아,이제 겨우 시작이여서 늦긴 하지?ㅋㅋ

아..아빠..외박한건 미안해요.ㅠㅠ---최미은

체리향기 (♡.245.♡.192) - 2009/06/14 17:40:10

먼저 금메달 걸어드리고 ..........ㅋㅋ
박수..............미은이가 이제는 성격도 모든게 천천히 변해가는거죠?
그저 부러울뿐입니다 ㅋㅋ
연희라는 이름이 자꾸 마음에 걸릴건데 여자들이 질투가 많다고 하는데 사실은
남자들이 질투가 더 심하대요. 이정훈이 식초좀 먹게 어케 좀 해바요 ㅋㅋ
글쓰시느라 수고많은 우리 햇비언니 엄지손가락 두개 쭈욱 내밀고 갑니다...

햇비 (♡.23.♡.181) - 2009/06/14 17:55:45

ㅋㅋ체리야,늦게 온 숙제로 글마다 메달 쭈욱 달면서 가는거야?그러고보니 메달이 널 기다리고있었구나.최미은 성격도 차츰 변해가고 이정훈 질투하게 하려면 어떤게 좋을까?윤수현 등장시켜?ㅋ^^

nada77 (♡.136.♡.3) - 2009/06/23 19:24:30

둘째네는 특별히 말이 필요없네여^^

햇비 (♡.32.♡.243) - 2009/06/24 10:54:25

nada님 오셨네요.^^말이 필요없긴 하지만 입만 열면 싸움 날수도 있습니다.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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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달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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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6-09
단하나의삶
28
1676
2009-06-08
수선화향기
29
2890
2009-06-07
수선화향기
36
36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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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선화향기
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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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uo79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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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마뱀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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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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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하나의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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