끄적끄적끄적

임치명 | 2023.05.03 01:45:02 댓글: 0 조회: 336 추천: 0
분류단순잡담 https://life.moyiza.kr/freetalk/4466580

태초의 기억


사실 기억이 잘 않난다 내 나이 서른두살 기억이 나길 만무하지 않은가

그래도 그때의 아픔을 잊지 않길 위해 몇자 적어본다

아니다 사실응 내 뇌리속에 그 모든 장면이 어제 본 영화처럼 생생하다

기억의 시작은 이랫다

꼭 닫긴 현관문밖에서 처량하게 들려오던 엄마의 비명소리

악마의 손길에 붙들려 아무것도 할수가 없었던 힘없고 순한 양같던 나의 어린모습

그 뾰족하고 징그러운 핀셋으로 나의 살갗을 아무렇지도 벗겨내던 당신의 표정

묘하게 신나있엇어 왜? 당신이 잡고 있었던건 당신의 핏줄인데

껍집을 벗겨내고 피비리는 냄새가 풍겨나며 막 피어난 어린장미처럼 새빨깐 핏망울이 내 팔에서 솟아나자

당신, 그래 당신

놀랏겟지 뭐가 그렇게 놀랫을까

토끼처럼 휘둥그래진 그 눈빛은 무얼보고 놀란걸까

아무말도 못하고 어버버거리며 이미 떠져버린 눈빛을 아무렇지 않게 다시 가다듬고는

처음부터 이런일이 없엇던것처럼 자기는 아무짓도 않햇던것처럼

이일이 처음부터 벌어지지도 않는것처럼

무심하게 돌아서는 당신은

내가 이 상처를 안고 평생을 살아갈것을 알았을까

알았다고 해도 당신은 그 행동을 하지않았을까

내 얼굴의 흉터처럼 내 팔의 흉터처럼 그 모든 아픔들을 안고 가 평생을 당신을 증오하고 미워하며 살것을 당신은 알았을까

설령 알았다고 해도 당신은 그 행동을 멈춰줫을까

아니 미래를 알았다고 해도 당신을 그래지 않았을꺼야

비참하게도 내 안엔 당신의 피가 흐르고 있으니까 시발 그래

인정하기 싫지만 내 이름엔 당신의 성이 붙어있으니까

내 나이 23살에 처음 한 타투가 이 상처위의 것이란걸 당신은 모를꺼야 그럴꺼야

알았다고 해도 악마의 징그러운 손은 멈추지 않았을 것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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