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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길시 신화서점 조선말 도서

그 남자 [중]

yinzhengyi | 2017.01.26 05:24:54 댓글: 0 조회: 1797 추천: 0
분류일반 https://life.moyiza.kr/mywriting/3260884

-엄마 집에 왔어 할머니

-그래?

출입문 여닫는 소리가 들리더니 앳된 희경의 목소리가 방문 저편에서 들린다.

삐걱 문이 열리더니 내 머리에 얹어지는 엄마의 손길이 차겁게 느껴진다.

눈꺼풀 움직일 힘도 없이 축 늘어진 내 머리를 만져 보시고

엄마는 조용히 방을 나가신다.

-엄마 많이 피곤했나 보다감기 몸살 하고 있는거 같다.

희경이 착하지엄마 쉬고 있으니까 할머니 밥 하는동안 혼자 놀수 있지?

할머니가 간식 챙겨 줄께……

-알았어 할머니

착하게도 희경이는 군소리 한마디 없이 어른들 말을 잘 따라 주고 있는 아이 였다.

주방에서 엄마가 저녁 준비 하는 소리가 저만치 멀어 지면서

나는 다시 깊은 잠에 빠져 들었고……

또 다시 그 남자의 얼굴이 선명해지고 있다.

한동안 침묵이 흐르고

남자는 멎적은 손짖으로 내 앞으로 통장 하나를 내밀고 있다.

-많지 않지만보상금으로 받아줘……

남자는 모기소리만한 목소리로 건네주고 있다.

그리고는 캐리어를 끌고 출입문을 조용히 열고 나간다.

그렇게 걸상에 얼빠진 표정으로 한참 앉아 있다가

나는 다시 제정신이 돌아 온듯 집문을 뛰쳐나가

아파트 에서 한참 걸어 나간 그 남자 뒤를 따라가 그사람 손목을 잡았다.

-우리 사랑이를 생각해서하도 한번만 다시 생각해줘

배속에 아직 우리 사랑의 씨앗이 자라고 있다는 생각이 갑자기 뇌리를 치자

나는 다른것보다 아빠 없는 아이로 키울수 없다는 생각에

일단 그 남자부터 잡아야 겠다는 생각밖에 할수가 없었다.

-혜정아…… 미안해……

-안돼…… 자기야…… 한번만 다시 생각해줘……

-미안해…… 지금 나한테는 그 여자가 더 필요해……

나는 목숨값 구걸하듯 목이타고 간절한 애원을 그남자는 한치의 흔들림도 없이 뿌리치고 있다.

-안돼안돼자기야우리 사랑이 아빠 없는 애로 만들수 없어……

나는 다리에 힘이 풀려 풀석 주저 앉아 그남자의 다리를 잡고 늘어 졌다.

아니나는 최대한 불쌍해 보이려고 안깐힘을 쓰고 있었다……

그러면 그 남자가나를… ‘사랑이를 불쌍히 여겨……남아 주기를 기대하고 있었다.

그남자 한테 아직은 우리의 곧 태여날 사랑의 씨앗에게

일말의 미련이 있기를 목타도록 간절히 바라고 있었다.

-미안해미안하다고 했고알아듣게 얘기 했잖아

왜 구질구질 하게 매달리고 있어……

너 이런 애 였니?

조금 전과는 달리 그남자의 목소리톤은 높지 않지만날이서 있었다.

-나 잊어…… 나는 너보다 지금 잡을수 있는 내 앞날이 더 중요해

그남자는 돌아서 땅에 주저 앉은 나를 일으켜 세우고

바지에 묻은 흙 먼지를 털어주고 말을 이어 간다.

-행여 배속에 아이로 나를 어떻게 해볼 생각은 하지마……

나 이제 떠나면 나랑 그 아이는 상관이 없는 아이야……

-……

나는 충격에 얼음에 얼어 굳어 버린듯 할말을 잃고 그렇게 멍청하게 서 있고 있다.

-굳이 찾아 온다면 양육비 정도는 주지그 이상도 그 이하도 없어

내 말 명심해……

그는 여태 내가 알아오던 사람과는 전혀 다른 얼굴을 하고

미안한 얼굴을 했던 방금전과는 달리 내얼굴을 똑바로 쳐다보면서……

내 눈에 눈을 맏추고 우리만 들을수 있는 낮은 소리로

한글자 한글자 못박아 말하고 있다.

함께 해온 3년이라는 시간은 신기루처럼 홀연히 사라지고

지금 이 남자는 딴 사람의 모습을 하고

얼음처럼 차갑고 딱딱한 말투로

우리 사이를 단 몇마디로 확실히 정리하고 있었다.

그 남자의 말은 총알이 되여 내 몸과 마음을 관통해 지나갔고

그 구멍으로 내 기력이 조금씩 빠져나가고 있음을 느끼기를 얼마나 됐을까……

멍청한 얼굴로 아파트 단지에 한참을 서 있다가

먹을것 한꾸러미 들고 우리집에 온 연희한테 이끌려 집에 들어오기까지

나는 머리속이 하얗게 질리고 아무 생각을 할수가 없었다.

-혼자 밖에서 뭐하고 있었어?

아직 가을이라지만 해 떨어지면 추워

너 그런 얇은 옷 차림으로 밖에서 뭐하고 있었니?

-그냥……

나는 영혼이 없는 외마디를 뱉고 있다.

-애 엄마가 된다는 애가 자기 몸하나 챙기지 못하면 어떡하냐……

연희는 그때까지도 내가 이상함을 눈치 채지 못한째

양손 가득 들고온 쇼핑 꾸러미를 냉장고며 주방 수납장에 정리해 넣고 있다.

그러는 연희의 뒷 모습을 보면서

나는 아무말 없이 애기방으로 들어가 쓰러지듯이

애기침대에 몸을 맡긴다.

-피곤해?

한참뒤 물건을 다 정리 한건지

부부방 침실방문을 여닫는 소리가 들렸고

애기방 문을 빼꼼 열고

방문을 등지고 누워 있는 나에게 물어 온다……

-………

나는 손가락 까딱 할 힘조차 남아 있지 않다.

-자니?

희연이를 불러야 되는데……

나 지금 안 괜찮다고 희연이를 불러야 되는데……

나는 몸에서 기력이 점점 빠져 나감을 느끼면서……정신이 몽롱해 온다.

-어디 아퍼?

희연이가 다가와 내 머리에 차가운 손을 얹는게 느껴지고……

-정아야, 너 몸이 왜 불더이야? 정신 차려저아야

새된 소리를 지르며 나를 흔들어 깨워 보워 보려는 희연이의 목소리가 저만치 멀게 들려 오면서

나는 의식의 끈을 놓아 버리고 만다.

내가 다시 눈을 떧을때는 병원 병실에서

환자복 차림에 팔에는 링겔이 꽂혀져 있었다.

희연이 말로는 그날 쓰러져 앰블런스에 실려 병원에 와서 깨기까지

삼일이 걸렸다고 한다.

의사의 진단은 정신적으로 큰 충격을 받은거 같고

찬 바람에 오랜시간 노출되여 약간의 저체온증으로

미주신경성 실신이라고 진단을 했고

나는 금방 깰수 있을거라는 의사의 예상을 깨고

삼일씩이나 의식 불명의 상태로 있었고……

그와중에 우리 사랑이는……

아니 내 사랑이는 큰 무리 없이 잘 자라고 있다고……

희연이가 눈시울을 적시면서 설명을 해줬다.

나는 병원에서 이틀 정도 더 안정을 찾다가 엄마 집으로 퇴원을 했고.

최현그남자랑 결혼생활을 꿈꾸었던 집은 정리 하고

그 남자가 남겨준 통장에 돈이랑 보태서 정기 예금을 해두고

전에 하다가 놔버렸던 복장 디자인 공부를 다시 하고……

사랑이를 낳고나서 취직을 하고 사년만에 독립을 했다.

나중에 안 일이지만

내가 병원에 실신해서 병원에 누워 있을때

희연이가 그 남자를 찾아가 한바탕 난리를 했다고 했다.

참 고마운 친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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