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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길시 신화서점 조선말 도서

필요한 인연(2)

카풋치노 | 2017.05.06 19:16:23 댓글: 2 조회: 3180 추천: 2
분류연재 https://life.moyiza.kr/mywriting/3356299
집에 들어서니 그가 항상 다리를 비툴고 앉아있던 쏘파가 첫눈에 보인다.
<왜 이제와,십분이면 도착한다더니 반시간두 넘었다> 일부러 화난척 트집부러던 모습...


<이소은,이소은,이리와바~이거 내가 사준 견과류 매일 먹으라 했지? 몇알씨만 먹어라 쫌~> 좋아하지도 않는걸 몸에 좋다고 억지로 먹이던 모습...

<소은아~오늘은 같이 집에 가자,집에서 맨날 선보라구한다,지겹다,확 불어버리자~응~>그의 부모님을 다시 만날 용기가 없고 더더욱 그의 여친으로 나타날 용기가 없어서 나의 존재를 알리지못하게 했었다.그날 모든 걱정과 우려를 떨쳐버리고 그와 함께 집으로 갔더라면 아니,늦은밤에 자고가겠다는 투정을 한번 받아주겠더라면 ... 그 무서운 길을 혼자 가지않았을텐데...


<소은아~빨리 일어나야지,출근시간 늦겠다,니가 좋아하는 찐빵 사왔어,식으면 맛없다고 또 아침 안먹을 생각했단 알쥐~~나의 뜨거운 손맛을 보여주지~>
<5분만 더...넌 출근두 안해, 왜 또 왔어~늦다면서 그냥 니갈길을 가세요~ 아침부터 왜 맨날 ...> 아!!! 갑자기 눈이 떠진다.
출근시간 늦다고 깨우는 사람도, 따뜻한 찐빵도 없다.오랜 시간 못본 얼굴이 꿈에 다시 나타났다.


<지훈이 사촌형입니다>
탕~

손에 들었던 커피가 바닥에 떨어졌다.
포장돼있는 믹스커피라 다행이 누구옷에 튕기는 일은 면했다. 나는 허리를 굽혀 커피를 줏고있는 남자를 외면하고 비퉁비퉁 걸어갔다.한두걸음 걸어갔을가,갑자기 그가 팔을 잡아당긴다.나는 날카로운 시선으로 그를 쳐다보았다.<죄송해요> 당기던 팔을 놓아주더니 말한다.<죄송합니다.이렇게 불쑥 신분을 밣혀 무리를 범했네요, 얘기를 해야할거같아서요,소은씨한테 상처줄려구 한게 아닌데...아,아니, 그게 ...죄송합니다>지금 내 모습이 안스러워보였나,표정관리가 안돼서 무섭게 보였나,머가 그리 죄송하다는건지...
나는 그의 얘기를 듣고 아무말도 안하고 그자리를 떠났다.그남자도 더는 팔을 잡거나 뒤따라오지않았다.

왜하필 그남자는 지훈이 형이였을가, 나는 또 왜하필 그의 모습이 눈에 띄였던걸가,
회사를 다른 동네로 바꿔야 되나,에잇~이제 겨우 적응해갈려는데 누구땜에 포기할순 없지! 어떻게 겨우 버터낸 곳인데.
그래,다른 길로 돌아다님 돼,마주칠일 없으면 되는거야!

나는 그남자와 다시는 마주치지 않기 위해 출퇴근로선을 바꾸기로 했다. 한시간 출퇴근거리가 반시간이 더 걸리게 되여 첫째날은 지각을 했다.



<소은씨,뒤건물 S브랜드에서 세일행사가 있다는데 저랑 같이 가봐요.> 점심시간 쉬고있는데 오대리가 와서 말을 걸었다. 휴식시간에는 자기자리에만 앉아 있고 거의 회사밖에 출입을 하지 않는 나한테 그가 말한다.<저는 됐어요,다른분들이랑 가보세요.> <잠만 바람 좀 쐬고옵시다.> 내말을 마저 듣지도 않고 오대리는 거의 억지로 나를 끌고나간다. 남자의 쎈힘에 끌려서 어쩔수없이 나갔다.싫다는 표정이 얼굴에 이렇게 티나는데도말이다.

내가 다니는 회사부근에는 대부분 의류회사들이 많다.가끔씩 사무실한칸을 비워 브랜드회사들이 옷특매 세일 행사를 한다. 다른 동료들과 한두번 가본적있었는데 사람이 많이 붐비고 비좁은 공간에서 자기가 맘에 드는 옷을 이것저것 골라보고 맘에 들어도 탈의실이 없어서 눈으로 스캔하고 사야한다. 나는 흥미를 못느끼고 그런 현장에 구경몇번외에는 다시 찾지않았었다.

오대리와 그곳에 도착하니 이미 사람이 많았다.실내공기가 답답하고 숨막히는거 같았다.들어선지 5분만에 뛰쳐나오고싶었는데 오대리의 만류에 못이겨 이마살을 찌푸리고 서있는데 익숙한 모습이 눈에 보였다.나와 눈이 마주친 그남자는 건너편에 서서 나를 향해 미소를 띠며 고개을 끄덕인다.

무언가를 잊으려고 할때 우리는 다른 무언가를 통해 잊으려던걸 더 뚜렷하게 다시 기억해낸다. 지금 저 남자는 내가 힘들게 겨우 잊으려고 하는걸 새삼 끄집어내고 괴롭게 만드는 능력을 가진 사람이다. 그런 사람이 날향해 다가오고있다. 자리를 떠나야 한다. 그런데 발이 왜 움직여지지않지, 가만이 서서 바로 앞에 서 있을때까지 나는 움직일수없고 움직여지지않는다. 혹시 여기 바닥밑에 자석이 깔렸나...
<안녕하세요,오랜만에 뵙네요.>
대답은 해야겠지.대답을 해야하는데 입이 안열린다.
<여기 자주 오세요? 요앞에 건물에서 출근하죠?가까워서 자주 오시겠네요,근데 여기선 처음 뵙는같은데…>
내가 말을 안해도 이남자는 혼자서 중얼거린다.
<여기 좀 답답하죠,사람도 많고...> 옆을 비집고 지나가는 사람들땜에 내 표정이 굳어지는걸 보고 말한다.
<우리 여기서 나가요,저 앞 커피숍에서 얘기 좀 나눌가요?>
나가야지,너랑 나가는게 아니라 나는 갈거야~
오대리가 생각나서 봤더니 어느새 옆에 없었다.찾아보았더니 다른 여직원들틈에 낀 모습이 보였다.간다는 얘기를 하고 가고싶었으나 내자리에서 오대리가 있는데까지 갈려면 또 많은 사람을 비집고 가야했다.소리쳐얘기하려다가 옆에 여직원과 엄숙한 표정으로 무슨 말을 주고받는게 보여 그냥 포기하고 나왔다. 나는 그남자의 곁을 스쳐지나가며 모른척을 했다.
겨우 특매 장소를 비집고 나오니 숨이 확 트인다.
후~~~

< 소은씨~> 갑자기 뒤에서 내이름을 부르는 소리에 깜작 놀랐다.
아는척을 안했으면 눈치껏 사라질것이지 왜 따라오는거야!
팔을 잡더니 끌고간다. 이남자 왜 자꾸 이래!
<이거 좀 놓으세요,머하는짓이에요!> 목소리가 높아지자 주의에 지나가던 사람들이 돌아보았다.
그남자는 내팔을 잡고있는채로 얘기한다.
<제가 무슨 잘못을 저질렀습니까? 제가 말도 없이 끌고간건가요? 저는 분명히 얘기좀 나누자고 했는데 왜 모른척합니까?>
그남자가 중저음의 목소리를 하고 크고 높게 얘기한다. 아무리 얘기해도 내가 아는체를 안해서 화가 난 모양이다.
<저랑 얘기좀 합시다.할얘기가 있어요.>
<저는 할 얘기가 없습니다,출근시간도 다 됐고 가야겠습니다.>
<십분,아니 오분이면 돼요.>

햇살이 잘 들어오는 창문가에 자리잡고 마주보며 앉았다.무슨 정신으로 여기까지 끌려왔는지 모른다. 그레이색 재킷에 차콜칼라 티셔츠를 입고 있는 그는 부드러운 느낌을 주었다. 조금전까지 쌀쌀하게 굴었던 태도와 달리 커피숍에 이러고 앉아있으니 내마음이 좀 안정되는 같았다.
< 제대로 다시 인사 드릴게요.제이름은 김선우라고합니다.>
그는 통성명을 하고나서 커피를 한모금 마신다.
<갑자기 지훈의 형 신분으로 먼저 얘기를 꺼내 놀라셨죠? 그건 제가 생각이 짧았네요.죄송해요.>
자꾸 죄송하다구 하는 모습에 괜히 미안해진다.아까전에 하는 얘기에 대꾸도 안하고 쌀쌀하게 굴었던 행동이 조금 미안하게 느껴졌다.
<아니에요,제가 민감하게 굴었네요.그냥 좀 갑작스러워서...>
<네,제가 느닷없이 지훈이형이라고 해서 놀라셨죠.소은씨를 알아봤다고 알려준다는것이 그만 그렇게 얘기를 꺼냈네요.>
나를 쳐다보는 눈길을 피해 커피를 들이켰다.선우라는 남자는 날 알아봤다고 말하고있다.그래서 처음 내가 우산을 쓰워주던날 나를 그렇게 뚫어져라 쳐다 봤던건가,근데 그날에는 왜 아는척안하고 가버리더니...생각에 빠져있는데 갑자기 전화벨이 울렸다.오대리한테서 걸려온 전화다.<소은씨,어디에요? 말두 안하고 사라지더니 회사에도 없고 어디간거에요?>
<잠간 일이 생겨서 근처에 나왔어요.바로 들어갈거에요.> <엥?무슨일인데요?급한 일인가요?> <아,아니에요,바로 가요.> 핸드폰을 끄고 나니 나를 쳐다보는 시선이 따갑게 느껴진다.
<한시 출근이죠? 십분정도 남았네요.>시계를 들여다 보더니 선우가 말했다.
나는 그럼 가봐야겠다고 자리에서 일어나려구 하는데 <잠간만요,저 지금 하려는 얘기를 시작하지도 않았는데요.> 선우가 웃으면서 말을 건넨다.
나는 어쩔수없이 다시 자리에 앉았다.
<소은씨가 절 피하려는거 이해해요.그건 소은씨가 아직도 그아픔에서 헤여나오지못했다는건데...음...
제가 머라고 할 입장은 아닌데 한마디만 얘기드리고싶네요.> 선우는 다시 커피잔을 들고 몇모금 들이키더니 얘기한다.
< 지훈이가 우리곁을 떠났지만 영 사라진건 아니에요.마음에서 지워져야 사라지는거라잖아요,근데 우리는 지훈이를 잊지않았고 마음에 담고 살아요,그러면 우리곁에 항상 남아있는게 아닐가요. 소은씨도 구지 잊으려고,인생에서 지울려구 노력하지않았음 좋겠어요.가족만큼 그아이를 사랑했던 사람들도 얼마나 힘들었을지 아니까 잊으려고 할수록 더 힘드니까, 더이상 고통받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그냥 마음 한공간에 담아둬보세요.그리고 그아이가 머문곳을 인정하고 그곳에 내려나바요.그러면 훨씬 편해질거에요.>
선우는 단숨에 많은 말을 하더니 잠만 멈추고 다시 나를 주시해보았다. 내눈을 쳐다보면서 아마 눈동자의 변화를 감시하려했을것이다.
그는 내눈에서 슬픔을 보았을가,아님 담담함을 보았을가? 선우가 하는 얘기가 무슨 뜻인지 어찌 모를리가 있을가! 그동안의 시간동안 나도 많은걸 터득하고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과정을 거쳤다.
항상 내편이고 옆에 있어주던 사람,언제든지 부르면 달려와주던 사람,평생 나만 사랑하겠다던 사람,나에겐 전부였던 사람이 갑자기 인생에서 사라지고 온세상이 무너졌던 시간들,혼자 방에 몇일간 박혀서 평생 퍼부을 눈물을 다 쏟고 이제는 아마 흘릴 눈물도 없을것이다! 그리고 걸어다니는 시체마냥 그렇게 일년이 지나가고 이년,삼년,이제 사년째인 지금 ㅈ겨우 숨을 편히 쉴수있고 주의를 조금씩 둘러볼수 있는 생활이 가능해졌다.선우의 말이 맞는데가 있다.나는 사랑하는 사람을 마음 한공간에 두고 산다, 그공간은 아무도 침범할수 없다.

<무슨말인지 잘 알았어요. 저 이제 괜찮아요,보이시죠? 저 지금 잘 살고있는걸요.> 나는 이제 잘하고있다.인생을 포기하지않고 잘 살고있잖아!?

<아니,내눈에는 소은씨가 아직 많이 힘들어하는게 보여요.아직 지훈이를 제대로 놓아주지 못한걸 알아요.>

<나에 대해 잘 아는것처럼 얘기하지마세요.>
이런 얘기를 꺼내는 이남자에 대해 불쾌감이 느껴졌다.
화난채 그의 눈을 빤히 쳐다보니 선우의 눈에서 갑자기 지훈이의 모습이 떠올랐다.그리고 머리속에 화면들이 스쳐지나갔다.

처음 김선우를 주의해보던날,그 검정색 노트북가방은 지훈이가 형한테 선물해준다며 같이 백화점을 돌다가 내가 골랐던것과 같았고,우산을 씌워주던날에 선우가 비맞으면서도 놓칠가바 조심히 들고있던 녹두떡 포장지가 생각났다,지훈이 어머니가 좋아해서 늘 둘이서 한시간 거리를 돌아 단골집에서 사다드리던것과 같다.그렇다면 지금 이남자는 내가 무의식중에 항상 찾아다니던 흔적이였던것이다.

왜 이제야 그것들이 생각났을가? 난 지금도 헤매고있었다,이제는 정상적인 생활로 완전히 돌아갔다고 생각했는데 이남자땜에 다 망쳤다.

더이상 같이 마주하고 싶지않아서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는 뒤따라 나오며 다시 말을 꺼낸다.
<제가 소은씨에 대해 잘 안다고 한 얘기가 아닙니다.더이상 아파하지않기를 바랄뿐입니다. 지금 잘 살고있다면 왜 지훈이 부모님을 한번도 보러 안가요? 삼촌이랑 숙모가 소은씨 보고싶다고 한번 들러달라고 해서 얘기를 전달할려고 했어요.>

나는 가던 걸음을 멈추었다.
아저씨,아줌마~~

그들한테 무슨 면목으로 나타날가? 지훈이와 같이 있을때도 숨기고 살았는데 지금 무슨 면목으로 다시 그분들앞에 나타날가? 사실은 예전에도 지금도 많이 보고싶다.
소은이는 우리집 둘째딸~ 지훈이 여동생,지호의 누나야 ~ 하고 항상 얘기하시던 아줌마, 엄마가 없는 나한테 엄마였던 분이다.
추천 (2) 선물 (0명)
IP: ♡.239.♡.129
행운잎사귀 (♡.4.♡.66) - 2017/05/08 12:58:20

역시 내용에 확 끌립니다, 잘 봣구 담집두 마저보구 일시작 할래요,ㅎㅎㅎ.
잼잇네요,,

카풋치노 (♡.246.♡.150) - 2017/05/08 13:11:56

2집도 찾아봐주셔 감사합니다^^
저도 이제 일을 시작할 시간이지났네요 ~
3집은 재밌게 보셨는지 궁금하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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