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요한 인연(6)

카풋치노 | 2017.05.21 01:49:59 댓글: 14 조회: 2452 추천: 7
분류연재 https://life.moyiza.kr/mywriting/3369759
그녀가 사라졌다.


검은 생머리를 하나 묶고 하얀 셔츠에 베이지색 코트를 걸치고 긴청바지를 입은 여자를 못보셨나요?
아 ㅜㅜ그건 어제 차림이였지... 어디갔어,이소은~~

선우는 미친듯이 지나가는 사람들한테 물었다.늦은 시간인지라 길가에 사람이 많지않았다.행여나 한사람이 보이면 놓칠세라 달려가 붙잡고 소은이의 모양새를 설명해주며 비슷한 여자를 못봤냐고 물어본다.

대략 한시간전 선우는 그녀가 머물고 있는 방 문을 노크했다.
문은 닫겨져 있었고 인기척이 없었다. 주인아줌마를 찾아가 여쭤보니 아직 들어오지않은것 같다고했다.
전화를 걸어보니 연결이 됐다가 상대방 휴대폰에 소음만 심하게 들리고 바로 끊어졌다.다시 통화를 시도하니 똑같은 현상이였다.
불길한 생각이 들었다.선우는 미친듯이 객잔을 뛰쳐나왔으나 어디로 향해야할지 몰랐다.
혼자 두고 가는게 아니였는데 너무 후회됐다.
이 늦은 시각 혼자서 어디에 간걸가,무슨일이 생긴건 아니겠지...

선우는 주변을 돌아다니며 불안한 마음으로 찾아보았으나 그녀는 주변에 보이지않는다.
차로 운전을 하고 시내를 한바퀴 돌아보았다. 그다지 큰 도시는 아니였으나 방향도 없이 길거리를 수색하는건 무리였다.
여기저기 길거리 수색을 해봐도 소은이는 아무데도 보이지않았다.이미 문을 닫은 여행지 주변에도 없었다.

그렇게 찾아나선지 거의 한시간이 지나서 행여나 지금쯤 객잔에 돌아가지 않았을가,자기와 길이 엇갈릴수도 있을거 같다는 생각에 다시 객잔쪽으로 돌아갔다.
그러나 소은이는 여전히 돌아오지않았고 선우는 다시 초조한 마음으로 주변을 수색하고 다녔다.

이미 저녁 열시가 지났는데 그녀는 보이지않고 점점 불안하고 초조한게 머릿속이 복잡했다.
이때 길가에 서서 앞산을 바라보고 있는 할머니가 보였다.행여나하여 다가가서 소은이의 모습을 설명해주고 비슷한 여자를 본적 있냐고 물었다.
<오,그아이~ 비슷한 아가씨가 나한테서 대추를 샀지.> 할머니는 선우를 쳐다보더니 다시 높은 앞산쪽을 가르키며 얘기했다.
<저~기,저쪽 산에 올라가더라니까,내가 거기 가지말라고 소리질렀는데도 말이야.>

<할머니,저기 산쪽으로 들어갔단 말이죠?> 선우는 다급하게 다시 묻고는 확인을 받은후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산쪽으로 향했다.
뒤에서 할머니가 다시 선우를 부르더니 말한다.

<저 산은 말인데,오래전부터 그런 소문이 돌았지,저녁에 산쪽에서 가냘픈 애기 울음소리가 들리기도 하고 애기를 안고 있는 사람이 보이기도 한다나...나야 믿지는 않는데,그게 예전에 여행객이 저산에 올라갔다가 실종된 사실도 있었다네, 저산도 예전에는 여행지로 개발했다가 이상한 소문이 돌면서 사람들이 안찾으니 저리 내버려둔거지,아무튼 괴상한 소문이 돌아서 이동네 사람들도 이제 저산에 올라가는 사람들이 적어졌어,특히 밤에는 아무도 안올라가~ 내가 그아가씨한테 올라가지말라고 그렇게 소리쳤는데도 기여이 가더라니까, 먼가 이상했어,그아가씨가 심지어 나를 돌아보고 웃더니 다시 올라가더라니까...>

소은이는 왜 산에 올라갔는지, 할머니가 본 사람이 소은이가 맞는지,더 많은 생각을 할 여유가 없었고 겨우 듣게된 그녀의 소식에 맞던 틀리던 찾아가봐야했다.
제발 아무일 없기를,무사하기를 바랄뿐이다.할머니가 들려준 저산에 대한 괴이한 사실이 헛소문이던 진실이던 상관없다.그녀만 찾아내면 된다!

할머니는 선우가 올라가는 모습을 보더니 혀를 끌끌 찼다.


산길을 따라 올라가는데 저녁이 많이 어두워져서 길이 잘 보이지않았다.선우는 휴대폰 손전등을 켜고 불빛을 빌어 산에 올랐다. 오르막길이 울퉁불퉁한게 오르기가 쉽지않았다.졻은 길목을 따라 올라가보니 앞이 점점 나무가지들속에 가려져 더욱 캄캄해보인다.소은이가 이길에 올라간거면 혼자서 얼마나 무서웠을가?

밤길에 휴대폰 손전등을 켜고 가파로운 산길을 올라가느라니 벌레들이 달려들어 손목을 물었는지 따끔하고 간지러웠고 고요한 공간에서 나무들이 바람에 휘날리는 소리만 슥슥 스켜지나가 소름이 돋는듯 했다.그렇게 한참을 걸어 한고개를 넘으니 조금 넓어진 길목이 나타났다.그길을 따라 들어서니 시야가 널직하게 트였고 작은 불빛이 나타났으며 그불빛을 따라 걸어가니 작은 오두막같은 집이 보였다.

선우는 오두막집 주변을 둘러보고 이상하게 느껴지지않자 집문을 두드려보았다.
한참후 삐끅하는 소리와 함께 문이 열렸고 백발의 할아버지가 나타났다.얼굴에 주름이 가득하고 눈섭은 짙고 숱이 많아보였다.선우를 뚫어져라 쳐다보는게 눈길이 유난히 날카로워 보였다.
할아버지는 선우를 그렇게 한참 쳐다보더니 이상하게도 아무 얘기도 없이 문을 크게 열고 옆으로 비키시는게 선우를 안쪽으로 들어오라는 의도인거 같았다.
선우는 조심스럽게 할아버지를 향해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떡인후 안으로 들어갔다.작은 방안에 나란히 앉아있는 인원 두명이 더 있었다.
얼굴에 미소를 머금고 있는 인상이 좋아보이시는 할머니와 그토록 찾아다녔던 이소은이다.





나는 이 늦은 시간 여기에 나타난 선우를 보고 놀랍고 반가웠다. 수시로 불쑥불쑥 내앞에 나타나는 선우였지만 지금 이 순간에 이곳에 나타났다는건 의미가 다르다.

내가 산에 올라올때는 그래도 너무 캄캄한 시간이 아니여서 생각보다 힘들게 올라온건 아니였지만 지금 이시간 어두운 밤길을 헤매고 올라왔을 선우는 달랐을것이다.
분명 가파롭고 험난했을것이고 어두운 밤길에,그것도 깊숙한 산길을 올라오면서 마음이 초조했을것이다. 이유없이 이곳에 나타난건 아닐것이고 그이유가 나때문이라는걸 알기에 더욱 감동을 받았다.

<멍해 서있지 말고 빨리 들어와서 앉아요,여기 따뜻...> 내가 입을 열자 갑자기 빠른 걸음으로 다가와 무릎을 꿇고 몸을 낮추어 나를 껴안는 김선우,그런 선우의 몸이 바들바들 떨리는게 느껴졌다.
나는 무리한 행동을 하는 선우를 밀쳐내려다가 잠간 가만히 꼼짝 안하고 그대로 내버려뒀다.
그모습을 지켜보던 할아버지가 헛기침을 하는 소리에 선우는 그제야 물러났다.
그리고 나를 뚫어져라 쳐다보는 선우의 눈빛에서 나는 그의 불안감과 초조함 ,그리고 안심하는듯한 복잡한 심경을 느꼈다.

<절 찾아온 친구에요,죄송합니다!페를 끼치게 됐네요.>
<괜찮아,방이 하나 더 있으니 옆방에 같이 묵게나~>
할머니는 아마도 선우가 날 안던 모습을 보고 우리가 연인인줄로 착각한 모양이다.나는 그것에 대한 해명을 하지않았다.

선우는 구석쪽에 조용히 자리잡고 앉아있다. 침울한 얼굴표정을 하고는 고개를 숙이고 무슨 생각에 잠겨있는듯했다.

인자하신 할머니는 나랑 선우가 묵게 된 방에 낡았지만 깨끗한 요를 펴고 그위에 알록달록한 무지개 무늬의 이불을 곱게 펴주셨다. 그리고 이불과 세트로 보이는 베개 두개까지 가지런히 놓아주셨다.

선우와 나는 할머니가 준비해주신 방안에 들어간후 멀리 떨어져 서서는 멀쭉히 서있기만 했다.
선우가 먼저 말을 꺼낸다.
<이미 늦었으니 빨리 자고 내일 다시 얘기해보죠.> 이렇게 정색하고 차가워 보인적이 없었던지라 이런 선우가 낯설기도 했다.
나는 선우의 말에 대꾸를 하지않고 방안에 있는 작은 창문쪽으로 걸어가 창문을 열어보았다.
밖에 하늘에는 반짝거리는 수많은 별들이 보였다. 나는 창가에 자리를 잡고 앉아 별을 감상하려고 했다.
<창문을 그렇게 열어놓고 밤에 모기반찬이 될려구요?!>
투덜대는듯한 말투였지만 일리가 있는거같아 나는 다시 창문을 닫고 대신 외투를 거치고 밖으로 나갔다.
선우도 뒤따라 나온다.그리고는 내옆에 자리잡고 나란히 앉아있는다.

우리둘은 그렇게 마당 베란다에 자리잡고 앉아 아무말없이 조용히 하늘의 별들을 쳐다보았다. 무엇땜에 여기에 올라온건지,무슨 생각을 하고있는건지 서로에게 묻지않았다.
이처럼 자연과 밀접한 공간에서 조용하게 별구경을 하고 있으니 이또한 마음이 편안하고 평화롭기 그지없다.

<소은씨...피곤하지않아요?>

<아니요,하나도 안피곤해요,이뻐요>

<네?>

<별이요~선우씨는 이렇게 많은 별을 본적 있어요? 나는 어릴때 본 기억이 희미하게 나는데 커서는 한번도 못봤어요,너무 이쁘지않아요?>

선우는 내말을 듣더니 나에게 묻는다.<여기 별 구경하려고 올라온거에요? 저밑에서도 구경할수있었을텐데,그리고 그렇게 오고싶었으면 나를 기다렸다 같이 올라올것이지 혼자 이늦은밤에 여자가 겁도없이...>

<아니에요,여기서 별구경 할수있다는거는 지금 발견한거에요, 여기 올라온건...> 갑자기 선우는 내가 하려는 뒷말을 끊더니 음성을 높이며 격분해서 말했다.
<들어가서 자요,오늘은 아무생각하지말고 그냥 쫌,제발~>

<왜 그래요? 놀라게...>

<너무 겁났어요.나는 소은씨가 안좋은 생각으로 산에 올라왔나해서...걱정되고 또 걱정돼서 그만 나두 모르게 화가 난거같아요.미안해요,놀라게해서...>

선우는 내가 극단적인 생각을 하고 이리로 온줄 알았나보다. 어찌 그런 생각까지 했을가,이토록 나를 생각해주고 걱정해주는 선우가 조금은 안쓰럽다.
극단적인 생각을 하고 최악의 선택을 했을거면 이미 몇년전에 일어났을 일이다.

배에서 꼬르륵하는 소리가 들린다.내가 아니라 선우의 배에서... 아마도 여태 저녁도 먹지 못한거 같았다.
나는 얼른 방에 들어가 대추를 들고 다시 나왔다.
<지금 이것밖에 먹을게 없는데 이거라도 먹어요.>
<하,이 대추였구나.>
선우는 여기를 찾을수 있게 된 원인을 알려주었다.

사람들에게 벌어지는 모든 일에는 그이유가 있는거같다.
내가 지나가던 길에 우연히 사게 된 대추는 선우를 여기까지 오게 만든 징검다리 같은게 아니였을가 생각된다.

선우는 대추를 맛있게 먹고 있었고 나도 하나를 들고 반쪽을 물었다.

음,달콤하다~


밤은 점점 깊어가고 새벽이 다가오고있고 조름이 몰려오는지라 방에 들어가기로 했다.
이좁은 방에서 둘이 어떻게 자리배치를 해야 할지 난감했다.
결국 선우의 양보로 따뜻한 이불자리는 내가 독차지하고 선우는 외투를 덮고 창문쪽으로 멀리 떨어져 누웠다.
다행이 온돌바닥이 따뜻해서 이불을 덮지 않아도 추울거 같진 않았다.그래도 선우한테는 미안했지만 주무시고 계실 노인들에게 이불을 더 달라고 할수도 없는 일이였다.
나는 뒤돌아 누워있는 선우에게 나의 외투도 더 덮어주었다.선우는 나의 인기척에 소리에 어깨가 살짝 들리더니 다시 조용히 움직이지않고 그대로 누워있었다.
그리고 아무말도 없었다.그렇게 누워서 얼마 안지나 나는 잠이 들었고 서로 등을 마주보며 반대방향으로 누웠던지라 선우는 언제 잠들었는지 모른다.

이튿날 아침,
눈을 뜨니 바로 내눈앞에 나를 뚫어져라 바라보는 선우의 눈빛이 따갑게 보였다.
선우는 내가 눈을 뜨자 바로 눈길을 피하고 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갔다.
선우가 나가면서 문을 닫는 소리가 들린 뒤에도 나는 멍하니 그대로 누워있은채 혹시 지금 모습이 엉망이지 않을가 하는 이상한 걱정까지 들면서 아침부터 얼굴이 붉어오는 현상이 나타나게 되였다.


산속의 맑은 공기가 시원하고 두눈에 정기가 돋게 만든다.반면에 선우는 잠을 설친건지 눈가에 피곤함이 가득해보였다.
할머니는 아침일찍 따뜻한 밥상을 차려주시고 할아버지와 둘이서 나가셨다.
나와 선우는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직접 재배하신 유기농 채소들로 만들어진 아침밥을 먹을수 있었다.
저녁에 머물게 한것도 고마운데 이렇게 따뜻한 아침밥까지 챙겨주시는 고마운 분들이다.

할아버지는 등에 바구니를 메고 할머니의 손을 잡고 멀리서 걸어가신다.허리가 구부정하고 두손을 꼭 잡고 서로를 부추기며 걸어가시는 뒷모습이 너무나도 따뜻하고 행복해보인다.

어느해 어느달 어느날에도 서로에게 의지하며 지탱할수 있는 그런 사람이 곁에 있다는건 얼마나 행복한 일일가!
추천 (7) 선물 (0명)
IP: ♡.85.♡.131
스마일87 (♡.120.♡.65) - 2017/05/21 15:09:08

좋은 날 좋은 글 잘 보고 갑니다.
산속에 거주하는 할아버지 할머님은 누굴까요? 소은이가 선우의 맘을 외면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카풋치노 (♡.85.♡.131) - 2017/05/21 21:14:44

산속의 노인부부는 ...ㅎㅎ
다음집에서 또 뵐게요^^
스마일님 댓글과 추천 자주 남겨주시고 정말 고맙습니당!
좋은 저녁 보내세요 ㅎㅎ

착한남자88 (♡.153.♡.153) - 2017/05/22 07:20:46

잘 보고갑니다. 다름편 기대되네요^_^

카풋치노 (♡.246.♡.150) - 2017/05/22 09:02:54

착한남자님,추천과 댓글 감사합니다^^
다음집에서 다시 뵙시당~

chunyup88 (♡.173.♡.198) - 2017/05/24 16:02:18

이야기 재미있게 보았어요.. 다음집 기다려지네요.. 작가님 부탁드려요..

카풋치노 (♡.85.♡.131) - 2017/05/25 06:38:28

감사합니다!
빠른시일내로 다음집으로 찾아갈게요,
좋은하루 보내세요^^

수니수니수 (♡.112.♡.123) - 2017/05/25 10:52:21

6집도 잘보고 갑니다~~다음집 궁금해요~^^

카풋치노 (♡.85.♡.131) - 2017/05/28 07:19:03

ㅎㅎ 담집에서 봐요~

haochun62 (♡.58.♡.59) - 2017/05/25 12:27:47

멋지네요 잘읽고 갑니다 ㅋㅋ

카풋치노 (♡.85.♡.131) - 2017/05/28 07:19:53

감사합니다!자주 들러주게요~ㅎㅎ

마트로시카 (♡.27.♡.193) - 2017/05/29 14:46:19

재밌네요. 다음집은 언제 올리나염? 기다리는중요ㅎㅎㅎ

카풋치노 (♡.85.♡.131) - 2017/05/29 21:37:38

지금 올렸습니다~ 재밌게 즐감하셨으면 좋겠네요^^

행운잎사귀 (♡.4.♡.66) - 2017/06/04 09:31:41

일땜에 바뻐서 이제야 봤네요, 역쉬~ 재밋게 잘 보구 갑니다, 7편두 나왓던데,6편 건너뛰고 7편보고싶은 맘 꾹 참고 6편 다보구 7편두 보러 갑니다,ㅎㅎ

카풋치노 (♡.246.♡.150) - 2017/06/06 12:33:10

매편마다 즐겁게 봐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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