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요한 인연(9)

카풋치노 | 2017.06.18 03:08:36 댓글: 17 조회: 4153 추천: 8
분류연재 https://life.moyiza.kr/mywriting/3394707
점심 휴식시간 Lin이 날 찾아와 얘기를 나눈다.

Lin은 낙관적인 성향을 지닌 사람이다보니 그와 같이 있으면 나도 한결 즐거워진다.

<선우랑 여행 잘 다녀왔어? 어제는 걔네들땜에 내가 정신이 없어 자기 못챙겼네~이해하지?ㅎㅎ>

<괜찮아요.> 그녀에게 웃어보였다.

<그나저나 이제 그럼 선우랑 다 간거맞지?>

<네?>

남녀사이를 다 갔냐고 묻는건 즉 갈데까지 갔다는건 그런 깊은 애정을 나누는 사이가 됐다는 뜻이다.

Lin이 그런 오해를 한것도 이해가간다.호텔에서 둘이 같이 있는걸 마주치고 게다가 아침을 같이 먹고있는 현장을 봤으니...



<저의 그런 사이 아니에요.> 나는 쑥스러운 미소를 지어보였다.

<엥? 아니야? 머야! 김선우~ 얼굴 잘생기고 능력있고 하면 머해~ 여행까지 따라가서 아직도 못꼬신거야! 머한거야 얘는~괜히 나만 덩달아 좋아했네.>

민망하기 그지없다.

<내 친구라서 하는말이 아닌데...아,내가 얘기했었나? 선우랑 나 동창이야, 그리고 어제 봤던 그 여자애랑도~걔네둘이 대학교때부터 사귀던...허허...머 그랬지, 다 지나간 일이지만 ~>

<왜 헤여졌어요?> 나도 몰래 생각없이 질문을 던졌다.

<음...필업하고 장거리 연애를하다 ,식어진 감정,풀기힘든 오해, 그리고 다툼,그러다 끝~ 남녀사이란게 다 그렇지머,그 둘이 인연이 아닌거겠지,서로에게 더 어울리는 짝이 있어서 그런거아닐가~> Lin은 그런 얘기를 하면서 나에게 의미심장한 웃음을 짓는다.



대학시절부터 사귀여 졸업하고 각자 다른 도시에서 살게되여 장거리 연애를 하다 시간이 지나니 감정이 식었다는것,어느쪽이 먼저 냉담해지기 시작한건지는 모르겠으나 둘사이에 오해가 생겨나서 결국엔 풀지못한채 얼굴을 붉히고 헤여졌다...라고 종합해보았다.상세한 내막은 알수없으나 대략 그런뜻인거같다.



<담에 같이 밥먹자,셋이서 ~>

그녀가 선약을 한다.

회사에선 나름 관계가 좋은 직장동료지만 개인적인 만남은 한적이 없었는데 선우와의 연결꼬리로 이제 Lin과 한층 가까워지는 관계가 되는것이다.선우의 안면때문에라도 거절할수없다.

그리고 그녀는 웃음을 멈추고 정색해서 다시 얘기한다.

<내 친구라서 알고 하는 말인데,아주 오래동안 선우가 어느 여자한테 신경쓰고 관심갖는거 못봤거든,근데 갑자기 여자한테 신경쓰더라고~그 상대가 착한 우리 소은이라 내가 또 힘껏 지원해줬지~>나에게 윙크를 살짝하면서 계속해서 얘기한다.< 선우는 자기가 옳다고 생각하고 마음 먹은일에는 최선을 다하는 애야,물론 사람을 대하는것도 마찬가지고, 그러니 내말은 소은이한테 마음을 주는거라면 진심일테니까 제대로 잘 생각하고 좋으면 좋다,아니면 아니다 라고 명백하게 하고 지내는게 좋을거야, 내친구가 다시 상처받는 일은 없었으면 해...>



받아들이던지 아님 거절하던지 태도를 분명히하라는뜻이다.상대방의 의도가 분명할때 이것도 저것도 아닌 두리뭉실한 태도로 대하는건 상대방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특히 남녀간의 관계는 더 명백해야한다.



저녁 잠자리에 들기전 휴대폰을 들고있는데 선우에게서 전화가 왔다.



<머해요?>



<자려구요.>



<그럼 끊을게요.일찍 자요.>



<괜찮아요.무슨일이에요?>



<하하...>



<왜 웃어요?>



<좋아서요.소은씨가 나랑 통화하고 싶어하는거같아서...>



<내가 언제 ...별일없으면 끊어요.>



<잠간!>



<왜?>



<왜?! 말이 짧아지는데...?>



<내가 언제요? 선우씨가 막 이상한 소리를 하니까 급해서...>



<어,긴장했던거에요? 좋은 현상이네,나한테 긴장된다~ 아하,오늘 잠을 다 잤네~>



<끊어요,잘거에요.>



전화를 끊었다.

그러나 바로 문자가 왔다.



_ 잘자요~좋은꿈꾸세요^^



짧은 메시지이지만 오랜만에 받아보는 속삭임같은거다.나는 밤새 꿈을 꾸지않고 편안한 잠을 잤다.





이튿날 아침 출근길에 선우는 여전히 기다리고있었다.

나는 거절할 이유도 없이 이제는 스스로 올라탄다.



<선우씨,저 부탁이있는데요.>

<머든지 말해봐요.>

<지훈이 부모님 뵙고싶은데...>

<알았어요,내가 자리 마련할게요.>





그리고 이틀뒤,선우가 잡아준 약속일자가 찾아왔고 퇴근후 나는 부리나케 약속장소로 갔다.

아줌마가 도착하기전에 미리 먼저 가서 기다리는게 좋을거같았다.선우가 데려다준다고 했지만 나는 혼자 찾아가기를 원했다.



선우가 마련해준 만남의 장소에 도착해서 조용한 구석쪽에 자리잡고 앉아 음료수를 시켰다.

시원한 탄산수를 꿀꺽꿀꺽 들이키며 긴장한 마음을 가라앉히려한다.



지훈이 식구들과 헤여진지 20년이 지났다.

내기억속에 아줌마의 모습을 떠올려보았으나 잘 생각나지 않는다.

약속시간이 거의 다 됐을때 가게문을 열고 들어오는 50대중반의 여성이 눈에 띄였다.

그여성을 보는 순간 신기하게도 오래전의 익숙했던 얼굴이 다시 생생하게 떠오른다.

흘러간 세월속에 초췌하고 늙어버린 모습이였으나 한눈에 알아볼수있는 친근했던 아줌마의 얼굴이다.



인간은 결코 혼자살수없다.

내가 아무리 독립성이 강하고 오래동안 혼자 사는게 습관이 돼있다고하나 결국엔 사람들의 울타리를 벗어날수없고 그 울타리에 다시 들어서게 된다.

그리고 그속에서 허덕이며 살아간다.





세월이 가면 가슴이 터질듯한

그리운 마음이야 잊는다 해도

한없이 소중했던 사랑이 있었음을

잊지 말고 기억해줘요





가게에서 틀어놓은 잔잔한 발라드곡이 내귀에 속속 들려온다.



어린시절 엄마처럼 느꼈던 아줌마를 향해 걸어간다.

나를 알아보고 눈빛이 마주쳤을때 아줌마는 미소를 보이시며 두팔을 크게 벌려 나를 껴앉아주신다.

따뜻하고 포근한 가슴에 다시 안겼을때 나는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엄마의 품을 다시 찾은 기분이였고

서로 부둥켜안고 부풀어오르는 감정을 가라앉히려했으나 흐르는 눈물은 참을수가 없다.

마주보고 앉아있으니 너무 감격스러웠으나 무슨 얘기를 해야할지 몰랐고 아줌마의 부드러운 목소리를 듣고있으니 떠나간 그사람이 또다시 그리워난다.

세월이 많이 흘러 서먹함이 없진 않았으나 내손을 꼭 잡아주시는 따뜻한 손길에 마음이 복잡하고 목이 메인다.



지훈이의 물건들을 정리하다가 나의 존재를 알게되였고 지훈이와 나 사이를 알게 되였을때는 이미 이런 결과가 되여 가슴이 아팠단다.

이처럼 좋은분인줄 알면서 겁만 내고 주춤했던 자신이 부끄러웠고 어려서 헤여지고 찾아뵙지 못했던것도 미안했다.

나는 미안하다,미안하다, 아줌마앞에서 고개만 떨구게 되였다.

그러는 나를 머가 미안하냐고 바보같은 아이라고 달래주시며 이제부터 가족처럼 지내보자며 집에 자주 놀러오란다.



아줌마와 전화번호 교환을 하고 서로 살고있는 집주소를 주고받았다.

사실 아줌마가 보내준 주소는 아주 오래전부터 알고있었던 주소였지만 이제 정식으로 다시 그집에 초대받은것이다.





아줌마와 헤여지고 아줌마의 뒷모습이 보이지않을때까지 서서 기다리다 뒤돌아섰다.

누군가 귀에서 속삭인다.

(잘했어,이소은~)



세상은 나에게서 소중한걸 앗아갔지만 다른 무언가를 선사해줬다.아픔을 같이 보듬어줄 가족을 선물해주었다.



고개를 들어 하늘을 쳐다본다.그리고 마음껏 웨치고싶다.

이제 나는 앞을 향해 마음껏 달려갈 준비가 되여있다고. 그곳이 어디든,그게 무엇이든...



지나가던 옷가게앞에 멈추어서서 투명한 거울속에 비치는 자신의 모습을 쳐다보았다.

평범한 옷차림 ,평범한 헤어스타일,늘 차가운 표정...

도대체 이런 나에게 머가 끌렸던걸가?

지금 또 이렇게 나를 향해 걸어오는 선우에게 의문이 든다.



다가오는 선우에게 환한 웃음을 보이니 나의 태도에 의아해하는 눈치다.

허나 기분이 좋아보이는 나를 지켜보며 자기도 좋아한다.

<잘 만나셨어요?>

나는 미소를 지으면 고개를 끄덕이며 응답했다.

<그럼 우리 축하의 의미로 맛있는거 먹으러갈가요?>

선우가 제안한다.

<좋아요,오늘은 내가 살게요.>

요즘 선우랑 같이 하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많이 얻어먹기도했다.

<무슨 좋은걸 사줄려구?>

<머 먹구싶어요?>



갑자기 선우의 휴대폰이 울렸다.

선우는 통화를 하는 도중에 나를 계속 쳐다보며 휴대폰에 대고 말한다.

(오늘은 안돼.못가...그래)

그리고 전화를 끊는다.

누군가 선우를 찾는듯하다.

통화를 끊낸 선우는 아무일없다는듯이 날 향해 웃어보이며 어디로 갈건지 물어본다.



우리는 먹을 음식을 정하고 그리로 향해 걸어갔다.

휴대폰이 또 울린다.이번엔 내 가방에 들어있는 곳에서 울린다.



휴대폰화면에 Lin의 이름이 적힌걸 보더니 선우는 이마살을 찌푸린다.



<혹시 지금 선우랑 같이 있어? 나 부탁할게 있는데 걔랑 같이 이리로 와주면 안될가?>



나는 Lin과 통화를 끝내고 선우를 쳐다보았다.



<가야겠죠?>

<휴~미안해요,오늘은 밥 못얻어먹겠네,내일 저녁같이 먹읍시다.>

선우는 실망스러워하며 얘기한다.

<오늘 같이 먹음되죠, 저두 같이 가요, 언니가 저도 요청하던데요.>

<네?정말 그래도 돼요?>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웃어보였다.



그렇게 사람이 많고 북적이는 곳에 잘 가지않는다. 요청을 받은적은 있지만 그런 분위기를 좋아하지않아 피하곤했다.

그러나 오늘은 웬지 이사람과 같이 가는거라면 나쁘진 않을거같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가 도착한곳은 선우의 친구들이 모인 파티장소이다.

그곳은 고급스럽게 꾸며진 인테리어와 은은한 조명이 비치는 화려한 고급빠였다.

2층 단체석에 올라가니 그곳에는 이미 많은 사람들이 모여 술을 마시며 웃고 떠들며 얘기를 나누고있었다.

한쌍의 예비부부를 위한 파티였던것이다.



선우와 내가 들어서자 사람들이 우리를 발견하고 하나둘 시선이 우리한테 쏠리기 시작했다.



사람들이 많고 시끌벅적한 음악이 들리는 곳에 들어서니 내 몸이 굳어버린다.그런 나를 발견하고 선우는 내 귀 가까이에 입을 대고 낮게 얘기한다.

<지금이라도 안늦었어요, 뒤돌아가버릴가요?>

나는 아무말도 하지않고 그대로 문어구에 서서 멈칫거렸다.



이때 우리를 발견한 Lin이 내손을 끌고 안으로 들어간다.선우도 어쩔수없이 같이 들어섰다.



<잘했어~역시 자기는 능력자야, 친구애들이 다 못불러 온 선우를 데리고 왔으니, 너무 이뻐 ~ 여기는 저번에 봤지,이인화,오늘의 주인공~여기는 이소은...>

Lin은 이쁜 그녀를 나에게 소개시켜준다.



머리에서 발끝까지 신경써서 치장한 그녀는 귀티나는 화이트 드레스를 입고있다. 여자인 내가 봐도 너무 매력적인 모습이다.

그런 그녀가 나를 쳐다보며 예쁘게 웃는다.

<소은씨,반가워요~Lin한테서 들었어요.와줘서 고마워요.>

그리고 그녀는 선우를 바라보며 예쁜 미소를 짓는다.

< 와줘서 고마워.>



<어 그래.> 선우는 대수롭지 않게 대꾸한다.



그녀들이 얘기를 나누려하자 선우는 잠간 실례한다며 무안해하는 두여자를 뒤로한채 내 손을 잡고 사람들 틈을 비집고 들어간다.

사람들은 선우와 내가 손잡고 곁을 스쳐지나갈때마다 크게 웃으며 선우와 인사를 나눈다.

여기있는 모든 사람들은 선우와 다들 잘 아는 사이이거나 친구인거같다.



선우는 소파에 나를 앉히더니 샴페인 두잔을 들고왔다.



<딱 5분만 있다가 나가는거에요, 이거 한잔 마시고 ...>



선우는 자신의 샴페인잔을 들어 내잔에 건배한다.

<Cheers!>





<김선우,청순한 이아가씨는 누구야?>

<조용히 가서 술이나 마셔.>

<여전히 쌀쌀하기는...>

남자 1호가 가더니 여자 1호가 다시 온다.

<선우씨,오랜만에용.자주 좀 놀러다니고 그래용>

<허허,워낙 흥취가 없어서...>

더이상 응대를 하지않으니 가버린다.



그뒤로도 남자 2호 3호...여자 2호3호4호...끊임없이 사람들이 선우옆에 앉아 얘기를 한다.

선우는 나에게 영향을 끼칠가바 그러는지 소파에서 일어나 사람들을 데리고 가운데로 나가 얘기를 나눈다.



모두들 하나같이 꾸민듯 안꾸민듯 고급스럽고 화려한 차림새들이다.

여자들은 우유빛처럼 하얀 얼굴을 하고있고 남자들은 매력없이 다들 젊고 잘생겼다.



내자신을 내려다보았다.

아줌마를 만나느라 나름 차려입었지만 이곳과는 전혀 어울리지않는 소박한 옷차림, 매일 비비크림만 바르고 다니는 얼굴...



여기는 어디? 나는 누구? 내가 왜 여기에 있는거지?...



이곳은 들어서는 순간부터 내가 발을 디딜곳이 아니라는걸 느꼈었다.



조용히 옆으로 걸어 출구를 향해 빠져나갔다.



어두운 밤이지만 바깥공기를 마실수있어 너무 좋았다.



<이소은씨!>

뒤에서 이쁜 목소리가 나를 부른다.

<이인화씨?...>



<갈려구요? 선우가 서운해할텐데...>



나를 따라 나온 이여자의 의도가 멀가 궁금하다.



<선우가 잘해줘요?>

잘해준다~ 고 얘기해야되나?

그러나 그녀는 내 대답 같은건 필요하지않았다.

내가 대답도 하기전에 다음 질문을 한다.

<선우랑 저 사이에 일은 알고있죠?>

그래,안다. 그녀는 역시나 내가 대답하기를 바라는건 아니다.

<선우랑 잘 해보세요.애가 좀 까칠할때가 있긴한데 자기사람한테는 정말 잘해주는 사람이에요. >

다들 선우가 까칠하다고 하는데 왜 나는 그런 느낌을 못받았을가?

<저 드뎌 시집가요,속이 다 시원해요,그런 기분 알아요? 너무 추워서 앞에 있는 문을 두드렸는데 안에 있는 사람이 아무리 두드려도 문을 열어주지않는거에요,

그래서 다른 문을 찾아서 바로 들어갔죠,얼마나 후련하겠어요? 맞아요,내가 선우를 차버렸거든요.>

그런 얘기를 하면서 나를 향해 활짝 웃어보인다.



Lin의 친구인 이여자도 Lin못지않은 성격을 하구있구나...처음에 봤을때 선우앞에서 조심스럽게 굴던 모습과 너무 다르게 보인다.



<이인화,지금 머하자는거야?>

선우가 나타나며 인화에게 굳은 표정으로 말한다.

<칫! 내가 머~ 니애인 잡아먹을가바 겁나냐?>



<그냥 내가 안에서 답답해하니 괜찮냐구 물어본거에요.> 나는 인화를 대신해 얘기했다.

내 얘기를 듣더니 선우가 의심스럽게 쳐다보더니 말한다.

<이제 가요.>



<내가 머 어쨋다고?! 축하파티에 왔다 화만 내구 가냐!> 인화는 화난 어구로 말하지만 내 귀에는 그녀의 서운함이 들렸다.



인화의 얘기를 듣더니 선우는 가려는 걸음을 멈추고 인화한테 가까이 간다. 그리고 그녀를 쳐다보더니 한참뒤 입을 연다.



<이인화, 축하한다, 행복하게 잘 살아.>



조금전 태도와 달리 선우는 지금 부드러운 목소리로 진심을 담아 그녀를 축하해주고있다.

인화의 눈에서 보일락말락한 눈물이 담겨있다.선우도 보았을가?

내 눈에는 보인다.선우의 축하를 받고 드러난 그녀의 슬픔 같은것을...



그둘과 조금 떨어진 거리에서 두사람의 모습을 지켜보았다.

저둘이 이루어졌다면 남들 눈에는 너무 잘 어울리는 선남선녀 커플이였을거다.

그러나 인연이 아니면 헤여지는게 어쩌면 세상의 이치인가보다.







선우와 나는 그곳을 떠나 천천히 밤길을 걸었다.

가을 저녁이라 제법 쌀쌀하다.

우리둘은 말이 없이 조용히 걷고있다.



갑자기 나의 재채기가 침묵을 깬다.

선우는 멈춰서서 자기의 외투를 벗어 나에게 씌워준다.



<아..안그래도 돼요.괜찮아요.>

나는 무지무지 쑥스러웠다.



선우는 내말을 무시하고 코트 젤위에 단추까지 잠궈주려고 한다.

그러나 내가 원래 얇은 외투를 입고있었던지라 외투위에 외투를 입히고 단추를 잠구려니 잘 되지않아 괜히 안깐힘을 쓰고있다.



<안잠궈도 되는데...> 나는 나지막한 소리로 얘기했다.



계속 잠구느라 애쓰고있을때 선우의 두손이 내볼을 스켜지났다.

그러자 선우는 당황해서 바로 손을 내린다.

손은 내렸으나 얼굴이 내얼굴과 너무 가깝게 마주하고있다.

선우가 고개를 쳐들자 코와 코가 맞닿일 정도로 우리사이의 거리가 가까웠다.

그러나 선우는 피하지않는다.



그대로 서서 천천히 아주 천천히 가까운 거리에 있는 자기의 입술을 내 입술에 댄다.

선우의 입술이 닿은 순간 나는 불꽃이 튕겨 온몸이 타오르는거같았다.



키스는 마음을 움직이는 가장 힘쎄고 위독한 도둑이라는 말이 있다.



그리고 키스를 하는 부위마다 담겨있는 의미가 있다고 한다.





그중 입술에 하는 키스는...



당신을 깊이 사랑한다 는뜻이다...
추천 (8) 선물 (0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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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유기사랑 (♡.162.♡.249) - 2017/06/18 22:15:57

덕분에 좋은 글 잘보고 있어요...댓글은 잘 달지 않아 미안하구요..대신에 추천!!

카풋치노 (♡.246.♡.150) - 2017/06/19 09:25:34

찾아봐 주신것만으로 정말 감사하죠ㅎㅎ
댓글,추천 이렇게 가끔 남겨주신것도 너무 고맙습니다^^
좋은 한주가 되세요!

핑크빛바램 (♡.162.♡.2) - 2017/06/19 08:36:17

잘보고 갑니다....선우랑 쭉 이쁜 사랑이야기를 이어갔으면 좋겠어요

카풋치노 (♡.246.♡.150) - 2017/06/19 09:28:59

선우와의 사랑 응원해줘서 감사해요^^
사랑이야기는 항상 잘되기를 바래는 마음이 큽니다,저도 물론이구요 ㅎㅎ
즐거운 한주 보내세요!

월청 (♡.58.♡.117) - 2017/06/19 10:40:01

참 잘보고 갑니다. 좋은글 보여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카풋치노 (♡.85.♡.131) - 2017/06/19 19:27:24

댓글 주셔서 감사합니다!
끝까지 잘 부탁합니다ㅎㅎ

착한남자88 (♡.39.♡.249) - 2017/06/19 11:37:08

덕분에 재미나게 보고 갑니다.

카풋치노 (♡.85.♡.131) - 2017/06/19 19:29:30

마지막까지 많은 응원바랍니다 ^^
좋은 저녁되세요~

행운잎사귀 (♡.4.♡.66) - 2017/06/19 14:03:52

소은씨와 아줌마의 만남 ,참 애틋하고 가슴이 짠했어요,,소은이가 안되 보이기도 햇고,,아픈 시련을 이겨내고 선우와의 좋은 인연이 됬음 좋겟네요,,이번집도 잘보구 갑니다, 글 솜씨 짱 !! 긴 문장을 잼있게 쭉쭉 읽어내려갔네요,

카풋치노 (♡.85.♡.131) - 2017/06/19 19:34:04

행운잎사귀님도 짱짱!!
매번 추천에 댓글 남겨주셔서 너무 감사해요^^끝까지 함께가요☆

수니수니수 (♡.36.♡.56) - 2017/06/20 07:10:27

ㅋㅋㅋ 잘보고 갑니다. 드뎌 키스를 햇네요 ㅋㅋ

카풋치노 (♡.246.♡.150) - 2017/06/20 09:02:09

ㅎㅎ 달달하게 ~ 들려줘서 감사해요^^

스마일87 (♡.120.♡.65) - 2017/06/21 13:44:23

드디어 로맨스가 시작되나요? 짝사랑은 항상 힘들죠.여자도 남자도

카풋치노 (♡.246.♡.150) - 2017/06/21 15:49:25

ㅎㅎ 힘든 사랑이 좋은 결실을 맺었으면 하는 바램이네요.
오늘도 추천댓글 감사합니다!^^

chunyup88 (♡.173.♡.198) - 2017/06/29 09:08:12

현실 생활들과 아픈 기억들이 새록새록 생각나게 하는 좋은 글 ... 잘 보았어요..

카풋치노 (♡.156.♡.120) - 2017/06/29 21:46:42

현실속에는 아픈 기억들이 빨리 완치되여 즐거운 시간들로 가득하면 좋겠네요..
들려주셔서 감사합니다 ^^

moyola112 (♡.193.♡.208) - 2017/06/30 21:53:16

1집 부터 재밌게 잘 보았습니다. 달달한 로맨스 기대할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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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이자 모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