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타리 4

탈무드999 | 2017.08.09 09:02:22 댓글: 3 조회: 2791 추천: 2
분류연재 https://life.moyiza.kr/mywriting/3434915
인간에게는 보이지 않는 울타리가 잇다.인정하든 않하든간에.어떤이는 그 울타리속에서 만족을하면서 살고 어떤이는 그 울타리를 벗어날려고 날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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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정신을 다른데 쏟앗다.그녀를 잊으려고 책을 보았고 타자를 배웠다.이를 악물어야 했다.살아나야만 했다.생활비때문에 다시 회사를 찾아야 했다. 개인건축회사를 찾아 출근을 했다.다행이 95년도 건축전업은 회사찾기가 쉬웠다. 미친듯이 일을 했고 책읽고 타자를 배워고.
또 반년이 지났다.겨울은 어김없이 찾아온다.그해 겨울은 유난히도 추웠다.한국대기업 H회사 사장이 연길에 면접하러 왔다가 귀를 얼궛다고 한다.나는 면접을 봤고 운이 좋게 한국대기업에 입사하게 되였다.설 쇠고 상해있는 회사로 오라고 한다.그해 설은 정말 돈도없이 개똥같이 지냈다.
상해로 가는날 형수가 돈 1500원 줬다.부모님이 돈 1500원 줫다.비행기표를 사고 옷둬견지 사넣고 돈 300원남앗다.물건이라곤 별로 없기에 가방도 별로 차지도 않앗다.비행장에 가니 재수없게도 비행기가 세시간 완댄됐단다.핸드폰 없는 세월이기도 하지만 회사번호밖에 없으니 저녁에 받을리가 만무하다.표 삿으니 안탈수도없다. 도착하니 새벽 두시라 마중나온다던 사람도 없다.하긴 세시간 늦으면 기다릴리 만무하다.돈도 없고 갈데도 없으니 비행장에서 쪽잠을 자기로 했다.춥기도 했다.무슨놈의 얼어죽을 비행장이 이렇게 추운지.넘 추워서 가방에 넣은 옷까지 여러겹을 입었다.넘추우니 잠도 안왔다.멀뚱멀뚱~….잠간 잠들었다 깨고 또 눈 감고..또 추워 떨면서 깨고…
겨우 아침까지 기다렸다.여덟시까지 기다려서 전화를 치니 받는 사람이 있었다.연길에서 왔다고 하니까 받는 아가씨가 인츰 <<아~ 죄송합니다.엊저녁에 비행장에 갔다가 언제까지 완댄되는지 확인이 안된다 하여 직원들이 돌아왔대요.조금만 기다리세요.인츰 마중갑니다.>>연변말투다.암튼 반가웠다.
반시간 기다리니 이마가 벗어진 아저씨가 차로 마중을 왔다.<<안녕하세요.많이 기다렸죠?>>차에 앉아 가면서 거리와 건물이름을 잠간씩 안내해줬다.회사에 도착하니 한국기업이라 모두 조선족이다.대부분 고향이 연변이였고 흑룡강에서 온 조선족분들도 있었다.직원들과 통성명을 하고 좀 지나 사장님을 뵙고나오니 다시 차로 숙소에 데려다준다.상해교외쪽으로 QP라고 하는곳이다. 별장2층이였다. 새직원이 온다고 아주 깨끗하게 거둬져있었다.태여나 처음으로 숙소가 별장에 있을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다.방도 널직하고 침대 두개다.점심이 되니 직원들이 모두와서 직원식당에서 점심으로 삼계탕을 먹었다.정말 맛잇었다.촌놈이 처음으로 삼계탕을 먹고 별장에서 잠을 잔다.내 인생에서 잊혀지지 않는 하루다.
그때 첫달 월급이 3000원이였다.처음으로 이렇게 많은 돈을 받아봤다.감사했다.직원들도 사이가 좋았고 한국에서 오신분들도 다 착하시다.새로운 회사에 오니 배울거 많다.처음으로 멍텅구리 욕을 먹어도 좋기만 했다.배우기에 정신이 없었다.연변에서 DOS시스템에 WPS프로그램인데 여긴 WINDOWS3.0이다.엑셀과 워드가 있었다.그리고 HWP를 주로 썻다.연길은 상해보다 너무 많이 뒤쳐져있었다.
지금도 돌이켜보면 내 인생에서 정말 소중한 추억이다.그곳에서 많은 경험을 했고 내 인생을뒤바꿀 일처리방식을 배웠다.내 인생에서 제일 재밋고 자부심을 가진 직장이였다.아직도 한국에서 오신 김사장님을 잊지 않고 있다.내 인생을 바꿔놓은 감사한분이시다.내 부서에서 날 가르친 김과장님.멍텅구리라 욕을 했을망정 부드러운 핀잔이였고 언제나 아껴주셨다.제부서의 직원들을 절대로 한국직원들이 욕하거나 얼렁뚱땅 잔심부름 시키는걸 막아주셨다.
가끔 대화속에라도 한국사람들 욕하는 분들 많으시지만….난 언제나 이렇게 말하고 싶다.사람나름이라고.한국사람도 좋은 사람 나쁜 사람 있고…조선족도 좋은 사람 나쁜 사람있고…한족도 마찬가지다.배워주는 방식이 틀리지만 나는 한국분들한테서 기술을 배웠고 사무실일 하는걸 배웠다.지금도 내가 일하는 방식은 그때 배운그 방식이다.내 일생을 꿋꿋이 뒤받쳐준 배움은 여기서였다.세월이 흘러 그분들 얼굴을 다시 뵙지는 못해도 감사한 마음은 항상 지니고 산다.
첫달 월급 3000원받고 부모님께 2000원송금했다.회사전화는 마음대로 쓰니까 전화도 자주했다.선옥이 생각도 자주났지만 전화칠수는 없었다.그때 헤여지면서 한가지 맹세를 했다.절대로 빌붙지않고 살겠다고.그게 돈이든 권세든 사랑이든말이다.
97년도가 되였다.돈이 되니 집으로 설쇠러 갔다.아직도 세집이다.다른집으로 옮겼을뿐이다.부모님은 쪼꼬만 세집에서 내가 오니 반가와서 어쩔줄 몰라했다. 세집식구가 작은 세집에서 같이 자니 행복했다.며칠 있다가 낮에는 들킬가봐 못가고 저녁에 자전거를 타고 선옥이 층집밑에 가봤다.불이 켜져 있었다.그녀집주위를 한참 서성이였다.혹시라도 내려다보지 않을가? 실날같은 희망을 걸로 주위를 맴돌았다.추워났다.공공전화로 칠가말라 둬시간넘어 고민하다가 발길을 돌렸다.또 한번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넘 보고싶었어.선옥아!이따가 돈벌면 다시 찾아올게. 맘속으로 다지고 또 다졌다.이상은의 시 <<그리워>>가 생각난다.
그리워 그리워 찾아와도/그리운 옛님은 아니뵈네.
들국화 애처롭고/갈꽃만 바람에 날리고
마음은 어디고 부칠곳 없어/먼 하늘만 바라본다네.
눈물도 웃음도 흘러간 세월/부질없이 헤아리지 말자.
그대 가슴엔 내가/내가슴엔 그대 있어
그것만 지니고 가자꾸나.
그리워 그리워 찾아와서/진종일 언덕길을 헤매다 가네.
추천 (2) 선물 (0명)
IP: ♡.208.♡.234
그대라는이유 (♡.242.♡.120) - 2017/08/09 10:15:18

아… 좋아했던 사람집밑에 가서 혼자 하염없이 바라만 보다가 돌아오는 그마음… 어느정도 알수 있을것 같아요…^^

장백산00 (♡.173.♡.17) - 2017/08/09 10:56:59

1회부터 잘보고갑니다..

xingfu9796 (♡.233.♡.181) - 2017/08/24 04:31:46

나쁜 사람 좋은 사람 다 사람 나름...동감이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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