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푼젤”
얼마전 사촌언니네 집에 놀러갔다. 근데 오래동안 못 봤던 사촌동생이 머

리를 묶었는데 허리까지 거의 온다. 사촌언니가 이렇게 말했다.
“지아야, 머리 아이 깎개?”
“엉덩이까지 기를거야.”
ㅎㅎㅎ 귀엽다. 엉덩이까지 기를꺼란다. 아예 라푼젤이 되려고 작정을 했다. 라푼젤은 외국만화에 나오는 긴 머리 소녀의 이름이다. 나는 머리 길면 덥기도 하고 무거워서 기르기 힘들던데 대단하다.

“왕벌”
어디가든 사촌동생 있는데는 정신 사나울 정도이다. 그애가 왕벌마냥 목청껏 떠들어대기 때문이다. 누가 목청 높은 작은이모 딸이 아니랄까봐. 큰 이모네집 사촌동생은 이모부를 닮아서 조용하고 음치더니 작은이모네집 사촌동생은 목청도 높고 음이탈도 안 한다. 퇴근하고 집에 오니 작은 이모네 사촌동생의 신발이 있길래 “지아 왔니?”하고 물으니 “언니^_^” 하고 달려오면서 활짝 웃으며 반겨주는 동생이 넘 귀엽다. 텔레비 안 볼때면 쉴새 없이 참새처럼 재잘거리기도 하고 왕벌처럼 떠든다. 유일하게 조용할때가 텔레비 볼때와 잘때다.

“사회자”
작은이모가 재롱잔치 연습하라길래 뭐 하는가 했더니만 재롱잔치 사회자란다. ㅋㅋ 귀엽다. 발음도 똑똑하고 목청도 높길래 시킨거 같다.
“안녕하세요 저는 사랑별 유치원 구름반 귀염둥이 입니다. 지금부터 우리들의 합창을 시작하겠습니다”
하하 상상만 해도 귀엽다. 중국노래 “새해 인사 드려요”와 한국동요 “하얀 나라”, “설날”, 영어동요 “손가락가족” 등을 불렀는데 너무나도 잘한다. 지금도 노래 잘 하는데 커서 더 잘 할거 같다.

“성실한 여장부”
사촌동생 지아는 여장부다. 뽈을 차기도 하고 놀음감차도 좋아하고 얌전한 모습이 없이 왈가닥이다. 비록 왈가닥이지만 안 되는건 안 되는줄 알고 어른들 말씀도 잘 따르고 지킬건 지킨다. 노트북건반을 빼먹었길래 누가 그랬냐고 물으니 지아가 그랬단다. 거짓이 없는 성실한 여장부다.

“노루”
앉았다 일어났다 한시도 가만있지 않고 깡충깡충 뛰어다닌다. 그래서 다리에 근육이 장난 아닌지라 안으면 무겁다. 될성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알아 본다고… 지금부터 저렇게 뛰어다니고 달리는 자세도 정확하니 이제 커서 운동 잘 할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