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사랑 (그 여자편)

목향수 | 2018.03.15 10:40:55 댓글: 3 조회: 2987 추천: 2
분류실화 https://life.moyiza.kr/mywriting/3575689
첫사랑 (1부)

2016.08.07

이 이야기는 실화를 바탕으로 현실속의 사례에 살을 붙여 재구성한것입니다. 현실속의 그 남자, 그 여자의 사랑이야기이기에 더 생동하게 느껴지고 마음에 쏘옥~ 와 닿을겁니다. 오래전부터 내 주위에 있는 친구들의 사랑이야기들을 하나하나 글로 작성해서 구수한 우리 연변말로 한편의 아름다운 글을 쓸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려서부터 문학을 좋아했고 나름대로 책읽기도 많이 좋아한 나였습니다. 하지만 좋아할 따름이지 잘하지는 못하였습니다. 정말 훌륭한 문장들을 보면서 나는 언제쯤 저런 참신한 단어와 아이디어들이 많이 떠오를까 내심 부러울때가 많았습니다. 지금도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제가 이렇게 이야기를 써보려고 하는 이 순간까지도 내가 과연 이 현실속의 멋진 사례들을 생동하게 꾸며낼수 있을까 고민입니다. 비록 그 어떤 값진 말과 멋진 말들로 내 글을 화려하게 포장하지는 못하겠지만은 내 마음으로 영혼으로 글을 쓰고 있으니 많이 응원해주시고 사랑해주세요! 그럼 시작하겠습니다! ^^

인터넷만남.. 그 여자편

2002년, 7월의 어느 무더운 여름날의 초저녁.. 20대청춘 남녀 들로 가득 채운 련역피시방안에서는 타각타각~ 자판기 두드리는 소리가 신나게 들려온다. 어떤이는 이어폰을 머리에 걸치고 흥겹게 머리를 흔들어대고 있고 어떤이는 두눈을 글썽이며 슬픈 표정으로 모니터를 바라보고 있고 또 어떤이는 전투장에 나가는 전사들의 기세마냥 게임에 올인을 하고 있다. 저기 카운터 바로 뒤쪽에 1호석에 앉은 소연이도 정색한 표정으로 한눈 한번 팔지 않고 컴퓨터 키보드 자판을 열심히 두드리고 있다.

사과처럼 동그란 얼굴에 어린시절에 놀던 다마알같이 맑은 눈동자를 가진 소연이한테는 며칠전부터 배우기 시작한 한글타자보다 더 재밌는 일이 없는거 같다. 7월의 더운 기운에 발가스레하게 물든 얼굴이 거의 자판기에 붙을 기세다. 한참동안 열심히 자판기를 두드리던 소연이는 문득 무슨 생각이 났는지 어깨넘어 길게 드리운 생머리를 귀너머로 넘기고는 혼잣말로 중얼거린다.



소연이는 급히 핸드폰을 꺼내들었다. 소연이가 좋아하는 핑크색爱立信핸드폰 아빠가 취직선물로 사준것이다.



통화를 끝낸 소연이는 핸드폰을 두손에 꼭 쥐고 지영이가 문자가 오기를 기다린다.

지영이는 소학교때부터 중학교때까지 쭈욱~ 한반에서 함께 공부하고 함께 자란 소꿉친구이다. 갸름한 얼굴에 반달같은 두눈을 가진 지영이는 비록 공부는 잘하지 못하였지만 예술방면에 소질이 많아 특히 노래를 잘 불러 예술학교에 진학하였고 졸업후 소학교음악교원으로 안배를 받았다. 잠시후 메시지 소리와 함께 지영이가 보낸 문자가 도착했다. 연변챗팅방...
소연이는 아주 느린 속도로 인터넷검색창에 한글자한글자를 입력한다. 온라인이 되였다. 소연이는 빙그레 미소를 지으며 회원가입을 시작한다.



소연이는 두눈을 지그시 감고 자판기위에 올려놓은 두 손으로 피아노를 치는 시늉을 내더니 다시눈을 번쩍 뜨고 아이디창에 이라고 입력한다.
( 그래 아침이슬... 이게 좋아. 짧은 순간임에도 자신의 티없이 맑고 깨끗함을 순수히 자랑하고 알리는 아침이슬..좋아 좋아.. )

드디어 연변챗팅방에 입장..

와~ 무슨 온라인 접속자들이 이렇게도 많은지
10대, 20대, 30대방부터 50대방까지..
먼저 20대방에 입장..

뭐야 근데 이게 뭔 욕설들을 이렇게 한다냐 쯧쯧.. 완전 욕하는 수준들도 대박.. 휴~ 참 인간들은 왜 이리 서로 물고 뜯고 해야만 하는지. 차마 볼수 없어서 30대방으로 입장 ..

입장하기 바쁘게 똑똑 떨어지는 수도꼭지의 물마냥 인사의 말들이 연이어 들어온다.



참 희한한 아이디들도 많다. 연변쌔쓰개, 앙까이 찾아삼만리. 연변깡패.. 등등
소연이는 한참을 멍하니 모니터만 쳐다보았다.
누구랑 말해야 될지 아이디를 보면서 선택중이다.
근데 이때 또 하나의 문자가 날아온다.



참 건방지다 . 이 아이디는 또 뭐야 아이디 자체만으로도 마음에 안든다. 얼마나 밝고 아름다운 세상인데 어두운 세상이라고~ 아니 그리고 남들은 다 아주 예의스럽게 안녕하세요 어디세요 라고 말을 건네는데 이 사람은 어이~ 가 뭐냐고.쯧쯧
그냥 무시해버리자!
연이는 어의없는 표정을 지으며 또다시 유심히 모니터를 쳐다보며 상대를 고른다. 아무리 타자연습이라지만 같은 값이면 재밌는 이야기로 오고갔으면 좋겠다. 그러면 시간도 빨리 가고 타자도 빨리 배울수 있으니까.
이런 생각을 하고 있을 무렵에 또 날아들어온 문자..



아 ~ 진짜 열받는다.
별 또라이 같은게 다 있네..
연이는 그냥 스쳐지나가려 하다가 내키지 않는 김에 한마디를 보낸다.



호호 ~ 시원하다 니같은 이런 예의없는 자들에게는 참지 말고 바로 말해주는게 나와 같은 정의로운 자들의 의무이지. ㅋㅋ
연이는 삐쭉 ~ 병아리처럼 입을 길게 내밀고 왼쪽 식지손가락으로 앵두같은 입술을 살짝살짝 두드린다.
이 또라이가 또 뭐라하네..



헐 ~ 이런게 바로 진짜 헐이다. 어의 상실이다. 아니 그냥 대화인데 뭐가 남조선말이고 뭐고 ... 참. 괴상한 사람이네.. 몰라몰라~ 내가 타자 배우려고 왔지 그냥 니같은 상대들을 대상하려고 온건 아닌데 ..
소연이는 머리를 절레절레 젓더니 다른 상대를 골라잡는다..
그런데 이놈의 으로부터 또 말이 온다.



연이는 괘씸하기 그지 없었다. 자신보다도 한살 어린 놈이 이렇게 영감님처럼 말한다는게 참 꼴불견이였다. 그래도 솔직함은 좋은거 같았다. 소연이는 장난기를 발동하여 똑같은 식으로 말을 보냈다.



웃음표까지 살짝~
니가 어떻게 내가 한살더 붙여서 말한거 알수 있을까.. 이렇게 말을 보낸 소연이는 혼자서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그랬더니 뭐라하나.. 이 자식



어쭈~ 이젠 내 이름도 짝짝~ 불러대고 참 못말리는 친구네.. 대학교 좋아하고 있네. 어쩐지 아무렇지도 않은 물음에 괜히 불쾌하다.

초중 2학년까지만해도 9개 반급에서 학년 50등안에 들었던 소연이였는데 3학년때부터 엄마가 외지로 돈벌러 간뒤로 학습성적이 마구 떨어져 2중도 아닌 3중에 간신히 붙을수 있을거라고 담임교원이 말했다. 결과적으로 생각지도 않던 위생학교를 졸업하고 연변병원간호사로 부모님이 취직시켜주었다. 부무님의 생각하면 항상 마음이 슬퍼지는 소연이다. 어릴적 룡정의 한 시골에서부터 자식을 출세시키겠노라 아글타글 번 돈을 한푼한푼 모아 자신들은 비싼옷 한벌 사입지 못하면서 하나밖에 없는 이 딸에게 모든것을 올인하셨다. 출근하면 직장사람들에게 짝지지 말라고 그 당시에는 그리 흔하지 않는 핸드폰도 사주셨다.이런 부모님이 늘 고맙기만 할뿐이였다. 조금만 공부를 더 열심히 잘했어도 내 실력에 충분히 좋은데 갈수 있었을련만 이젠 후회해도 소용없다.

연이는 시무룩한 표정을 지으며 힘있게 자판기를 두드린다.



다 치고나니 자신이 멍청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모르는 사람하고 내 신분까지는 밝힐 필요 없었는데.. 그것도 존댓말 해가면서까지... 바보. 멍청이..




이렇게 은 집에 일찍 가라는 마지막 말 한마디를 남기고는 사라져버렸다.

정말 마지막까지 가지가지 하는 자식이다. 말투가 어쩜 어린 영감님 같을까? 내가 늦게 가든 빨리 가든 니가 뭔 상관인데 아이고 걱정두 팔자여라.

이런 생각끝에 무심결에 카운터 윗쪽에 걸려있는 시계를 쳐다보니 저녁 8시가 넘었다.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됐나. 연이는 컴퓨터옆에 놓여져있던 핸드폰을 가방안에 넣고 컴퓨터전원을 끄고 일어난다. 그때에야 비로소 배속으로부터 신호가 울린다. 꼬르륵~ 연이는 카운터에서 결산을 마치고 나오자마자 택시를 잡고 급히 집으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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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 ♡.50.♡.152
벨리타 (♡.111.♡.148) - 2018/03/15 11:53:54

혹시 전에 글 수정본인가요???

여긴 하도 글을 마무리 안하고 끝내는 분들이 많아서

그글도 마무리 됫던지 기억 안나네요

제가 생각하고 잇는 글 맞다면 여자분 어느 병원 호사로 나오던데

아니라면 아는척 한점 사과드립니다

다음회 기다리겟습니다

목향수 (♡.50.♡.152) - 2018/03/15 12:03:35

맞습니다.. 기억해주시니 고맙습니다. 너무 오래전에 올려서 다시 올립니다.. ^^

모카카 (♡.163.♡.154) - 2018/04/12 00:24:26

한꺼번에 다 밨는데 너무 가슴 아픈사연이네요~ 진짜 해피엔딩 바랬는데 사람 인연이란거 정말~ 모르는일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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