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의 틀에서 벗어나련다.

창밖의풍경 | 2018.07.19 17:01:36 댓글: 14 조회: 2789 추천: 9
분류일반 https://life.moyiza.kr/mywriting/3681399

엊저녁, 퇴근해서 집에 가니 딸애가 문앞에서 맞아주는것이였다.

전날저녁 월경통으로 구슬땀을 뚝뚝 떨꾸며 아파뒹굴더니 어떠냐니까 오늘은 아프단다.

밥상에는 감자샐러드가 한접시 놓여있었다.

삶은 감자와 아보카도를 우유와 함께 믹서기에 갈고 완두콩을 삶아넣은, 이론상으로는 근사해보이는
요리였는데 실제로는 조금 비릿한 냄새가 났다. 그래도 해놓은 성의가 있는지라 아침에 출근할때 해놓은
잡곡죽과 함께 맛있게 먹었다.


방학이라
집에 있으니까 몸이 불편해도 저녁은 어떻게든 준비해놓으려는 모습이 가슴아프면서도 대견하다.
항상 철모르는 어린애취급만 해왔는데 딸애도 어느덧 책임감을 느끼는 성인으로 성장했다는것을 한층 더
실감하게 되였다.


일년전
딸애의 성년식에 참가했을때, 가슴속에 있던 큰돌을 내려놓는 느낌이였다.

비록 그런일은 없을테지만 혹시라도 내혼인에 위기가 다가와도 딸애때문에 근심하지

않아도 되겠다는 생각, 나나 남편이 혹시모를 불상사가 생겨도 딸애가 힘들겠지만 스스로 이겨낼수 있는
나이라는 생각...


남편과
, 그리고 딸애, 잠재의식속에 나는 나의 가족을 서로 받쳐주는 삼각형의 세변으로 생각하고
있었던것 같다. 한쪽 변이라도 무너지면 삼각형 전체가 흐트러져 버릴것 같은 위기감에 항상 긴장하고
노력하고 조심하면서 살았던 같다.


요지음
한비야의
바람의 , 우리땅에 서다 읽고있다.

일기체 형식으로 국토종단과정에서 보고 듣고한것과 자신의 느낌을 , 여행기라고도 할수 있고
인간세태에 대한 반영이라고도 할수 있는 비록 1999년에 초판,재판도 12년전이라 나온지 한참 오래된
책이지만 나에게 많은 느낌을 주는 책이다.


다른것은
제쳐두고라도 여자 혼자의 몸으로 걸어서 한국 남쪽끝으로 부터 북쪽끝까지 간다는
자체가 대단하고 부러운 일이다.


지금껏
살면서 크게 다른사람을 부러워 해본적이 없다.

한가지, 여행을 빼고.


방랑벽이
있는지 어려서부터 돌아다니기를 좋아한것 같다.

봄이면 친구들을 모아서 산이며 들로 돌아나니며 나물도 캐고 꽃도 꺽고...

심지어 가을이면 이삭주으러 먼곳으로 가기도 했다.


절대로
살림에 보탬이 되리라 생각했기 때문이 아니다.


돌아다니는것이
좋았고 자연이 좋았고 일상과 다른 그런 느낌이 좋았기 때문이다.


학생시절
, 휴일날 할일없으면 시내버스를 타고 종점까지 갔다가 다시 돌아온적도 있다.


스물네살
나던해 어느날 문득 다니던 직장을 때려치고 광동에 나온다 했을때

어머니는 뒷목을 잡았다. 시집가기도 늦은 나이에 낯설고 물선 광동으로 웬 말이냐고

일주일 꼬박 설전을 벌리고 눈물로 애원하고...

그런 어머니를 남겨놓고 결연히 떠나 광동으로 왔다.



그러나
3년후, 소개로 한고향사람인 남편을 만나 결혼하게 되였고 나는 가정이라는

삼각틀속에 나를 집어넣어버렸다.


더는
예전처럼 마음대로 돌아다닐수 없게 되였다.

남편이나 곁에 어느누가 강요해서가 아니라 자신이 자원한것이다.

남편을 위해서, 아이를 위해서... 여자라면 모름지기 그렇게 살아야 할것 같았다.

우선 돈을 아껴서 집도 마련해야 하고 아이도 키워야 하고, 살림을 해야 하고,

물론 출근도 해야 하고...


기껏해야
주말이나 휴일에 딸애를 데리고 세식구가 놀이장으로 가는것이 제일큰 여행이였다.


친한
동료가운데 민이라는 친구가 있다. 나와 동갑이고 우리 딸보다 한살 더 많은 아들애가 있다.
성격이나 모든 면에서 나와 잘 맞는 이 친구는 여행 마니아다.

국내는 신강 내놓고 서장을 포함해 어느곳이던 가보았고 국외도 동남아쪽은 물론

구라파 10개국, 미국 등 많은 나라를 돌아다녔다. 평소 주말에도 트레킹 다니지

않으면 산재지구 빈곤아동돕기 지원자로 되여 봉사활동을 다니고 집에 가만히 있지

않는다. 아들애가 어릴때는 주중에는 아침에 학교에 데려가고 저녁에 데려오고 열심

챙기지만 일단 주말에 자기시간을 보내고 명절휴가때면 친구들과 여행을

는것이다. 왜 남편과 같이 다니지 않느냐 하니까 남편은 여행에 흥취가 없단다.

남편은 집에 들어박혀 텔레비를 보는것을 제일 낙으로 알고 자신은 집에 있으면

갑해서 안되니까 계속 밖으로 나가고 서로 자유롭고 좋단다.


민이를 나의 모델일이라고 말했다.

언젠가는 나도 민이처럼 자유롭게 살겠다고...


딸애가
초중에 다닐때면 고중에 가면, 하고 말했고 고중에 가니까 대학에 가면 하고

말하고...

헌데 정작 딸애가 대학에 가고나서도 나는 여행을 민이처럼 그렇게 자유롭게 다니지

못한다.

  1. 우선 남편도 민이네 처럼 집돌이로 여행을 크게 좋아하지 않는다.

    헌데 나는 혼자 다니려면 집에 청승맞게 앉아있을 남편이 마음에 걸려 명절은

    고사하고 주말에라도 자주 나갈수 없다.ㅠㅠ

  2. 한회사에 다니면서도 민이는 한주일은 물론 보름씩도 청가를 맡는데 나는 손꼽아보고 시간을
    맞추어 14일 유상휴가를 쥐 속음녹이듯 야금야금 끊어서보냈다. 위에서 강요하는것도 아니건만
    맡은 업무가 걱정돼서 항상 제일 한가한 시간을 찾아 휴가스케줄을 잡는다. 절대로 누군가가
    앞뒤모르고 맡은 나의 업무때문에 우왕자왕하고 이러쿵저러쿵 하는것이 싫다.

  1. 마지막으로 제일 관건적인것--돈이다. 가족여행이면 몰라서 혼자서 몇천원씩 팔고

    나홀로 놀러 간다는것은 생각도 할수 없는일...



    세가지
    원인모두 누가 강요한것이 아니다. 내 스스로 규정을 만들어놓고 나 자신을

    가두어놓은것이다...


    가정에서던
    회사에서던...


    딸애가
    성인이 되여 독립할수 있는 지금 우리 가족이 삼각형이 아니여도 된다고 생각된다.
    각자가 자기의 삶을 즐겁게 살수 있으면 그것도 나쁜것은 아니니까.


    2년후 퇴직하고 나면 직장일에 풀려나 시간이 자유롭다.


    생리적
    년령을 빼면50대는 20대와 다를바 없이 자유로운 삶이라던 누군가의 말이 떠오른다.

    나도 50대에 들어서면 정말 그렇게 될수 있을까?


    요지음은
    이틀에서 벗어나려고 가끔 혼자서 산행도 가고 여행도 가고 노력한다.


    자유로운
    50대를 맞기 위한 준비라 해도 좋다.


    금전문제는
    ? 비록 남들처럼 완전히 자유로울수는 없지만 시간상에서 자유로우니

    절약할수 있는 방법은 많다.

    주말시간을 피하고 황금휴가간을 피한다면 적어도 절반더 싼값에 다닐수 있으니까.

    가보고싶은 여행지를 미리 적어본다.

  1. 청해/돈황---청해호 트래킹

  2. 서장---천장공로 트래킹

  3. 대만---자유행으로 해안선을 따라 섬을 돌아보기

  4. 한국 경주---신라시대 옛무덤 돌아보기

  5. 동유럽---자유행으로 기차타고 체코, 벌가리가, 벨지끄, 헹그리 등 국가들

    돌아보기.



    내가
    마음의 틀에서 완전히 벗어날수 있을지는 미결이다.


    허지만
    노력해보련다.

추천 (9) 선물 (0명)
IP: ♡.8.♡.246
잘먹고잘산당 (♡.151.♡.164) - 2018/07/19 17:25:52

한살이라도 젊을때 여행다니고 싶은 일인입니다.
무조건 짐 싸들고 떠날때면 설레입니다 ㅎㅎㅎ
화이팅 ㅎㅎ

창밖의풍경 (♡.8.♡.246) - 2018/07/20 18:11:40

여행은 젊을때 다니면 좋죠.
헌데 제절로 만든 심리부담때문에 좋은철 다 놓졌네요 ㅠㅠ

지금부터라도 부지런히 다닐라구요 ㅎㅎ

감사합니다.

님도 좋은여행 많이 하시구요~

가시나무521 (♡.5.♡.33) - 2018/07/19 18:50:32

글 잘 쓰시네욤.
인생은 여행이고 인생은 즐기는것이라고 했어요.
이루고자하는 맘이 간절함 성취댄다고도 들었구요.
힘내세요.

창밖의풍경 (♡.8.♡.246) - 2018/07/20 18:13:27

보잘것 없는글 칭찬해주셔서 고맙네ㅛ.

될수록 즐기면서 살려 노력하고 있는데 잘 완되네요.

꿈은 이루어 진다니 지금부터라도 많이 계획하고 하나하나 실행하려구요.

독산 (♡.232.♡.163) - 2018/07/20 07:20:08

좋은 글 읽었습니다. 보통보면 누구나 그렇게 산다고봐요. 여행 좋지요. 자가용 타고 전국 방방곳곳 여행해보는게 소원인데 잘 되지 않습니다. 물론 한 가족뿐 아니라 동생과 두집 함께 여행하는게요. 한땐 두 집이 광동의 많은곳 여행다녔는데 이젠 옛말이 된것 같습니다.

창밖의풍경 (♡.8.♡.246) - 2018/07/20 18:17:06

칭찬 고맙습니다.
우리같은 서민들, 아마도 사는게 다 거기서 거기겠죠.
저도 몇년전 동생네와 구정에 광서로 백색까지 자가용 여행갔던적이 있는데
당시에는 무척 힘들게 느껴졌는데 지금은 좋은 추억으로 남았네요.

님도 광동에 계셨던 모양이네요.

다른곳에서도 여행 많이 하시길...

바이러스3 (♡.160.♡.2) - 2018/07/20 16:12:23

나는 결혼해서도 자유를 만끽하리라고 외쳤는데 결혼하니 시간나면 남편과 마주하게 되네요...
다행이 남편은 욺직이길 좋와하는 사람이라 가까운곳이라도 여기저기 자주 다니지만 그래도 결혼하면 모든게 신중하게 되네요..
이것저것 재보고 생각해보고 고민하고 하니까 어정쩡하게 시간만 흘러가고
..엄마가 결혼후면 하고싶은것 못하네라..결혼전에 그래도 많이 다녀봐라고 했던 말과 동시에
늘 부모님께 고맙게 생각되여요..

글 참 잘 쓰셨네요...

창밖의풍경 (♡.8.♡.246) - 2018/07/20 18:21:23

그래도 의기투합하여 함께 여행다닐수 있는 남편 만난거 얼마나 좋아요.

저희는 처음엔 돈팔고 고생하러 다닌다고 따락가서도 찬물말 끼얹더니...
요지음은 좀 나은것 같네요. 그래도 조금만 힘들면 다음엔 자기는 집에 있을테니 혼자 다니라고...

8호선 (♡.27.♡.14) - 2018/07/21 09:12:46

글 참 잘 쓰네요
어쩌다 자작글란에 놀러와 창밖에 풍경님 글을 읽고 나니 기분 좋네요
2년후에 퇴직이라 우리 나이도 비슷한것같아요

따님 이젠 셈이 다 들엇네요 집일도 도울줄 알고 참 착한 따님 두셧어요 부러워요

창밖의풍경 (♡.230.♡.115) - 2018/07/21 20:58:50

8호선님 들리셨네요.

대충 나이 계산이 되죠? ㅎㅎ

아드님 광주에서 출근한다니 나중에 퇴직하면 여기와 함께 놀러 다녀요 ㅎㅎ

김만국2000 (♡.208.♡.71) - 2018/07/22 09:16:26

틀에서 벗어나뭘하죠

창밖의풍경 (♡.129.♡.203) - 2018/07/22 22:19:56

하고싶은 일들요

전쟁같은삶 (♡.223.♡.100) - 2018/07/22 15:41:04

창밖의 풍경님 마인드면 좋겠습니다.
모든게 귀찮네요 ㅎㅎ
글 잘읽었습니다.

창밖의풍경 (♡.230.♡.115) - 2018/07/22 22:24:09

항상 젊게 살자고 마음먹으니까 가고싶은곳도 많고
하고싶은것도 많네요 ㅎㅎㅎ
님도 힘내고 파이팅 있게 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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