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톨이-25-

heanzu | 2018.12.07 00:30:32 댓글: 8 조회: 1867 추천: 10
분류일반 https://life.moyiza.kr/mywriting/3786583
수요일 오전 티비보고 있는데 선우가 집 아래까지 왔다고 전화가 와서 올라 오라고했다.아버지는 출근 하셨고 어머니는 내가 좋아하는 소힘줄 무침과 마른 오징어 무침해서 보낸다고 오전내내 주방에 계신다.

선우는 집에 와서 어머니께 반갑게 인사한다.어머니도 어서오라며 점심에 맛있는거 해주신단다.인사하고 내방으로 선우를 데리고 들어갔다.

나:<<어땠어?이틀동안>>
선우:<<급하게 나 데리고 방에 들어 오길래 포옹이라도 해줄줄 알았어 ㅎㅎ 분위기가 살얼음판이 였어>>
나:<<이틀동안 조용하길래 용서 받은줄 알았지>>
선우:<<아버지는 눈길 한번 안주시고 어머니는 지금도 좋은 여자 만나 결혼하라고 그러셔 이해도 안되고 포기도 안 되시겠지.아버지한테 공기취급 당하는게 매 맞는거 보다 더 서러웠어.하긴 고지식한분이라 받아 드리기 더 어려우실거야.>>
나:<<그래도 자주는 아니여도 가끔은 찾아 뵙는게 잘하는거야>>
선우:<<답답해서 월요일부터 너 찾아 오고 싶은걸 겨우 참았다.우리 아버지 머했던 분인지 알면 울집 분위기 상상될거야>>
나:<<머하시던 분이셔?>>
선우:<<경찰,이번엔 때리지도 않았어 삼년전에는 비자루로 맞았었는데 어머니가 중간에서 많이 힘들었지 머>>

선우는 책장에 진열된 어릴적 내 사진을 보더니 다른 사진도 더 보자고 한다.거실에 나가서 사진책 세개 들고 들어왔다.유치원 졸업 사진에서도 선우는 정확히 나를 찾아낸다.별로 안변했단다.
매년 승현이랑 같이 찍은 사진을 보면서 선우가 입을연다 .

선우:<<수현아 어릴적 승현이 자리에 내가 있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가 하는 상상을 하게 만드네 32년 인생에 누구한테 질투 느끼고 그사람 과거시간까지 부럽긴 처음인거 같아>>
나:<<ㅎㅎ 승현이 놈 여러모로 복 받은 놈이지>>

사진 한장한장 선우한테 설명해주며 다 보고나니 점심시간이다.어머니는 또 한상 가득 차렸다.그리고 아이스박스에 소힘줄무침이랑 마른 오징어 무침 가득 넣어주셨다.점심먹고 어머니랑 인사하고 어머니가 사준 도시락 아버지께 전해드리고 둘만의 여행 즐기러 떠났다.

선우가 운전하고 나는 조수석에 앉았다.노래를 트니 김연우의 꽃보다 남자가 흘러 나온다.

<좀더 멋진 남자보다 다른 그 무엇보다
좋은 남자가 되고 싶어 너를 위해
아무리 힘들어도 울지 않고
겁먹지도 않는 너는
부러울 것 하나 없는 내게
단 하나의 꿈 인거야 워허 워후어>

노래를 따라하면서 내 쪽을 보면서 윙크까지 한다.

나:<<운전이나 바로해라>>
선우:<<가사가 바로 내가 너한테 대한 마음인거 같아>>
나:<<난 중국어 가사가 더 좋던데>>
선우:<<그럼 중국어로 불러주지>>

<难以忘记初次见你
一双迷人的眼睛
在我脑海里
你的身影
挥洒不去>

녀석 목소리가 좋아 그런지 노래도 감미롭게 잘한다.가슴 깊숙히 박혀 썩을대로 썩은 내 고민들도 조금씩 조금씩 나 떠나 가는것 같고 마음을 짓누르고 있던 윤리 도덕같은 돌덩이도 가벼워 지는 느낌이다.날씨도 우리 분위기에 맞춰주는지 하늘에는 구름한점 없이 맑다.

저녁시간 맞추어 C시에 도착할땐 내가 운전하고 있어 선우한테 오늘 묵을 호텔하고 맛있는 음식점 찾아보라고 했다.일처리 하나는 똑 부러지게 하는 녀석이다. 내말 끝나기 무섭게 호텔 예약까지 끝낸다.

선우:<<여기 음식점보다 야시장 길거리음식 거리가 유명한데 저녁에 가볼가?>>
나:<<응 그래도 돼 차는 호텔에 두고 가자>>

호텔에 도착해 보니 녀석 방 하나만 예약했다.

나:<<너 또 잠 안 자려고 작정한거나>>
선우:<<잘수 있어 걱정마>>

호텔에 들어가 체크인 할때 우리를 접대하는 직원은 얼굴도 동그랗고 눈도 동글동글한 딱 봐도 20살도 안된 신입사원이다.내 신분증과 선우 신분증을 건넸는데 얼굴은 빨개지고 내 얼굴도 못쳐다 본다.업무도 능수능란하지 못하고 버벅 거린다.한참후 체크인 끝나고 나한테 신분증 건네줄때 한발작 뒤에서 기다리던 선우가 내 어깨 너머로 신분증을 받으며 실수인듯 고의인듯 자기 얼굴로 내 얼굴 살짝 스치고 뒤로 물러선다.그순간 나는 호텔직원이 원래 동글한 눈이 소눈망울만큼 커지는거 보았다.

나:<<야 왜 그랬어>>
선우:<<너 보고 얼굴 빨개 지잖아 그래서 너가 임자 있는 사람이란걸 보여준거야>>
나:<<참~아주 광고해라 광고>>

호텔에 짐만 넣어 두고 택시타고 미식거리로 향했다.도착해서 보니 왜 유명한지 알거 같다.평일임에도 불구하고 사람들로 북적거린다.선우랑 걸으면서 맛있어 보이는 음식들 일인분씩만 사서 맛보았다.그리고 주변에 있는 호프집에 들어가 생맥주 한잔씩 했더니 속이 시원하다.내일 또 운전해서 길떠나야 하기에 많이 마시지 않았다.

호프집에서 나와 저녁에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이 좋아 목적없이 걷다가 꽤 큰 교회앞을 지나게 됐다.

선우:<<종교 있어>>
나:<<없어 ,그런데 답답할땐 하나님 탓도 많이 해봤어 이 엇나간 인생 제발 끝내 달라고 빌어도 보고>>
선우:<<바보같이 왜 그런 생각 했어?앞으로 그러지마.하나님 계신다면 수현이가 했던말 못들은걸로 해주세요>>

호텔에 돌아와 내가 먼저 씻고 누웠다.밤 열시도 안됐는데 잠이 온다.선우가 나오길 기다려서 자려했는데 깜박 잠이 들었다.잠결에 입술에 차갑고 촉촉한 느낌이 전해져 눈을 떴다.선우의 밤하늘같이 까만 눈동자와 딱 마주쳤다.

선우:<<미안>>

선우 표정은 큰 잘못을 한 아이 같다.손으로 선우 머리카락을 만져주다가 머리를 내쪽으로 당겨 선우 입술에 받은대로 돌려줬다.녀석 귀볼까지 빨개진다.
추천 (10) 선물 (0명)
IP: ♡.196.♡.13
해피투투 (♡.36.♡.173) - 2018/12/07 06:43:50

추천추천요 ^^

수현이 여릴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듬직하네요.
선우편~~~ 수현이랑 있는 시간이 너무 행복하고 두근거려서 혼났네 ㅎ

heanzu (♡.15.♡.145) - 2018/12/07 07:26:09

어제 너무 늦게 올려 알려드리지 않았는데도 일찍하시네요.생각이 많고 까칠하지만 수현이도 남자죠.평범한 사랑을 할수 있어더면 와이프한테도 엄청 잘할수 있는 그런 남자입니다.드뎌 불금 해피투투님도 내일 쉬는지요?좋은하루 되세요(^^)

잘살아보세839 (♡.67.♡.141) - 2018/12/07 07:53:10

글쓰는 재치에 또 한번 감탄합니다.아침 꿀꿀하던 기분이 선우랑 수현이.덕분에 다 사라지고 기분좋게 하루 시작합니다.

heanzu (♡.15.♡.145) - 2018/12/07 07:59:10

ㅎㅎ저도 댓글 덕분에 항상 기분좋게 하루 시작합니다.1일 1업뎃하니 아침 시작이 좋아 좋습니다.

날믿어 (♡.161.♡.66) - 2018/12/07 15:16:38

오늘도 잼있게 읽었습니다 ~~

heanzu (♡.196.♡.219) - 2018/12/07 22:16:43

감사합니당(^^)

릴렉스 (♡.109.♡.241) - 2018/12/08 08:56:02

실감나게 잘 봤어요 ㅎㅎ 눈앞에서 키스장면이 떠오르는거 같네요 ^^

heanzu (♡.136.♡.110) - 2018/12/10 07:24:55

ㅎㅎ 26회도 잘부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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