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16)

혜원1008 | 2018.12.14 09:51:34 댓글: 13 조회: 2776 추천: 15
분류연재 https://life.moyiza.kr/mywriting/3792269

나 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혜원

3 장 희망의 꽃


(5)

얼마나 뛰었는지 경숙이는 한참동안 헐떡거렸고 그런 모습을 창휘는 한동안 넋을 잃고 바라보기만 했다. 창휘 앞에 서있는건 불과 몇시간전에 모진 말을 해서 울먹거리면서 나갔던 그 여인이 아니였다. 이윽고 숨을 좀 고른뒤 경숙이는 입을 열었다. <아까 어쩌라고요 했지요?> 창휘는 얼떨결에 고개를 끄덕했고 몇시간사이에 분위기가 확 바뀐 그래서 목소리마저 완전 단호해진 경숙이는 창휘의 두눈을 똑바로 쳐다 보면서 또박또박 말했다. <도와주세요. 비는거 아님니다. 요청하는것입니다. 지금 저 도와주지 않으면 저는 죽는 길 밖엔 없습니다. 그 마귀굴에 가서 맞아죽던지 아님 내 스스로 내 목숨을 끊던지 둘중 하나니까 도와주세요. 돈은 나중에 벌어서 드리겠습니다. 내 목숨을 걸고 약속합니다. 그니까... 도와주세요!> 창휘는 잠간 뜸을 들이다가 다시금 명확히 해야 된다는듯이 대답을 했다. <제가 도와줄수 있는 능력이 않되어서....> 아직 핑계를 채 늘여놓기도 전에 경숙이는 검정색 코트를 벗어 소파에 내쳤고 창휘가 먼 내용인지 알아차리기 전에 블라우스를 확 쥐어뜯었다. 이뿐 꽃모양 단추들이 우두둑 하면서 바닥에 널렸다. 창휘가 정신을 차리고 말리려고 했을땐 이미 바지까지 다 벗어 내동댕이 친 상태였다. 이제 경숙이 몸엔 낡아서 누렇게 바래진 브래지어랑 보풀이 잔뜩 생긴 회색팬티만 남았다. < 이게 머 하는 짓인가요? 이런다고 내가...> 창휘는 언성을 높였지만 경숙몸을 보고는 말을 이어나갈수가 없었다.그 모습은 한마디로 너무나도 처참했다. 갈비뼈가 아른거리는 갸냘픈 몸에는 여기저기 멍 투성이였고 다리 쪽이랑 배 쪽으로는 담배빵 자국이 수두룩 했고 팔이며 엽구리쪽은 칼자국처럼 길게 늘어진 오래돼 보이는 흉터도 있었다. 옷을 벗어 던지는 경숙이를 보면서 창휘는 잠간이나마 머리속으로 꽃뱀을 떠올렸지만 이내 그런 자기자신이 한없이 부끄러웠다. 속옷만 입고 있는 이 눈앞에 여성은 그 어떤 성적이 욕망을 불러오지도 않았고 오히려 그 수만은 상처들이 말해주는 저 나약한 여인의 고달픈 지난 세월이 느껴지게해 창휘를 말을 잃게 만들었다. <이렇게 살았습니다. 당신네 나라에 시집와서요. 팔려온 댓가라고 생각하고 참았습니다.그런데 참을수록 더 심해지고 그대로 가다간 죽을거 같았어요. 죽는거 그딴거 무섭지 않아요. 어차피 언젠간 죽겠는데. 그런데 우리 엄마..> 경숙이는 엄마를 떠올리며 목이 메었고 잠간 목소리를 다잡고는 계속해서 말을 이어갔다. <우리 엄마는 내가 엄마 병치료 때문에 팔려왔다고 생각해요. 그니까 내가 여기서 이렇게 죽어버리면 우리 엄마 아버지 우리 가족들 다 불행해진단 말이예요. 그래서 난 죽을수가 없습니다. 이대로 돌아갈수도 없습니다. 반드시 여기서 성공해서 돌아가야 합니다.> 경숙이는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니까 저 반드시 도와주셔야 합니다. 운이 나빴다고 생각하세요. 어쩔수 없어요. 난 변호사님이 도와주셔서 살아나던가 변호사님 앞에서 죽던가 할테니...> 경숙이는 주섬주섬 주머니에 남아 있는 돈들을 다 털어냈다. 40만원도 않되는 돈을 테이블에 다 털어놓고는 바닥에 던졌던 옷을 주어서 입기시작했다. <돈은 이게 다예요. 다 드릴게요. 그 외엔 없어요. 더 달라 그러면 벌어서 드릴게요.>

눈앞에 이 여인은 대체 어떤 사람인가? 창휘는 금방 자신의 눈앞에 휘몰아치고간 그 광풍같은 내용을들 애써 납득하려고 노력했고 눈앞에 이 놀라운 여인이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창휘는 아무런 대꾸도 못했고 어느순간 저도 모르게 경숙이랑 같이 바닥에 굴러다니는 꽃모양 단추를 줍기 시작했다. 마지막 한알을 주을라고 두사람은 같이 손을 뻗었다가 서로를 쳐다 보았다. 눈앞에 이 여인은 참으로 아름다웠다. 통속적으로 이야기하는 그런 예쁨이 아니라 진정한 내면에서 터져나오는 그런 아름다움이였다. 그 아름다움이란 날씬한 몸매와도 이쁜 쌍가플과도 하얀 피부와도 상관없는 마음에서 느껴지는것이였다. 이 아름다운 여인은 삶에 대한 열정으로 불타고 있었고 가족에 대한 책임감과 꿈과 희망과 활활 치솟는 용기로 이루어졌다. 그 열정의 불길이 어느새 차갑게 얼려 있던 창휘의 마음도 훈훈해 지게 만들고 있었고 처음 법공부 시작했을때 이세상이랑 한바탕 맞짱을 뜨겠다고 생각했던 그때 그 무모하지만 참으로 있던 창휘의 꿈도 되 살아나게 만들어줬다. (그래, 나도 20대때엔 이 세상에 굴복하지 않고 한바탕 싸울라고 했었지.흐흐) 창휘는 자신도 모르게 빙그레 웃었다.

더 이상 약속도 덧붙일 내용도 없었다. 하지만 창휘는 이미 마음속으로 결심을 굳혔다. (함 부딪혀 보지머 까짓거) 그 마음을 경숙이도 느꼇다. 그렇게 터진 블라우스를 웅켜잡은 경숙이 한테 철민이는 운동한다고 입곤 했던 쟈크달린 츄리닝을 건네주었다. <그러고 나가면 나 변호사 일 접어야 합니다.> 경숙이는 얼굴을 붉히며 츄리닝을 위에 입고 그 위에 코트를 껴입었다. <따라 오세요.> 창휘는 테이블에 널브러져 있는 지폐들을 차례차례 집어서 잘 정리해서는 경숙이 손에 쥐어주곤 자기먼저 앞장서 걸었다. 경숙이는 얼떨결에 따라나섰다.

사무실에서 나와서 잠간 걸어 맞은편 골목 들어서는데 창휘따라 간 곳은 한 중국집이였다. <변호사님 저녁드시게요?> 주인 아저씨는 상냥하게 맞이했고 창휘는 창가쪽 테이블에 앉으면서 경숙이 한테 물었다. <짜장? 짬뽕?> 경숙이는 <?> 하고 되물었고 이윽고 창휘가 물은것은 메뉴라는것을 알아차렸다. <아무거나요> 창휘는 경숙이를 물끄러미 쳐다보다가 바로 주문을 했다. <사장님 짜장하나랑 아무거나 하나요> 사장님은 난색을 표했다. <변호사님 아무거나라는 메뉴는 없습니다요.허허허> 창휘도 덩달아 웃었고 경숙이도 덩달아 웃었다. <같은거로 주세요.> <네에~ 잠깜만 기다려주세요~> 사장님은 얼른 가져온다며 주방에 들어가셨다. 그 모습보고 얼굴을 돌리다가 경숙이는 창휘랑 눈이 딱 마딱드렸다. 경숙이는 이내 머리를 숙였다. 아까 그 호기롭고 용감하던 블라우스를 쫙 하고 뜯어 져치던 여걸은 온데간데 없었다. 솔직히 무슨 용기로 그렇게 했는지 경숙이도 생각이 않났다. 그냥 너무 절박해서 저도 모르게 그렇게 한 행동이 였고 몸에 있는 이 징글징글한 상처들 보여주면 착한 변호사 마음을 흔들수 있을거란 가느다란 바램에서 온 행동이였을것이다. 하지만 그게 먹혔다. 그 절실함이 전달이 되었다고 경숙이는 생각했다. <일단 저녁 먹고..어디 묵을데는 찾았나요? 어제 왔대며 , 어제는 어디서 잤는데요?> 창휘가 물어왔다. <~ 그게.. 어제는 너무 늦어서 일단은 모텔에서 하루밤 자고...> <모텔? 여자 혼자서?>창휘는 의아해했고 경숙이는 아차 하면서 어제 변호사한테 이야기 할려고 했던 모텔의 이중수금사건을 낱낱이 고발했다. <이거 위법 맞죠?> 이렇게 묻는 경숙이를 보면서 창휘는 허허허 하고 식당이 떠나갈세라 웃었다. 다행이 그 시간에 손님이 없었으니 망정이지. 경숙이는 머가 또 잘못된건지 머가 웃기는 대목인지 의아해서 창휘만 쳐다보았고 눈물까지 찔끔 흘리며 웃던 창휘는 그제야 웃음을 애써 참으며 거긴 러브모텔이라고 쉬다갈거냐는 말은 남자 여자가 잠간 들어가서 볼장만 보고 몇시간안에 나오기때문에 돈을 적게 받고 밤새 자고 나오면 돈을 더 받는게 맞다고 설명을 해 주었다. 경숙이는 이제 얼굴이 뜨겁다 못해 귀까지 뜨거워졌고 애꿎은 냉수만 벌컥벌컥 들이마셨다. (애고~ 누굴 원망하겠는가. 내가 무식한것을..) 창휘의 눈빛을 피한채 경숙이는 애써 침착한척 했다. 이래서 집에 앉아있는 똑똑이 보다 나 돌아다니는 머저리가 낫다고 할머니가 맨날 말씀하셨구나 싶엇다. 세상은 넓고 경숙이가 경험해보지 못한 일들은 너무나도 많았다.

잠간 웃고 하는 새에 그 짜장면이라는것이 나왔고 경숙이는 그 국수를 보고는 입을 다물지 못했다. 새까만 색의 국수는 난생 처음 보았다. 국수위에 마치 쵸컬렛을 녹여서 놓은것 같이 시꺼먼 소스가 뒤덮혀 있는데 도무지 어떻게 먹는건지 감을 잡을수가 없었다. <왜요? 짜장면 않좋아해요? > 창휘는 걱정스레 물었다. <아니..그게.. 처음봐요 이렇게 생긴 국수를요.> <? 중국요리인데..중국에 짜장면이 없다고?> 창휘는 그나마 중국에서 온 경숙이가 중국요리를 좋아할거라 생각해서 묻지도 않고 중국집에 데려온것이였다. <글쎄 이게 만약 장지져서 비벼먹는 그 짜쨩맨 이라면 먹어보긴 했는데 전혀 이런 모양이 아니라서요.> 이윽고 경숙이는 창휘가 하는것처럼 저가락으로 휘휘 저어서 짜장면 한오리를 조심스레 입에 넣었고 거기서 경숙이는 신세계를 발견할수가 있었다. 한낮 국수에서 어찌 이런 맛이 나올수가 있는가. 달콤하고 짧조름한 소스에 고소한 감자가 살짝 풀어져 있고 거기에 사이사이 씹히는 돼지고기까지... 그리고 이 짜장면은 참으로 획기적이였다. 중국에서 먹었던 짜장면은 국수에 장이 잘 들러붙질 않아서 처음엔 싱겁게 나중엔 아주 짜게 장만 퍼먹게 되는데 이 짜장면은 국수에 소스가 잘 코팅이 되어 싱겁지도 짜지도 않게 마지막 한오리까지 먹을수 있었다. 경숙이는 순식간에 짜장면 한그릇을 비웠다. <사장님 여기 짜장면 하나 추가요> 경숙이가 거절할새도 없이 창휘는 한그릇 더 추가했다. 우리의 이 중국에서 온 조선족색시가 난생 처음 한국식 짜장면 맛에 푹 빠진게 확실하니까 말이다. 하루종일 굶다싶이 한 경숙이는 짜장면 두그릇을 비웠고 배가 좀 부르고 나니 그제야 맞은편에 앉은 변호사님의 얼굴이 눈에 들어왔다. 넙적한 얼굴과 가는 두눈은 한국 남자의 전형적인 인상이였고 두꺼운 입술과 볼살은 믿음직스럽고 푸근한 인상을 주었다. 한참을 바라보다가 경숙이는 웃음이 터졌다. <? 왜 웃는데요? > 경숙이는 웃으면서 <입좀 닦으세요>라고 했고 창휘는 더 큰 소리로 웃으면서 <그쪽도 거울 함 보세요> 라고 했다. 아차 하면서 경숙이는 휴지로 급하게 입을 닦고는 또한번 얼굴을 붉혔다.

저녁을 먹고나서 창휘는 경숙이를 데리고 가까운 여인숙을 찾았다. 모텔은 값도 비싸지만 여자 혼자 잠을 잘만한 곳이 아니라면서 월세를 주고 살수 있는 상대적으로 안전한 여인숙을 찾아주었다. 거긴 5만원이면 한달내내 살수 있었고 아침밥도 해주었다. 주인 아주머니 한테 먼 고향에서 올라온 친척 여동생이라고 잘 부탁한다고 하고 경숙이가 묵을 방을 직접 들여다 보고 문을 잘 잠글수는 있는지도 살펴보고 나서야 창휘는 집에 갔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진행할것인가는 내일 사무실에서 의논해 보자고 하면서 말이다. 창휘를 문앞까지 바래다 주면서 멀어지는 창휘 뒷모습에 대고 경숙이는 여러번 허리굽혀 인사를 했다. 참으로 고맙고 고마운 사람이였다.

여인숙에서 경숙이는 빨래도 해놓고 주인장한테 바느실 빌려서는 떨어졌던 블라우스 단추도 일일이 달았다. 이리 될줄 알았으면 굳이 뜯지 않고 단추를 하나하나 풀었어도 되었을텐데 하면서 단추를 하나 둘 원위치시키고는 희망에 부푼 꿈을 안고 한숨 푹 잤다.

다음날 일찍 경숙이는 변호사사무실에 갔다. 손실장은(변호사사무실 여직원) 어제 봤던 손님이라고 반갑게 맞아주었고 시원한 오렌지쥬스를 내주었다. 창휘는 일찌감치 출근해 벌써 무언가 두꺼운 책을 뒤적이면서 무언가를 찾고 있었다. 그 책엔 이혼관련소송판례집이라고 씌여 있었다. 딱 봐도 알수가 있었다. 경숙이 관련 문제를 해결해주려고 답을 찾고 있는게 분명했다. 창휘는 경숙이가 들어온것을 알아채곤 고개를 들지도 않은채 말로만 인사를 건넸다. <잘 잤어요? 거기 앉으세요> 경숙이는 덕분에 잘 쉬었다고 인사하면서 소파에 걸터 앉았다. 그렇게 한참을 기다리고 나서야 창휘는 손에 들고 있던 책들을 내려놓고 경숙이 맞은편에 와서 앉았다. <어제 부터 여러가지 방법을 생각해 왔는데.. 방법은 두가지가 있을것 같습니다.> 창휘는 목소리를 가다듬고 차분히 설명을 시작했다. <일단 두가지 방법 다 하루아침에 끝날수 있는 방법은 아닙니다. 그니까 경숙씨는 여기서 일을 하면서 기다리셔야 할것 같습니다. 생활비는 스스로 벌어야 하니까요.> 경숙이는 당연히 그리한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한가지 방법은 법정소송을 하는것인데 이 방법은 솔직히 시간이 너무 많이 듭니다. 두가지 소송을 해야 되는 번거로움도 있고 소송비가 많이 들거 같고...그래서 이 방법은 나중에 최종방법으로 쓰고 그것보다는 또한가지 방법으로는 일단 이혼청구소송을 걸어놓고 합의조건으로 국적신청을 해주게끔 해주는 방법이 있지요.> 경숙이는 다 이해하지는 못했지만 웬지 두번째 방법이 합리적이라는 느낌을 받을수가 있었다. <그럴려면 이철민이가 결혼생활중 폭력을 가하고 생명에 위험까지 가했다는 증거들을 모아야 합니다. 일단 좀 있다가 우리 실장님한테 경숙씨 몸에 난 흉터들 사진으로 찍어서 증거로 모을거예요. 그리고 결혼 내용중에 폭언 욕설 등등 내용을 낱낱히 적어서 주세요. 그것도 증거가 될수 있습니다. 그 외에 우리 사무장님한테 다른 증거들도 있나 함 찾아보라고 할거구요.....> 우리의 변호사님은 날 밤을 새었나 보다. 어찌 이 많은것을 다 생각하고 구체적인 계획까지 짜올수가 있을까? 경숙이는 마음속으로 감탄했다. 그런 강창휘변호사가 있어 경숙이는 인제 진짜로 시름을 놓을수가 있었다. 이어 경숙이는 손실장따라 작은 방에 가서 몸에 난 흉터를 부위별로 증거로 쓸 사진을 찍고 또 지난 세월동안 철민이랑 생활하면서 있었던 가학행위를 종이에 낱낱이 적었다. 점심밥은 예외없이 짜장면이였고 오후에도 경숙이는 사무실에서 자기의 인생을 역전시킬 준비작업을 완수해갔다.

이윽고 이런저런 경숙이가 준비해야 될 내용이 어느정도 끝나자 창휘는 또다시 경숙이보고 따라나서라 했고 경숙이가 따라간데는 변호사 사무실이랑 사거리 두개 지나서 있는 곳의 엄청나게 큰 설렁탕집이였다. <경숙씨 홀써빙 할수 있겠지요? > 창휘는 물어왔다. <홀써빙이라는게 먼지?> 어리둥절해 있는 경숙이 한테 창휘는 식당에서 뛰어다니는 복무원을 가리켰다. <~ 할수 있죠 당연히> 창휘는 흡족해 하며 사장님을 불렀다. <형님~ 충열이 형> 한창 주방에서 먼가를 준비하던 아저씨 한분이 반가운 얼굴로 달려나왔다. <내 고향에서 올라온 제수인데 여기 홀에 여직원 구한다 하지 않았나?> 설렁탕집 사장님은 경숙이를 쭉 훑어보곤 아주 괜찮다는듯이 엄지손가락을 치켜들었다.<어우~ 야무지게 일 잘하게 생겼는데..> <그럼~ 아주 똘망똘망 하지. 중국에서 한국에 시집온 조선족 아가씨야~ 잘 챙겨줘> 순간 사장님은 놀란 눈치였고 의아해 하면서 물었다. <? 중국? 우리 말 할줄 알어?> <걱정마셔. 형보다 더 잘할걸> 창휘는 그것만은 보장을 한다는듯이 가슴을 두드렸다. 사장님은 내일부터 일단 와서 일을 하라고 허락했고 경숙이는 순식간에 서울에서 살곳에 일할곳이 다 생긴 행운한 젊은이가 되어 있었다.

다음날부터 경숙이는 설렁탕집에 출근해서는 하루종일 열심히 일했다. 국적문제 이혼문제 어뜩하냐고? 그 부분은 걱정이 없엇다. 우리의 든든한 변호사님이 계시지 않은가... 기왕이면 변호사사무실 근처에서 일하고 싶어서 황태공장공장장님이 주셨던 공장 연락처른 잘 접어서 보관했다. 창휘도 당근 쉬지않고 발빠르게 움직였다. 일단 경숙이 이름으로 법원에 이혼소송을 제기했고 이혼사유는 당연히 남편의 장기적인 구타와 욕설 및 학대였다.거기엔 경숙이 몸에 학대흔적 사진들이 고스란이 증거가 되었고 그 외에도 유능한 사무장님은 철민이 전처도 힘들게 찾아내어 철민이 폭행에 관련된 증언도 받아냈다. 이정도면 빼도박도 못하는 증거들이지.

한편 경숙이가 막 서울에서 새인생을 준비하는 동안 철민이네는 난리가 났었다. 공장에 가서 바로 퇴직절차 밟고 집으로 돌아올줄 알았던 경숙이는 주말이 되어서도 않왔고 참다못한 철민이는 그 다음 월요일 아침에야 트럭에 엄마를 태우고는 경숙이네 황태공장에 찾으러 나섰다. 그때까지도 경숙이 시어머니는 경숙이네가 갑자기 일거리가 많아져 주말내내 잔업하고 있는줄 알았고 빨리 가서 며느리를 공장에서 관두게 하고 집에 끌어올 심산이였다. 중요한건 퇴직금도 좀 더 많이 챙기려고 따라나선것이였다. 하지만 공장에 도착해서야 경숙이가 이미 사직하고 떠난지 일주일가량 되어가고 퇴직금은 커녕 그 달치 월급도 다 타가지고 떠났다는 사실을 알았고 그자리에 주저 앉아서 귀하디귀한 며느리를 잃어버린듯 공장마당에 널부러져서는 울며불며 내 며느리 내놓으라고 난리쳤다. 공장장은 울고불고도 모자라 행패까지 부리려고 하는 철민이네를 경비를 시켜 내 쫓고 다시는 공장문안에 들어설수 없도록 조치를 해놓았고 시어머니는 이년을 내 꼭 찾아와서는 깝질을 발라버린다고 이를 빠득빠득 갈면서 읍내 구석구석 다 찾아다녔으나 더이상 며느리의 그림자조차도 찾을수가 없었다. 결국 믿을구석은 경찰소장인 사촌남동생이였고 철민이네는 이내 거기로 달음질쳐갔다. 경찰소장은 누이의 말을 들으며 걱정말라고 장담을 했다.< 철민이가 이혼소송을 하면 걘 바로 추방이야, 너무 걱정하지 마셔. 걔 어디에 있는지만 찾으면 되니까 반드시 데려올수 있어요.> 그 말을 들은 철민이네는 시름놓고 집에 돌아왔고 오는길 내내 두 모자는 요번에 그 년을 잡아오면 반드시 다리몽둥이를 분질러 놓아야 된다고 의견을 모았다.

다음회에 계속......

추천 (15) 선물 (0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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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LK (♡.175.♡.147) - 2018/12/14 11:17:04

경숙이의 인생에도 자욱했던 안개가 서서히 걷히기 시작을 하는군요. 오늘도 어김없이 잘 보고 갑니다. 즐거운 하루 되세요 .

ZekiOn (♡.104.♡.114) - 2018/12/15 10:25:48

ㅎㅎ

신짱 (♡.228.♡.82) - 2018/12/14 11:27:54

경숙이가 변호사님 마음 돌려서 참 다행입니다.
작가님 좋은하루 되시고 맛있는거 드세요^^
다음회 기대합니다.

이쁜아짐 (♡.131.♡.162) - 2018/12/14 11:58:20

진짜 드라마같은 인생이네요

무튼 넘 다행이네요

경숙이게도 드뎌 희망이 보이기 시작하네요

작가님 매일매일 글올려주셔서

덕분에 잘보고 있어요

임자이 (♡.108.♡.241) - 2018/12/14 12:09:46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20141006 (♡.148.♡.224) - 2018/12/14 12:45:17

휴우 잘보고갑니다

해브꿋타임 (♡.109.♡.118) - 2018/12/14 14:08:28

휴!저 나쁜놈들은 끝까지 ......

잘살아보세839 (♡.25.♡.56) - 2018/12/14 14:26:04

강변이 너무.고맙네요.앞으로 경숙이한테 밝은 날이 오기를 ...

악마의향기악마의향기 (♡.117.♡.23) - 2018/12/14 14:55:20

어우 저 벌받은 인간들~이혼소송도
쉽게 끝날거 같지 않는 느낌이네여~

핑핑엄마 (♡.194.♡.121) - 2018/12/14 15:19:26

지금 경숙이가 어디서 어떻게 살고 있는지 궁굼하네요. 강변하고 경숙이가 연인사이로 발전할거 같은 예감이 듭니다. 오늘도 잘 보고 갑니다. 혜원 작가님한테 좋은 일만 가득하기를 기원합니다.

해피투투 (♡.36.♡.242) - 2018/12/14 19:00:28

당차고 옳바른 생각을 가진 경숙이가 너무 대견하고 고맙네요.
인생은 쟁취하는거라고 그 한발자국이 경숙이 인생의 전환점이 되었네요. 경숙이 홧팅!

한자연 (♡.241.♡.100) - 2018/12/15 01:07:02

이제부터 진짜 좋은 일만 잇엇으면 좋겟는데..

kim제니하루 (♡.34.♡.209) - 2018/12/15 09:33:50

제발 대한 민국에서 경숙이 살아 남고 그 혹독한 모자에게 법으로 어름장 놓길 바랩니다.한국도 인도주의 나라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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