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라는 이유 12

그대라는이유 | 2016.09.13 13:33:18 댓글: 18 조회: 3151 추천: 9
분류실화 https://life.moyiza.kr/mywriting/3164188







련공항 도착하니... 친구 소영이가 남편이랑 운전해서 마중나왔다. 친구실랑을 보니... 어릴때 시골살때 다른 동네 사람이였고 우리 다같은 학교에 다녔던 사람이였다... 그때보다 몸은 많이 낫지만 반가워서 이런저런 옛날예기도 하고...




대련은 깨끗했고 느낌에 머나 아담해보였다. 한국음식도 우리가 살던 소주에 비해서 훨씬 맛있었고... 그때 대련에 동네에 살때 친구들도 많았고... 동네사람들도 대련에 이사와서 아예 상주하고 사는 사람들도 엄청 많았다...




그런데... 하루가 지나고 이틀이 지났는데 이넘의 돌이는 연락이 없다... 혹시 내 핸폰 요금 떨어졌나 싶어서 확인해보기도 하고... 그런데도 여전히 연락이 없었다. 지금 같으면 전화해서 어디냐고 물어보고 했을텐데... 그때는 수집음이 유난히 많았고 자신이 없었던 나라... 돌이가 전화오기만 기다렸던것이다.






결혼날이 되자... 주위 도시에 있는 친구들이랑 옛날에 동네사람들과 동네어른들이 엄청 많이 오셧다. 결혼식이 시작되 예쁘게 드레스 입장하는 소영이를 보자... 옛 생각도 나고 친구들이 벌써 시집갈 나이가 됫구나...생각하니 왠지 서운해지고 마음이 찡하게 아려오고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났다...




나는 누가 볼가봐 손수건 꺼내여 눈물 딱고있는데... 누가와서 나보고 무대에 올라가 신부 친구대표로 발언하라고 한다. 나는 깜짝 놀라서 결혼식도 이번에 참석했고 발언하는것도 한번도 못봐서 어떻게 하는지 모른다고 다른 사람으로 찾아보라고 거절했다...




앞으로 가더니 와서... 신부가 몇년만에 처음보게 친구라고... 자기 결혼식때문에 먼데서 날아온 젤 친한 친구라면서... 충분히 잘할수 있다고 친구대표로 지명했다고 무조건 해야 된다고 했다. 앞에선 벌써 사회자가 이번엔 신랑쪽 친구대표 축사 준비하라고 하고...




나는 어망결에 끌려서 앞쪽으로 갔는데... 미리 준비한것도 아니고 갑자기 어떻게 예기할지 몰라서 그러는데... 사회자는 나보고 최대한 길게 말하고... 그리고 사람들 웃길수 있음 최대한 좀 웃기라고 그런다... 그래야 록상 찍은것도 나중에 보면 재미있고 지루하지 않다고 한다... 나는 한편 신랑 친구대표가 어떻게 하나보고... 또 한편 머리로 어구들을 조합하고 눈앞에서 글자들이 막 줄지어 지나가고 있었다...



신랑 친구대표 축사가 끝나자 바로 차례가 되고... 나는 거울에 비춰보고 머리와 옷을 다시한번 정리하고 무대 올라갔다. 가슴하고 등허리까지 깊숙히 파인... 은은하게 연한 금빛으로 반짝이는 긴 원피스를 입고갔기에... 지금 생각하니 연예인 시상식도 아니고... 좀 너무 화려했던거 아닌가 싶기도 했다.




지금도... 가끔씩 지인들이랑 일년에 한두번씩 파티도 하는데... 남들이 거의 안입는 독특하고 화려한 파티복 좋아하... 또 화려한 신발이랑 목걸이랑 장갑이랑도 무지 좋아한다. 그러고 보면... 나는 평소에는 그많은 수집음과 부끄러움속에서도... 남들보다 독특하고 특별하고 은근히 눈에 튀는것을 좋아하는것 같기도 했다.






나는 마이크를 꼭 잡고...무대 중심에 가서 앞에 있는 사람들을 한번 쭉 훑어보았다. 모든 사람들의 눈길이 한결같이 나한테 쏠려오고 있다는걸 느꼈다. 준비없이 갑작스레 올라갔기에 긴장은 했지만... 완전 떨리고 그정도는 아니였다.



안녕하십니까? 래빈 여러분...



우선 오늘 먼길을 불구하고... 저의 친구 소영이 결혼식에 참석해주셔서 이 자리를 빛내주신 손님 여러분들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나는 허리굽혀 곱게 배꼽인사를 했다. 아래서 박수소리가 들려온다.이어서...)




저는 소영이 어릴쩍 동네 짜개바지친구 리교입니다. 저는 먼데 소주에서 출근하다보니 친구결혼식에 아무런 신경도 못써주고 해준것도 없었는데... 그래도 친구라고 잊지 안고 이렇게 불러줘서 너무 고맙고 너무 영광입니다.


( 박수소리가 울려오고... 손님들을 좀 웃겨야 되는데 ... 어떡하지 했다가 에라 모르겠다 하고 생각나는대로 계속 예기했다. 나는 완전 무고한 표정짓고 엉뚱하게... )




그런데... 저는 멉니까? 소영이는 이렇게 잘생기고 멋진 남자친구 챙겨서 오늘 이렇게 예쁘게 결혼까지 하는데... 저는 남자친구 하나도 제대로 못꼬셔서 이렇게 바람이나 맞고다니고... 휴 ~ 오늘 큰일 났어요~ 좀다 열받아서 억쑤로 이빠이~ 마시고... 우리집 3층인데 오늘도 벌벌~ 기여서 올라가게 생겼습니다.ㅋㅋㅋ


(그러면서 계단 기어올라가는 흉내도 냈다. 말 끝나기 바쁘게 하하하하~ 애고 어른이고 재미있다고 배 끌어안고 웃고... 친구들도 정말 웃긴다고 눈물까지 흘리면서 웃는다. 나는 사실 그대로 예기했을뿐인데 말이... 다들 박수까지 쳐가면서 좋다고 한다... 내 속 터지는건 모르고... ㅋㅋㅋ)





웃음이 멈춰지자... 나는 다시 웃으면서...


마지막으로 우리 신랑신부, 앞으로 서로 더 많이 배려해주고 항상 아껴주면서 행복하게 잘살길 바라구요. 그리고 오늘 이자리에 모여 함께한 분들 즐거운 시간이였으면 좋겠고... 영원히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그렇게...인사하고 마무리를 했다. 박수소리 한참 나고... 나는 할것 다 해놓고는 그제야 부끄러워서 얼굴 빨개져서 원래 앉았던 상으로 왔다... 친구들은 니 정말 대단하다면서 어떻게 한국말도 그렇게 잘하고... 무대에서 사람들 그렇게 많이 있는데도... 어떻게 하나도 어색하지 않게 그렇게 자연스럽게 서로 대화하듯이 예기할수 있냐고 다들 난시다.




한국어는... 원래 경상도 사투리가 심하고 억양도 쎄고해서... 퇴근하고나면 나는 저녘에 일회용 저가락 입에 물고 발음 연습하고 책도 읽고 티비보면서 한마디한마디 따라 연습하기도 했던것이다. 그리고 제일 중요한건 학교때 숙소에서 매일같이 콘서트하고 MC보고 억쑤로 떠들어대던것들이 오늘에야 한번 제대로 빛을 발휘한것이였다.



그날 소영이가 뿌린 부케도 나한테로 날아와서... 어쩔수 없이 내가 받았다. 친구들은 부케받고 일년안에 시집못가면 몇년동안도 시집도 못간다면서... 나보고 내년에 무조건 결혼해야 된다고 한다. 식 거의 끝나고 신랑 신부 돌아가면서 손님상에 하나하나 술 붓는데... 친척들 어른들 지인들 동료들 친구들 순서로 마지막쯤 우리상으로 술 부으러 왔다...



소영이
<<너네 실랑 아직도 안왔나?>>

<<웅...>>

소영이 <<전화해봤나? 집에 뭔일 생긴거는 아니고...?>>

<<그러게... 내 지금 바로 전화해봐야겠다야... 온다했는데... >>


소영이 <<야 씨바 가만있어봐~ 오늘 니 진짜 이뻣어... 근데 니네 실랑은 아직도 안오고 머하나? >>

소영이는 술 한잔 들어가니... 맨날 평소에 같이 놀던 친구들 상에 오니 자기도 모르게 새색시가 ... 씨바^^


소영이 <<니네 실랑도 야... 색시 혼자 보내고 남들이 채갈가봐 걱정도 안되나보네~ 야 저 앞에서 다들 니 누군가 물어보고 실랑 있는가고 물어보고 난시다... 내가 실랑 있다고 쓸데없는 생각 하지도 말라고 했다 이이가~!>>

<<맞나... ㅎㅎㅎ >>




소영이 <<야 너네 실랑보고 일 끝나면 늦게라고 내가 꼭 보자고 한다고 해라~잉 이번에 안보면 언제 또 보나... 늦게라도 전화 꼭 해라잉~ >>

우리 고향에서 남자친구를 신랑이라고 부르고 여자친구를 색시라고 부른다. 남편도 신랑이라고 부르고 마누라도 색시라고 부르고... 옜날부터 그렇게 불러왔다. 나는 그날 도착해서... 소영이가 남자친구는 있냐고 해서 아마 결혼식날에 올거라고 예기했던것이다.





그러고 예식장에서 나와... 밖으로 나와서 돌이한테 전화하려고 번호 눌렀다가... 갑자기
열통 터져서 핸드폰 그대로 땅에다 둘러메쳐 박살냈다. 지가 뭔데 내한테 이러냐말이... 지가 얼마나 잘났냐고 내가 지보다 못한기 머있다고...? 이때까지 살면서 갖고싶은건 갖고 살았는데... 니따위가 머라고 나를 이렇게 열받게 하냐말이... 나는 속에서부터 터져나오는 울분을 삭이지 못해 한참동안 밖에 서있었다.




드디여 끝나고 우리는 편안한 옷으로 갈아입고 소영이네 친구들 몇십명이랑 노래방에 갔다... 신랑하고 신부 세워놓고 애들이 장난하고 웃고 난리고... 남자애들 돌아가면서 와서 자기 누구누구라고 술한잔씩 하자고 하고... 나는 그런 기분이 아니였기에 한시간정도 앉아있다가 나가서... 술 안마시는 친구여자애 한명이랑 옆에 방에 들어가서 앉아있다가 한잠 잣다.




그리고... 대련에서 친구들이랑 다른 스케쥴 있는것도 다 취소해버리고 바로 소주로 날아왔다... 그러고 숙소에 오자마자 짐싸서 나와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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럭키7세븐 (♡.36.♡.24) - 2016/09/13 14:05:17

일단 추천 찍고.

저녁에 봐요

그대라는이유 (♡.202.♡.255) - 2016/09/13 17:38:11

오늘 일등하셨네요^^

핑크빛바램 (♡.62.♡.116) - 2016/09/13 14:55:02

돌이 넘했네요....도대체 리교한테는 무슨 마음으로 다가갔을까요?

그대라는이유 (♡.202.♡.255) - 2016/09/13 17:37:13

그러게요~ 지금 생각해도 막 승질나요~~~

naver2016 (♡.38.♡.249) - 2016/09/13 17:10:10

리교 성질도 만만치 않네요 ㅎㅎㅎ

그대라는이유 (♡.202.♡.255) - 2016/09/13 17:35:29

넹~ 원래 한성질 하지요~~~
근데 자기절로 맘 잘 다스리면서 살지요~~~^^

한자연 (♡.9.♡.210) - 2016/09/13 19:28:08

작가님 글 솜씨 죽이네요...언변도 좋고요...아무리 봐도 돌이란 남자...리교가 회식때는 뜨겁게 평시엔 차갑게 대해주니까 리교가 자신을 진심 좋아하는걸 못 느꼇을수도 잇겟단 생각도 들고...근데 약속까지 해놓고 전화 한통 안한다는게 진짜 열받네용...애매한 핸폰만 날려가구..추천요!!

그대라는이유 (♡.35.♡.2) - 2016/09/13 20:19:08

과찬이십니당^^ 오랜 후에... 돌이는 내가 같이 가자고 해놓고... 결혼전날에 어디로 오라고 전화라도 올텐데 하고 기다렸다고... 그러다가 끝까지 전화안오니까 내가 농담했구나 하고 자존심 상했다고 하네요~ 우리는 서로의 진심이 먼지 몰라 항상 햇갈려서 많이 힘들었어용~ 생각하면 할수록 열받아서 지금 쏘맥 한잔 하고 있어요^^

한자연 (♡.39.♡.206) - 2016/09/14 11:44:42

두분 다 자존심 너무 쎄서 그런거 같네용...현재는 어케 진행이 되엇는지 궁금하지만...항상 지켜볼게요...나도 여자들 하고는 속심 잘 터놓는데 진짜 좋아하는 사람 앞에선 표현이 약해서...맘속은 빤하게 알고 잇어도...한번 술 딱 마시고 술 취한것처럼 돌이 마음 떠보시죠...니 맘에 내란 여자 어케 생각하냐고?? 남자가 반응하는데 따라 속 마음도 확인하구요..후에 보기 민망할 같음 어제 술취해 실수햇어 하면 되겟구요...나라면 그렇게 해보고 싶다는것...ㅋㅋㅋ

그대라는이유 (♡.202.♡.255) - 2016/09/14 18:45:56

넹~ 둘다 쓸데없는 자존심만 쎄서~ 저도 술마시고 그러고싶었는데...그것조차도 쪽팔려서 못하겠더라고요~ 혹시나 상대방이 나를 우습게 볼가봐... 지금이람‥ 할소리 다할텐데요... ㅋㅋㅋ

벨리타 (♡.62.♡.108) - 2016/09/14 15:58:16

흠. . .
전화기가 먼죄입니까 ㅋ ㅋ

근데 축사 참 재치잇게 대처하셧네요

돌이씨 한테 무슨일 잇엇을가요

다음회 기대합니다

이번회 너무 짧다는 느낌 안드세요? ㅋ ㅋ

그대라는이유 (♡.202.♡.255) - 2016/09/14 18:24:03

그러게요~ 아까운 전화기를...
이번회가 사실 정상적인것 같은데요 ㅋㅋㅋ
앞에는 돌이 빨리 등장시킬려고 무쟈게 길게 썻어욤^^
이넘의 돌이 생각하면 열받아서 어제 쏘맥했더니 하루죙일 윙~하네요 ㅋㅋ

헤드레공주 (♡.150.♡.2) - 2016/09/20 12:09:29

와우 ,,,정말 멋지게 결혼식에 축사도 잘해줬네요 ~~ 한성깔하시나봐요 ㅋㅋ 바로 짐싸고 고고

그대라는이유 (♡.202.♡.249) - 2016/09/20 14:06:33

ㅋㅋㅋ 감사합니당~~~

사회생활에 기죽어서 주눅들었지만 원래 좀 성격은 있어요~~~^^

본처의유혹본처의유혹 (♡.90.♡.155) - 2016/09/29 20:21:06

님이그토록 못잊는 돌이는 어떤사람인지.
돌이에관한 내용찾다가 날밤새겠어요.

그대라는이유 (♡.202.♡.249) - 2016/09/30 11:06:21

돌이에 대해서 한번도 정면적으로 쓴적없네요 ㅋㅋㅋㅋ
보면서 각자 드는 느낌 소통하기였습니당 ㅋㅋㅋ
저도 제대로 뭔지 모르겠어요 ㅎㅎㅎㅎ

본처의유혹본처의유혹 (♡.90.♡.155) - 2016/09/29 20:22:07

원래 노래듣자던게 님소설 읽고있어요. ㅋㅋ

그대라는이유 (♡.202.♡.249) - 2016/09/30 11:07:36

제가 올린 노래들은 옛날 노래들이 많네요~~~
옛날 생각하면서 쓰느라... 요집 노래가 저는 마음 가장 들어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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