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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TCH PAY (22)

작은도둑 | 2017.04.19 16:01:34 댓글: 24 조회: 4565 추천: 16
분류연재 https://life.moyiza.kr/mywriting/3342213


햇살이 눈부시고 교통체증때문에 차들이 조울증에 걸린것처럼 붐비는 아침. 나는 아침일찍 화장을 예쁘게 하고 하이힐을 신고 십자가에서 택시를 기다리고 있었다. 외에도 같은 길목에 몇몇 사람들이 연신 시간을 확인하며 애타게 택시를 찾고 있었다. 아침 출근 고봉기라 도로 계시판에는 엄청 막힌다는 빨간색이 위주였고 듬성듬성 노란색이 섞여있었으며 간혹 가다가 초록색이 간신히 끼여있었다. 상하이의 교통체증을 두고 사람들은 토마토 계란볶음에 파가 섞여있다 (番茄炒蛋 加点葱花) 표현을 쓰기도 한다.






간만에 멀리로부터 녹색등을 켜고 오는 택시때문에 기다리던 사람들이 득달같이 달려들었다. 택시 남버를 확인하고 나도 재빠르게 움직여 손잡이를 잡았다. 이미 잡은 택시에 뒤늦게 차를 따라 오던 사람들은 떨어져 나갔는데 남자가 집요하게 나와 같이 뒷쪽 손잡이를 잡고 놓을념을 안했다.






[我先发现的. 放手.]






키가 180 되는 남자였는데 매너가 똥이였다. 매너는 신장과 정비례하는게 아니였나부다. 인상을 쓰면서 내게 은근 압박을 가해왔다. 나는 핸드폰을 들어 택시예약 어플을 보여주었다. 번듯하게 지금 잡고있는 택시번호가 찍혀져 있었다.





[那又怎么样?]






그래서 ?????? 눈을 부라리며 뻔뻔하게 들이대는 남자에게 나는 정강이를 걷어차고 그틈에 얼른 조수석에 앉아 기사한테 운전하라고 했다. 차가 출발을 했고 미러로 다리를 붙잡고 욕을 하고 있는 남자의 모습이 잡혔다. 기사아저씨가 힐끔 뒤돌아보더니 시무룩히 웃었다.






회사에 이르러 아직 이른 시간이라 휴계실로 향했다. 회사에는 최근에 커피제조기계를 사다놓았다. 따라서 나는 매일 아침 커피를 병에 담아오는 수고마저 덜었다. 얼마전 장팀장이 출장을 갔다가 좋은 원두커피를 사가지고 왔고 아침이면 우리는 사무실에서 바로 원두를 갈아 즉석으로 커피를 만들어 마실수 있었다. 갈고 마친 커피 잔류를 유리그릇에 담아 창가에 놔뒀더니 사무실 내부에 은은한 커피향이 풍겼다.






[바리스타 선생님이랑은 잘돼가요?]





은근 슬쩍 묻는 질문에 그는 고개를 절레절레 젓더니 넘어온다고 했다. 어느날 우연히 이상형이 어떻게 되냐고 물어봤을때, 착하고 배려 많고 이해심 깊은 여자이라는 말에 크게 멘탈이 흔들렸다고 했다. 송충이는 풀을 먹고 살고 장팀장은 화끈하고 직설적인게 매력인데 순한 흉내를 내려 하다 보니까 맞지 않은 옷을 입은것처럼 불편한거였다. 중이 자기머리를 못깎는다고 웨딩업체 팀장이 정작 자기연애와 혼인에서는 그동안 익혔던 스킬과 이론들을 써먹지 못하고 있었다.






외근이 잦아졌고 나갔다가 가끔 강현수의 회사쪽으로 이동할때면 나는 여전히 차창밖으로 그의 회사가 있는 빌딩을 바라보았다. 강현수는 지금도 안에서 열심히 일을 하고 있겠구나 하는 생각을 한다. 관계는 끝났어도 추억은 박제된 표본마냥 남아있었다.






풍성한 가을과 함께 내가 기획하고 진행했던 결혼식은 열개가 넘었다. 가운데는 스몰웨딩도 있었고 거창하고 화려한 결혼식도 있었으며 2 연예인의 결혼식도 있었다. 줄곧 열애가 아니라고 부정하던 두사람은 사실상 1년전에 이미 결혼증을 받은 상태였고 가족과 지인들속에서 비공개 결혼식을 치뤘다. 반이 협찬인 결혼식을나는 이제 더이상 혼인에 환상같은게 없었다.





아남이의 태연이 치료는 조금씩 효과를 보이기 시작했다. 얼마전 아남이네 집에 갔다가 나는 마침 놀러온 태연이를 만났다. 윤태오의 동생이라고 한눈에 알아볼 정도로 정교한 오관과 분위기가 느껴졌다. 태연이는 현아 (강현수의 동생) 비슷한 또래였는데 느낌은 확연히 달랐다. 현아는 자유분방하고 거침없고 태연이는 말수가 적고 침착한 편이였다. 저런 아이가 반항때문인지 아니면 사랑때문인지 남자를 만나 생명을 잉태를 했다는게 믿겨지지 않을 정도로 아직 애티나는 얼굴이였다. 처음부터 삐꺽이였던 관계와는 달리.. 태연이는 아남이한테 호의를 보였고 많이 의지하는것 처럼 느껴졌다. 가끔 윤태오가 출장을 갈때는 아남이네 집에 찾아와 같이 맛집을 찾기도 하고 밤새 수다를 떨기도 한다고 했다. 아남이는 나보다 많이 현명하니까 관계를 처리하리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






태연이는 나아져 그동안 방치해두었던 공부를 마치겠다고 다시 교정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타이밍에 아남이는 살고있던 집을 임대주고 윤태오 와의 동거를 시작했다. 이사를 도와주러 갔다가 짐정리를 마치고 나는 아남이의 옆구리를 쿡쿡 찔렀다.






[얘기해봐. 무슨 생각으로 동거하기로 한거야? 기억나? 전에 내가 동거할때 니가 했던 ?]

[뭐라 그랬지? 기억이 안나는데…]

[상기시켜줘? 동거는 미숙한 인격이 하는 그릇된 판단이라고 했나? 욕정이 정상적인 판단을 흐린 행동이래메? ]

[그랬나?]






아남이가 딴청을 부리며 빙그레 웃어보였다.






[지금은 불안하지 않아? 윤태오의 여성 편력이? ]

[그럴리가..근데 불안하다고 남주기엔 아깝잖아. 누구 좋으라고. 기를 쓰고 잡는다고 바람 안난다는 보장도 없고.]

[많이 쿨해졌다..]

[대안은 찾았으니까..]

[ 대안?]

[어느날 생각해보니까 억울하더라. 내가 불안해해야 되지 싶었어. 나도 충분히 괜찮은 여잔데 말이야]

[그래서?]

[^^ 그가 불안해지게 하려고..]

[뭔소리야?]

[이해하기 쉬워. 나는 걱정하고 불안해하는 시간 대신 자신한테 투자하기로 했어. 그게 미모던 실력이든놓칠까바 두려워하는것보다 헤여지더라도 얘는 잘살겠다 하는 위기감을 주는게 낫다고]

[뭐야? 니들 아직도 더치페이 하고 있어?]

[아닐 이유가 없잖아. 절대적인건 아니지만 여자의 경제력이 나를 지킬수 있는 힘이라고 해야 하나. 어느날 사랑이 없어져서 헤여져야 한다면 나는 혼자 살아갈 자신이 없어서 잡고싶지는 않아. 나는 내가 벌어서 하나를 먹여살릴 능력과 일이 있어야 하고. 그렇다고 조선시대처럼 남자내조하고 살림만 정도로 착하지도 않고.

서로 더치페이 하는게 상대방 입장 이해하기에도 좋고. 당연하다는 생각을 버려서인지 그가 베푸는 호의에 진심으로 고맙기도 하고. 당연하다기보다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아가면 오래 같이 살수 있을거 같았어...]






아남이가 눈을 반달모양으로 하고 웃어보였다. 나도 같이 웃었다. 윤태오가 어떤식으로 아남이의 마인드를 받아들일지 궁금했다. 비슷한 사람끼리 친한다고 윤태오도 강현수가 반쪽에 대한 기대가 별로 다르지 않을거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다행인건, 두사람은 조율을 해서 맞춰가는듯 했다. 윤태오는 강현수보다 맞는 타이밍에 맞는 사람을 만난것 같았다.




드디여 나는 더치페이가 돈을 각자 지불하는 일이 아닌 사회와 가정에서의 역활과 책임에 대한 균등한 분담이고 그로부터 오는 이해와 배려라는 느낌이 들었다.





일찍 알았더라면 나는 강현수에게 근사한 여자로 되여있을지도 모른다. 사회라는 시스템이 사람에게 각자의 짐과 무게와 책임을 감당하도록 되여있는데 나는 감성이 이성을 넘어 내가 짊어져야 부분을 강현수에게 얹어주고 다른일에 너무 많은 힘을 뺐다. 혼인이 멀리 못간데는 책임이 확실히 있었다.






윤태오가 도착을 했는지 밑층에서 경적 소리가 울렸고 아남이는 창문가에 다가가 손을 흔들었다. 윤태오가 집으로 올라오더니 윤태오는 와중에 뜬금없이 꽃한송이를 내밀었다. 아남이는 이런 뜬금없는 상황이 익숙하다는듯 인상을 썼고 나는 터졌다.






[. 미안해요. 연이씨..]






뭐가 미안하다는건지 알거 같았다. 금방 이혼한 친구앞에 저런 노골적인 애정행각을 하는게 보기 좋았다.나는 빙그레 웃어보였다. 갈아입을 정도를 싣고 먼저 떠나갔고 나머지 짐은 이삿짐 센터에서 깔끔하게 포장해서 이사를 마쳤다.






윤태오는 간혹 가다가 내게 전화가 오기도 했고 아남이랑 같이 저녁식사를 하기도 했다. 가끔 식사 자리에 묘한 침묵이 흐를때가 있었다. 몇번 뒤에야 나는 그게 강현수의 얘기가 연결이 됐을때 오는 느낌이라는걸 알게 되였다. 헤여졌어도 같은 추억과 관계를 공유하던 사람들 사이에도 같이 적응하고 버텨가는 기간이 필요한거 같았다. 나는 그때마다 환하게 웃는거로 아직은 완전하게 편해지지 않은 마음을 감추었다.






그리고 낙엽이 질무렵, 나는 우편물 하나를 받았다. 봉투를 뜯었더니 초대장 하나와 항공권이 들어 있었다. 도교에서 열리는 개인사진전에 초대를 한다는 내용이였다. 초대장 겉면에 판양이 웃는 모습이 찍혀있었다. 환하게 웃고 있어서 마음이 시릴 지경이였다. 한동안 아무렇지 않은척, 괜찮은 , 버티고 있다고 생각을 했었는데마음속에 누가 돌을 던진것처럼 아주 오래간만에 파문이 일었다. 초대장을 손에 쥔채 나는 그렇게 한동안 멍하니 서있었다.





머리를 식히고저 나는 회사 옥상으로 올라갔다. 시원한 바람이 불어와 머리결이 바람에 흩날렸다. 마음이 착잡해졌다. 분명 좋은 일인데나는 웬지 겁이 많아졌고 생각이 복잡해졌다.





뭐가 두려운걸까? 그냥 지인들에게 보내는 초대장일수도 있는데





생일마다 배달되면 강현수의 신상가방처럼 말이다.어쩌면 관계자가 보내온 그냥 그런 초대장일수도 있는데 말이다. 만약 그랬더라면 오히려 편한 마음으로 응원해줄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속은 상하겠지만. 그쪽이 훨씬 심플하게 나와 판양의 관계를 정의내릴수 있을것 같았다.






인정하기 싫지만. 나는 판양에게 특별한 사람이라는 확신이 없었다. 나는 단순하고 보수적인 사람이라 남녀 관계에서는 확실하게 알려줘야 알아 들어먹는다. 그는 내게 사랑한다는 얘기를 한적이 없었고 나도 그에게 사랑한다는 얘기를 한적이 없었다. 많이 가까왔었지만 세상이 복잡해 이정도 관계는 충분히 시간에 묻힐수도 있는거고. 키스를 하고 스킨쉽이 있었지만 요즘 들어 설령 잠을 잤다 하더라고 그게 ? 서로 즐긴 일을 가지고 책임을 운운하는건 언녕 고리타분한 일이 돼버린 요즘 같은 현실에 말이다.






좋은 감정이 남아있지만 그게 친절인지 측은지심인지 구분이 안갔고 설령 이성적인 호감이라고 하더라도 내가 누군가를 제대로 사랑할수 있을지 알수가 없었다. 한번의 혼인에 나는 너무 많은걸 소진해버렸다. 그동안 믿던 가치관이 흔들렸고 생활 자체가 뒤바뀌였으며 그런 변화에 나는 수습해나가는것도 힘에 부쳤다 .






불확실한 미래 - 나는 다시 겁도 없이 단순 무식하게 뛰여들수 있을까?







사람을 좋아하는 감정도 적금처럼 누적이 된다면, 나는 현재 신용불량자였고 당분간은 더이상 가불이나 인출이 안되는 정도였다. 앞으로 누군가를 만나서 전처럼 사랑할 용기와 자신이 없었다. 이혼이 남긴 후유증이였다.






판양의 근황은 가끔 인터넷이나 잡지에서 찾아볼수 있었다. 여자 아이돌 그룹이 새로 나온 앨범의 화보촬영을 판양과 함께 했다는 기사를 본적이 있었다. 인터뷰에서 그중 아이는 이상형이 집어서 판양이라고 했다. 내가 알던 판양은 부분에 불과했던지 나는 전혀 다른 판양을 인터넷과 책을 통해서 읽고 있었다.






잡지속 판양은 약간 곱슬머리를 자연스럽게 빗어 넘겼고 하얀 셔츠 팔소매를 팔꿈치까지 걷어올렸다. 항상 느끼는 거지만 무심한 듯하면서 기울이는 모습이 인상적이였다. 일문일답 식으로 인터뷰가 적혀있었다.






- 얼마전 입상 축하드립니다. 최근 촉망받는 사진작가로 급부상하고 있는것도 축하드려요.

- 감사합니다.

- 사진작가의 길을 걷게 계기가 있나요?

- 주로 애용하시는 카메라는 어떤 건가요?

- 작품을 만드실때 주로 어디에서 영감을 얻으시나요?

- 작품을 통해 전달하고 싶은 메세지가 무엇인가요?

- 어떤 사진작가로 기억에 남고 싶나요?









다양한 질문들이 이어졌고 판양의 진솔하고 솔직한 대답이 기록되여 있었다. 판양은 기록하는걸 좋아한다고했고 문자만으로는 한계가 있어서 카메라를 선택했다고 했다. 인물보다는 다큐멘타리 쪽을 선호한다고 했고 그로부터 오는 사회적인 문제를 표현하고 싶다고 했다. 배낭 여행을 많이 다니는데 갔던 곳과 만났던 사람들이 주는 메세지가 가끔 영감이 돼줄때가 있다고 했고 내가 전달하고저 하는 메세지보다 보는 사람이 느끼는 메세지에 치중한다고 했다.








[예를 들면, 홍콩에 여행갔을때, 사면이 빼곡한 주택구역 가운데서 찍은 사진이 있어요. 숙소같은 느낌의저는 젊은 세대의 무게감을 얘기하려고 했는데보는 사람에 따라 시각차이가 같다고는 할수 없잖아요. 부동산하는 관계자는 집값을 떠올렸을수 있고. 졸업생은 취업난을 떠올릴수 있고 어린아이들은 네모난 하늘에 초첨을 맞출수도 있구요.본인이 원하는 방향으로 해석하도록 해주고 싶어요.]






-끝으로 아직 미혼인걸로 알고 있는데 사귀는 사람은 있나요?


[아니요. 없습니다. 하지만 기다리는 사람은 있습니다.]







나는 잡지를 덮었다. 남의 진심 무시하는게 취미니? 하는 목소리가 들리는것 같았다.







나는 도시의 많은 직장인들처럼 출근과 퇴근을 반복하고 있었다. 요즘에는 혼술, 혼밥이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릴 정도로 1인세대가 많아졌고 가게에도 혼자 손님을 위한 1 테이블이 생겼다. 편의점 유리창을 마주하고 혼자서 면이나 도시락으로 끼니를 때우는 사람이랑 눈이 마주치는 경우도 있었다. 도시가 만들어준 편의속에서 우리는 그렇게 외로움을 견뎌내고 있는듯 했다.





다음날, 아침 출근했을때, 사무실 내에서는 무슨일인지 발칵 뒤집혀져 있었다. 빨간 청첩장이 직원들 사이에서 오가고 있었고 책상위에도 하나 놓여져 있었다.







[차연씨. 기억나요? 저번 커플 매칭때, 40대의 광고회사 다니는 여자요그때만난 자기보다 열몇살 어린 남자랑 결혼한대요. ~~~. ]







당연히 기억한다. 젊고 잘난 남자랑 살면 불안하지 않냐고했을때 그녀는 그렇게 생각하면 즐길수가 없다고 나는 내일 미래 앞으로 이런거 말고 지금 당장 행복한게 중요하다고 했었다.







커플매칭이벤트 팀은 모두 초대되였다. 그리고 주말 우리는 그녀의 결혼식에 참석했다. 골드미스 답게 그녀는 심플하지만 상당한 견적이 예상대는 드레스를 입고있었고 우리는 모두 신부방에 가서 축하를 해줬다. 그녀는 환한 꽃처럼 아름다웠다. 그녀의 용기를 응원해주고 싶었다.







[축하해요. ]







그녀가 고개를 끄덕이였다.







만난지 세달만에 결혼하는거 그것도 열몇살 연하의 남자랑 결혼하는거 부럽지만 걱정이 되는 일이기도 했다. 어떤 용기가 결정을 하게 했냐는 말에 그녀 특유의 자신만만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나는 결과를 미리 정해놓고 망설이지 않아요. 결과라는건 어차피 과정이 만들어내는거니까. 현재가 중요해요. 아직 발생하지도 않은 일에 감정소모를 하지 않고 지금을 최대한 활용하여 즐기고 싶어요.]






구두쟁이 셋이 모이면 제갈량보다 낫다고 했다. 앞에 세사람이 걸어가면 그가운데 한사람은 스승이 될수도 있다고 했다. 내가 한동안 망설이고 고민하던 일을 심플하게 정리를 해주었다. 피로연을 마치고 돌아오면서 나는 돌아오는 차안에서 그동안 내가 맡아서 진행했던 커플들을 떠올렸다.






[행복하지 않을 이유가 머가 있어요? 20 차이가 나요 저희....내가 나보다 20 어린 여자한테 묻고 따지고 바꾸고 이해하고 그러려고 결혼이라는걸 하겠어요? ] 라고 하던 왈츠신랑과….



[결혼은 독립이라고 생각해요. 경제적인것뿐만아니라 정서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요. 양가측 참여만 부탁드릴뿐, 모든 지원과 간섭은 사양하려구요. 주변인들의 기대가 아닌 내가 원하는 생활을 하려구요.] 라고 하던 심문과


[힘들어서 잠깐 한번 딴눈 판건 용서를 해줄수 있는데 다시는 그러지 말라고 했어. 억울했지. 자다가도 벌떡벌떡 일어날 정도로..근데 늙으니까 가여워져.] 라고 하던 권여사와






그리고 판양이 떠올랐다.






[니가 했던 사랑이 얼마나 대단한건지는 모르겠는데 연습할 기회를 줄께. 그러니까 옆사람들 배려 하는데 빼지 말고 니가 원하는 선택을 해봐. 부담스러워 하지도 말고 그렇다고 대해도 된다는건 아니야. 내가 그가운데 하나의 가능성이라고 좋고. 그럼 전과 다른 연애를 하게 해주께. . 처지가 한심해 보이긴 한데 동정했던건 아니야. 그것부터 해봐.]









판양의 목소리가 귀가에서 울리는것 같았다. 끝을 정해놓고 우리는 누군가를 만나지 않는다. 지금이 좋아서 같이 멀리가고싶었던건데 나는 요절한 혼인 문턱에 걸려 넘어져서 일어날 념을 못했다. 다시 넘어지면 어떻게 될까? 다시 누구 손을 잡았다가 그가 나를 놓으면 어떻게 될까 내가 다른 누구에게 손을 내밀수는 있을까 많은 우려들이 모여 나를 겁쟁이로 만들었다.




….내가 언제부터 이렇게 주도면밀하고 침착했다고그래 마음 가는대로 맡겨보자.





판양이 보내준 항공편대로 나는 뒤늦게 비자를 신청하고 회사에 휴가를 냈다. 모든 준비를 마치고 출발하기 전날 판양의 작업실에 들려 베란다에 걸려있는 새조롱을 윤태오의 집에 맡겨두었다. 그리고 다음날, 나는 일본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판양이 보냈던 석양이 비치던 혼탕온천 엽서도 챙겼다.







시차때문에 거의 3시간이 걸려서야 도착을 했다. 짐을 찾아가지고 출구쪽으로 두리번 거리면서 걸어나왔다. 짐이 늦게 나와 나는 마감편으로 나왔고 픽업하러
나온 사람들이 거의 흩어져 조용해졌다.







그리고 나는 분명 보았다.








출구에서 떨어진 곳에판양이 팔짱을 끼고 나를 보고 미소짓고 있었다.







추천 (16) 선물 (0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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핑크빛바램 (♡.162.♡.2) - 2017/04/19 16:16:01

매일매일 기다렷는데 일곱날만에 올려주셨네요....잘봤어요...추천...아 ~글구 좀 더 빨리 올려주시면 안될가요?

작은도둑 (♡.166.♡.227) - 2017/04/19 16:31:09

빨리 올리면 빨리 끝납니다. ^^

heanzu (♡.104.♡.125) - 2017/04/19 18:02:58

끝나면 아남이네 커플 번외편두 보고싶네요^^

핑크빛바램 (♡.162.♡.2) - 2017/04/21 15:03:58

저랑 생각이 똑같습니다.

ziyu2008 (♡.25.♡.104) - 2017/04/19 17:10:10

매일 매일 기다리고 있었어요 ,그러면서 또 빨리 끝날가봐 걱정도 하고 :(
읽으면서 가슴이 뭉클해 나면서 눈물이 나네요 .
차안에서 그동안 마났던 커플들을 떠올리는 대목은 마치 드라마를 보는듯 합니다 .많은걸 마음으로 느끼고 깨닫게 되네요 .
다음집 기대 합니다.

스마일87 (♡.120.♡.155) - 2017/04/19 17:16:39

드디어 판양이 등장하네요. 판양의 차연 바라기...
작가님의 글은 눈앞에 그림이 보이는 것 같아요.
다음집 기대 합니다.

heanzu (♡.104.♡.125) - 2017/04/19 18:01:21

차연이가 점점 더 근사해지는것 같네요.잘 읽고 갑니다.

토토로11 (♡.100.♡.124) - 2017/04/20 10:06:20

차연이가 새로운 사랑을 시작하네요~
판양이랑은 또 어떤 러브스토리가 될지 기대가 됩니다.

작가님 번번이 답글도 해주시네요~땡큐~
현실속에서 진짜 작가 아니신가요?
글솜씨가 넘 좋아서~ ㅎㅎ

월청 (♡.58.♡.117) - 2017/04/20 10:41:31

저는 개인적으로 강현수 전남편과 잘되었으면 좋겠습니다.사노라면 이런저런 일들이 발생하기 마련인데 그걸 극복해야지 이혼이란 핑계로 포기하는게 옳은 방법은 아닌 같네요. 판양과도 옥신각신할 일이 없다고 장담할 수 없는게 아닐가요?

meilan0308 (♡.184.♡.143) - 2017/04/20 11:09:46

동감입니다 .강현수가 이글속에서 이렇게 잊혀지는게 싫습니다 ,
다시 차연이랑 잘됫음 하는 바램은 첨부터 변함없었는데 ,
저만 그런게 아니였네요 .
추천 하고 갑니다 .
매일 기다려지는 글입니다 ,담편은 몇일 기다려야 할지 . ㅎㅎㅎ

한자연 (♡.13.♡.189) - 2017/04/20 11:15:48

드디여 22 회 올랏네요..요즘 현실에 따라 변해가는 차연이 모습..너무 보기 좋네요..남을 배려해주는 삶도 좋지만. 자신한테 미안해지지 않는 그런 삶을 사는것도 아주 좋을것 같아요..여주가 앞으로 누구를 선택하든 자신이 맘이 진정 원하는 쪽으로 살앗음 좋겟네요!! 추천!!!

준호 (♡.236.♡.171) - 2017/04/20 15:26:59

매일 자게판에 들려서 올리셧나~체크하면서 기다렷습니다.ㅎㅎ
저두 윗분들처럼 강현수가 그냥 잊혀지는게 왼지 아쉽네요.
물론 판양두 마음에 걸리구요.ㅋㅋ
수고하셧습니다.다음집 기대할께요.

보라빛추억 (♡.240.♡.253) - 2017/04/20 19:15:43

키가 훤칠하고 매너가 없는 그 택시남은 차연이가 강해졌음을 표현하기 위해서 등장한 스쳐가는 사람일가요? 판양의 연적으로 등장할 일은 없겠죠? 제가 드라마를 좀 많이 봐서요 ㅎㅎ
여주 드디여 용감하게 자기가 주인공이 되는 삶을 살려 하네요. 두려워안하고 자기의 사랑을 찾으려는 여주 대견하긴 한데 판양과의 사랑도 마냥 순리롭지만은 않겠죠. 이번 사랑은 지혜롭게 경영해갔으면 좋겠네요.

노벨과개미 (♡.130.♡.105) - 2017/04/20 21:33:14

작은도둑님 오랜만이네요 어쩌다가 위챗에서 모이자 떠서 터치페이를 만나게되여 아예 컴터로 로그인햇네요
이야기가 너무나 재밋어서 한숨에 다 읽었네요 .스마트폰사용후로 모이자와 인연이 멀어져서 안한지 몇년됫는데
작가님 인연으로 오늘부터 모이자 자작글 팬으로 돌와왓네요
글을 읽는내내 남편과 잘됏음 하는 마음과 안됏음 하는 맘이 반반 차지하더니 시원하게 마무리해주셔서
판양편으로 마음의 저울이 기울어지네요
너무나 좋은글 여기서만 본다는것이 아깝네요 이야기가 마무리로 가는것같아 벌써부터 아쉬운 맘이 드네요
좋은 글 진짜 잘 읽었고 항상 홧팅하세요

싼쌰인 (♡.245.♡.17) - 2017/04/21 11:20:13

재미나게 잘 봤습니다 ~!
판양과의 재회로 인한 재미나는 스토리가 기대됩니다 ~ㅎㅎ

개인적 소감이지만...
여자는 조금 남자한테 의지하며 살아가는게 좋을것 같습니다.
여자가 남자에 대한 조그마한 의지도 없고 독립해버리면...
인연의 끈이 쉽게 끊어질거라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다음 집도 고대합니다... 수고하십시오 ~.~

스텐레스 (♡.4.♡.131) - 2017/04/21 12:44:29

22집이 올랐네용
여주가 끝내 용기를 내네요~
판양과 어떤일이 일어날지 궁금합니다^^

작은도둑 (♡.166.♡.227) - 2017/04/25 09:08:23

핑크빛바램 님: 항상 들려주셔서 감사합니다. 글 쓰는 동안은 긴 여행을 한것 같기도 하고. 연애를 한것 같기도 해서 마감이 저도 아쉽습니다.

heanzu 님: 아남이커플도 이야기가 되겠네요. 결혼을 안 믿는 여자와 지극히 개인주의 남자요..이제 조금씩 남녀사랑얘기 줄여보려고 합니다.

ziyu2008 님:저도 글 쓰다가 욱했던 경우가 한두번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 극단적인 설정을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행복도 불행도 일상의 일부분인것 같습니다.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스마일87 님: 그건 저랑 비슷합니다. 저도 그림을 먼저 떠올리고 문자로 표현을 하는 편입니다. 판양은 축복같은 존재죠.

작은도둑 (♡.166.♡.227) - 2017/04/25 09:14:12

heanzu 님:그게 글의 주요선이였던것 같습니다.

토토로11 님: 매번 잊지않고 들려주시는 님의 리플에 항상 힘을 얻습니다. 고맙습니다.

월청 님: 님의 이플을 보고 한참을 고민했습니다.어떤 메세지를 전달해야 할까구요. 개인적으로 강현수와의 결합을 생각 안해본건 아닌데...미래가 보이지 않았어요.한번은 이해, 배려 할수 있는데..앞으로 또 같은 일이 반복이 될거 같고..여주는 어쩔수 없이 객관적인 상황에 말리게 될거같고.. 그걸 알면서 다시 뛰여들기엔 차연이는 너무 독립적이고 멀리 온거 같애요.

meilan0308 님: 강현수의 이미지가 너무 나쁘지 않았나 봅니다. 그 남자 걱정은 안해도 될거 같애요. 워낙 가진 조건이 좋아서 아마 차연이보다 더 어리고 예쁜 여자를 만날수도 있을거얘요.ㅋ

작은도둑 (♡.166.♡.227) - 2017/04/25 09:20:51

한자연 님: 남의 위한 인생에서 나를 위한 인생으로 바꿔보자가 글을 쓴 취지였습니다.저도 차연이 앞으로 내가 원하는 삶을 살았음 좋겠네요.

준호 님: 강현수는 자기만의 인생이 또 있을겁니다. 한번의 경험과 터득으로 다음번엔 더 시행착오를 줄이고 더 좋은 상대를 만날수도 더 좋은 상대가 돼줄수도 있구요.

보라빛추억 님: 누구를 만나냐보다 어떤 관계를 만드냐가 더 중요한것 같습니다. 판양이여도 좋고 혹은 다른 그 누구라도 상관없고.. 없어도 좋구요. 상대방에 따라 휘둘리는 생활보다 내가 중심이 되여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게 질적인 변화인것 같습니다.

노벨과개미 님: 오랜만이네요. 글을 마치고 한동안 쉬려고 했는데 갑자기 놓기가 아쉬워지네요. 더치페이는 꽤 많은 시간과 감정투자가 들어간 들이라 저도 애착이 갑니다. 재미있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작은도둑 (♡.166.♡.227) - 2017/04/25 09:22:48

싼쌰인 님: 저도 개인적으로 좀 여린 여자가 좋더라구요. 인간미가 느껴진다고 할까요? 하지만 세상이 마냥 호락호락한게 아니잖아요. 많은 경우 여자들은 참 단단하게 세상을 살아가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스텐레스 님: 최종편도 올렸습니다. 그동안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판양과는 좋은 현재가 있었음 좋겠습니다.ㅋ

장백산00 (♡.226.♡.79) - 2017/04/26 14:33:55

잘보고갑니다. ~~

강니 (♡.214.♡.35) - 2017/04/28 11:42:30

추천을 할라면 무조건 댓글을 달아야 되는거였군요

카풋치노 (♡.246.♡.150) - 2017/04/28 15:34:26

글 스토리가 눈에 잘 들어오고 마지막집까지 정말 재미나게 잘 읽었습니다.
강현수와의 감정을 이어나도 좋았을것이지만 현실은 원래 현재 마음이 중요하고 편안한게 더 좋은게 아닐가요?판양과 이루어진 결말이 그래서 더 현실감납니다.
작은도둑님 다음 글도 기대해볼게요! 항상 행복하세요^^

ppme (♡.136.♡.75) - 2017/05/07 11:51:0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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