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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길시 신화서점 조선말 도서

에덴 6(연이가 소학교를 졸업하다.)

에덴818 | 2017.01.17 08:02:29 댓글: 8 조회: 2070 추천: 1
분류실화 https://life.moyiza.kr/mywriting/3253370
그날 이순이는 처음으로 점집이라는 곳의 실황을 직접 본인눈으로 보게 되었고,김신이가 벌어온 돈으로 점을 보는데 돈썻다는 사실이 조금 찝찝하기는 했지만,김신이의 술풍이 하루속히 변화를 가져올수 있기만을 기대하며 귀가했다.

돈받자마자 기세등등한 눈빛으로 삿대질해가면서 내쫓기라도 하듯이 방토를 해주겠다던 점쟁이의 흉측한 얼굴이 자꾸만 떠올라서 공포감이 들었지만,속으로 더러운 귀신이 빨리 김신이한테서 떠나가고,삶의 평안이 올수 있다면 그보다 더 좋은일은 없을것 같았다.

.......


연이는 연변주와 본시,그리고 교내에서 펼쳐진 여러가지 작문콩클에서 상을 받으면서 맹활약을 했고,가장 큰 영예라면 소학교 4학년에전국을 대표하는 글짓기경연에서 1등이라는 보좌에 올라 지역시상식이 열리는 연길행을 이순이와 함께 하는 기쁨으로 충만했다.딸애가 시상대앞에서 생글생글 웃는 미소로 전연변의 수상자학생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는 모습이 귀여워서,이순이의 눈가에서는 저도 모르게 흐뭇한 미소가 번졌고,이대로 우수한 성적으로 소학교생활을 마칠수 있기를 바라며,모든 경제와 마음을 동원하여 일이에게보다 더 큰 정성을 쏟았다.

같은해에 시에서 9.3때마다 한번 열리는 널뛰기경연에서 한학급의 학습위원 하나와 짝을 짓고 3등을 하여,이순이의 지치고 힘든 일상들에 생기를 넣어주는 활력소같은 존재였고,다음해에는 연길체육관에서 펼쳐진 전주널뛰기경연에 함께 참가하여, 용정팀의 전업선수들이 펼치는 널뛰기공중전도 구경할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

신에 끈을 묶고 하늘고공으로 뛰어올라 전신을 360도로 회전하며 공중전과 각 동작으로,딴딴한 널판을 밟으며 다시 내려오는 용정팀언니들의 오래된 수준을 선보이는 멋진 모습은 그야말로 선녀를 방불케 하는 가관의 현장이였다.

체육선생님의 지휘하에 꾸준히 참가한 교내장거리달리기팀 훈련과정을 마치고,본격적으로 열리는 교내장거리운동회에서도 학교울타리를 벗어나 나무들이 푸르게 우거진 길거리를 달리고,사람들이 환호하는 모교의 문앞까지 당도하여,박수갈채와 찬사를 받으며 전교1등의 영예를 지니기도 했다.

땀방울이 몸을 적시고,체력이 한계에 도달했다는것을 느꼈을때에는,아빠한테 맞으면서도 매일아침 도시락에는 항상 맛나는 반찬들을 넣어주시기에 인색한적이 없던 엄마에게 회보할 생각을 하니,이를 악물고 달린 시간들이 어린 연이의 동력이 되어,끝까지 완주할수 있었던것 같다.

점심시간에 애들이랑 반찬을 나누어먹으면서 가끔 이순이가 볶아준 干煸鱿鱼를 부러워하던 다른 애들의 반찬에 눈길을 돌리면,계란볶음 등 간단한 반찬이였고,한저가락씩 연이반찬을 나눠주면 맛있다면서 종알대는 친구들의 말에 그런 엄마가 있어서 참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김신이가 가끔 술을 안마시고 들어온 날이면,점쟁이 말처럼 김신이가 나빠서 그런게 아니고 진짜로 김신이의 몸에 더러원 귀신이 빠져나가기라도 했듯이,처음 김신이를 보았던 느낌처럼 허탈한 미소,점잖은 생김생김,말수적은 사람이다.

거짓말처럼 흉악했던 주정뱅이의 모습은 감쪽같이 사라지고, 이틑날 아침이면 두아이의 손목을 잡고 터벅터벅 등교길로 가는 세사람을 흐뭇하게 바라보며,가끔은 한여자의 훌륭한 남편,두 아이의 우수한 아빠가 돼주는것만에도 참 다행이고 위로를 받았다.

그맘때쯤 이순이는 매일마다 아침이면 잠을 설쳤던 말던 두아이와 김신이게게 식탁을 갖추고,출근길과 등교길에 나서는 식구들을 보내고,자기입술에 변변히 밥알이 들어갈 틈도 없이 부랴부랴 옷을 입고,출근길에 오르고는 했다.

이순이의 직업은 병원간호사,혈관이 약해서 조심스레 바늘을 질러야 하는 아이들의 자지러진 울음소리는 같은 엄마의 바늘로 찌르듯이 찔렀고,바지벗고 엉덩이를 내밀기 쑥스러워하는 남자들은 맞고나서 아프다고 한마디씩 뱉는 분도 있었다.

(응,애를 어째서?안아프니까 울지마.)달래도 보고 웃어도 보고 하지만 어린애들은 주사바늘을 보는 순간부터 겁먹고 울음보를 터뜨린다.(아앙......아앙......)그럴수록 손시늉을 해가면서 달랠수밖에 없지만,바늘이 들어가는 순간에 밀치면서 더 크게 울음보를 터뜨리는 여린 심령들......

(연이도,일이도 이럴때가 있었지,새끼아픈건 내가 아픈것보다 더 찢어지는 아픔인걸......)그렇게 속으로 생각하며 겨우겨우 바늘을 꽂고 닝겔병을 걸어주면 닭똥같은 눈물을 멈추고 조용해지는 분위기다.

(저 아이들을 보세요,어린것들도 맞는데,주사 한대가 아프면 얼마나 아프겠어요.아이를 낳아본 엄마들의 고통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죠.)바지춤을 올리면서 아팠다는 아저씨에게 이순이는 웃으며 답한다.

(허허,이아줌마 농담도 잘하네.또 봅시다.)

하지만 그러한 이순이의 생각을 삶은 그저 잠시동안만 쉴수 있는 마음의 작은 여유일뿐,며칠이 안지나 여지없이 여린 여자의 마음을 뒤흔들었다.

직업이 사탕술공사의 일이고,과장이라는 허울때문인지,술에 습관화된 인식인건지,거래처들과 술마시는 장소와 인연을 피면할수 없는것도 이유인지라,자주 연길에 출장갈때면 새벽까지 고주망태가 되어 철문을 쾅쾅 울리기 시작하는 날이면,그 순간으로부터 반응하며 또다시 조여드는 심장을 눅잦히며,아이들사이에서 벌어지는 수없는 치열한 전쟁을 치러야만 했다.

그날은 추운 겨울날,이순이는 오전만 병원에 청가를 맡고 집을 나섰다.

밖에서는 며칠전에 연속 내렸던 눈이 꽁꽁 얼어서 길가다가 미끌어 넘어지는 로인들이 가끔 시선을 자극했고,살을 에이는듯한 동북-연변의 추위가 뼈속까지 파고들어 어젯밤 밤새 김신이한테 맞아서 멍이 든 눈을 가리며 사촌오빠-이준이의 집으로 걷고있는 이순이,바람불면 날아갈듯한 갈대같은 순정은 이제 깨질만큼 깨졌는데,김신이와 둘이서 애들을 키울수밖에 없는 현실이 미워서 두볼사이로 타고내리는 눈물이 싫었다.

눈송이가 다시 하늘을 뚫고 흩날린다.볼에 닿는다.눈초리에 닿는다.주체할수 없는 눈물방울이 또르륵 또르륵 흘러내리며,눈송이와 함께 가슴을 적신다.

(보살님,부처님,조상님!제가 전생에 무슨 죄를 지었습니까?아니면 우리 애아빠몸에 진짜로 더러운 귀신이 들어간겁니까?!점을 치라고해서 점까지 치고,방토를 하라고 해서 방토까지도 했는데,저 너무너무 힘이 듭니다.애들한테는 엄마없는 고통을 주지 못하겠고,이혼한다고 해도,저의 월급으로 두아이를 키우면서 공부시키기에는 돈도 없습니다.애아빠의 술버릇을 제발 고쳐주십시오!)

이준이의 집앞에 도착했다.

(오빠,집에 있소?순이요.)

나지막한 떨리는 목소리로 똑똑 문을 두드리며 말했다.

집안으로 말을 주고받는 인기척이 들려왔다.

(순이 또 당했잼다?동무 빨리 가서 문열어주쇼.밥술 놓고 빨리 나가보쇼.)

(야,그런것 같소.)

이준이의 마누라-이화가 말하기 바쁘게 이준이가 대답하면서 출입문쪽으로 걸어오는 발소리가 들린다.

(응,왔니?)

문을 열렸는데,이준이의 눈을 마주할수가 없어서 또 눈물이 흐르는 이순이,자초지종을 어디서부터 어떻게 말해야 할지 눈물만 얼굴을 타고 흘렀다.

(형님,미안함다..아침도 못드셨는데 불쑥 찾아와.....서......)

떨리는 목소리를 겨우 이으며 고개를 푹 숙이는 이순이의 손을 잡고 이화가 방쪽으로 함께 들어갔다.

(얼굴 들어봐,맞았니?!)

이준이가 언성을 높히더니,이순이의 턱을 올리면서 확인하려고 한다.

(흑흑......)

아무말도 못하면서 눈물만 흘리는 이순이의 얼굴이 벌겋게 상기되어있고,눈가에는 진한 멍자욱이 남아있다.

(내가 머랬니?애들 더 크기전에 이혼하라고 했어?안했어?쭉 이러고 살거니?김신이 술버릇 안떨어질거 뻔히 보이니까 그런거지!그새끼 나한테 맹세한지도 이젠 몇번이니?!)

(오빠,나두 이런 모습 보이는게 부끄럽소.형님,미안함다.근데 애들이 눈에 밟혀서......둘다 혼자 키울수는 없고,일이는 아직도 많이 어리요,엄마사랑이 필요하고 공부시키려면 돈도 필요하잖소.흑흑......)

이화가 식탁에 갖춰졌던 삶은 계란을 이순이의 눈가에 갖다대고 만져준다.

(니 알아서 둘중에 하나만 데리고 나가 살아라.둘다는 니힘으로 못키운다.)

(동무 여자들 마음 모름다,자기속으로 품어서 낳은 새끼 그렇게 쉽게 버릴수 있겠슴다?순이 말부터 들어보기쇼.)

(그렇게 자꾸 마음이 약하니까 그새끼가 업신여기는거지!!김신이 집에 있니?단위갔니?그새끼 나한테 주먹맛 톡톡히 봐야겠다!)

(출근했소.)

(저녁에 퇴근함 알려라,너네 집에 갈게!)

(오빠,형님,나는 능력만 되면 일이랑 연이 내가 키우고싶슴다.쟤네 내가 없으면 안됨다.사람한테 맞는게 얼마나 큰 고통인거 모르는같슴다,술만 안마시면 멀쩡한데 술마시면 딴사람임다.연이를 자기새끼 아니라면서 애들 듣는 앞에서 소리치며 술행패를 부릴땐 나두 당장 헤어지고싶은데,그래도 지금까지 애들아빠덕에 애들이 먹을걱정,입을걱정 없이 공부한거고......친구가 점보는데 데리고 가서 방토까지도 했는데,잠잠한 날이 드뭄다......)

......

두시간동안의 합의끝에 김연이와 김일이중에 한아이만 갖고,당장 이혼하고 짐싸서 나오라는 이준이의 말을 뒤로 한채,이순이는 차가운 눈길을 밟으며 집에 도착했다.


오빠한테 찾아가면 이혼하라는 말밖에는 다른 해결책이 없다는걸 빤히 알면서도,어디에라도 마음둘곳이 없었나보다.

이제는 엄마를 다 알아버리고,익숙해져버려서,엄마품이 없으면 두아이중에 한아이는 무조건 새엄마나 아빠손에서 자라야만 하는데,스스로 겪은 친엄마의 사랑을 못받은 시절들을 생각하니,버려두고 나갈 자신이 없다.

아직까지는 연이도 일이도 성적이 우수하고,집에서는 어찌됐건 학교에서만은 잘하고있으니까,자신의 선택이고,자신만의 운명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어느덧 어린 아이였던 연이는 무럭무럭 커서 소학교 6학년생이 되었다.키도 학급에서 두번째로 크고,날씬하고 끼가 많은 몸매와 표정들은 소녀의 모습으로 변해가고, 뭇남자애들의 시선을 자극하는 우상으로 바뀌면서 신체의 각부위가 여자의 몸으로 발육해가는것을 연이 스스로도 놀랍게 느꼈다.

동그란 두 봉우리를 연상케 하며 커진 가슴을 느끼며 연이는 부끄러움을 느끼기 시작했고,처음 팬티에 흐르는 빨간 피를 엄마에게 이야기하면서 생리현상은 여자의 본능이라는것도 처음으로 배우고 알았다.

소학교졸업식이다.

극장의 무대에서 열리는 졸업식에서 연이는 6년3호학생,소학교졸업의 첫 단원으로 학생들의 눈총과 박수갈채를 받으며,기념사진을 찰칵 찍었다.

진달래를 닮은 핑크색 반팔에 긴 다리가 미쁜 푸른색바지가 대칭되어 하나의 연꽃을 상상하게 하는 옷차림,미쁘고 활기에 찬 얼굴에서는 가정의 불화와 모순이 있는 아이같은 인상은 찾아볼수가 없다.









추천 (1) 선물 (0명)
IP: ♡.154.♡.104
에덴818 (♡.154.♡.36) - 2017/01/17 08:14:10

고마워요

qxt5118 (♡.35.♡.146) - 2017/01/18 07:04:00

잘읽고 갑니다...글재주가 장난이 아닌걸요..행복하구 건강하세요.

에덴818 (♡.154.♡.104) - 2017/01/18 15:40:24

부족한 글에 감사합니다...

5118님도 행복하구 건강하세요.

본처의유혹본처의유혹 (♡.90.♡.106) - 2017/01/21 15:35:45

어려운 환경속에서 연이는 잘자랏네.

에덴818 (♡.154.♡.39) - 2017/01/21 16:54:45

이때까진 잘 자랏는데,마지막까지 읽어보면 알게 될거야.

십자가의길053 (♡.70.♡.193) - 2017/01/28 08:00:27

잘읽고갑니다. 사랑하는여봉. 사랑해

꿈과미래812 (♡.48.♡.236) - 2017/02/16 10:15:34

잘 보고 갑니다.

결과가 어떨지 궁금하네요 ~

담집은 언제 올리시는지 ?^^

십자가의길818 (♡.181.♡.63) - 2017/02/16 12:39:46

잘보았다니,부끄럽고 감사하네요.

글쎄요,자작소설이라구는 처음 견지하면서 써보는거라서요.

담집도 시간나면 올려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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