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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명

짜리몽 | 2017.03.31 16:38:10 댓글: 5 조회: 3105 추천: 2
분류일반 https://life.moyiza.kr/mywriting/3325225

언제나 그랫듯 세월은 유수와 같이 흐르고 흘러

사계절이 매년 똑같이 가고 오고 하듯이 올해도 청명은 어김없이 다가왔다.

매년 맞이하는 청명이지만 올해는 나에게 있어서 조금은 다르게 느껴진다.

어릴때부터 주위 친구들이 청명절날 가족들과 같이 제사 음식 바리바리

싸들고 산에 찾아가 조상님들의 묘지를 찾아 제사 지내고 제초를 하고

돌아오는 길에 아직 못핀 진달래꽃 한아름씩 꺽어서 돌아와 산보를 다녀온양

기뻐하는 모습에 나도 어지간히 부러운건 아니였다.

어린 나이에 나도 다른 애들처럼 맛있는 음식 싸들고 산에 가서 놀다 왔으면

하는 바램은 항상 있었지만 우리집은 딱히 찾아갈 산이 없었다.

아니 산이 없었다기보다는 찾아가서 올리고 제사를 지내드릴 조상님의 묘지가

따로 산에 없었다. 친가 외가편 할아버지 할머니도 정정하셨고 조부님부터도

증조부 제사를 지내는 일이 거의 없어 제사가 무엇인지 어떻게 지내는지 정확히

몰랐다.

나이 6 무렵 후두암으로 고생하시던 친할아버지가 돌아가셨단 소식을 인편으로 전해듣고 고향에 돌아가셨을때 이미 가족 친인척분들 모두 화장터에 갔다가 돌아오신 뒤였다. 바깥방쪽에 할아버지의 영정사진과 함께 간소한 제사상이 차려져 있었고 때마침 들어오신 할머니의 친구분과 할머니가 부둥켜 안고 함께 슬피 우시던 기억이 난다. 후에 어른들의 얘기를 통해 할아버지 생전에 남기신 유서에 따라 산으로 모시지 않고 화장을 하고 골회는 부르하통하에 뿌리셨다고 했다. 그때가 80년대 중후반으로 농촌에서 화장을 택하시는 분들이 흔하지 않으셨다. 죽어서까지 자식들 한테 짐이 되지 않겟다고 부디 화장을 해달라는 할아버지의 유언으로 볼때 우리 할아버지는 어쩜 시대에서 현명하고 해박한 분이셨다는것을 어렴풋이나마 짐작을 해본다. 하지만 뒤에 3년제사를 지냈던지 어쨋던지 기억에는 없다.

슬하에 31 자식이 있엇으니 아버지 형제들이 따로 애들 빼고 지냈는지는 모르겠지만 맏아들인 우리 집에서 제사를 지내는걸 본적이 없었다. 다만 할아버지 영정 사진은 아버지가 보관을 해두고 계셨다. 사진때문인지 몰라도 가끔씩 집에 안좋은 일이 있을때면 할아버지가 부모님들의 꿈에 나타나 제시를 해주어 부모님들은래도 조상님들이 세상을 떳어도 자식을 위해준다고 고마워했었던거 같았다.

14년도부터 친할머니, 외할머니, 외할아버지 모두 80세의 나이를 넘기시고 돌아가셨다. 하지만 모두 토장을 하시지 않고 화장을 하였다. 친가집하고는 거리를 두고 살아서 구체적으로 후일 처리를 어떻게 진행햇는지 모르지만, 외조부모님들은 모두 화장터에 위치한 납골당에 안치시키셨다. 장남인 외삼촌네외 가까이 살고 있는 이모가 명절때나 제삿날에 찾아가는것 같았다. 장례식 치르고 제삿상을 차리며서 이모가 나보고 보고 배우라고 했다. 집안에서 우리 세대에 가장 손녀였다. 외가집에서도 외손녀였지만 제일 애라고 정말로 많은 이쁨을 받고 자랐다. 우리 대에서 제일 애라고 대소사에 앞장세워 주었고 또한 앞장서게 되였다.

조부모님들 모두 돌아가시고 제사는 자식들 부모님이나 형제의 몫이였기에

청명에 내가 직접 나서서 제삿상을 차리고 제사를 지내면서 조상을 기리는 일은 당분간 없을거라고 생각을 하였고 남들은 모두 산에 제를 지내러 가는 날엔 가족들과 산에 짧은 여행을 다녀왔다.

하지만 올해는 조금은 다른 방식으로 청명을 보내야 할거 같다. 작년에 시아버님이 갑자기 별세하여 올해는 마냥 기분좋게 어딘가로 짧게 여행을 다녀오기엔

아닌듯하다. 사실 남편은 아버지 먼저 어머니를 여의였지만 어머니 또한 화장을 하고

골회를 모두 날리고 따로 제를 지내지 않고 있었다. 아버님 돌아가셨을때도 앞으로 제때에 챙기지 못하기에 장례식날 3년제 모두 지내고 마무리했다. 부모님 유품 영정 사진까지 남기지 않고 남편은 모두 불태우거나 버리거나 하였다. 어떤 마음에서

영정 사진까지 불태웠을가 생각을 하였지만 남편에겐 그마저도 아픔이였을거라 믿고

남편의 선택에 따르기만 하였다.

요즘 남편은 심기가 살짝 불편한 눈치다, 매년 그런건 아니였지만 올해 청명은 생각나는 사람이 늘어서 마음이 슬픈건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다정하지 못한 나란 사람은 어떻게 위로를 해줘야 되는지도 모른다. 서로가 감정 표현이 서툰 우리 부부는 될수록이면 대화를 피하는 방법을 선택한다.

요즘 우리 민족들은 굳이 산에 가지 않더라도 집에서 조상의 이름패말 세워놓고

제삿상을 차리는 집이 많다고 한다. 30 중후반의 어른으로 이미 자라 있지만 민족의 이런 풍습에 대해 아는건 정말로 없다. 법도를 모르니 어찌해야 할지도 모르겠고 그많은 법도를 배워서 따져가면서 격식을 차리자니 너무 버거워 아예 시작하기도 무서운건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간소하게 나마 제삿상을 차려 청명에는 시아버님 제사를 지내고 싶었다. 돌아가신 분에 대한 미안함이 많아서인가

아니면 맘이 편하고 싶어서인가, 아니면 남편에게 조금이라도 위로가 되고 싶어서인가? 여러가지 복합적인 이유로 뭔가를 해야 맘이 편해질거 같았다.

그러고보니 결국 돌아가신분에 대한 기림보다는 살아있는 사람이 사람을 위하는 맘이 큰거 같다. 자식은 부모님 한테 끝까지 효도보다는 많은 불효를 하면서 살아가는거 같다. 아무리 부모를 위한 맘이 크다한들 모든 근원은 따지고 보면 자기 자신을 위함이니

남편에게 의견을 물었더니 알았다고 한다. 제사상을 지내려면 영정사진 같은거 앞에 놓고 차려야 되는데 사진이 없으니 집에 있던 사진 찾아서 하나 만들자고 하니 그건 싫단다, 사진 가지고 있기 싫으시단다. 가끔씩 보면 그런 남편이 모질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사람마다 각자의 생각이 있고 나름대로 이유가 있으니 뭐라 하지도 못하겟다. 네이버를 검색해고 외조부모님 돌아가실때 차렸던 제사상을 기억해내면서 준비물을 하나둘씩 써내려가다가 어머님 제사도 한번도 지낸적이 없는데 굳이 아버님 제사를 집에서 지내야 하나 하는 생각도 들엇다. 올해는 내가 열정이 나서 차린다고 해도 언제까지 내가 견지를 할수 있을가 하는 생각에 관둘가 말가 생각하다가 상의끝에 가까운 절에 가서 향을 피우고 기도하는 식으로 하자고 남편도 합의를 봤다.

사람이 죽어서 진짜 하늘 나라로 가는지는 모르겟지만 조상님들이 만약 모두 하늘 나라로 갔다고 하면 부디 안녕하시기를 기원하고 자손들이 되도록 조금이나마 곳에서 지켜봐줬으면 좋겟다는 생각을 하면서 우리는 올해 청명에 가까운 산에 있는 절에 가서 기도를 모아 하려고 한다. 우리 마음이 조금이나마 편해지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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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 ♡.239.♡.218
보라빛추억 (♡.140.♡.93) - 2017/04/01 09:25:45

작가님의 글을 보니 저를 무척이도 귀여워해주시던 할머니 할아버지가 생각납니다. 할머니 할아버지의 산소에 매년마다 가고싶은데 고향과 너무 먼데 살고있다보니 항상 마음뿐이네요. 그래서 할머니가 돌아가신지 10주년되는 해에는 회사를 며칠 청가맡고 먼 상해에서 고향으로 갔어요. 그때 고향행에 다른 목적은 없었고 다만 할아버지 할머니 산소에 술 붓고 절하기 위해서요.
이제 한 2년쯤 지나서 아이가 좀 크게 되면 남편과 아이를 데리고 가서 할머니 할아버지한테 소개시켜드리려구 생각합니다.

돌아가신 조상님들한테 효성하는 착한 마음씨가 행운을 부른다고 하네요. 작가님도 마음이 따뜻한 착한 분이신거 같아요.
모든 일이 다 잘 되시기를 기도합니다.

짜리몽 (♡.239.♡.218) - 2017/04/07 17:33:33

전에 착하다는 얘기 많이 들었는데,,요즘은 아닌거 같네요 ^^
감정이 전보다 많이 메말라 가는거 같아요~
감사합니다~

사원찻슴다 (♡.36.♡.62) - 2017/04/05 21:29:30

잘보고갑니다

짜리몽 (♡.239.♡.218) - 2017/04/07 17:33:49

감사합니다~

봄천사 (♡.167.♡.14) - 2017/04/18 10:23:53

착한 며느님이네요``요즘들어 거의 화장하고 날려버려서 특히나 요즘 시대 제사상을 차리는데가 보기 드물게 적어졌지요...좋은일만 있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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