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베스트 월간 베스트 3개월 베스트 베스트 게시물
너를 탐내도 될까? (66회)21 1 205 죽으나사나
너를 탐내도 될까? (65회)16 1 169 죽으나사나
너를 탐내도 될까? (69회)10 1 134 죽으나사나
너를 탐내도 될까? (60회) 1 154 죽으나사나
너를 탐내도 될까? (67회) 1 152 죽으나사나
너를 탐내도 될까? (68회) 1 143 죽으나사나
연길시 신화서점 조선말 도서

꽃 피는 봄이 오면

짜리몽 | 2017.04.07 17:08:34 댓글: 8 조회: 2690 추천: 0
분류단편 https://life.moyiza.kr/mywriting/3330926


<부 고>

안녕하세요.

저는 령이의 남편입니다.

하늘나라로 간 저의 아내 령이를 대신하여 이렇게 마지막 소식을 여러분께 전해 드립니다.
지난 3년간 령이는 한번도 주위의 친구들, 함께 일해온 동료 및 동창들과 연락을 하지
않았습니다. 아마 여러분은 그동안 령이가 인정이 박하다고 또는 여러분을 잊고 지냈다고
생각을 했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3년간 령이는 줄곧 병마와 싸우느라 자신의 고통스러운 모습을 다른 이에게 보여주기
싫어서 연락을 하지 않은것뿐입니다.

3년전 저의 귀여운 딸 민이가 태여나고 20여일만에 병원에서 암 말기 진단을 받았습니다.

그후 3년간 령이는 줄곧 항암 치료를 받았으며, 재발에 또 재발, 또 다시 시작되는 항암 치료...
항암 치료로 인한 약물 투여로 어린 딸 민이와의 접촉도 가급적 자제가 필요하여 딸과의 만남도 점점
줄어들어 품에 꼭 품고 싶었지만 품을수 없는 딸애에 대한 미안함으로 항상 힘들어 했습니다.

힘든 항암 치료로 몸도 많이 망가져 매일 병원, 집만 오갔고 가끔씩 상태가 좋을때면 잠간씩 바깥
바람을 쐬군 했습니다. 또한 머리도 많이 빠져 모자를 항상 쓰고 다녔습니다.

꽃피는 봄이 오면 다 함께 산에 올라가 이쁜 진달래 꽃을 꺽어서 탁자 위의 유리병에 꽂고 싶다고
했는데, 아내는 끝내 병마를 이겨내지 못하고 아쉬움만 남긴채 짧은 인생을 남긴채 우리 곁을 떠났습니다.

떠나기 전 아내가 그동안 여러분을 만나고 알고 지내게 되여 너무 기뻣다고, 이 세상을 떠나면 부디 그동안
여러분의 연락을 피한 진실된 이유를 알려주어 오해가 없도록 해달라고 부탁을 하였습니다.

2017년 3월 15일

령의 남편 조웅



기나긴 고통속에 몸부림치다 고요히 영영 잠든 아내를 영안실까지 보내면서 얼마나 울었는지 모른다.
아내가 돌아간지 꼬박 48시간이 지나서 사흘째 되는 날 오후 우린 아내의 장례를 치르기로 하였다.

모든 수속을 마감하고나니 맘이 허전하기 짝이 없엇다.
난 친구한테서 담배 한깨비를 달라하고 영안실에서 나와 한쪽 구석으로 가서 담배를 입에 물었다.
기나긴 한숨과 함께 가슴속 깊숙히 묻어두었던 모든 슬픔과 답답함을 조금이나마 해소를 해볼가하고
페부 깊숙이 담배 연기를 빨아들였다가 길게 내 뿜어보았다.

딩동, 짧게 울리는 메세지 소리에 안쪽 호주머니에 손을 넣어보니 아내의 휴대폰이였다.

그제서야 난 이 슬픈 소식을 아직 아내의 친구분들한테 미처 알리지 못했다는 사실을 알았다.

바보같은 이 여자는 암 진단을 받아서부터 가족외에는 아예 친구, 동료들과의 만남을 아예 거부했다.
다만 위챗과 QQ등으로 간간히 교류를 진행햇다.

령이의 부고를 위챗에 올리자 많은 사람들이 엄청 놀라는 눈치다.
부고 소식을 받자마자 령이의 학교 위챗 모임란에는 령이의 사망 소식에 모두들 가슴아파하면서 부의금까지
령이의 위챗으로 보내온다.

가까운 동료와 친구들이 직접 전화로 연결을 하고 오후 3시반에 령이의 장례식이란 말에 바로 장례식장으로 오겠다고 한다.
마지막 가는 길에 그토록 보고싶어하던 친구들과 동료들이 와서 배웅해준다고 하니 령이를 대신해서 정말 고마웠다.
아니면 친척들만 조촐히 보내줄 마음에 참 많이 슬펐는데 장례식 끝나기전에 그나마 이 소식을 전할수 있어서 참
다행이라는 생각을 했다.

북경에서 생활하는 친구들은 거의 모두 소식을 듣자마자 장례식장으로 달려왓다.
아내가 보고 있으면 많이 고마워했으리라 생각하면서 난 연신 고마움을 표시하면서 구면인 친구들 또 초면인 친구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었다.

영안실에 들어서기전부터 울먹이는 분들도 있느가 하면 애써 감정을 추스리는 사람들이 하나둘씩 절을 한다.
어떻게 이런일이,, 어떻게 이럴수가 있냐면서 한참을 흐느끼는 령이의 전 룸메이트 려는 참 많이 슬퍼햇다.

할머니랑 있던 민이가 나를 찾아와 품에 안기자 애가 불쌍하다고 모두들 또 한참을 슬퍼하고 아쉬워 하는 분위기이다.


<언제부터였어요? 그동안 그렇게 언제 북경 다시 오냐고 물어도 항상 고향에 있다고 하더니... 흑 흑>

려가 눈물을 훔치면서 물었다.

<민이가 태여나고 20일 지나서 병원가서 위암 진단 받았어요...휴...>

<어떻게 암에,, 그 어린나이에, 그럼 그때까지 아무 증상도 없었던건가요?>

<전부터 소화가 잘 안되여 음식을 잘 먹지 못했던건 려도 알잖아요, 근데 임신을 하고나서 속이 쓰리고 소화가 잘 안되는
증상이 좀 심햇어요. 근데 임신에 의한 반응으로 착각을 한거죠. 해산하고 나서도 구토가 심해지자 그제서야 뭔가
잘못되엿단걸 느끼고 병원에 가서 검사했는데... 저희들도 병원에서도 모두 너무 등한시 한거였죠~>

<령이 불쌍해서 어떡해요? 이제 겨우 30대인데.... 그리고 민이는 민이는 또 어떡해요?>

<민이는 령이의 유언대로 제가 어떻게 하나 잘 키워야죠~, 그동안 숨겨서 많이 미안해했어요. 그리고 전화 올때마다
령이도 려를 많이 보고파 했어요>

<참 바보같이~,, 워낙 말수가 적은 령이가 얼마나 힘들었을가요,,, 난 고향에 있다는 말만 바보같이 믿고...>



얼마후 아내 령이의 위챗을 통해 난 그동안 려가 령이를 만나려고 몇번이나 전화도 하고 위챗으로 메세지도 남긴 사실을 알았다.
많은 친구분들과 동료 친척들의 애도속에 장례식은 무사히 끝나고 나는 딸 민이와 함께 4년간 생활했던 우리의 집으로 돌아왔다.

아내가 쓰던 방은 하얀 이불로 덮인 침대와 그 옆 간이 테이블엔 그리다 만 그림 몇장과 령이가 보던 책 몇권이 놓여져 있엇다
빈 방을 한참 물끄러미 보고 있는데 장모님이 우시면서 방으로 들어가 령이가 그리던 그림들을 정리한다.


<어머님, 나중에 제가 정리 할게요~>

<조서방도 그동안 령이 병간호 하느라 고생햇어, 하늘도 무정하지,, 저 어린걸 두고...흑흑>


딸 민이는 아직 3살인지라 엄마의 죽음에 대해 잘 모르는거 같았다.
장례식장에서 많은 사람들이 흐느끼자 알고 우는지는 모르겠으나 민이도 같이 와~! 하고 울음을 터뜨려
참석한 사람들이 우는 애를 보고 불쌍하다고 더 애통해 했다.

<아빠, 엇마 어디 갔더?>

<엄마는 고통이 없는 하늘나라로 갔어, 저기 하늘에서 우리 민이 앞으로도 지켜줄거야~>

<하늘? 어디 저기 위? 어디 잇어?>


민이가 창밖 하늘을 가리키며 머리를 갸우뚱한다.
모두들 그런 민이를 보면서 고개를 돌려 눈물을 훔친다.


모든것이 제 자리로 돌아오려면 우리 모두 시간이 필요할것이다...


나도... 민이도... 장모님도... 그리고 다른 사람들도...


추천 (0) 선물 (0명)
IP: ♡.239.♡.218
꿈과미래812 (♡.30.♡.15) - 2017/04/08 00:42:00

슬프네요....부디 힘내시길 바랍니다

싼쌰인 (♡.245.♡.108) - 2017/04/08 09:20:47

세상에 이런일이... 너무 안타깝네요 ~!
쉽지않겠지만... 마음 추스리고 힘내세요~.

초초마미 (♡.200.♡.172) - 2017/04/08 21:26:04

힘내세요. 딸한테 든든한 아빠가 되야죠.

SILK (♡.175.♡.57) - 2017/04/10 09:54:40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아내를 먼저 보내시고 상심이 크시겠습니다. 글쓰신분의 마음을 다는 헤아리지는 못하지만 민이를 봐서라도 힘내시고 어린 민이도 씩씩하고 건강하게 잘 자랐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happy바이러스 (♡.15.♡.100) - 2017/04/10 23:49:16

힘내셔야 어린 민이도 더 밝게 자랄수 잇어요. 민이 엄마도 그걸 바랄거예요. 마음이 아프네요...

행운잎사귀 (♡.4.♡.66) - 2017/04/11 09:13:07

삼가 고인의명복을 빕니다. 힘내세요,딸을 위해서라도

상심사 (♡.147.♡.105) - 2017/04/18 14:19:23

비슷한 나이의 딸을 둔 엄마이기에 생면부지 모를분 얘긴데도 너무 가슴이 아프네요.. 어린 딸을 두고 떠나는 마음이 어땟을지 넘 잘 알거 같아서 눈물이 멈추지 않네요. 그래도 간사람은 좋은데 가셧길 바라면서 살아 있는 분들은 또 잘 살아가야 하니까 힘내서 이쁜 딸 잘 키우시길 빕니다.애기도 건강하게 밝고 씩씩하게 자라길 바랍니다..

노벨과개미 (♡.130.♡.105) - 2017/04/22 17:53:47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22,937 개의 글이 있습니다.
제목 글쓴이 날짜 추천 조회
보라
2006-08-09
33
62919
단차
2023-11-15
3
360
단차
2023-11-15
3
620
봄날의토끼님
2023-11-12
4
767
보나르
2023-11-12
2
625
단차
2023-11-12
5
550
보나르
2023-11-12
4
726
봄날의토끼님
2023-11-11
3
642
보나르
2023-11-04
2
781
여삿갓
2023-11-03
3
779
보나르
2023-11-03
2
781
가을벤치팜
2023-08-10
10
2524
오세로
2023-07-15
6
4518
여삿갓
2023-07-15
4
4647
snow1025
2023-07-14
8
3186
여삿갓
2023-07-14
3
4373
여삿갓
2023-07-09
2
4218
여삿갓
2023-07-08
3
3181
춘스춘스밤밤
2023-07-05
3
3312
여삿갓
2023-07-04
3
3576
여삿갓
2023-07-03
5
4529
진달래8
2023-06-15
7
4170
진달래8
2023-06-14
5
3898
얼포쓰쓰삐
2023-05-06
9
3436
22725 [일반] 4
오세로
2023-03-25
4
1528
l판도라l
2023-03-18
4
900
l판도라l
2023-03-18
1
646
l판도라l
2023-03-13
1
688
모이자 모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