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장과 장비는 목숨, 청바지는 최악이죠

럭키7세븐 | 2015.10.13 08:40:15 댓글: 0 조회: 298 추천: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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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게 물들던 가을 산이 절정이더니 이젠 차츰 겨울 산의 모습으로 변하고 있다. 우리나라 산행 인구는 1500여만 명. 성인 인구에선 3명 중 1명꼴로 등산을 즐긴다(산림청 자료). 하지만 산행 인구가 늘수록 안전사고도 늘고 있다. 소방방제청에 따르면 최근 3년간(2008년~2010년) 산악사고는 총 2212명으로 매년 증가추세다.

엄홍길 대장은 세계 최초로 8000m 16좌를 등정한 한국 대표 산악인이다. 그는 현재 엄홍길 휴먼재단 대표로 봉사의 삶을 살고 있다. 함께 등정하다 목숨을 잃은 셰르파(등산 가이드·주로 티베트계 네팔인)들이 태어난 네팔지역 학교짓기 봉사를 중심으로, 국내외 강연을 하며 안전하고 건강한 산행문화를 알리는데 앞장서고 있다. 지난 30일, 그의 집 근처 북한산 백운대길을 4시간 동안 함께 오르며 안전한 산행법을 들어봤다.

글·사진=배지영 기자

-청바지를 '최악의 옷'이라 했다. 뭐가 나쁜가?

“요즘 같은 계절엔 100m만 올라가도 기온이 0.6도씩 낮아진다. 700~800m의 산은 평지보다 10도 이상 낮다. 땀이 잘 마르지 않는 청바지는 체온을 급격히 떨어뜨릴 수 있다. 길이라도 잃은 상태에서 이런 옷을 입고 있다간 저체온증으로 사망할 수 있다. 처음 저체온 증상이 나타나서 의식이 희미한 '허탈 증상'에 이르기까지 평균 1시간, 사망하는 데까지는 2시간도 채 안 걸린다. 또 젖은 청바지는 관절의 가동 범위를 좁혀 돌에 걸리거나 위험한 지대를 밟았을 때 쉽게 넘어진다.”

-왜 이렇게 복장을 꼼꼼하게 갖춰 입나.

“복장·장비=목숨줄”이다. 날고 기는 산악인일수록 낮은 산을 올라갈 때도 장비를 갖춰 올라간다. 방심은 한 순간이고, 날씨는 언제, 어떻게 바뀔지 모른다. 겸허한 마음으로 올라가지 않으면 어느 장소에서든 사고를 당할 수 있다. 특히 체온조절을 위한 등산복을 꼭 갖춰 입어야 한다. 내의는 땀이 빨리 흡수되고 마르는 쿨맥스 소재가 좋다. 그 위에 가볍고 보온성이 좋은 폴라폴리스 소재의 재킷, 또는 모직류의 남방을 입는다. 하지만 방수·방풍 기능은 약하므로 고어텍스 소재의 겉옷을 하나 더 걸친다. 기온이 갑자기 떨어질 때를 대비해 오리털이나 물새털로 만든 재킷을 하나 더 준비한다. 바지 역시 땀이 잘 마르고 무릎 굽힘이 좋은 소재(스트레치·쉴러)를 선택해 입는다.”

-등산화는 어떤 걸 골라야 하나.

“가장 중요한 것이 방수성과 통기성이다. 물이 스며들지 않게 설계된 것(주로 고어텍스 소재 사용)을 고른다. 크기는 양말을 신은 상태에서 손가락 하나가 들어갈 정도가 적당하다. 너무 딱 맞는 등산화는 겨울에 혈액순환장애를 일으킬 수 있고, 큰 등산화는 하산 시 발가락이 앞으로 쏠려 통증을 유발한다. 발 전체를 감싸듯하면서 밑창이 잘 굽혀지는 등산화가 좋다.”

-배낭 안엔 뭐가 들었나.

“땀에 젖을 것에 대비한 옷과 보온 기능이 있는 겉옷 하나를 더 넣었다. 물·선글라스·방한용 모자·장갑·깔개 등이 들어 있다. 선글라스는 흘러내리지 않는 고글 형태가 좋고, UV코팅렌즈를 선택한다. 너무 짙은 색은 가시광선 투과율이 낮아 눈이 피로할 수 있다. 표정을 읽을 수 있을 정도의 색을 고른다. 장갑은 폴라텍 소재의 것이 좋고, 한겨울엔 그 위에 방한용 장갑을 덧낀다. 겨울엔 모자도 중요하다. 머리와 목에서 체온의 60%가 발산된다. 얇고 가벼우면서도 보온효과가 뛰어난 발라클라바(복면)를 준비한다. 그 위에 방한 모자를 써 보강하면 더욱 좋다.”

환절기에는 평지와 산 위의 기온 차이가 커 여벌의 옷을 준비해야 한다. 안에는 땀을 빨리 흡수하고 보온성이 큰 소재의 옷을 입고, 방수·방풍이 잘 되는 재킷을 걸친다. [중앙포토] -등산 중 물 먹지 말라는 소리도 있던데.

“근거 없는 소리다. 등산을 할 땐 땀과 호흡으로 수분이 다량 빠져 나간다. 이때 수분을 공급하지 않으면 피로감이 커지고, 체온 조절에도 실패한다. 중간중간 수분을 섭취하며 등산해야 혈액순환이 잘 돼 젖산(피로 유발물질)이 쌓이지 않는다. 아침은 탄수화물 위주로 먹는다. 고단백·고지방 음식은 소화 시간이 오래 걸려 산행을 방해한다. 사탕·양갱·과일·초콜릿 등의 간식을 가져가 2시간마다 섭취하면 좋다.”

-스틱을 꼭 사용해야 하나.

“처음 적응하기 어렵지 몇 번 사용하면 적응된다. 특히 40대 이상은 꼭 스틱을 사용하길 바란다. 올라갈 때는 팔을 굽힌 각도가 직각 정도가 적당하다. 내려올 때는 좀 더 길게 잡는다. 하체로 가는 체중을 30% 이상 분산시켜야 관절에 무리가 적다. 반드시 양손 스틱을 사용해야 한다.”

-등산은 어떤 건강학적 효과가 있나.

“특정 근육만 쓰는 다른 스포츠와 달리 전신 근육을 쓴다. 올라갈 때는 호흡기관·심혈관기관을 단련시키는 효과가 있고(유산소운동) 내려 올 때는 허벅지 근육을 단련시킨다. 스트레스 해소와 노폐물 배출에도 좋다. 나는 일부러 땀을 빼려 조금 덥게 껴입고 등산한다. 노폐물이 빠져나가는 느낌이 좋다. 거기다 향균·항염 효과가 있는 피톤치드가 전신을 소독해 1석2조다. 특히 10~12시 사이 산 중턱쯤에 피톤치드가 가장 많이 나온다.”

-처음엔 너무 천천히 걸어서 놀랐다.

“처음 20~30분간은 무조건 천천히 걷는다. '예열 단계'다. 천천히 걸으면서 목·팔·어깨·허리 등 전신 관절을 풀며 올라간다. 제일 안타까운 게 지하철 역에서부터 등산로 입구까지 우르르 몰려나와 경쟁하듯 빠르게 올라가는 모습이다. 몸이 충분히 달궈지지 않은 상태에서 관절과 근육을 많이 움직이면 젖산이 많이 쌓이고, 부상 위험도 높아진다.”

<그래픽을 누르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등산을 주의해야 하는 사람도 있나.


“고혈압 환자다. 갑자기 찬 바람을 쐬면 말초혈관이 수축해 혈압이 급상승한다. 관절염 환자는 꼭 스틱을 사용해야 한다. 필요하다면 무릎 보호대를 착용해 무릎에 걸리는 부담을 줄인다. 당뇨병 환자는 인슐린 주입 1시간 뒤 산행하며 당분이 많은 비상식량을 반드시 가져간다. 흡수·건조가 잘 되는 기능성 양말과 발을 조이지 않는 등산화를 착용해 발 합병증에도 대비한다.”

-조난 당했을 때는 어떻게 하나.

“왔던 길 흔적대로 다시 간다. 그것도 어렵다면 자리에 있는 게 최선이다. 휴대폰으로 구조요청을 하고 기다린다. 산에서는 배터리가 빨리 닳아 여분의 배터리를 준비해간다. 호루라기·헤드렌턴(머리에 쓰는 조명)도 신호를 보내기 위해 활용할 수 있다. 멧돼지를 만났다면 절대 등을 보여선 안 된다. 눈을 응시하거나 호루라기를 길게 부는 게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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