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해도 되나요? - 4회

다혜마미 | 2013.12.30 11:31:47 댓글: 2 조회: 1501 추천: 2
분류연재 https://life.moyiza.kr/mywriting/1992172

요즘 난 퇴근시간이 두려워졌다. 현이가 우리집으로 들어온후 난 제때에 집에 들어가지 않았다. 그냥 이 핑계 저 핑계로 밖에서 저녁을 떼웠고  저녁시간이 훨 넘은 시간에 집으로 들어가선 간단히 씻은후 곧추 방으로 들어가군하였다.그래서 한집에 살았지만 현이얼굴을 못본지도 꽤 되였다.은정이가 너 요즘 남자 사귀냐 왜 이렇게 늦게 다녀 할때 나는 머리를 숙이고 그냥 얼버무렸다.

 


오늘은 크리스마스 이브이다. 언제부턴가 크리스마스가 중국인들의 명절로 돼가고있었다 .

 


오늘도 난 퇴근시간이 훨 넘었는데 사무실에 앉아있었고 책상위에는 사내매점에서 사온 빵과 우유가 덩그러니 놓여져있었다. 덩그러니 놓여진 빵마냥 큰 사무실에는 다들 데이트하느라 일찍 퇴근하였고 나를 포함한 몇명밖에 남지않었다.오늘따라 차가운 손발이 더욱 차가웠다. 꾸역꾸역 빵쪼각을 입안으로 밀어넣는 나는 단맛인지 짠맛인지 구분이 되지 않았고 그냥 기계적으로 입안으로 쑤셔넣는 동작만 반복하였다.  그러다 갑자기  난 뭐가 생각났고 반이상 더남은  빵쪼각이며 우유를 미련없이 휴지통에 버리고 가방을 챙겨들고 황급히 사무실을 빠져나왔다. 통근뻐스는 이미 지나친터라 무작정 택시를 잡았다.

 

 

<어? 해수야, 오늘은 일찍 퇴근했네 ...>

<집에 있었어 ?>

 

 

너무 생각밖이라 나는 신발 벗는것조차 잊은체 은정이를 멍히 쳐다봤다. 오늘같은 날 현이랑 은정이가 무조건 데이트할거라 생각되여 일찍 집에 들어왔는데 나의 판단이 틀렸는것이다.
 

 


<너희들 오늘 데이트 안해?>


나는 여전히 미련을 버리지 않았다 .  


<원래 나갈려고 했었는데 현이가 오늘같은날엔 어디가도 사람뿐이라 안나가기로 했어 >

 


그랬구나~~

 

휴~  나는 작게 한숨을 쉬면서 신발을 벗어 신발장위에 올려다놓았다.

 

 

<저녁 안먹었지?>
<회사서 빵 먹었어>
<또 빵? >
<맛있잖아 헤헤 >
<맛있기는.. 현이랑 금방 마트에서 샤브샤브거리 사왔는데 같이 먹자>
<아니, 나는 됐어.. 너희둘만 먹어..>

 


특별한 날, 두사람 사이에 끼여들기 싫었다.

 

<뭐가 두사람만이야.. 같이 먹자...>
<나 회사서 많이 먹었어 >

 


내가 뭐라든 은정이는 오래동안 같이 저녁을 못했다면서 오늘같은 특별한 날에는 무조건 함께해야한다고 하였다.
함께라는 말이 나늘 더욱 불편하게 한다는걸 은정이는 아마 모를것이다. .

 

할수없이 방으로 들어가 간단한 차림으로 바꾸고 주방으로 향했다. 은정이가 한답시고 주방을 떡하니 차지하고 있는데 내가 불안해서 볼수가 없었다.

 

<이리 비켜..내가 할게..넌 신문지나 바닦에 깔어>
<헤헤..그래도 해수가 날 생각해주네>

 

나는 싱크대 주변에 야채며 물이 튕겨서 엉망이 된 주방을 보면서 은정이 이마를 살짝 튕겼다.


 

샤브샤브는 하기가 제일 쉬운 음식이다.지금 슈퍼에  육수까지 파는게 있어 굳이 식당에 가지 않아도 집에서 그 맛을 맛볼수있다.사온 재료들을 하나하나씩 꺼내놓고 육수는 아예 냄비에 비워 가스렌지위에  놓고 불을 붙였다. 휴대용 가스렌즈로 할수있는데 끓일려면 좀 시간이 걸려서 나와 은정이는 언제나 먼저 가스렌지위에놓고 끓이면서 한편으로 야채같은걸 손질하고 씻고 하였다.육수가 끓을즈음 야채 준비도 끝나서 그채로 휴대용 가스렌지위로 옮기면 바로 먹을수있기때문이다.

 

 

<은정아, 저 위에 작은 소쿠리 좀 꺼내줘 >

 


누군가 주방에 들어오는 인기척에 난 은정인줄 알고 소쿠리를 꺼내오라고 하였다. 

 

<이거 맞어 ?>

 


불쑥 건네는 현이 목소리에 나는 흠칫 뒤돌아섰다.

 

<나 물 마시러..  >
<아~ 난 은정인줄 알고 ....>

 

놀란 기색을 숨기고  나는  현이가 건네주는 소쿠리를 받아들고 씻어놓은 야채를 차곡차곡 올려다 놓았다. 등뒤로 현이가 냉장고에 물병을 꺼내 그채로 꿀꺽 꿀꺽 마시는 소리가 들려왔다.

 

 

<내가 뭐 도와줄까? >
<아니야, 할거없어, 이것만 하면 다 됐는데뭐 어서 나가있어>

 

 
나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나가라고 재촉하였다. 좁은 주방에 성인 두명이 서있기에는 너무 비좁은 공간이였다.약간의 움직임만 있어도 부닺히기가 일쑤여서 나는 은정이도 잘 들어오지 못하게 한다.

 

 

<야~  들어가있어 > 움직이지 않는 현이를 향해 나는 다시 한번 재촉하였다.

 

 

<저,, 해수야.... >

 

 

오랜만에 현이 입에서 들어보는 나의 이름이다. 야채를 씻는 나의 손이 잠간 멈추었다 이내 다시 부지런히 움직였다.   

 

 

<영덕이하고는 ... >


......
......

 

<뭐 그렇게 됐네...>

 


나는 어색한 웃음과 함께 지난번과 똑같은 대답을 하였다.언제든 한번쯤 물어볼거라고 예상하였다. 그래서 별로 놀랍지도 않았다.

 

 

<헤여진거야 ?>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 일방적으로 고한 나의 이별에 영덕이는 받아들이지 않았으니까..

 

 

<정말 헤여진거야? >

 


또한번 확인한다. 아마 내가 영덕이랑 헤여질거라고 예상을 못했던지 아님 나는 영덕이랑 헤여지면 안되는지,, 나는 여전히 입을 꾹 다물었다.
한숨소리가 등뒤에서 들려온다. 나의 무언을 현이는 사실이라고 인정하였는것이다.

 

 

영덕이랑 현이는 친한 친구였었다. 두사람 모두 대학시험을 잘못치루었지만 현이는 재수를 선택하고 영덕이는 일본행을 선택하였다.

 


 

<와우 냄새 죽인다.>

 

 

이때 갑자기 들이닥친 은정이로 하여 우리의 대화는 끝나고 나는 더이상 현이랑 단둘이 있지않아도 된다는 안도감에  저도모르게  후하고 길게 한숨을 내쉬였다.

 

 
<현이도 주방에 있었네?>
<물마시러 > 현이는 들고있던 물병을 급히 냉장고에  넣어두고 서둘러 주방을 빠져나갔다.

 

<다 끝났어?>
<응,다됐어,냄비 안으로 먼저 들고 들어가.>

 

 

현이는 은정이에게 영덕이 말을 하지 않았다..

 

 

나머지 야채를 다 씻고  방으로  들어갔을때 거실에는 이미 준비가 완료된 상태였었고 샤브샤브 특유의 냄새가 온집안에 가득 퍼져있었다. 셋이서 이렇게 한자리에 모인것도 현이가 오는 첫날을 제외하고 오늘이 두번째였다.다만 차이점이란 나는 오늘 포식할수가 있을것같았다. 포식때문인지 아님 다들 즐기는 크리스마스 이브 날 나홀로 외롭게 보내지 않아도 된다는 기쁨때문인지 나의 얼굴엔 오랜만에  웃음꽃이 피여올랐다.

 

 

소유하는것만이 행복의 전부가 아니다.
곁에서 지켜보는것도 하나의 행복이다. 


 
 

많이 붉어진 나의 얼굴을 보고 은정이가 또 호들갑을 떤다.너 오늘 얼굴이 왜 이렇게 상기되였어 야 그니까 더 이쁘다야  내일부터 볼터치라도 약간 하고 다니라고 난리법석이다. 현이가 피끗 쳐다보는게 보였다. 

 

 

<먹느라 더워서 그러는거지.... > 나는 머리를 숙이고 얼버무렸다. 

 

 

생각보다 괜찮은 저녁식사였다.
식사가 끝나고 은정이가 설겆이하려는걸 난 극구 말렸다. 은정이가 좋다면서 금세 헤헤거린다 .은정이에 대한 나의 감정은 복잡하다.  바닦까지 닦고 주방을 나왔을때 은정이는 어디갔는지 보이지 않았고 현이혼자만 거실에서 티비를 보고 있었다. 벽에 걸린 시계를 보았다. 11시를 가르키고 있었다. 샤워를 마치고 자면 딱일것같다.

 

 

<은정이는? >

 

 


턱으로 화장실쪽을 가르킨다.쏴하고 들리는 물줄기 소리를 들으니 아마 샤워하고 있는중인것같다. 나는 방에 들어가려다 소파 한켠에 앉아 은정이가 나오길 기다렸다. 현이는 금방 샤워를 마쳤는지 물기가 있는 머리카락을 티비를 보면서 이따금 수건으로 쓱쓱 닦고있었다. 약간은 긴 머리카락이 많이 흐트러져있는게 단정하게 빗어올릴때보다 더욱 멋있어보였다.  전에 어디서 본적이 있는데 남자들은 금방 샤워를 마치고 머리카락에 물기가 뚝뚝 떨어지는 그 모습이 제일 섹시하다고 하였는데 과연 틀린말이 아닌것같았다. 

 

 

갑자기 휙돌리는 시선에 나는 미처 피하지 못하고 현이눈길이랑  딱 부닺혔다.

 

 

켁켁    

 

 

사례가 걸렸다.연이어 나오는 기침이 나를 더욱 챙피하게 만들었고 얼굴은 서서히 붉은색으로 물들어졌다. 나의 이런 모습에 씨익 웃더니 말없이 물컵을 건네준다. 차가운 냉수였지만 빨갛게 달아오른 나의 얼굴은 한참동안  가셔지지않았다. 

 

 

<해수야, 나 기다린거야 >
<응 >

 


마침 화장실문이 열리고 은정이가 타올 한장으로 몸을 가리운채 긴머리카락을 손빗질하면서 나오고 있었다.나는 황급히 소파에서 일어나 자리를 비켜주었다.

 

 

<너 차림이 왜 이래 ? >
<뭐가 ?>
<옷 좀 제대로 입고 나오라 >

 

 

현이가 내눈치를 힐끗 살피면서 소파에서 일어선다 .하긴 은정이는 나랑 같이 있을때부터 항상 이런 차림이였다. 툭하면 타올도 두르지않고 나오기가 일쑤였는데 아마 그게 습관이 되였는가봐..
 

 

<다른 사람이 있는것도 아닌데 새삼스럽게 왜 그래, 혹시 너 이상한 생각 한건  아니겠지 ㅋㅋ  >
<야~ >

 

 

은정이는 농담까지 해가면서 아무렇지도 않게 금방 현이가 쓴 수건으로 머리를 마구 문지르면서 혀를 홀라당 내민다. 나는 급히 몸을 돌려 화장실로 피하였다.

 


 
화장실바닦까지 깨끗이 닦고  화장실을 나왔을때 거실엔 불이 꺼져있은채 아무도 없었다. 12시를 가르키는 시간이였는데 현이방에서는  아직 불빛이 세여나왔고 이따금 말소리도 들려나왔다.아마 은정이랑 같이 있는듯하였다. 나는 한참을 어두운 거실에서 서성였다.
머리속으로는 빨리 방에 들어가야된다고 하는데 몸이 말을 듣지 않고 있었다. 마치 은정이가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는것만 같았다. 이때 거짓말처럼 현이 방문이 벌컥 열리면서 은정이가  나오고 있었고 은정이는 나를 못봤는지 방안으로 휙 들어갔고 조금씩 닫기는 현이 방문사이로 나는 현이가 비스듬히 침대에 담배피우는 모습이 보였다.    

 

 

뭐야?

 

 

정신을 가다듬고 은정이 뒤따라  방안으로 들어갔을때  은정이는 이불을 머리위까지 푹 덮어쓰고 등쪽을 나한테로 보이고있었다.온저녁 뒤치닥거리는 은정이때문에 나도 덩달아 잠을 설쳤다.
이튿날 아침 은정이는 매일  아침 현이 방에 들어가서 굿모닝 인사를 하는것도 거른채 나를 잡고 출근길에 올랐다.통근차를 기다리는내내 한마디 말이 없던 은정이가 갑자기 나를 붙잡고  만약 한 정상적인 남자가 사랑하는 여자의 육체사랑을 거절한다면 그게 사랑하는게 맞냐고 또박또박 물어온다.
은정이의 깊은 다크써클은 진한 화장으로도 가려지지 않았다.

 

 

나는 문득 엊저녁이 기억이 났다.

추천 (2) 선물 (0명)
IP: ♡.28.♡.2
newsky (♡.239.♡.170) - 2013/12/30 12:02:17

재밌게 읽고 있어요.
사랑은 늘 이렇게 서로 엇갈리는걸까요?해수랑 현이의 지난 스토리가 궁금해지네요.
다음집도 기대할께요~~

킹마더 (♡.93.♡.38) - 2013/12/30 14:00:24

오늘도 재밋게 읽고 갑니다~

다음집도 빠리빠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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