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사라진 풍속이지만 우리는 단오에 전통적으로 쑥떡을 먹었다. 왜 하필 쑥떡이고 언제부터 쑥떡을 먹었을까?
단오절에 먹는 쑥떡의 력사는 뿌리가 꽤 깊다. 먼저 조선 후기, 동국세시기에는 단오에 쑥을 뜯어 멥쌀가루와 섞어 초록색이 되도록 반죽해 수레바퀴 모양의 떡을 만들어 먹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연북잡록(燕北雜錄)이라는 책을 인용해 료동 풍속에 음력 5월 5일 발해에서는 쑥떡을 만들었는데 우리 풍속도 여기서 비롯된 것 같다고 적었다. 송나라 력사책인 송사(宋史)에도 고려에서는 단오에 쑥떡을 만들고 그네를 타는 풍속이 있다고 했으니 단오 쑥떡의 력사는 조선은 물론 고려를 넘어 삼국시대까지 올라간다.
예전 할머니들은 단오에 쑥떡을 먹어야 액땜을 한다고 했다. 한때는 미신으로 치부했지만 알고 보면 과학이다. 단오는 양기가 넘쳐 좋은 날로 알고 있지만 동시에 나쁜 기운이 쏟아지는 날이기도 했다. 6세기, 형초세시기(荊楚歲時記)에는 단오날 전갈, 뱀, 지네, 거미, 두꺼비가 독을 뿜는다고 했다. 해석하자면 초여름이 시작됐으니 해충들의 독이 오르기 시작한다는 뜻이다.
옛날부터 쑥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벌레와 나쁜 기운을 쫓는 약초였으니 여름철 시골에서 쑥으로 모기불을 삼았던 리유다. 서양도 마찬가지로 쑥은 영어로 머그워트(mugwort)인데 어원이 모기, 나방을 쫓는 식물이라는 뜻이다. 웜우드(wormwood)라고도 하는데 벌레, 특히 몸속 기생충을 없애는 식물에서 유래한 단어다. 그러니 눈에 보이는 벌레는 물론 눈에 안 보이는 배속의 악령을 몰아내 몸과 마음을 정화시킨다고 믿었다. 단군 신화에서 곰이 웅녀가 되려고 굳이 쑥을 먹어야 했던 리유다.
단오에 먹는 쑥떡은 여름이 시작되는 날, 앞으로 기승을 부릴 벌레를 물리치고, 나아가 해충에 의한 전염병을 예방하자는 의도다. 나쁜 일이 생기지 않도록 미리 액땜을 한다는 뜻이다. 월요일인 6월 2일이 단오다. 쑥떡을 먹으며 의미를 되새겨 보는 것도 좋겠다.
/ 래원 : 흑룡강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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