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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 코치 7

Research | 2017.12.12 16:09:14 댓글: 1 조회: 860 추천: 0
분류추리소설 http://bbs.moyiza.com/fiction/3514856
7.

파 리한 형광등 불빛 아래서 우리는 한동안 입을 열지 않았다. 내 긴 이야기는 끝난 뒤에도 형사들은 이야기를 듣기 전과 똑같은 자세로 있다.

단지 비디오 화면만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 기종은 일시 정지 상태로 5분이 지나면 저절로 돌아간다.
"뭐라고 말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이윽고 수염을 기른 형사가 입을 열었다.
"다른 방법도 있지 않았을까요? 당신이 한 짓은 미친 짓이라고밖에 할 수 없군요."
"네, 그렇겠죠. 아마도."

비디오 화면을 바라보았다. 나오미는 아직도 이야기를 하고 있다.
"하지만 지금의 내 생활을 지키기 위해서는 달리 방법이 없었습니다."
"그렇다고 해도 살인은 말이 안 되잖아요. 아무리 면밀하게 계획을 세워도 결국은 무너지고 말죠."
"그러네요."

쓴웃음을 지었다. 뭔가를 할 기력이 남아 있지 않았다. 앞으로 나는 어떻게 될지, 그런 생각을 한 기운도 없었다.
"그래도...완벽할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완벽한 건 있을 수 없습니다. 당신도 몸소 깨달았겠죠?"
"그러네요."

화면 속의 나오미가 자살 방법에 대한 설명을 마치고 조용히 눈을 감는다. 이렇게 보면 문제가 된 그 붕대 같은 건 전혀 보이지 않는다.
그렇다고 해도 왜 그걸 보지 못한 것일까?

이번 계획에서 핵심은 비디오테이프가 작년에 찍은 것이라는 사실을 간파당하지 않는 것이었다. 그래서 여러 번에 걸쳐 체크했다. 샅샅이 살폈다. 분명 왼팔의 붕대는 쉽게 눈에 들어오지 않았겠지만,그만큼 꼼꼼히 살폈으니 놓쳤을 리 없는데 말이다.
왜일까?
그때 두 형사가 일어났다. 그리고 젊은 쪽이 내 어깨에 손을 얹었다.
"가시죠."
고개를 끄덕였다. 더 이상 생각한들 소용없는 일이다. 실수를 한 것은 사실이니까.

"비디오도 이제 됐죠?"
수염을 기른 형사가 기기로 손을 뻗었다. 모니터는 나오미의 모습을 계속해서 내보내고 있다. 그런데 형사가 스위치를 끄려는 순간 그것이 나타났다.
"잠깐만요."

형사에게 말하고 화면으로 얼굴을 가까이 가져갔다. 나오미가 누운 긴 의자 밑에서 무언가가 움직이고 있었다. 거미다. 노란색과 까만색 줄무늬를 몸통에 새긴 거미, 얼마 전 나오미가 죽던 날, 그녀의 활 우로 기어 다닌 거미다.
저 거미가 왜 저기에? 작년에 촬영한 테이프에 왜 저 거미가 찍혀 있는 걸까?

갑자기 지독한 귀울림이 덮쳤다. 두통도 느껴졌다. 심장박동이 빨라지고 호흡도 가빠졌다.
설마... .
아니, 그렇게 생각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모든 것이 납득이 간다. 테이프는 나오미가 다시 만든 것이다.

나오미는 내 계획을 알고 있었던 것이다. 아마 이런저런 상황으로 미루어 눈치 챘을 것이다. 머리를 자르라고 한 것이 그녀에게 확신을 주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오미는 내 계획을 저지하려고 하지 않았다. 내 사랑이 거짓임을 알고 다시 자살하기로 한 것이다. 나에게 살해되는 자살 방법으로.

다만 그녀가 나를 용서하지는 않았다. 나를 빠뜨릴 커다란 함정을 파놓은 것이다.

범행 전날 그녀는 혼자서 이 방에 왔을 것이다. 그리고 선반 구석에서 그 테이프를 찾아내 작년 자신의 모습을 보았다. 그때 어떤 말을 했는지, 어떤 몸짓을 보였는지... . 한번 자신이 한 일이니 떠올리는 것도 빨랐을 것이다.

그리고 그녀는 카메라를 설치하고 작년과 똑같이 연기했다. 아마도 몇 번이고 테이프를 다시 보면서 찍고 또 찍었을 것이다. 그렇게 해서 마침내 작년과 거의 똑같은 영상을 만들어내는 데 성공했다. 다른 점은 단 한 가지, 그 붕대를 보이는 것이다.

아까 형사가 보여준 스코어북 귀퉁이에 적혀 있는 메모도 아마 그녀가 일부러 만들어놓은 것이리라. 내 수법을 경찰이 꿰뚫어볼 수 있도록 남겨둔 것이다.
"왜 그러시죠?"
수염을 기른 형사가 내 얼굴을 들여다보았다.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아뇨, 아무것도 아닙니다."
"그럼 가시죠."

형사에게 등을 떠밀려 출구로 향했다. 방을 나갈 때 다시 한번 뒤돌아 나오미가 누워 있던 긴 의자를 보았다.
이제야 알게 되었다. 왜 그녀가 마지막에 그런 말을 했는지.
'굿바이, 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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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 ♡.226.♡.14
eunice102 (♡.135.♡.113) - 2017/12/26 10:14:35

더 없슴까?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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