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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길시 신화서점 조선말 도서

사랑 그 무게는 대체 얼마...8회

weiminghu | 2016.08.17 09:31:19 댓글: 37 조회: 5539 추천: 21
분류실화 https://life.moyiza.kr/mywriting/3146594

자꾸 짧다고 해서 이번 회는 진짜진짜 길게 썼습니다. 즐감해주세요^^ 제가 노력한 만큼 독자님들도 추천과 댓글 아끼시지 말기를 바랍니다^^



그 한국사장은 광주에서 주로 원단과 가죽을 구매해 갔다. 그 사이 하루종일 한국사장과 같이 원단 시장을 돌고 또한 몰래 커미션을 챙겨야 했던 그는 너무나도 바빴다. 하루종일 나한테 전화 할 틈도 없었고 저녁 늦게 호텔에 돌아와서야 나한테 전화를 해줬다.

어느 하루는 나한테 전화 와서 우는 소리를 한다.

김철: 홍이야~ 내 죽겠다.

: 어째 그럼까? 일이 힘들면 먼저 돌아오쇼. 한국 사장한테 양해를 구하고.

김철: 아니… 그런게 아니구… 저 나그네 아까 아가씨 보러 갔는데 글쎄 내보고 웨이꺼를 사오라더라.

: 웨이꺼란게 머임까?

웨이꺼가 먼지를 알고있다고 하면 이상한 여자로 보일가봐 난 일부러 웨이꺼가 먼지 모른척을 했다.

김철: ㅋㅋ 니 모르니 먼지? 나이 많은 남자들이 그런 일 할때 쓰는게 있다.

내가 정말로 모르는가 해서 구구절절 설명하는 김철이가 재밌었다.

: ~ 그런것도 있슴까?

또 짐짓 아무것도 모르는 척 연기를 계속했다.

: 그거는 왜 오빠를 시킴까? ! 자기절로 살게지.

김철: 그 나그네 중국말이 안되재야? 가서 머 어떻게 혼자 사겠니? 그래 나보고 약방 갔다오라는거… 내 지내 영사해서… 내 이렇게 젊은게 가서 웨이꺼를 요구하면 약방에서 웃는다고 난리했다… 가더라도 같이 가서 사야 한다 했더니 고분고분 따라나서드라 ㅋㅋ 급하긴 급했는 매다.

: 그래 진짜 가서 사줬슴까?

김철: ~ 약방 들어간게 30살 좌우되는 남자복무원이 혼자 있더라. 다행이 여자 복무원이 아니기에 망정이지… 아님 내 진짜 영사해서 막 말을 못 꺼내겠더라.

: ㅋㅋ 그래서?

김철: 그래서 생각보단 좀 쉽게 말을 꺼냈는데 그 남자 복무원이 피씩~ 웃으면서 약을 건네주더라. 내 어찌나 영사하던지이건 그냥 짚고 넘어갈 문제가 아닌 것 같아서… 바빠라 그 복무원 붙잡고 이건 내 먹는게 아니고… 한국나그네를 가리키며 저기 저 옆에 나그네 먹는거라고 슬쩍 말했다. 그랬더니 그제야 알만하다는 눈치더라. 글쎄 지금부터 약을 먹을 나이는 아닌데 좀 이상했다고 하면서 중얼거리더라… 휴~ 내 진짜 챙피새서 죽는 줄 알았다.

: ㅋㅋㅋ 그 복무원이 믿습데까 그래?

김철: 모르겠다. 믿은것 같기두 하고… 안 믿는 것 같기두 하고…

: ㅋㅋㅋ 웃겼슴다. 근데 오빠 그 한국 나그네한테서 야한것만 배워오지 마쇼 또~

김철: ㅋㅋ 코플레기 같은게! 니 지금 무슨 상상했니? ㅎㅎ 좀만 기다려라~ 이제 며칠 있음 이 오빠가 간다. 오빠 보고싶지?

: ~ 하나두 안 보고 싶슴당~ ㅋㅋ

그잖아도 내가 김철이를 좋아하는 티를 너무 내는 것 같아서 그가 나를 너무 편하게 생각할가봐 두려웠던 나는 그가 보고싶지 않다고 거짓말을 해댔다.

김철: 그래? 원래는 보고싶다 하면 너한테 선물 사갈라 했는데 안 보고싶다니 그럼 사지 말아야겠다응~

: ? 진짬까? 그램 내 또 보기싶다 해야지~ㅋㅋㅋㅋㅋ 오빠앙~ 미치게 아니 죽도록 보고싶었슴당~ 진짬당~ ~ ~~~~ 내 마음 알지예?

김철: ~ 너는 너무 가식적이다. 어디 이런게 있니? 여우같은게 ㅋㅋ

: 히히힛~ 진짜 보고싶슴다 진짜진짜진짜루~~~ 하늘에 대고 맹세하겠슴다~~~

그렇게 우리는 열애에 빠졌고 나는 하루도 그를 안 보면 불안해서 못 살 것만 같았다.

김철이가 광주 가있는 사이, 심심했던 나는 또 연이네 집에서 광석이랑과 모임을 가졌다. 유봉이와 광석이는 또 나와 성준이를 맞춰 놓을려고 애를 쓴다.

유봉: 홍이야~ 니하고 성준이 진짜 어울리는데 좀 사겨라야~ 성준이 니 말 한마디면 저레 심천 오겠단다.

광석: 그래말이다야~ 어째 아직도 안 사귀니? 둘 다 좋아하메서리.

성준이는 또 날 보고 히죽히죽 웃으면서 맥주를 꼴깍한다. 어이가 없다. 내가 연애한지도 두달이 거의 돼가는데아직도 이런 농담 하고있으니옆에서 보다못한 연이가 한마디 한다.

연이: 너네 아직 모르는 매구나. 홍이 요즘 우리 불러도 계속 바쁘다재야? 그게 다 남자 생겨서 그런게다. 연애하기도 바쁜데 언제 우릴 만날 새 있겠니? ㅎㅎ

다들 놀라서 날 바라본다. 성준이는 눈이 떼꾼해서 마시던 맥주를 맥없이 내려놓았다.

광석: ? 진짜야? 누기야? 언제야? 어나야? 우리 아는 아야?

광석이는 한꺼번에 여러가지 물음을 잇달아 토해냈다.

연이: 좀 한나한나 물어봐라야. 어느것부터 대답해줘야 되니?

유봉: 한꺼번에 다 말해라. 답답하다! 어느새끼 성준이 몰래 홍이를 채갔니?

: 전번에 여기서 만났던 니 델구 왔던 김철이라는 사람이다. 사귄지 두달 거의 됐어.

나는 광석이를 돌아보며 말했다.

광석: 진짜야? ~ 미치겠다. 니하고 연이 전화번호 물어보길래 난 또 연이한테 접근하자는가 했다.

광석이의 그 말속에는 연이가 나보다 훨씬 이쁘니까 연이를 따르는줄로 착각했단 뜻이 숨겨져있었다. 그건 사실이였다. 몸매나 얼굴이나 연이는 나보다 훨씬 인기있는 축에 속했다.

유봉: 능력있구나 그 형님. 한번 딱 오고서는 홍이를 데려가다니

성준: 그래말이다. 인젠 내 여자 되기는 다 글렀구나. ~

성준이가 땅이 꺼질듯이 한숨을 내쉬면서 맥주를 들이켠다.

유봉: 아새끼~ 봐라! 좀 일찍일찍 적극적으로 대시했으면 홍이를 뺏기개? 내 적극추진 해랄 때 어째 말 안 듣니?

유봉이가 성준이를 나무라면서 그의 머리를 한대 툭 친다.

광석: 그래말이다 참! 니 먼저 홍이를 알았는데 이리 메케사게 김철이형한테 뺏기우니?

광석이가 또 머라 하자 원래도 나를 빼앗겼다는 생각에 울화가 치밀었던 성준이는 참지 못하고 광석이 다리를 발로 쾅 찼다.

성준: ㄱㅐ~시끼, 누기 너를 전화번호 줘라니? 니 안줬으면 아무 일도 없재야? 다 니 때문에다.

광석: ! 미쳐진짜. 나는 그 형이 연이를 꼬시는줄 알았단데.

성준: 머저리 같은 새끼! 연이 좋아한다면서 왜 연이 꼬시려 하는 남자한테 전화번호 주니?

광석: 아니~ 나는 그 형이 하도 못

광석이가 말끝을 흐리면서 내 눈치를 힐끔 본다. 못생겼다는 말을 하려 했다가 내가 있어서 말끝을 흐린 모양이였다. 하도 못생겼으니 연이한테 대시해도 연이가 받아주지 않을거란 확신이 서서 전화번호를 알려줬다는 뜻인것 같았다. 자기도 못생겼지만 김철이가 자기보다 더 못생겼다고 생각하는 모양이였다.

: 그래 못생긴건 사실이야. 나도 인정 ㅎㅎ

그렇게 나와 성준이는 아무 사이도 아닌걸로 정리되였고 애들은 더는 우리를 놀려주지 않았다. 그렇게 다 털어놓고 나니 마음이 홀가분해났다.

광주에서 돌아온 김철이는 나한테 쿠치 지갑을 선물했다. 그한테서 받아보는 젤 첫번째 명품이였다. 이십일 동안 올리뛰고 내리뛰며 고생하여 번 돈으로 내 선물을 샀다는 생각에 약간 코끝이 찡해났다.

그날 저녁, 지갑을 집에 가져갔더니 팡팡이가 어느새 보고는 어디서 났냐고 묻는다. 김철이가 사줬다 했더니 어찌나 시샘을 내는지지갑을 이리 열어보고 저리 뜯어보고 손에서 놓지를 않았다.

또한 김철이는 이십일이란 짧은 시간안에 3만원이 거의 되는 돈을 벌었지만 그 대신에 더 큰걸 잃게 되였다.

김철이의 형은 무역회사를 경영하느라 평소 식당의 경영을 돌보지 않았기에 식당경영에 대해서 잘 몰랐다. 김철이가 없는 사이 그의 형이 경영을 맡게 되였는데 주방장과 싸우고 또 다른 직원들과도 모순이 많이 생겼던 탓에 가게는 엉망진창이 되여버렸다. 음식 맛도 예전의 맛이 아니였고 서비스도 엉망이였고 식기 위생도 잘 지켜지지 않았다.

김철이가 돌아왔을 때는 그가 몇년간 애써 경영을 해오며 누적했던 손님들을 거의 다 잃어가고 있을 때였다. 입소문은 항상 빨리 돌았다. 특히 음식업에서는 입소문이 정말로 무서웠다. 식당은 일년 365일 쉬는 날도 거의 없고 힘들게 경영을 해도 삶아남기 힘든 업종이였다. 백번을 잘하고 한번만 못해도 손님들은 가게가 질이 떨어졌다고 생각할수가 있었고 세명만 맛없다고 소문내도 인차 수십명 수백명한테로 퍼지기가 일쑤였다. 이십일이 아주 짧은 기간이였음에도 불구하고 김철이네 식당의 이미지를 폭락시키기엔 충분한 시간이였다.

하여 김철이는 광주에서 돌아온 후부터 식당을 다시 일으켜세우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고 여러모로 노력을 기울였지만 결국은 이미 파괴된 명성과 이미지를 재건하지 못했다. 얼마 안되여 식당은 문을 닫아야 할 궁지에까지 몰리게 되였다.

오라잖으면 구정이였고 아무리 애써봤자 기사회생의 기회가 없다고 판단한 김철이는 식당을 아예 접어버렸다. 이번 구정에 광주랑 주해랑 같이 놀러가자면서 나보고 고향에 가지 말라고 한다.

김철이의 가족들은 마침 그의 형수가 만삭이 된 상태라 형수를 돌보려고 설쇠기 며칠전부터 전부 고향인 화룡으로 돌아갔다. 심천에는 우리 둘만 남게 되였다. 그의 식구들이 집에 없으니 나는 시름놓고 설 쇠기 며칠전부터 그의 집으로 갔다.

식당을 하는 사람이라 그런지 김철이는 밥을 진짜 맛있게 잘했다. 된장찌개, 콩나물국, 김치찌개, 떡볶이, 김밥 등 우리 민족 전통음식을 만드는데 능했을 뿐만아니라 서양음식인 스테이크, 스파게티랑도 아주 맛있게 했고 일식인 연어, 회랑도 정말 맛있게 해주었다. 음식하기 좋아했던 그는 집에 회칼까지 장만해 두고있었다.

그가 그 며칠동안 솜씨를 발휘한 덕분에 나는 매끼마다 배가 터지도록 잘 먹어댔고 체중도 몇키로나 불게 되였다.

그리고 그믐날 저녁, 우리는 집에서 샤브샤브를 해먹으려고 마트에 가서 재료들을 사오기로 했다. 그때 그의 집에는 애완견으로 기르고있는 토토라는 백설같이 희고 이쁜 강아지가 한마리 있었는데 토토가 하도 김철이한테서 떨어지지 않을려고 달라붙어서 우리는 하는 수 없이 토토까지 데리고 마트로 향했다.

양고기,소고기,야채,고구마,감자 등등 여러가지를 한아름 샀다. 어찌나 많이 샀던지 큰 봉투로 네개나 꼴똑 담았다. 둘이서 낑낑거리면서 나눠들고 결산하고 나오려는데 토토가 보이지 않는다. 아무리 불러도 주위를 둘러봐도 없다.

김철이는 짐을 한쪽 구석에 내려놓고 나보고 기다리라고 한다. 자기가 가서 토토를 찾아오겠다고 했다.

헌데 이십분이 지났는데도 오지 않는다. 구석에 서서 그가 오기를 기다리다가 힘들고 지치고 짜증난 나는 김철이한테 전화했다.

: 아직두 못 찾았슴까?

완전 짜증섞인 어조다.

김철: ~ 이놈이 어디 갔는지 어째 보이지 않는다.

걱정과 다급함이 실려있는 목소리였다. 하지만 난 또 짜증을 냈다.

: ~ 신경질 나서 못 기다리겠슴다. 서있는 것도 맥없구내 먼저 짐 챙겨서 집에 가겠슴다. 오빠 토토를 찾아서 천천히 오쇼

김철: 짐이 무거울건데. 니 혼자 어떻게 다 들구 가니? 좀만 기다려라. 인차 찾을것 같다.

: ~ 모르겠슴다. 내 먼저 감다. 집에 와 보기쇼~

그렇게 나는 혼자 그 많은 물건들을 들고 씨엉씨엉 집까지 왔다. 무게가 삼십근은 족히 됐던것 같다. 몇분 안되는 거리였지만 평소 무거운 물건을 별로 들어본 적이 없고 체력노동이라곤 해본 적 없었던 나는 젖먹던 힘까지 다 빼서야 그걸 들고 겨우 집에 오게 되였다.

내가 집에 도착한지 십여분 지나자 김철이도 토토를 데리고 집에 들어섰다. 근데 갑자기 내 허리가 쑤셔나기 시작한다. 물건 들고 오면서 허리를 다친 모양이였다. 너무 아파서 샤브샤브 준비는 김철이한테 다 맡기고 나는 침대에 엎드려 있었다.

김철이는 혼자 주방에서 야채를 씻고 두부를 썰고 여러가지 준비를 하면서 바삐 돌아쳤다. 반시간 뒤에 준비가 끝나고 같이 마주앉아 먹기 시작했다. 먹을것이 입에 들어가니 아픔이 좀 진정이 되는것 같았다. 좀 괜찮은 듯 싶어서 설거지는 내가 하겠다고 나섰다.

근데 또 허리가 아파온다. 아프다 말겠거니 했지만 통증은 가라앉지가 않았고 점점 심하게 몰려왔다. 할수없이 설거지도 김철이가 해야만 했고 나는 침대에 눕지도 못하고 엎드린 자세로 있을수밖에 없었다.

한참 뒤, 설거지를 마친 김철이도 침대위로 올라왔다. 근데 토토가 나를 보고 미친듯이 으르렁으르렁 거린다.

: 자 어째 저림까? 신시 가마이 있다가서리.

나는 깜짝 놀라서 김철이를 잡고 물었다.

김철: ㅋㅋ 너를 질투하는 매다. 내 니옆에 누우니깐.

: 진짜? 저게 웃김다예. ㅋㅋ

아닌게 아니라 김철이가 혼자 쏘파에 앉아있으면 가만히 있고 내옆에 눕거나 앉기만 하면 토토는 미친듯이 으르렁거렸다. 강아지한테 질투를 받는다는게 웃기고 어이가 없었다.

김철: 근데 허리는 계속 아프니?

: . 어째 자꾸 아파남다.

김철: 그럼 지금 병원 가자.

: ~ 가기 싫슴다. 지금 꼼짝도 하기싫슴다.

김철: 그럼 어찌니? 내 나가서 약이라도 사올게.

말하면서 김철이가 외투를 껴입는다.

: 이리 늦었는데. 글구 그믐인데 약방이 문 열겠슴까?

김철: 나가 찾아보지무~ 아님 니 그 아파서 어찌니?

: 괜찮슴다. 좀 참아보고 내일이면 나을지도 모름다.

김철: 안된다 그건. 그러다 더 심해지면 어쩌니? 내 나갔다 올게.

김철이는 한참을 문을 연 약방을 찾아 헤맸는지 반시간 넘게 지나서야 약을 사들고 왔다. 엎드려있는 내 허리에 차근차근 약을 발라준다.

약을 바르면 나으려니 했지만 이튿날부터 내 허리는 더 심하게 아팠다. 제대로 걷지도 못해서 화장실도 그의 부축 없이는 갈수가 없었다. 밥도 침대에 엎드려서 먹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였다. 화장실 가는 이외의 시간은 나는 전부 침대에 엎드려있었고 침대에서 한발작도 움직이지 못했다.

내가 그렇게 페인이 되니깐 자연히 김철이가 모든 가무일을 도맡아 했고 날 시중 드느라 아무데도 갈수가 없었다. 매일 시장보고 밥하고 빨래하고 청소하는건 물론 나한테 약을 발라줘야 했고 또한 내 머리까지 감겨줘야 했다. 그러나 그는 싫은 표정 하나 없이 묵묵히 내옆에서 모든걸 챙겨주었다.

한편, 설날이 되자, 그는 친척과 친구들한테 인사전화를 돌렸다. 그러다가 광주에 있다는 친한 형한테도 전화했고 그 형이 묻는다.

광주형: 니 전번에 새기 델고 광주에 온다고 하던게 안 오니? 새기랑 집에서 애기만 만들지 말고 델꾸 오라~ 형님이 비싼거 사줄게 ㅎㅎ

그 광주에 있다는 형은 김철이가 스피커폰을 켜놓은지도 모르고 막 말해댔다. 그 말을 듣고 김철이가 나를 힐끗 보더니 말을 잇는다.

김철: 형님에~ 지금 애기가 머요? 내 집에서 머하고있는지 아오? 내 집에서 지금 보모하고 있소~

광주형: 그건 또 무슨 소리야?

김철: 내 새기 마트 갔다가 물건 들고 온게 허리를 다쳐서~ 까딱 못하고 있소~ 온하루종일 침대에 엎뎌만 있소. 내 그래 어디 가지두 못하재요~

광주형: 그래 괜찮니? 병원은 가봐?

김철: 병원은 자꾸 안간다고 고집 써서 약 발라주고 있는데머 좀 지나면 낫겠지무.

광주형: 그래 여자를 왜 그런 힘든 일을 시키니? 아새끼 제 여자를 아낄줄도 모르고그런데다 여자를 써먹으면 어찌니? 잘 치료해주고 다음에 델꾸 오라~

김철: ~ 그래 내가 죽일 놈이요다신 안 그러겠소~담에 델꾸 갈께냐~

나절로 고집 쓰고 물건을 들고 오는 바람에 상한것이였지만 김철이는 더는 변명을 늘어놓지 않았고 광주형의 말에 수긍했다. 억울할만도 했겠지만 말이다.

그러던 어느날, 구인 영광이한테서 설이라고 나한테 전화가 걸려왔다. 고중동창이였던 영광이와 나는 대학도 한 도시에서 다녔고 졸업하고도 둘 다 심천에서 일자리를 찾았기에 오랫동안 가깝게 지내던 사이였다. 통화한지도 꽤 오래됐던지라 우린 한참 웃고 떠들며 수다를 떨어댔다. 엎드려 통화할 땐 몰랐는데 통화를 끝내는 순간 웬지 뒤통수가 시려난다. 그 섬뜩한 느낌에 뒤를 돌아보니 김철이가 어느새 주방에서 나와서 칼을 들고 서있었고 매서운 눈초리로 날 째려본다. 너무 놀라서 핸드폰을 바닥에 떨구었다.

: 옴마야! 오빠 머함까? 그 칼은 어째 들고 그리 서있슴까? 사람 간 떨어지게. 빨리 칼 주방에 갖다놓으쇼~

아마도 채소를 썰다 거실에 있던 냉장고에서 먼가를 꺼내려고 왔다가 수다떨고 있는 나를 발견한 모양이였다. 엄청 화가 나있는듯한 표정이였다.

김철: 너는 나보고는 아파서 죽을것 같다고 엄살을 부리면서다른 남자들하고는 히히닥닥거리메 신나서 잘 논다응~

차가운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던 그는 비꼬는 투로 내뱉더니 다시 주방으로 들어갔다. 십여일째 어디 놀러가지도 못하고 집에서 내 시중만 들었던 그는 말은 안해도 아마 짜증이 났던 모양이였다. 게다가 내가 다른 남자랑 웃음꽃을 피우며 통화하는걸 봤으니 화가 났던게 틀림없었다.

그날 나는 삐진 그의 기분을 풀어주느라 무척 애를 먹었다. 애교도 부리고 아양도 떨고 아첨도 하면서 평생의 지략을 다 그 한번에 썼던것 같다.

추천 (21) 선물 (0명)
IP: ♡.160.♡.134
l2014l (♡.62.♡.63) - 2016/08/17 09:44:11

일빠네요^^

깜짝 놀랬었네요. 휴..뒤통수가 시려오는 아쓸함... 이거왠 읽으면서도 자꾸 불안하는맘을 어쩔수 없네요.
담집 기대해기가 살 짝 무섭네요.^^

weiminghu (♡.160.♡.134) - 2016/08/18 08:41:23

이번 집은 좀 아쓸하게 썼죠? ㅎㅎ 담집은 이런 무서운 장면은 없을겁니다^^

지미추여니 (♡.136.♡.48) - 2016/08/17 10:30:48

참 오래만이네요 작가님 ~벌써 8편까지 오셧네요 오늘도 멋진 글솜씨로 또 이렇게
엣날의 애절하고 심쿵햇고 펄펄 끓엇던 픗프탄 사랑이야기를 눈으로 직접 보는듯이
그림처럼 절실히 묘사해주셧네요
김철이의 됨됨이는 현재까진 너무 멋잇는데 주인공인 홍이씨가 조금 실수는 한같네요 ~~
자고로 남자들의 질투와 의심은 여자들보다 더 무섭다 햇는데 김철이가
웬지 홍이를 떠날거라는 예감이~
아니길 바라면서 허리아픈 홍이씨가 하루속히 병마에서 완쾌되시길 빌게요.
수고많습니다 추천은 무조건이고 무더운 여름날씨 비타민 충전 잘하시고 기분도 유피하시길요~^^

weiminghu (♡.160.♡.134) - 2016/08/18 08:44:41

네~~~ 오랜만이네요^^번마다 칭찬을 아껴주지 않으셔셔 정말로 머라 감사의 말씀을 드려야 할지 모르겠네요^^다음집은 좀 반전이 있을겁니다. 그럼 기대해주시구요~~~ 지미추여니님도 무더위 조심하시고 매일 좋은 일만 가득하길 바랍니다^^

지미추여니 (♡.136.♡.48) - 2016/08/17 10:31:30

왕추천~

한자연 (♡.39.♡.203) - 2016/08/17 10:39:43

오늘도 잘 읽엇어요...칼들고 서잇엇단 대목에 와서 깜놀랏어요...수고하셧어요..추천

weiminghu (♡.160.♡.134) - 2016/08/18 08:46:37

ㅋㅋㅋ 다들 그 부분 보고 섬뜩했다고 하네요. 놀라지 않으면 정상이 아니죠 ㅋㅋㅋ

사랑8희망 (♡.215.♡.158) - 2016/08/17 10:42:11

오늘도 잼있게 읽고 갑니다 , 다음집도 빨리 올려주세요 .. 추천

weiminghu (♡.160.♡.134) - 2016/08/18 08:47:05

추천 감사하구요. 다음집은 아마 주말에나 올리겠습니다^^

호접란 (♡.65.♡.120) - 2016/08/17 11:14:10

잘 봣습니다 담집 기달릴게요~~~

weiminghu (♡.160.♡.134) - 2016/08/18 08:47:49

계속 잊지 않고 발도장 찍어주셔서 감사합니다^^

cnmir (♡.22.♡.244) - 2016/08/17 11:36:58

철이는 점유욕이 강한 사람인가 보네요.. 나중에 홍이는 맘 고생 좀 했을 같군요..그 섬뜩함~~
그건 그렇고 역시 홍이는 애교 짱!

weiminghu (♡.160.♡.134) - 2016/08/18 08:48:41

예~ 김철이는 욕심이 좀 많은 사람입니다. 점유욕도 따라서 강하겠죠~~~담집부터 반전입니다^^

꽃대지0606 (♡.162.♡.47) - 2016/08/17 12:07:44

진짜 진짜 길게 써줘서 너무 잘 읽엇음다.
ㅋㅋ 오늘도 추천 꾹 하구 가요

weiminghu (♡.160.♡.134) - 2016/08/18 08:49:31

ㅎㅎㅎ 재밌게 읽으셨다니 기분 좋네요~~~추천 감사합니다^^

카멜레온1 (♡.242.♡.144) - 2016/08/17 12:19:14

잼나게 읽고 가요 담편도 기대할께용

weiminghu (♡.160.♡.134) - 2016/08/18 08:51:22

담편은 기대해도 좋으실것 같습니다. 반전입니다^^

마음속우물 (♡.154.♡.92) - 2016/08/17 12:37:45

어우 깜짝이야 칼쥐구서잇는다니 무슨큰일 일어나는가햇어요

어우다시 생각해두 온몸이 오싹해나요
담집은 또어떤 반전으로 찾아올지 기대되네요
추천하구 갈게요

weiminghu (♡.160.♡.134) - 2016/08/18 08:52:06

ㅎㅎㅎ 그쵸? 아쓸하죠? 놀랄만한 상황이였죠. 담집은 확실한 반전입니다^^

왕초보임 (♡.214.♡.137) - 2016/08/17 12:54:04

이번회는 일찍 올렸구나...오늘 늦게 와서 이빠두 못하구...글 길~~게 올리느라 수고 많슴다

weiminghu (♡.160.♡.134) - 2016/08/18 08:53:00

들려주신것 만으로도 너무 감사합니다. ㅎㅎ 일빠이빠 이런데 연연하지 마십시오^^ 계속 재밌게 읽어주시는게 중요해요 ㅎㅎㅎ

xdh1314 (♡.223.♡.57) - 2016/08/17 17:06:06

현재까진 둘이 보기 좋아요~

얼마만큼 좋아햇으면 그만큼 상처받는것 같애요~

담집 기대할께요 !

weiminghu (♡.160.♡.134) - 2016/08/18 08:54:08

그러게요~~~ 홍이가 상처를 받을수도 있습니다

다카야나기 (♡.22.♡.145) - 2016/08/17 20:35:40

돌아보는 순간 칼을 보았을때 많이 썸뜩했겠슴다 ㅎㅎ
요며칠 보지못하였던걸 한꺼번에 쭈욱 ~다 읽었슴다.
다음 집도 기대할께요^^

weiminghu (♡.160.♡.134) - 2016/08/18 08:54:53

완전 섬뜩했죠~~~ 김철이가 일부러 그런건 아니지만...잊지 않고 다시 찾아주셔셔 너무 감사합니다^^그동안 바쁘셨나보네요~~

오렌지나라 (♡.249.♡.89) - 2016/08/18 10:04:44

둘이서 알콩달콩 구정 잘 보냈나보네요. 근데 칼 들고 지켜보는건 넘 무서워요.

weiminghu (♡.40.♡.233) - 2016/08/21 17:44:58

ㅎㅎㅎ 오렌지나라님도 무서웠나요? 9회도 금방 올렸습니다^^

토토로11 (♡.207.♡.177) - 2016/08/18 10:40:40

담집은 어떤 반전일지 기대됩니다.ㅎㅎ
빨리 보고싶네요.

weiminghu (♡.40.♡.233) - 2016/08/21 17:45:12

지금 올렸습니다. 즐감해 주세요^^

meilan0308 (♡.209.♡.107) - 2016/08/18 11:04:13

담집 반전 기대하면서 ~~

weiminghu (♡.40.♡.233) - 2016/08/21 17:45:31

금방 9회 올렸습니다. 재밌게 읽어주세요^^

AD까이나2 (♡.36.♡.149) - 2016/08/19 07:22:21

ㅋ ㅋ ㅋ
한국사장들이 그렇짐
나드 한번 당해밧는데
출장중 아가씨 부른게 머가잘못되서 자는 나를 깨우던 모모사장. . .


남자들이 질투할때 재밋죠?

삐진걸 풀어는 줘야되는데 장난기도 발동되고

오늘도.잘 읽엇습니다

weiminghu (♡.40.♡.233) - 2016/08/21 17:46:19

ㅋㅋ 그 한국사장은 아가씨랑 머가 잘못됐나요? 궁금하네요 무지~ ㅋㅋㅋ 여기 공개하기 그러면 쪽지로 보내주십시오 ㅋㅋ

AD까이나2 (♡.36.♡.115) - 2016/08/22 07:56:22

아가씨 부른게 아니고 자기절로.전화오는게잇나봐요

근데 말을모르니 대처를 못햇는데 아가씨는왓고

아가씨는 왓기에 돈지불해야된다고

울사장은.부른적없다고 ㅋ ㅋ ㅋ ㅋ 므튼

경찰까지.부르고 그랫어요

그 모텔인지 려관인지 사장이 남자 혼자방쓰니

그런방에 아가씨들한테 번호넘기나봐요 ㅋ ㅋ

weiminghu (♡.160.♡.134) - 2016/08/23 16:39:50

아~ 영화에 가끔 그런 장면이 나오는걸 본적 있습니다. ㅎㅎ 말을 모르니 답답하고 웃겼겠네요

남겨둔추억 (♡.35.♡.132) - 2016/08/19 17:01:34

재밋게 잘보고 갑니다.

근데 왠지 두사람 결실이 없을거 같은 느낌이 드네요 .

다음집 빨리 올려주세요.

weiminghu (♡.40.♡.233) - 2016/08/21 17:46:45

네~ 9회에 반전을 올렸습니다. 계속 즐감해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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