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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길시 신화서점 조선말 도서

에덴 4(연이와 일이의 유년시절)

동산나무 | 2016.10.24 05:24:24 댓글: 0 조회: 1877 추천: 0
분류실화 https://life.moyiza.kr/mywriting/3189071
이영호가 세상을 뜨던해에 연이의 나이는 고작 한살에 불과하고,연이의 어머니-이순이의 나이는 젊은 27살이였다.

연이의 외할아버지-이영호는 손녀를 안은 기쁨을 1년이라는 짧은 시간속에 함께 하다가,저세상으로 갔다.

연이의 한돐을 마감으로 친부를 잃은 이순이는 슬픔이 가셔지기도전에 연이가 말을 재잘거리고,걸음마를 달싹거리고,이쁘게 4살까지 커가는것을 지켜보면서,한쪽으로는 갓 태어난 일이의 귀여운 모습에 빠져 여느때처럼 아침일찍 일어나서 김신의 아침밥을 준비하고는 연이를 탁아소에 보내고 일이를 키우는 일에 전념했다.

두 아이는 같은 모태에서 태어났지만 얼굴도 하는짓도 전혀 틀렸다.

또래애들보다 큰키,큰 덩치에 머루알같이 맑고 큰 눈,놀때면 쉼없이 장난기를 다분히 풍기는 얇고 작은 입술,전신에서 익살기를 엿볼수 있는 연이와 달리,걸음마를 타고 말을 익힐때부터 조심스레,침착하게 아빠엄마를 빤히 쳐다보면서 웃는 모습도 귀여운 일이는 내성적인 성격으로 커가고있었다.

연이와 일이의 상반대되는 노는 모습에서 이순이는 두아이의 피부결이 자신을 닮아서 유난히 희다는것을 매일마다 느끼면서 술을 자제하려고 애쓰는 조금씩의 김신이의 변화에도 무한한 감동과 위로를 느낄수가 있었다.

(일아,안아보자.연이야,아빠왔다.)짧은 한마디를 불쑥 던지면서 출장에 다녀올때마다 일이는 손에서 푸짐한 과일박스들을 내려놓으면서 두아이를 거뜬히 들어서 안아줄때도 있었다.

(아빠야,나 오늘 유치원에서 모법표 탔어.엄마는 술을 안마시는데 아빤 집에 올때면 술냄새 날때가 많아.근데 오늘은 술 안마셨네.)연이가 종알거리면 김신이는 흐뭇해서 연이를 목마태우고,방을 한바퀴 성큼성큼 돌고는 했다.

마귀도 질투났는지 한동안은 일이에게 이순이를 괴롭히고 울리는 일로 꼬시고 무너뜨리지 않은듯싶었다.

(아빠,나두 목마탈래,나두 태워줘.)일이가 부러운 눈길로 일이를 빤히 쳐다보면서 응석부리면 내리기 싫다느 연이를 달래서 장판에 앉히고는 다시 일이를 힘있게 치켜들어서 목에 태우고는 성큼성큼 방안을 걷고,일이는 아빠목을 조심스럽게 그러안고 쌩긋쌩긋 웃으면서 누나를 쳐다보며 좋아헀다.

그시절은 중화인민공화국 연변조선족시대의 80년대,여느 부모님들도 다 단층집,단칸방에서 흔히 아이들을 키우면서 출근하셨고,시부모,친정부모님이랑 얹혀사는 집들도 많았지만,김신이와 이순이네는 연이와 일이의 동년시절에 모소학교근처에 자리잡은 큰집에서 김신이가 철로 만든 대문을 열고 들어가 마당도 넓고,방도 편리한 공간에서 출퇴근하면서 귀가하고는 했다.울안의 창고에는 김신이가 한번씩 출장에 다녀올때마다 익지 않은 바나나가 움에 박스채로 들어갔고,연변사투리로 코위팬이 상자안에 가득 들어찼고,연이와 일이는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서 나날이 커가고있었다.

이순이의 계모-김샛별은 가끔씩 이순이의 집에와서 애들의 밀린 빨래랑 양말짝을 씻어주기도 했고,이순이를 도와 방청소도 깨긋하게 하고는 자기집으로 돌아가고는 했다.

(어머니,우리를 키우시느라 고생 많았습니다.내새끼 키우면서 아버지,어머니의 수고를 알게 됐고,어떤 일이 있어도 얘네들 잘 키우겠습니다.)연이와 일이보다는 찌든 가난에 부대끼면서 자란 이순이였지만,자라면서 김샛별에게 서운한 점도 많았지만 자식을 낳아보지 못한 계모가 그정도면 구박따위 안하고 마음고생도 많으셨으리란 생각하면서,내새끼에겐 절대 친무,친모를 잃은 상처를 남기고싶지 않았던 이순이의 철같은 원칙은 그때부터 깊숙히 마음속에 뿌리박혔다.

곰세마리가 한집에 있어 아빠곰 엄마곰 아기곰......

개울가에 올챙이 한마리 꼬물꼬물 헤엄치다......

요즘애들은 상큼하고 깜직한 노래를 배우면서 커가지만 그때는 오리오리동동 노란 오리 동동 엄마말을 안듣고 멀리 갔다가 아이참 글쎄 길을 잃었네......

이런 동요가 유행이였다고나 할까?

연이 나이가 어느덧 유년을 마치고 학교에 입학할때도 가까이 왔고,일이도 한해한해 놀라게 커가고있는걸 실감하면서 김신이와 이순이는 시부모님,친부모님,친척,친구들,삶의 모든 영역들에서 다툼이 적은 부부로 돼가고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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