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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길시 신화서점 조선말 도서

종의 기원

xingyu | 2017.01.11 10:19:41 댓글: 10 조회: 2109 추천: 2
분류단편 https://life.moyiza.kr/mywriting/3249091

똑똑똑..

노크소리가 다소 좁고 긴 복도를 따라 울려 퍼졌다. 관리실 문이 스르르 열렸다. 커다란 통창앞에 서서 밖을 내다보던 관리자는 N박사가 들어서자 천천히 몸을 돌리며 말했다.

< 어서 오시오. 자리에 앉으시오. >

관리자는 정중하게 그리고 최대한 위엄을 갖춘 목소리로 N박사에게 자리를 권했다. 매번 N박사는 인내심을 갖고 그 자리에 앉아 관리인의 장황설을 듣곤 했지만 오늘만은 유난히 조바심이 났다. 하지만 의자에 자석이라도 붙여놓은 듯 몸은 저절로 의자에 앉아버렸다. 눈도장이나 찍고 돌아가려던 N박사 , 관리자가 급한 일이 생기거나 몸 어딘가 단단히 고장이 나서 치료실에 가 있기를 바랬었다. 그러나 관리자가 관리실을 비우는 일은 거의 드물었다. 더구나 일주일에 한번씩 N박사의 보고를 받는 일은 빼먹는 날이 없었다. 그에겐 그것이 의무이자 책임이였다. 관리자는 손가락으로 3:7로 정확히 가르마를 탄 머리를 빗어넘겼다.

< 차 한 잔 하겠소? >

이는 관리자가 늘 습관처럼 하는 말이였다. 그는 차를 많이 마실수록 몸에 좋다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요즘 N박사는 차를 다른 용도로 썼기에 차 한 잔이 절실히 필요했다.

< 별다른 이상은 없소? 박사. >

< 네. 모든 것이 잘 돌아가고 있습니다. >

< 다행이군. 어서 차를 드시오. >

어쩌면 오늘은 일찍 빠져나갈 수 있겠다싶은 생각에 내심 기뻐하던 N박사는 관리자의 눈빛이 날카롭게 자신의 새끼손가락에 꽂혀있다는 것을 눈치챘다. 요즘 N박사는 차를 마실 때 새기손가락을 치켜드는 버릇이 생겼다. 당황한 기색이 언뜻 지나갔지만 N박사는 노련하게 상황을 대처했다.

< 요즘 새로 진행하는 연구때문에 차 마시는 일을 자꾸 깜빡합니다. 손가락마디가 잘 굽혀지지 않더군요. >

그제야 관리자는 경계를 푸는 듯 했다.

< 아무리 바빠도 차 마시는 일을 게을리 해서는 안되오. 이 차는 특별히 상급자들에게만 공급되는 오일로 일흔다섯번의 정제과정을 거친 것이오. >

한 모금 마시자 금세 온몸에 활력이 넘치는 것을 N박사는 느꼈다. 누가 언제부터 오일을 차라고 불렀는지 아무리 N박사라고 해도 머리속을 한참 뒤집어 봐야 할 것이다. 팽팽했던 분위기가 살짝 가라앉자 관리자는 다시 의심의 눈초리를 던졌다.

< 요즘 들어 N박사에 관한 불미스런 소문들이 떠돌고 있더군. >

< 불미스러운 소문이라니요? >

< 이를테면 불법복제인간. >

< 당치도 않습니다. 불법복제인간이라니요.. 요즘 제가 진행하는 연구는 금속의 무한재생에 관한 분야입니다. 제 연구는 모두의 이익에 부합한 정당한 목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바를 부디 믿어주길 바랍니다. >

N박사는 일정한 심박수를 유지하며 또박또박 말을 이어갔다.

< 물론 그래야 하오. 박사는 현존하는 유일한 데이터보유자란 말이요. 나를 포함해서 모두가 업데이트될 때마다 기억 대부분을 지워버리지만 말이요. 당신이 우리의 지주라는 사실을 잊지 마시오. >

< 저기 보호구역에 살고 있는 인간들을 생각해서라도 위험한 행동은 삼가하길 바라오. 우리의 최종목표는 인간을 보호하는 것이오. 생태계를 파괴하거나 기본질서를 어기면 그 누구라도 용서하지 않을 것이요.>

관리자는 흥분하여 목과 얼굴 피부가 붉게 달아올랐다. 관리자 몸에서 울리는 미세한 경보음이 N박사 귀에까지 들려왔다. 관리자는 애써 진정하며 자리에서 일어나 다시 통창으로 다가갔다. 멀리 숲이 끝나는 지점에 높은 콘크리트 장벽이 가로막고 있었다. 장벽너머 어렴풋이 유리온실의 돔 윗부분이 보였다.

< 조짐이 이상하오. 심상치 않소. 어떤 자들은 차 마시기를 거부하고 인간들이 먹는 식용유를 먹는다는 소문을 들었소. 인간처럼 음식을 먹다가 몸이 망가져 폐기되는 경우도 있다고 하오. 인간처럼 행동하도록 가르치는 학원도 암암리에 성행하고 온갖 해괴한 짓거리들을 하고 다니는 등 입에 올리기도 민망하오. 물론 이는 아주 소수의 이단자들 소행이 분명하오. 아무래도 경찰인력이 더 필요할 듯 싶소. >

< 박사는 잠시 연구를 그만두고 프로그램 업데이트와 이단자들을 리셋하는 일에만 몰두하길 바라오. >

< 네. 그리하도록 준비하겠습니다. >

< 필요할 경우 폐기해도 좋소. 이건 명령이요. >

< 폐기요? >

< 그렇소. >

관리자의 무표정한 얼굴이 섬뜩해 보여 N박사는 등으로 식은 땀이 흐르는 것만 같았다. 실제로 땀은 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박사도 잘 알고 있다. 이런 신비한 경험은 두번째다.

관리실을 나오자 N박사는 손목에 있는 아날로그 시계를 들여다 보았다. 오후 1시 17분이였다.

****************

머지않은 미래. 사람들은 양자컴퓨터를 만들어내고 인간의 뇌만큼한 크기의 인공지능을 개발하는데 성공한다. 맨처음 인공지능을 장착한 로봇의 머리에서 희미하게 빛이 깜빡이는 것을 발견한 사람들은 차세대의 인공지능 로봇을 글리머로 불렀다. 글리머는 완벽하지 않았다. 그러나 사람들은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환경파괴와 공기오염으로 인구는 급격히 감소하여 10만명 정도만 살아남았다. 사람들은 글리머들을 동원하여 거대한 유리온실을 만들고 온실에서 살면서 글리머들을 통제하고 그들에게 외부시스템관리와 지구환경복원 임무를 맡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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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폴2 (♡.154.♡.16) - 2017/01/12 06:42:14

어릴때 과학환상소설을 보는 같아요.
이거 그냥 이렇게 끝난거임? 계속해서 이어주시면 좋겠어요.

xingyu (♡.159.♡.232) - 2017/01/18 11:53:17

그럴려구 햇슴다 첨부터 ㅋㅋ 길게 가지는 않을거구요 ㅎ

저문들녘바람처럼 (♡.62.♡.38) - 2017/01/12 10:38:34

오래만에 글 올리셨네요.은근히 중독성있는 님의 글이 기다려졌는데...이번엔 참신한 령역이네요...잘 읽었습니다.

xingyu (♡.159.♡.232) - 2017/01/18 11:57:13

기다림이 있어 행복하네요..^^ 편히 읽으셨으면 합니다.

비오는날찻집 (♡.166.♡.63) - 2017/01/12 11:31:53

N박사가 그 이단자인가요? 아니면 이단자가 이미 N박사를 제거하고 N박사 행세를 하면서 관리자의 감독범위에서 벗어나려고 하는건가요? 주제에 비해서 편폭이 짧았습니다. 그럼에도 항상 그대의 표현력에 끌립니다. 자주 볼수 있었음 좋겠어요.

xingyu (♡.159.♡.232) - 2017/01/18 11:59:16

ㅋㅋ 과연 그럴가요.. 감사합니다 또 뵙시다.

뉴런 (♡.30.♡.3) - 2017/01/13 08:53:05

인공지능에 대해서 더 깊이 있게 다뤗으면 합니다 한편의 잘된 과학소설은 몇십년후에도 감탄할 정도로 내용이 깊이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알기로는 한마디로 인공지능은 예전의 로봇이 하지 못한 자아사유를 할수 있어 자기절로 경험하는것에대해 배우고 재 분석을

통해 새로운 결론을 이끌어 낼수 있다는데 있습니다

그럼 인공지능과 인관과의 싸움이 그냥 인간의 패턴으로 발전하는 로봇보다는 외계인으로 발전하는 패턴으로 가면 무한한 기대감을

줄수 있을것 같습니다

과학환상소설이 큰 인기를 끌려면 그 소설속에 과학적으로 가능성이 잇지만 아직 발견하거나 확정지어지지 않은 새로운 개념적인

것을 내놓고 그걸 바탕으로 이야기 전개해 나가는것이 신비로움도 잇고 자극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인간은 항상 반도체와 기계의 전달을 통해 세상의 각 현상에 대해 파악하고있습니다 예를 들면 빛의 스펙트렘을 대량 통계내면서

외부별의 상황을 장악하게 되죠 이처럼 인공지능은 사람이 아직 포착못한 어떤 신호가 될수 잇는것에 먼저 알게 되고 지들끼리 분

석하면서 새로운 과학을 발전시키게 되는거죠 그걸로 인공지능은 외계인의 과학 신호를 받게 되고 외계인들의 약점도 파악하게 되고

하지만 아직 인간은 로봇에게 정치적인 욕망 욕심에 대한 사유능력을 주지 못햇기 때문에 악용가능성이 다행이도 없엇고

또한 욕심은 세상 태초부터 있엇고 하나남의 성질중 안좋은것을 제거 하여 사랑으로 감싸 치유 할려고 햇엇던것이 성경의 역사엿고

그 욕심이 다시 인간이 인공지능에 완전히 쌓여 잇는가운데서 다시 주도권을 쥐게 하면서 인공지능의 이룩한 거대한 과학성과를

거쳐 (예하면 양자역학의 돌파로 빛보다 몇백배 더 빠른 이동방식을 알아내고 실행가능) 우주 세상을 정복해 가는 과정에

우주는 하나의 작은 지역에 불과하고 그 우주밖에 두영역 하나님과 여래의 세상의 존재를 알아가게 되는거죠

너무 거창해진것이지만 이런 큰그림속에서 디테일한 부분만을 한집씩 만들다 보면 거대한 시리즈가 나오고



인간의 최종적인 적은 마음의 욕심이고 그 욕심은 그어떤걸로도 완전 제어 불가하고 하나님과 여래도 그 부분에 대한 완성을

추구해 가는 과정중에 있고 인간이 나중에 .... 아니 이건 잠시 멈추고 ㅎㅎ

아무튼 과학소설은 과학적 원리를 좀더 깊게 파고 들어가는게 제맛이 난다고 생각합니다

단편이라 아쉽네요 시리즈라면 나중에 그런 제맛이 나는글이 올라올수도 잇으니까...



종의 기원은 다윈이 현시점의 지구상의 동물들의 같으면서도 다른 모양과 성질을 관찰하면서 내놓은 진화론의

원칙적인 자대를 제시한거로 보고요

기독교신자들은 하나님의 창조론을 믿음으로 다윈의 진화론을 틀린것이라는 오류적인 생각을 갖고 있고

창조론은 태초의 얘기고 진화론은 적어도 지구가 생겨서 40여억년후의 현상의 원리를 관찰해낸것이라서

서로 모순되는게 아닌데 말이죠




과학소설에서 인기가 있는 요소는 시간 입니다 시간이라는 요소를 갖고 변화를 준다면

복잡다단한 좋은 스토리가 만들어 질것같습니다 옛날에도 잘 우려 먹엇엇죠 타임머신이라던가 ...

하지만 지금은 그 차원을 넘어서서... 양자력학의 시간적으로 접근 불가능한 영역속에 하나님의 지역이 있다던가 ... 라는 상상력

은 현재 문학적으로만 사고 하는 많은 애독자들의 논리적 사고와 과학적정보를 통한 가능성에 대한 사고의 유연성을 길러줄수

있을것도 같아요

xingyu (♡.159.♡.232) - 2017/01/18 12:10:25

ㅎㅎ 이렇게 긴 댓글 첨이라서 놀랐슴다 글구 감사함다..그저 재미로 읽어주세요 참고로 전 과학도 또 하나의 미신이라고 생각한답니다 ㅋㅋㅋ

작은도둑 (♡.166.♡.64) - 2017/01/16 16:52:53

자주 써주세요. 글.. 팬입니다.

xingyu (♡.159.♡.232) - 2017/01/18 12:12:04

넹 반가워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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