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사랑이야기(7)

balabala | 2018.03.15 10:33:51 댓글: 12 조회: 3189 추천: 11
분류실화 https://life.moyiza.kr/mywriting/3575680

7.은은하게 스며들기….

우리는 회사 근처의 조용한 일식집으로 갔다.

조용한걸 좋아하는 진혁은 룸으로 자리를 잡았다.

내가 신경 쓸 필요도 없이 알아서 음식 주문해주고 있었다.

호야는 늘 내가 챙겨줬어야 했는데,누군가가 알아서 척척해주는 느낌 좋다.

진혁:김대리 술은 먹어?

연이:조금은 먹을 수 있습니다.

진혁:그럼 우리 맥주 한캔씩 할까?

연이:좋죠~

슬슬 더워지기 시작한 도시, 오후내내 걸어다녔더니 시원한 맥주가 땡겼다.

주문한 음식들이 오르고 맥주 한캔을 따서 먹으니 천국이 따로 없었다.

어색한 침묵이 흐를 즘, 진혁이 말을 걸어온다.

진혁:김대리는 주말에 뭐해?

연이:동굴속에서 동면하죠….(맥주한캔에 취했나…)

진혁:…?

연이:아핫ㅎㅎ 저는 집순이라 그냥 집에 있습니다. 청소도 하고.

진혁:ㅎㅎ 동면이라.. ㅎㅎ 재밋네.. 운동은 좋아해?

연이:딱히 좋아하는 운동은 없어요..

진혁:테니스는?

연이:할줄 몰라요. ^^;;;; 하고 싶긴한데 어디서 배워야 하는지도 모르고

진혁:내가 배워줄께.ㅎㅎ 나 주말마다 테니스해.

연이:그래요? 실장님 시간내주면 저야 좋죠~~

진혁:다음주부터 그럼 테니스장에서 만나.

그렇게 일상적인 대화를 주고 받는 동안 맥주는 한캔, 두캔 추가되었다.취기가 오른것일까 어렵게만 느껴졌던 진혁이 편해졌다. 진혁이 묻는 물음에만 대답하던 내가 술김에 질문도 하고 이런얘기 저런얘기를 주고 받았다.

연이:실장님.. 근데 남자들은 강한 여자가 별루에요?

진혁:아니~ 강한 사람은 또 강한 사람 나름대로 독립적이고 좋지.

연이:…. 흐흐흐…. 그렇군요.

진혁:? 그놈은 니가 강해서 싫다든?

연이:어떻게 아셨어요?

진혁:어떻게 알긴, 지난번 회식 때 니가 아픈 이별을 했다며 ㅎㅎ

연이:아핫그랬구나ㅎㅎ 그놈이 그러더라구요. 넌 나없이도 살수 있다고.

진혁:김대리 지금 회사도 아니니까 그냥 연이씨라고 해도 되지?

연이:, ㅎㅎ 그놈이 제가 강해서 자기한테 의지하는 여자가 좋다고 했어요.

진혁:연이씨, 아직 24살이면 어려, 강하면 얼마나 강하다고그냥 그 친구한테 연이씨가 과분한 사람이 였고 그 친구는 그걸 담을 그릇이 아니였던거지.그걸 왜 여자가 강하다는 그런 말도 안되는 핑계를 대고 있냐고그건 단지 자기의 바람을 정당화 시키려는 핑계이지 진짜 이유가 아니야.

연이:그렇죠? 흐흐흐 실장님.. 저는요 이제 다시 사랑한다면 정말 내가 보호받는 사랑을 하고 싶어요. 내가 무거운 짐을 짊어지지 않아도 되는 그런 사랑을 하고파요.. 그래서 마음껏 내 마음도 표현해 보고내가 어른스럽지 않아도 되는 그런 사랑을 해보고 싶어요. ㅎㅎㅎㅎ

많은 말들을 했다. 그동안 진혁은 묵묵히 내 말을 듣고있었다.

그날 난 그렇게 술주정 아닌 술주정으로 내 마음속 깊은 곳의 상처를 그 사람한테 낱낱이 보여줬다. 어쩌면 난 그렇게 누군가가 내 말을 들어주고, 내편이 되어주길 바랬는지도 모른다. 호야와 난 친구였기에 겹치는 친구도 많다. 대부분 인맥이 겹쳐져 있었기에 나는 이별의 고통을 누구한테 쉽게 얘기할수가 없었다. 그가 욕먹는게 싫어서가 아니라 헤어진 뒤 얘기하면 그건 흉보는것이고 또 내가 그렇게 형편없는 놈을 사랑했다고 인정하기가 싫었으며...그리고 침묵이 내가 그한테 해줄수 있는 마지막 배려였다. 나는 그 인간이 아닌 우리의 6년에 마지막 예의를 갖추고 싶었다.

나를 집앞까지 바래다 주고 돌아가는 진혁의 차를 보며 처음으로 누가 날 보살펴 준다는 느낌을 받았다.

다음날 아침, 어제는 술기운에 별말 다 했는데오늘 회사에 가서 진혁을 마주할 생각에 머리가 아팠다. 까칠하기로 소문난 사람한테 내가 주사를 부렸으니너무 미안하고 또 너무 창피했다.

정신없이 캐주얼팀으로 가는 엘리베이터를 탔는데 많은 사람들 속에서 익숙한 향기가 느껴졌다.

뒤돌아 보니 진혁이였다. 그는 서류를 보고 있었다.

그러다가 갑자기 고개를 든 그와 눈이 마주쳤다.

순간 밀려오는 그 쪽팔림이란….. 말로 표현할수가 없었다.

나는 창피함을 무릅쓰고 진혁한테 아침인사를 했다.

연이: 실장님~ 좋은 아침입니다.

진혁: 그래 김대리.좋은아침!

~”소리와 함께 엘리베이터는 우리팀 층에 멈췄다.

실장 사무실은 윗층이라 짧은 인사를 끝으로 엘리베이터에서 내렸다.

같은팀 승호씨가 뒤따라오면서 말을 건넨다.

승호: 웬일이니 웬일이니~ 연이씨 오늘 복권사야겠다.

연이: ? 복권요?? 왜요???

승호: 우와~ 아직 모르는구나!! 우리 실장님 “4가지없기로 유명해. 직원들 인사해도 늘 들었는 둥 말았는 둥 반응이 없으셔! 그런데 오늘 연이씨한테 좋은아침이라고 했자나!! 세상에~~~ 얼른 가서 복권사!! ㅋㅋㅋㅋㅋㅋㅋ

승호씨의 실없는 농담으로 우린 실컷 웃고 하루일과를 시작했다.

SIS는 회사가 큰만큼 업무량도 어마무지 했다. 게다가 난 입사한지 얼마 되지 않아 더 열심히 하고 싶었다.그리고…. 난 바쁜게 좋았다. 그러면 그 순간 만큼이라도 아픈상처를 잊고 살수 있으니까일부러 일을 더 많이 했다. 매일 야근에 심지어 새벽 한두시까지 회사 남아 일을 하는건 일상이 되었다.

그렇게 시간은 흘렀다.

9가을이 시작되었다.

그날도 새벽 2시까지 디자인 시안 그리고 샘플수정보고 나오니 누군가가 복도 불을 다 꺼버렸다. 아마도 사람이 없는 줄 알았나보다. 엘리베이터를 타려면 불꺼진 다른 사무실을 지나 긴 복도 끝으로 가야하는데유난히 깜깜한걸 무서워하는 난 어떻게 해야할지 몰랐다. 이참에 아예 사무실에서 잘가도 싶었지만 그것도 무서웠다. 두려움을 무릅쓰고 미친듯이 뛰어서 엘리베이터 버튼을 눌렀다.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 난 주위를 볼 겨를도 없이 무작정 엘리베이터 안으로 뛰어 들어갔다.

순간 난 사람같은 물체와 부딪혔다.

나도 모르게 큰소리로 아아아아악!!!!!!!!!!!!!!!!!!!!!!!!!!!!!” 소리질렀다.

상대방도 꽤나 놀란듯 했다.

김대리!!!!!”

익숙한 목소리 들렸다. 진혁이 였다.

난 놀란가슴을 달래며 숨을 크게 쉬었고 그제서야 정신이 들었다.

진혁: 이 시간까지 사무실에 있었던거야?

연이: ~ 실장님 야근하셨어요?

진혁: . 나야 늘 이 시간이지근데 김대리도 야근이야?

연이: 뭐 집에 가도 할일 없고,,, 손볼 샘플도 있고

진혁: 겁도 많으면서 열심히네~ ㅎㅎㅎㅎ

연이: 그러게요.. 겁도 많은데ㅎㅎ

둘이 함께 엘리베이터에서 내려서 회사건물 밖으로 나왔다.

진혁: , 데려다 줄께.

연이: 아니에요~ 택시타고 갈께요~

진혁: 겁도 많은 아가씨가 밤에 혼자 택시를 어떻게 타냐 ㅎㅎ

연이: 괜찮아요.. 실장님도 피곤할텐데

진혁: 됐어. 내가 맘이 편할려고 그래. 빨리 타.

무서워서 날서있던 정신이 진정되어서였을까?

아니면 큰 아픔을 겪고 나서 몇개월 동안 많이 지쳐서일까?

아니면 진혁의 몸에 뿜어져 나오는 은은한 향기 때문이 였을까?

무언가가 내 마음속으로 은은하게 스며들고 있었다.

나는 처음으로 안정감을 느꼈고 포근함을 느꼈다.

그리고나도 보호받고 싶어졌다.
추천 (11) 선물 (0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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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나무521 (♡.162.♡.23) - 2018/03/15 10:57:32

로그인 할새로 일빠 놓혓네요.
은은한 커피향 맡으며 눈오는 창밖을 보며 연이의 사랑 을 가늠해봅니다.

balabala (♡.62.♡.150) - 2018/03/15 17:57:41

감사합니다. 창밖에 눈이 온다니 부럽네요~ 제가 사는 곳은 비가 오네요~

meilan0308 (♡.230.♡.218) - 2018/03/15 13:22:22

하루에 두편인가요 ? ㅎㅎ

balabala (♡.62.♡.150) - 2018/03/15 17:58:04

하루에 두번 올릴수 있더라구요 ㅎㅎ 오늘은 1편입니다.

풀먹는여우 (♡.227.♡.166) - 2018/03/15 16:08:26

음 ,읽는 내내 연애소설 읽는 느낌이엿어요 나만 이런건가?

balabala (♡.62.♡.150) - 2018/03/15 17:58:25

칭찬으로 듣겠습니다.

빠나빠나 (♡.177.♡.114) - 2018/03/15 19:25:35

다음편 빨리 올려주세요 ^_^

형단 (♡.219.♡.157) - 2018/03/15 20:51:20

오늘도 넘 잼있게 잘 봤어요

해피투투 (♡.143.♡.152) - 2018/03/15 20:51:42

두집씩 스피드로 올려주셔서 시원하게 잘 읽었네요.
남 맘 아픈 이야기를 시원하게 읽었다는게 아니구요 ㅋㅋ
맘 조리면서 기다리게 하지 않아서요.

이번집은 핑크빛이라 분위가 차차 좋아지는 듯하여 맘이 놓이네요.
아픈만큼 성장한다고 어린 나이지만 찰지고 야무딱지네요.
담집 결방이라 ㅠㅠ 빨리 올려주세요. 글구 조~금 길게두요

내멋에사는인생 (♡.245.♡.57) - 2018/03/16 13:19:03

재미잇게 잘 보고 갑니다

문필이 좋으시네요 다음집도 기대할게요

헤드레공주 (♡.150.♡.2) - 2018/03/16 13:44:57

으윽 ,,,,,,,진혁시 시크하고 멋진데요

kimtaitai (♡.136.♡.48) - 2018/04/05 01:22:48

ㅣ잘보고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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