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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어떠세요? (4)

멜로디김 | 2014.07.16 13:49:05 댓글: 12 조회: 4215 추천: 2
분류실화 https://life.moyiza.kr/mywriting/2244392
안녕하세요.

1년전에 채 쓰지 못했던 글을 마무리 하려고 들렸습니다.

1,2,3편은 오래전에 썻던 내용이지만 아직도 있더라구요.

다시 올리지 않고, 계속해서 4편을 이어가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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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 이름이 뜨는 순간 너무 좋았다.

 

뭐 때문에 전화한거지, 받으면 뭐라 할까…

일단 받는 버튼을 눌렀다.

 

<여보세요?>

<김호입니다. 지금 통화하기 괜찮으세요?>

<예…잠시만요.>

전화 들고 복도로 나왔다.

 

<말씀하세요. 왜 전화한거예요? 연락하지 말자고 했잖아요.>

<지혜씨는 저 보고싶지 않았어요? 난 지혜씨 너무 보고싶었어요.>

<지혜씨와 그렇게 통화하고 며칠동안 생각해 보았는데, 저는 지혜씨가 좋고,
지혜씨한데 전화를 안하고 는 도저히 못견디겠습니다.>

 

<우리… 계속 연락하면 안될까요? 전 지혜씨가 좋습니다.>

 

거절해야되… 안되…

잠시 좋다고 나중에 또 아플꺼니?

거절해…거절해…

거절해야지 하면서도 좋다는 말에, 난 말이 안된다는 말이 나가지 않았다.

 

대신 한편으로는

나도 좋아요. 나도 김호씨 전화 기다렸어요.

나… 김호씨한데 정이 간 것 같아요.

예…우리 계속 연락해요.

서로에게 시간을 주고, 더 알아 가도록 해요.

 

이렇게 말해주고 싶었고,
속으로는 이렇게 생각을 하고 있지만,


이런 말 또한 입밖으로 나가지 않았다.

 

대답이 없자 김호는,

<어쨋든 난 지혜씨가 좋고, 지혜씨도 제가 싫지 않으면

우리 시간을 갖고 좀 더 서로를 알아가도록 하는건 어떠세요?>

 

어쩜…생각도 나하고 똑같지?

이 사람…

 

하지만, 그냥 혼자 생각일 뿐…


말은 한마디도 나가지 않았다.

 

<오늘은 늦었고 복도 추울텐데 들어가서 쉬시고 내일 또 전화하겠습니다. 좋은 꿈 꾸세요.>

 

난 김호 말이 끝나기 바쁘게 전화를 끊었다.

 

너무 좋아서…

그리고 상대방이 먼저 전화를 끊은뒤의 전화소리를 듣는 기분을 다시

느끼고 싶지 않아서.

 

그 후 김호는 또 매일과 같이 전화를 해왔고,

나 또한 언제 연락하지 말자고 한적이 있었던가 싶이 전화 받고 좋아서

헬레레~ 하면서 하루 하루를 보냈다.

 

그리고 한달뒤…

 

새해가 다가온다.

 

회사 일은 여전히 바쁘고,

난 여전히 매일 저녁 10시, 11시에 퇴근하고,

퇴근후에 또 1시간씩 전화를 하는 일상을 보낸다.

 

<오늘도 늦네. 일은 쉬어가면서 해.>

<응. 그럴려고 해도 생각처럼 잘 안되요.>

 

<건데, 지혜야, 이번 원단에 뭐할꺼야?>

<특별히 생각한건 없는데요. 3일밖에 안 쉬는데 평소에 못잤던 잠이나 자야죠뭐.  왜요?>

 

한달동안 통화를 하면서 김호는 점차 말을 놓았고,

나이차가 있어서 난 여전히 존대말을 했다.

 

<다른 약속이 없다면 원단에 너 보러 가려고. ㅎㅎ>

<예? 정말? 건데 원단에는 비행기표 비쌀건데..>

 

<보고싶은 우리 지혜 보러 가는데, 비행기표값이 비싸면 어때..>

<캬캬~ 나야 좋지만. 건데 여긴 별로 놀데 없는데요.>

 

<지혜는 어디 가고 싶은데 없어? 근처 도시면 갔다 올 수 있잖아.>

<음…항주. 나 항주 한번도 못가봤어요. 항주 가고 싶어요.>

<그래? 그럼 우리 첫 여행을 항주로 정하자. 빨리 비행기표 예약해야겠다.>

 

그리고 이튿날….

김호한데서 메일이 왔다.

 

제목: 지혜&김호 항주 여행 스케쥴

내용: **일 **시 김호 북경-S도시 항공편:***

     **일 **시 지혜 픽업

     **일 **시 S도시-항주 **시 출발 뻐스

     **일 **시 호텔 체크인 **호텔, 주소:**

     -----------------------------------------------------------

 

이렇게 깜찍하게 스케쥴까지 작성해서 보내왔다.

 

건데 웃기는건 스케쥴 내용에 **쥬빠에서 지혜하고 술 하잔…

이런 내용도 있었다.

 

행복….

순간 떠오르는건 이 단어 밖에 없었다.

 

항상 더 많이 양보하고,

쫓아다니고,

혼자 속 앓이 사랑을 했었던 내가,

지금은 누군가가 나보다 더 사랑을 주고,

걱정을 해주고,

따뜻하게 해준다는 것이…

 

이렇게 좋을리가 없었다.

요즘은 정말 행복한 것 같다.

 

며칠뒤…

 

예정일대로 김호는 회사 앞에서 퇴근하는 나를 기다렸고,

난 같이 퇴근해서 나오는 회사동료들한데 수줍게 남친입니다 하고

간단히 소개하면서 빨리 회사 문앞을 빠져 나왔다.

 

<왜 회사 앞에서 기다려요? 사람들 많은데>

<그래야 좋지.>

 

<뭐가요?>

<사람들 많은데서 지혜를 마중해야 이 남자가 지혜 남친이구나 하고 다른 사람들도 알꺼 아니야.
그래야 다른 남자들 우리 지혜 못건드리지.>

 

<ㅋㅋㅋㅋ. 웃겨요.>

<건드리는 사람 없거든요. 농담 말고 빨리 가요.>

 

김호는 북경에서 항주까지 왕복으로 티켓을 끊어도 되지만,

나하고 같이 가고 싶다면서 기어코 S도시까지 표를 끊었다.

 

부랴부랴 숙소 가서 짐 챙기고,

뻐스역 가서 뻐스타고 나니 한 겨울인데도 땀범벋이가 되었다.

 

숨 돌리고 김호 얼굴 보았다.

 

이젠 내 남친이라고 생각해서 그렇는지

지난번 첫 만남보다 더 멋져보였다.

 

<그렇게 멋져?>

휴지 꺼내 머리카락을 정리해 주면서 김호가 내 땀을 딱아준다.

 

<헉~ 왕자병이예요? 땀이 많이 난것 같아서 그냥 봤을 뿐인데요.>

보는걸 들키자 난 숙스러워서 머리를 창문쪽으로 돌렸다.

 

건데 돌아가던 머리가 김호 손 힘에 다시 김호 쪽으로 돌아왔다.

뭐하는거야 하면서 쳐다 보는데..

 

김호 입술이 내 입술에 닿았다.

 

너무 갑작스러워서 본능적으로 밀어내려고 했지만,

남자 힘은 세고,

내 자리가 창문옆 자리인지라 어디 피할때도 없었다.

 

<또 도망가려고 했어? 어디 도망가봐.>

김호는 얼굴리 빨갛게 된 나를 보면서 그냥 좋아서 웃는다.

 

<미워요…>

입을 닦으려고 손을 올리는데, 손도 김호한데 잡혔다.

김호는 이런 나를 보고 있는 것이

이렇게 놀리는 것을 재밌게 생각하고 있는 것 같았다.

 

그렇게 난 안쪽 창가쪽에 갖힌, 좋지만 불편한 자리에서

오래동안 가고 싶었던 항주를 그리면서 몇시간을 보냈다.

 

<지혜야, 일어나. 도착했어.>

<응? 벌써?>

 

<많이 피곤했는가봐. 코 굴면서 자던데.>

<누가 코 굴었다고 그래요. 나 코 안굴거든.>

 

<ㅎㅎ~ 그래? 코 굴던데…그것도 아주 크게>

<오빠! 정말 이러기야?>


씩씩하면서 차에서 내렸다.

 

난 뭐가 부족하는지 무슨 차를 타도 쉽게 잠에 든다.

비행기, 기차, 뻐스, 택시…

차에 타기만 하면 몸을 의자에 맡기고 눈을 붙인다.

 

호텔에 도착하니까 벌써 밤이 늦었다.

김호는 날 안더니

<일찍 쉬어. 내일 봐.> 라고 한다.

 

하지만 품안에서 나를 놓지는 않는다.

<빨리 가서 자요. 그래야 내일 일찍 일어나지.>

<응…조금만 이렇게 안고 있자.>

 

<지혜야…>

<예?>

 

<왜요? 왜 불러놓고 말이 없어요?>

<그냥…좋다…>
<ㅎㅎㅎ~ 나도 좋아요. 빨리 빨리~>


난 억찌로 김호를 때여내면서 문밖으로 떠밀었다.

빠이빠이~

 

사실 오는 뻐스안에서 많이 걱정했다.

호텔예약도 김호가 다 했는데,


방은 하나만 예약한거 아닌지.

하나만 예약했으면 어떡하지?

이건 너무 빠르잖아?

 

참…. 괜한 걱정을 했네.

내가 엉큼한 생각을 했구나.

웃음이 나왔다.

 

한 남자와의 첫 여행.

그것도 낯선 도시..

 

설레인다.

기대된다.

 

흥얼흥얼 거리며 씻고 누웠다.

 

이튿날…

 

일찍 깼지만, 도저히 일어날 수가 없었다.

휴~ 하필이면 이런 날에…생리가 왔음…ㅠㅠㅠㅠ~

 

예정일 보다 며칠 앞당겨 손님이 왔다.

난 손님이 오는 날에는 꼼짝을 못한다.

 

배가 탈리는것 같고,

허리가 끊어지는것 같다.

 

다행히 생리주기가 정확하지 않아서 혹시나 해서 준비해온 생리대는 있었다.

조금만 누워있자.

어차피 어제 저녁에 헤여질 때 아침에 몇시에 출발하자는 약속은 안했잖아.

 

난 그냥 침대에 누워 있었다.

문두드리는 소리에 일어나서 문을 열었다.

 

<어디 아퍼?>

<응…그냥 배 좀 아파서…우리 좀 늦게 나갈까요..>

 

<어. 그래. 많이 아퍼? 병원 가봐야 되는거 아니야?>

<아니. 그냥 좀 누워 있으면 되.>

<그럼 누워 있어. 아침은 좀있다 먹으러 가자.>

<예…>

<나 잠깐 나갔다 올께.>

 

한참 후 김호가 들어오더니,

暖宝宝를 건내 주었다.

 

<이거 배에다 놓으면 좋아질꺼야.>

<예? 이거…예…>

어떡케 알았어요 라고 물어보고 싶었지만 말꺼내기 부끄러워서 그냥 대답만 했다.

 

그리고 김호는 또 나갔다.

 

어떻게 알았지 어떻게 알았지 하면서 베게에 다시 누우려고 하는데

책상위에 생리대 봉투가 놓인걸 보았다.

 

순간…그 기분…

뭐라고 할까…

 

너무 너무 부끄럽고

자신이 원망스러운 기분?

 

잽싸게 가방안에 넣어버렸다.

내가 정말 못살아~

 

한참 있더니 김호가 따뜻한 죽에 빵을 가져왔다.

<따뜻한거 먹으면 속이 편할꺼야. 먹자. 배고프다.>

 

감동...

행복...

좋아서 죽겠음…

 

한편

다른 여자한데도 이렇게 해주었겠지 하는 생각이 스쳐지나갔다.

 

여자는,

남자가 잘못해주면 불만이고

너무 잘해주면 또 의심하는 것 같다.

 

아니…모든 여자가 아니라

나만 그런가? ㅋㅋ

 

이틀동안 항주에서 사전에 작성한 스케쥴대로는 못다녔지만

그래도 가보고 싶은데는 다 가봤다.

 

스케쥴 내용안에 있는 쥬빠도 가고.

태여나서 첨으로 쥬빠에 가봤다.

 

난 술을 좀 하는 편이다.

그렇다고 많이 마시지는 못하지만 술 마시는 분위기를 좋아한다.

 

첨에는 둘이서 와인 한병을 시켰는데,

한잔 두잔, 하더니 벌써 굽이 났다.

 

와인을 더 시킬까 하는 김호 말에 난 맥주를 시켰다.

맥주도 한병 두병 여러병이 굽 나자,

 

김호가 갑자기 내기 하잖다.

술을 잘 마시는것 같다며,

누가 먼저 맥주 한병을 원샷하는가 내기 하잖다.

 

이 남자가 정말…

여자하고 무슨 술 내기를…

 

술이 어느정도 좀 들어가자 나도 무서운게 없었는지

그래요. 내기해요 라고 했다.

 

시작~

소리가 떨어지자 마자 눈 감고 병에 입을 대고 벌컥벌컥 마시는데,

꽤 빨리 마셨다고 생각하는데,

눈을 떠보니 김호 병은 벌써 비여있었고,

나를 보면서 웃고 있었다.

 

<뭐야? 벌써 다 마신거예요? 거짓말이지? 안 마신거죠?>

빈 병을 가리키며 말은 하지 않지만 보라는거다.

 

<알았어. 알았어. 진걸 인증하지머. 원하는게 뭔데요?>

당당한것 처럼 쿨 한것 처럼 인증한다고는 말은 하면서

목소리가 점점 낮아지는걸 나도 느꼈다.

 

김호가 옆으로 쓱~ 옆으로 오더니 나와 너무 가까운 자리로 옮겨왔다.

술이 어느정도 들어가서 눈이 풀렸는데 정신이 번쩍 들었다.

 

<왜…왜그래요? 뭐하는거예요? 왜 이렇게 가깝게 앉아요?>

<긴장하긴… 호텔가서 얘기해줄께> 하면서 웃는다.

 

이건 위험한 신호인데…

건데 오늘 같은 상황에 안되는건 알겠고.

그럼 뭐야?

 

암튼 난 술 취한척 못들은척 하면서 벌렁벌렁 맥주를 더 들이켰다.

 

호텔에 돌아오자

김호는 내방으로 같이 따라왔다.

 

<오늘 나 여기서 자면 안돼?>

<ㅎㅎㅎ~ 그래… 남자가 다들 그렇지머. 건데 어쩌나? 안되지롱~>

술을 마셨겠다. 헤롱헤롱~ 반말에 장난에…

 

<싫은데. 난 오늘 여기서 잘껀데.>

헤롱헤롱하는 나를 잡아당기더니 꽉 안았다.

그리고는 뜨거운 입술이 다가왔다.

 

<그냥 안고만 잘꺼야. 걱정마. 안 다쳐.>

<오늘 마지막 밤인데, 같이 있고 싶어.>

나도 헤여지기 싫은지라 그냥 품안에서 머리만 끄떡였다.

그렇게 난 김호와의 첫날 밤? 을 김호 품안에서 보냈다.

 

그뒤, 김호는 다시 S도시까지 나를 바래주었고,

S도시에서 북경으로 떠났다.

 

몇개월뒤…

난 끝내 결심하고 S도시의 직장을 그만두고 북경으로 가기로 했다.

그 사이 김호도 몇번 S도시로 비행기 타고 날아 왔었다.

 

내가 북경으로 가게 된 결정적인 원인이 있었다.

 

원단뒤, 구정이 얼마 남지 않자,

다들 구정때 어떻게 집에 가는지 비행기표, 기차표를 알아 볼때였다.

 

경리가 자기 마일리지 많이 남았다며,

자신의 마일리지로 나보고 집에 갈 비행기 티켓을 끊으라고 말해주었다.

 

이건 왠 떡이냐? 고생한 보람이 있네.

솔직히 졸업한 첫해에, 본급은 적고,

매월마다 집에 생활비 보내고 적금이 별로 없었다.

비행기표를 사는건 엄두에도 못낼 때였다.

 

난 북경에 들렸다가 북경에서 고향으로 가기로 했다.

 

여기서 설명하자면 그때 다니던 회사는 구정 휴가를 2주씩이나 쉬였다.

고향이 먼 사람들도 다들 편히 구정 쉴 수 있도록 배려를 하는 것이였다.

 

티켓을 끊고, 만날 북경갈 날을 생각하며 설레이든 중 어느 하루 아침…

 

집에서 전화가 왔다. 삼촌이다.

내 전화 번호도 모르는 삼촌인데,

어떻게 전화 번호를 알았는지 삼촌한데서 전화가 왔다.

 

<지혜니?>

<예? 삼촌? 삼촌이 어떻게 전화 오세요? 잘 지냈어요?>

오랜만에 삼촌 목소리를 들어서 넘 좋았다.

 

<지혜야, 너 집에 와봐야겠다.>

<예? 집에 무슨 일 있어요? 아버지가 또 아프세요? 얼마나 아픈데요?>

 

<아버지… 돌아가셨어. 최대한 빨리 와. 마지막 얼굴 봐.>

<예??? 아버지가…어쨌다구요? 어떻게….어떻게…>

순간 난 사무실에서 누가 있든간 관계할새 없이 와~ 하면서 울었다.

 

전화받던 애가 갑자기 큰소리로 흐느껴 울으니 다들 당황해서 무슨 일이냐고 물었다.

한참 울다가 정신 차리고 경리한데 상황 얘기한 후

휴가 내고 김호한데 전화했다.

 

<바쁘세요? 저예요…>

울음이 나와서 말을 못이었다.

<울었어? 목소리가 왜 그래? 무슨 일 있어?>

<아버지가 돌아가셨데요. 흑흑~>

<…어…>

김호도 너무 갑작스러운 일인지라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망설이는 것 같았다.

 

<지혜야, 지금 울때가 아니고, 일단 최대한 빨리 집에 가봐야지. 표는 샀어?>

<아니요.>

<그럼 표 부터 알아보자. 좀 있다 내가 전화할께.>

 

한참 뒤…

 

<티켓 알아봤는데, 오늘 S도시에서 직접 집에 가는 표는 없어. 너 북경까지 산 티켓이 있잖아. 오늘 오후 **시 출발 항공편이 있는데 먼저 날자 수정 가능한지 확인해봐. 오늘로 수정이 가능하면, 북경에서 집까지 가는 티켓은 내가 여기서 살께.>

<예…>

 

<지혜야, 잘 들어.>

<지혜는 집에서 장녀잖아. 장녀인만큼 지혜가 할 일이 많을꺼야. 지금 울어도 현실이 바뀌지 않으니까 정신차리고 차근하게 하나하나 해야 되. 그리고 지혜한데는 오빠가 있잖아.  알았지?>

<예…알았어요.>

 

눈물뿐…

슬퍼서인지, 이럴 때 옆에 함께 해줘서 고마워서인지…

목이 매여서 긴 말을 못했다.

다행히 티켓은 고칠 수 있었다.

그리고 김호가 북경에서 집에 가까운 도시까지의 비행기 티켓을 끊어 주었다.

 

집에 가는 일정이 정해지자 엄마한데 전화했다.

엄마도 놀랬지만 이혼도 했고, 일 때문에 갑자기 들어올 수 없는 상황이였다.

 

내가 가서 알아서 잘 마무리 하겠다는 말만 전했다.

문득 생각이 나는건

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소식 들었을때,

난 엄마도 동생도 그 어느 딱친구도 아닌,

김호한데 제일 먼저 전화를 했고 소식을 전했다.

 

이 사실을 알고 나 스스로도 놀랬다.

김호가 어느새 나 한데 이렇게 소중한 사람으로

내가 기대는 사람으로 되어버렸다는 사실을 이제야 알았다.

 

그 후 몇시간동안 공항에서 출발해서 공항에 도착

저 앞에서 김호가 애탄 눈길로 이쪽으로 바라본다.

 

나를 보더니 꼭 안아주었다.

<고생 많았어. 시간이 없으니까 빨리 체크인 하고 탑승해야되.>

하면서 나를 끌로 뛰었다.

 

비행기에 내려서 다시 비행기에 오르고 난 뒤…

난 나 혼자만 가는가 했는데,

김호도 비행기에 앉았다.

 

<오빠도 같이 가?>

<응…너가 걱정되서.>

 

<걱정마. 집에는 안 갈꺼야. 그냥 너 무사히 집까지만 데려주고 되돌아 올꺼야.>

<**도착해서 택시로도 1시간 넘게 가야잖아. 새벽에 여자 혼자서 어떻게 들어가.>

 

<회사는 어떻하고?>

<괜찮어. 집에 일 있다고 휴가냈어. 걱정마.>

그리고는 봉투 하나를 건내주었다.

 

<집에 가면 돈 쓸 일이 많을테니까 받아둬.>

<괜찮어. 돈 있어>

<일단 받아둬. 남으면 그 때 줘.>

돈 두께 보아서 2만원은 넘어 보였다.

 

그렇게 난 김호가 해주는대로,

비행기에 몸을 실었고,

비행기 안에서 나도 전해들은 아버지가 돌아간 원인에 대해 간단히 얘기해 주었다.

 

비행기에 내린뒤…

김호와 난 같이 택시 타고 집에 들어가기로 했다.

 

그 사이 고모가 여러번 전화 왔다.

혼자서 이 겨울 새벽에 어떻게 택시타고 오냐고.

눈이 많이 와서 길도 미끄러운데

고모부 보고 마중나가게 하겠다고.

 

난 같이 들어가는 사람이 있어서 걱정말라고만 했지

남친하고 들어간다는 말은 못했다.

 

새벽 3시쯤인가….

드디어 집에 도착했고.

 

택시에 내리지마자 고모가 집문 앞에서 기다렸듯이 뛰어오더니

나를 안으면시 우신다.

 

불쌍한 내 자식…

오빠는 어떻게 너네들 두고 이렇게 일찍 떠나…

 

고모 말에

나도 울고. 고모도 울고..

 

한참 지난 후, 옆에 김호를 소개시켰다.

<고모, 김호, 남친이야.>

<어…그래. 추우니까 일단 먼저 들어가자.>

 

집안엔 아버지 친구들이랑 친척들로 사람들이 많았고,

방안에 들어가는 순간 난 더는 못참고 문어졌다.

 

어떻게…

이렇게 갑자기…

이렇게 허무하게 돌아갈 수 있어.

 

내가 아직 아버지한데 해드린 것이

아무것도 그 아무것도 없는데…

 

나…

이제 금방 대학교 졸업하고 직장 다녔는데

 

아버지하고 할 일도 많은데…

 

아직 결혼도 안했는데…

아버지…

지호…지호는 아직 대학도 못갔는데…

아버지…

 

나…남친 생겼어요.

아버지한데 남친 생겼다는 말도 못 전했는데

 

눈 떠봐요…

지혜 왔어요…

 

아버지…

왜 우리 놔두고 가세요…흑흑…

 

이튿날…

집까지만 바래주고 간다던 김호는 나 좀 도와줘 라는 내 말에

계속해서 남았고.

나를 대신하여 어른들이 시키는대로 했다.

 

정리가 되자 김호는 출근 때문에 다시 북경으로 갔고,

난 구정 연휴가 다 된지라 집에 있었다.

 

그 뒤로 이 남자는 믿어도 된다는 확신이 갔고

더욱 김호한데 기대게 되었다.

 

그렇게 난 원래 직장을 그만두고 그 오기 싫다던 북경으로 오게 되었다.

 

북경의 김호가 맡은 세집에 들어가는 순간…

이게 남자들이 사는 집이구나.

 

내가 온다고 어느정도 정리는 한 것 같지만,

씻은듯한 팬티랑 양말을 남방위에 지저분하게 같이 늘어 놓았고.

와이셔츠 바지는 아무렇게나 늘어져 있고…

 

집에 들어가자 마자 청소부터 했다.

이런 여자…

남자들이 싫어하는 여자인줄 잘 알면서

청소를 안하면 내가 못견디고 그 집에서 당장이라도 나올것 같았기 때문에…

그냥 손이 가는대로 정리를 해나갔다.

 

그 뒤 두달동안…

면접 통지가 오면 면접 보러 가고.

낮에는 집 청소, 빨래 하고,

와이셔츠, 양복바지 다리미질 하면서 보냈다.

 

내가 안 왔을때는 다리미도 없었는데,

와이셔츠랑 바지를 다렸는가 물었더니

그냥 다리지 않고 입고 다녔단다.

 

CBD 고급 오피스텔에서 출근하면서

그렇게 입고 출퇴근을 했다니…

이 남자 외모를 별로 신경 안쓰구나 란 생각에

이제부터는 내가 챙겨주야지 하고 생각했다.

 

취직해서 아침 6시반에 집문을 나서야 했고,

저녁 7시너머 집에 돌아오군 했지만

난 아침일찍 일어나서 아침 밥을 해놓고 출근을 했고

저녁에도 퇴근해서 꼭 집에서 밥을 해먹군 했다.

 

그렇게 우린 북경에서 함께한 일년반만에 결혼을 하게 되었고,

결혼 3년뒤에 아기를 가질 계획을 하고 있었다.

 
추천 (2) 선물 (0명)
IP: ♡.251.♡.169
lovesunny (♡.146.♡.24) - 2014/07/17 08:26:55

재미있게 잘 보고 갑니다.
남편분 너무 좋으신 분이네요^^
항상 행복하시고 빨리 이쁜 자녀 만드세요^^

멜로디김 (♡.251.♡.169) - 2014/07/21 12:49:25

잼있게 봐주셔서 고맙습니다.
님도 행복하세요.

북위60도 (♡.60.♡.229) - 2014/07/19 14:16:43

저도 꿈에라도 한번만 제가 기댈수있는 남자 만나 봤으면...남편 잘 만난같네요.잘 봤습니다.

멜로디김 (♡.251.♡.169) - 2014/07/21 12:55:23

댓글 고맙습니다.

사람과 사람의 인연이란,
찾아올때 까지 기다릴때도 있지만,
스스로 찾으려고 애쓰는 것과,
찾아 왔을때 확실하게 잡는것이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이 됩니다.

하루빨리 님한데 행복을 줄 수 있는 인연을 만나길 바랄께요.^^

파랑초원 (♡.26.♡.221) - 2014/07/22 10:00:16

1편부터 단숨에 쭉~ 잘 봤습니다. 좋은 남편 만나신것 같네요. 이런 행복 잘 유지해나가시길 바랍니다.

멜로디김 (♡.39.♡.218) - 2014/08/01 09:02:21

예. 고맙습니다. 님도 행복하세요. ^0^

스마일깽숙 (♡.150.♡.134) - 2014/07/23 09:51:51

너무 로맨틱한 사랑인것 같네요 부럽습니다 행복하세요

멜로디김 (♡.39.♡.218) - 2014/08/01 09:14:43

스마일깽숙 님,

로맨틱한가요? ㅋㅋㅋ~

행복은 스스로 만족할 때가 행복한 것 같습니다.
들려주셔서 고맙습니다.

님도 행복하세요. ^^

동네남자 (♡.198.♡.113) - 2014/07/27 12:34:55

너무 잘 봤습니다 .
괜히 어제 이거 바가지고...
지혜씨 얼굴 보고 싶습니다.
어제 저녁에 자는데 자꾸 지혜씨 얼굴이 궁금해서리 ㅋㅋ

멜로디김 (♡.251.♡.169) - 2014/08/01 10:27:49

동네남자 님

잘때도 지혜가 생각났습니까.
글에 끌렸는가 봅니다. ㅎㅎ

시간날 때 뒤에 이야기도 올릴 예정이오니, 계속해서 잘 봐주세요.

즐거운 주말 되세요.

출국행정사 (♡.167.♡.75) - 2014/08/01 02:01:16

호호. 낭만......행복하세요***

멜로디김 (♡.251.♡.169) - 2014/08/01 10:28:38

출국행정사 님

닉네임이 특별하네요. ㅎㅎ~

들려줘서 고맙습니다.
님도 행복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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