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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년을 회억하여 (4) - 할아버지편 3. 다면수(多面手)

영우맘 | 2014.10.22 12:55:58 댓글: 0 조회: 1904 추천: 1
분류실화 https://life.moyiza.kr/mywriting/2433277
3. 다면수(후천으로 익힌 여러가지 손재간이 있는 사람)

할아버지는 목수일을 아주 잘하셨다 한다. 나는 할아버지가 직접 집을 짓고 가구를 만드는 모습은 보지 못 했지만 할아버지가 남겨놓은 큰집과 그 내부 장식 가구 그릇 그리고 사용 하셨던 공구, 크고 작은 톱, 큰자귀, 좀자귀, 대패, 끌등을 보면 어는 정도 련상할 수 있다. 특히 내가 직접 목격한 중병에 시달리시면서도 림종을 4개월 앞둔 54년도 봄에 있은 일, 나는 이 일을 영원히 잊을 수 없다.

강가에 얼음이 곧 다 녹아 내리려는 어느 날 오후, 할아버지는 여느 때와 달리 학교에서 금방 돌아온 나를 보고 강변으로 같이 나가자고 했다. 할아버지는 도끼와 톱을 쥐고 강가로 나가면서 혼자말로 ‘내가 죽으면 누가 하겠는가’ 하면서 큰 버드 나무 가지를 1m남짓이 베여 왔다. 나는 인상 깊이 들으면서도 무슨 영문이지 몰랐다. 할아버지는 반나절도 안되여 세발가진 큰 화로와 육각형 발판으로 된 작은 화로 발판을 만들었다. 당시 집집마다 한두개 화로가 있었는데 우리 화로는 너무 오래 쓰고 또 화로가 너무 뜨거워서 화로 밑발이 일부는 괄고 달아 떨어졌던 것이다. 큰 화로 발은 T자형으로, 작은 화로발은 6각형 모양의 두터운 판자의 중심부를 파내고 맞추어 넣은 화로였다. 그 당시 할아버지는 위암으로 고생하시면서 림종을 4개월 앞둔 상황에서 통나무를 베여서 가공하는 솜씨는 지금 젊은이도 반나절에 할 수 없는 일이였다. 만약 수리하지 않았다면 그 화로는 버려야 했을 것이다. 할아버지는 최후로 그 화로 발판을 만들어 주고 돌아 가셨다. 그 후로부터는 병세가 점점 악화 되여 출입도 힘들어 졌다. 나는 할아버지가 세상 뜨신 썩 후에야 잊어지지 않던 그날 그 말씀에 담겨 있는 깊은 사랑과 정을 리해하게 되었다.

할아버지의 손재간에 대하여 몇 가지 사실만 쓰려한다.

앞에서도 이미 이야기했지만 10간집 가마위에 있는 용마루를 벝이고 있는 대들보는 아마 길이가 6-7m되고 직경은 0.5m정도 될 것이다. 할아버지와 아버지는 어떻게 이 큰 나무를 산에서 벌목하고 운반햇으며 어떻게 자귀질하여 그처럼 반질반질하게 가공하여 올리었는지 절찬을 아낄 수 없다. 할아버지와 아버지가 가공한 간문과 창문은 규격이 잘 맞고 가공이 정교해 외관이 아름답고 품질이 견고하여 집을 지은지 60여년이나 지난 오늘에도 여전이 훼손되지 않고 잘 사용되고 있다.

그리고 수레는 할아버지와 아버지가 남긴 유산중에 전 지신구에서 제일가는 것이다. 바퀴테는 남들이 것보다 1/3가량 더 넓고 두꺼웠다. 이 바퀴테는 일본놈들이 버리고 간 대포 바퀴테를 빼여다가 할아버지가 아버지와 삼촌들과 같이 큰 나무 틀에 걸어 놓고 달구며 정으로 잘라 만든 수레테다. 수레 본체는 남들이 것보다 더 크게 더 굵은 탄탄한 나무로 만들었다. 베틀 방아 풍기(송풍기)는 할아버지와 아버지가 만든 아주 멋진것들이 였는데 아쉽게도 우리집이 장풍동으로 이사 할때 모두 빈집에 그저 버려두고 왔다. 후에 어떻게 처리 되였는지 모른다. 우리 집에는 매판 떡구시와 여러가지 규격이 함지등 가구들이 많았는데 이들 역시 외관이 아름답고 가볍고 견고했다. 매판은 직경이 60cm 넘는 피나무로 가공한 것들인데 가볍고 쓰기 편리하여 연길로 이사할 때까지도 가지고 왔는데 체적이 너무 커서 시내 집에서 보관이 어려워 어떻게 처리 되였는지 모른다. 특히 이렇게 큰 목제품은 쉽게 금이 잘가고 갈라지는데 할아버지가 어떻게 건조하고 가공 했는지 금이 가지도 갈라지지도 않았었다.

그리고 안경집을 가공하던 일은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에 남아 있다. 할아버지는 안경집을 몇개 만들었는데 그중에 노란색이 나는 것과 붉은 토황색 바탕에 검은 줄무니가 나 있는 안경집을 가공하던 일이다. 재질이 아주 땅땅한 것으로 보아 나무 뿌리인데 어디에서 어떻게 왔는지도 모른다. 할아버지는 이 안경집에 정성을 아끼지 않았다. 다듬고 다듬어 아주 빤질빤질하게 닦아졌는데 설계가 잘 되고 가공이 정교하여 아주 탐스러운 공예품이었다. 이 안경집은 할아버지가 외출시 늘 허리춤에 차고 다니셨는데 자랑거리였던듯 싶다. 지금 사람들은 표면 가공시에 沙布를 사용하지만 당시는 사랑채 처마밑에 말리운 쏙새풀로 가공했다. 나는 할아버지의 쏙새 신부름을 적지 않게 했으며 옆에서 지켜보기도 했다. 할아버지는 항상 나를 옆에 두고 싶어 했다. 그런데 장난이 심한 나는 진정하고 앉아 있지 않았다. 할아버지는 이런 방법으로 대통도 가공했는데 역시 아주 멎진 걸작들이었다. 이 탐스러운 안경집은 할아버지가 세상뜨신 후 둘째 숙부가 수정안경과 함께 가져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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