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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길시 신화서점 조선말 도서

그러니까 길 떠나기전엔 똥 싸고 나가야지

봉밀하 | 2014.11.20 23:10:32 댓글: 7 조회: 3282 추천: 3
분류타향수기 https://life.moyiza.kr/mywriting/2470685
5년만엔가, 10년만엔가 쓴다는 글에, 추잡스레 겨우 똥소리나 퍼부어대게 될줄은 몰랐다. 글쓰기라는 고상한 작업을 지저분한 똥칠로 도배하는데 대해 심히 송구스럽게 생각하지만, 어쩌겠는가? 내 입맛이 요래 걸쭉하고 퀴퀴해 처먹은 것을..

아마도 똥은 솔찬히 나를 좋아하는 눈치다.하루에 한번, 멀어서 사흘을 못 넘기고 부득부득, 아니, 미질미질 삭은 그리움의 냄새를 앞세우고 기어나오는것만 봐도 말이다. 덕분에 생기는 물세며 휴지값은 가뜩이 변변치못한 나의 생활고가 더욱 확고한 입지를 자리매김을 하는데 아슴챈 보탬이 되어줌을 감히 고백한다.

각설하고, 본론으로 들어가자.

좋은 아침....이었을리는 만무하고, 도투잠에 개꿈을 설친 멀뚱멀뚱한 그냥 아침- 부시시 눈을 뜨니, 때는9시도20분 전, 둘러둘러 서둘러야 할 시간이었던지라 꾸룩꾸룩 양치하고 수걱수걱 머리 감고 벌컥벌컥 우유 먹고... 바람피다 들킨 남정네처럼 꼬리 빳빳해서 전철역으로 냅다 뛸때까지는 좋았다. 모든게, 바야흐로 들이닥칠 재앙의 낌새같은 건 아주 느끼지도 못한채, (하긴 어느 재앙이 "자아~이제 내가 갑니다"하고 선전포고하고 오랴마는)

옆에도 마주켠에도 곱게 생긴 여자도 없고 심심한지라 귓구녕에 이어폰을 꽂고 음악이라는 예술과의 근사한 동심일체를 꿈꾸는 숭엄한 정신의식이 진행되어 가고 있는 와중에 천박하게도 슬슬 아랫배가 묵직해남은? 젠장 하면서도 그때까진 뭐 좀만 참으면 되려니 했다. 근데 아니였다. 아니여도 너무 심하게 아니였다. 슬슬이 찡찡으로 업그레이드 되어 마을을 덮쳐오는 일본놈새끼처럼 뱃속을 저미여 오더니... 그런데..그런데.. 그때까지도 나는 시련의 시간이 이제 겨우 시작에 불과했던줄을 몰라도 까맣게 모르고 있었으니...

덜커덕- 전철이 멈추었다. 미국에선 하루가 멀다하게 생기는 일인지라 별로 대수로울것도 없었지만, 오~ 하나님! 하나님!! 지금의 나에겐 이것보다 더 대수로운 일은 있을수 없사오니... 뿌루룽- 뿅뿅- 밑구녕의 맞붙은 살점의 진동을 감소시키느라 한쪽 엉뎅이를 비스듬히 치켜드는 꼬라지는 차라리 "나는 지금 방귀를 뀌고 있는 중입니다"라고 홍보하는 행위에 다름없었다. 앉아 있으니 자세가 자세인지라 오우 완죤 미치고 환장할 지경이라 일단 일어서긴 했는데 걸을수가 있어야 말이지. 찡-찡- 저려오는 진통을 참아내느라 나는 다리를 오므리고 똥꼬에 기합을 준다. 진통이 한고비가 지나면 1,2분은 살만하다가 또다시 덮쳐오는 진통- 철썩철썩 밀려오는, 올때마다 더 큰 물덩이로 다가오는 쓰나미같은 것.

마누라가 생각났다. 한해에 하나씩 애 둘씩이나 뽑아낸 그 출산의 아픔이란... 출산은 몸 속에 품어온 나의 분신을 세상으로 불러내오는 기나긴, 그러나 더이상 절실하고 아름다울수 없는 축복의 아픔의 과정이라면, 나는 지금 밖으로 나오겠다는 내 속의 더러운 것들을 도로 뱃속으로 집어넣는 더러운 아픔의 과정을 겪고 있는 것이리라. 똑같은 아픔이라지만 또한 너무 다른 아픔...

나는 전차안 한복판에 꽂혀있는 은색 손잡이의 봉에 대가리를 틀어박고 몸을 비틀었다. 스트립쇼에 봉춤을 추는 요쏘쎅시 바니걸, 그렇다면 똑같이 봉을 잡고 머리를 잡아뜯으며 웨이브를 하는 나는... 나는 아무래도 발정난 수캐에 방불했을 것이다.

부끄럽지도 않았다. 사람이 죽느냐, 사느냐. 싸느냐, 막느냐가 눈앞에 닥치고 보니 부끄러움 따위는 한낮 사치라는 걸 몸소 느끼게 되었다. 그리고 세상이 불공평하다는 생각이 갈마들었다. 취한 사람이 아무데나 토를 한다면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하겠는가? 기껏해야 얼굴을 찡그리고 코를 감싸쥐고 자리를 피하겠지만 그래도 행위에 대한 이해 정도는 해줄줄로 믿는다. 그러나, 내가 만약 여기서 바지 벗고 똥을 싼다면??? 그건 아마 버버리맨 할애비 이상의 취급을 받을 자격쯤은 있을 것임에 틀림없었을것이다. 똥도 마음대로 못 싸는 드러운 세상!

괄약근의 한계를 시험하는 싸느냐, 막느냐의 생사가 달린 이판사판의 시각에 위기의 전차(위기인건 나겠지만)가 드디어 옥체를 움직이셨다. 서버린지 20분도 넘게 경과한 뒤의 일이다. 간신히 간신히 고비를 넘기며 나는 머리털이 쭈볏쭈볏 일어선다, 온 몸에 소름이 돋는다, 등골이 섬뜩하다는 표현들을 차례차례 정확하고도 면밀하게 체험하고 있었다.

두개 역을 더 지나(다행히 역과 역 사이가 아주 짧음) 드디어 종점- 타임스퀘어, 세계의 수도라 불리는 뉴욕의 노른자위. 노른자위가 됐든 흰자위가 됐든 그건 아무래도 좋고 지금 당장 급한 건 화장실이다. 영어로는 배스룸. 역전 직원에게 화장실이 어디냐고 물어보는데 아주 막 지랄에 발광이 따로 없었다. 미국의 전철역 화장실은 테러나 범죄를 방지하기 위해 역내에 설치되어 있지않거나 설치되어 있더라도 역전 직원의 허가가 없이는 들어갈수 없도록 문이 잠겨져 있기도 하는걸로 알고 있어(내 소견) 은근히 걱정했는데(참고로 역전내의 쓰레기통들도 폭탄테러같은 걸 방지하기 위하여 우둔하게 곰탱이처럼 만들어져 있음. 비싸겠지? 개잘난 쓰레기통 하나라도) 다행히 큰 역이라 주루룩 몇칸인가 오픈되어 있었다. 구주를 만난 감격에 항문을 옥죄이며 물 만난 고기처럼 "천국"에로 뛰어들었다.

뿌지직- 바지를 내림과 동시에 울려퍼진 내속의 우렁찬 함성가. 그렇게 평화로운 안도의 미소는 아마 여직 지어본적이 없었을 것이다. 그리고 화장실을 나오는데 내가 사는 세상이 그렇게 아름다울수가...!! 앞에서 삼삼하니 맛있게 생긴 서양 아가씨가 걸어온다. 아무래도 똥 마려운 표정은 아닌것 같다.
추천 (3) 선물 (0명)
IP: ♡.54.♡.129
봉밀하 (♡.56.♡.167) - 2014/11/20 23:25:18

어제 있은 일입니다.

콘세르쥬임 (♡.203.♡.167) - 2014/11/20 23:40:47

똥 싼 얘기 나름 재미있게 읽었음다....
누구나 한번쯤은 경험해보는 일이기에 그 힘든 심정 이해합니다ㅋㅋㅋㅋㅋ

체언 (♡.151.♡.57) - 2014/11/20 23:58:13

不像欧美风,不过有股异味。。。阿门

프라이밍 (♡.54.♡.156) - 2014/11/21 04:54:33

힘들었겠슴다.ㅋㅋ
전 두번 7번전철 타보았는데 멀미 나 혼났댔어요.
지하철도 덜컹덜컹, 맨하탄도 제가 상상했던 맨하탄 아니고 ㅋㅋ

hay15 (♡.48.♡.133) - 2014/11/21 11:58:31

묘사는잘한것 같지만..

흰털언니 (♡.173.♡.96) - 2014/11/21 14:53:02

뉴욕지하철화장실 옛날에는 다 역안에 있었는데
화장실에서 살인사건등 범죄가 너무 심해서 봉해버렸다고 합니다.

스타벅스나 맥도날드 이런 가게에 들어가 화장실 좀 빌려주세요하고 얘기하고
들어가면 된다고 뉴욕여행시 뉴욕에서 사는 친구한테서 조언을 들었습니다.

들래 (♡.69.♡.81) - 2014/11/26 11:05:37

똥도 마음대로 못 싸는 드러운 세상! ?
ㅋㅋㅋ똥도 마음대로 싸므 더 드러워질건데요...ㅎㅎ
암튼 수고많았겠슴다...실수 안한거 댄다가이 축하드리구요...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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