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못하는 안녕-슬픔(5회)

레드체리 | 2015.03.02 15:43:02 댓글: 8 조회: 3406 추천: 2
분류실화 https://life.moyiza.kr/mywriting/2583535

안녕하세요.

저의 글을 읽어주시고 댓글 달아주시고 추천 눌러주시는 모든 분들께 감사의 인사올립니다.정말 감사합니다. 긴 병에 효자없다고 하더라구요. 이제 가족들도 지쳐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포기는 안합니다. 제 글을 읽으면서 같이 슬퍼하고 응원해주시는 분들 덕분에 다시 힘을 얻어 효도 열심히 할겁니다. 부모님 살아 계실 때 잘해드리세요. 자주 안부전화 드리고 명절때는 될수록 꼭 함께 하세요.한해가 너무 빨리 지나간다는 생각이 듭니다. 유난히 힘들었던 2014년을 보내고 새로운 한해가 시작됐네요. 올해는 모두에게 좋은 일들만 가득하길 바라겠습니다. 여러분 새해에 복많이 받으시고 건강하세요.

"오늘 검사 몇가지 받고 검사결과 보면서 담주에 입원하도록 합시다."


오늘 당장 입원하라는 교수님의 말에 상황설명을 해드리니 교수님도 뭐 이런 일이 다 있나 하는 표정을 하셨다가 잠간 고민하시더니 검사만 받자고 한다. 오늘 옥자가 2차항암치료를 받아야하는데 같이 병원에 입원할 수는 없는 노릇이였다. 항암치료 끝나고 집으로 가면 일주일은 또 화장실도 못가는 처지가 될텐데 당장 병원에 입원한다는 건 진짜 말도 안되는 일이였기때문이다.

"동무~오늘 입원하쇼. 내 주사맞고 툐욜날 퇴원하면 주말에 정우와서 좀 있고 내 걸을수 있으면 병원에 와서 같이 있으면 되지."

"정시나쁘오? 화장실두 네발로 기어가는게 어떻게 병원에 와 있는다고 그러오?"

"이모부,입원하세요. 제가 왔다갔다 할게요."

"안된다. 어차피 입원해도 검사결과 일주일 기다려야 되고 오늘 검사하고 담주에 입원해도 된다고 하니까 그렇게 하자."


홍매는 어떻게 했으면 좋을 지 몰라 발만 동동 구른다. 옥자는 더 이상 영수의 말에 토를 안달고 영수의 뜻에 따른다. 예상치 못한 상황에 다들 멍하니 그저 각자 생각에 잠겨있을 뿐이다.

퇴근하고 정우한테서 전화가 왔다. 홍매는 정우의 목소리를 듣자 꾹꾹 참았던 설음이 한꺼번에 터져나왔다. 그리고 정우가 너무 가엽게 생각되여 엉엉 울어버렸다. 영수의 상태를 전해들은 정우는 긴 한숨만 쉴뿐 아무런 대답도 없다. 이런 상황에 무슨 말을 하겠는가...

"누나~"

"?"

"~~~~이제 어떻게 해야지?"

"흑흑..."

"한국의사들 다 도리깨 아이요? 왜 병원에 가면 암이라고 하오?"

"흑흑"

"주말에 집에 갈게. 누나 고생해주"

"그래 알았어. 걱정말로 일해~"

홍매는 27살 동생이 가정의 모든 짐을 떠맡고 가장이 되여야하는게 너무 불쌍하고 마음이 아팠다.

옥자의 2차항암치료를 끝마치고 퇴원해서 집으로 돌아갔다. 옥자에게도 영수에게도 홍매에게도 정우에게도 일주일은 너무 긴 시간이였다. 첫번째 항암치료때와는 다르게 옥자는 조금 다른 모습을 보였다. 죽 한숟가락도 넘기기 힘들어 머리를 흔들었었는데 요번에는 화장실로 기어가서 토하고 나와서는 또 억지로 넘기고 또 토하고 다시 와서 억지로 숟가락을 들고 한다. 그런 모습이 너무 안쓰럽다. 여전히 벽에 기대여 앉아서 주무시거나 이불과 베개를 쌓아놓고 엎뎌서 주무신다.

밖에는 한발자국도 못나가가고 집에서 기어다닌다.

주말에 정우가 왔다 가고 영수가 정우를 바래다 주러 밖으러 나갔다. 가만히 벽에 기대여 앉아 있던 옥자가 홍매한테 묻는다.

"차라리 죽는게 나을까?"

"살아야겠지?"

"이모! 어깨 축 처져 다니는 정우 보면서도 자꾸 그런말 하고 싶슴까?"

"주사맞고 이렇게 힘들 때는 죽어버리는게 낫지 싶다"

"그래두 참으쇼."

홍매는 눈물이 핑~돌았다. 얼마나 힘들면 저런 말을 하실까? 얼마나 힘드시면 죽고싶다고 하실까?

그렇게 부지런하고 자식위해 남편위해 살던 이모가 어쩌다가 이렇게 나약해지셨을까...

긴긴 일주일이 지나가고 영수가 병원으로 가는 날이 되자 옥자는 벌떡 자리를 차고 일어났다.어제 저녁까지만 해도 머리아프고 메슥거려서 밤새 벽에 기대여 앉아서 잠을 청하지 않았던가?

"이모 집에 있으쇼. 내 이모부따라 병원에 갈게."

"내 가야된다. 니 어떻게 이모부병간호를 하니"

"병간호라는게 뭐 있슴까? 심부름하는거지. 이모부 누워있는것도 아니고 괜찮슴다"

"더 말 말라. 내 가야된다."

옥자의 고집을 아는 지라 영수는 아예 오지말라는 말을 안한다. 뚜벅뚜벅 병원으로 가는 세사람의 발걸음은 무겁기만 하다. 입원하고 초음파찍고 내일 고주파치료를 할거라고 한다. 고주파열치료는 간암세포가 3개미만으로 크기가 작은 암세포들을 전기통하는 주사바늘을 암세포에 꽂아 암세포를 태워 괴사시키는 치료방법이다. 치료는 삼십분정도 하고 병실로 오면 몇시간을 움직이지 않고 한쪽으로 계속 누워있다가 지혈이 되고 통증이 가라앉으면 식사도 할수 있고 다음날 CT검사를 통해 수술이 잘 됐으면 수술 다음날 퇴원해도 된다. 그리고 며칠동안 푹 쉬면서 몸 추스리면 된다. 다시 암세포가 그 주위에 안생기는게 중요하고 다시 생기면 고주파열치료로 다시 수술받는 식이다.

2차항암치료를 받자마자 영수의 입원으로 병원에서 간호를 하면서 쪽잠을 자게 된 옥자는 힘들어서 몸에 식은 땀만 흘린다. 영수병실의 사람들은 너도나도 영수에게 말한다.

"아저씨보다 아주머니가 더 환자같아요~"

"~제 마누라가 좀 몸이 약합니다"

영수는 그렇게 대답하면서 옥자를 바라본다. 옥자는 괜찮다며 보호자침대에 벌렁 누워서 책도 보고 티비도 본다.

다음날~첫번째 영수의 치료가 끝나고 퇴원을 했다. 한동안 푹 쉬여야 한다고 모두가 말려서야 일은 당분간 안다니기로 했다. 그리고 정우는 회사에 사표를 내고 집으로 돌아왔다. 집에서 가까운곳에 일당 다니면서 부모님 아프면 바로바로 병원에 모시고 갈수 있게 부모님곁에 머물겠다고 한다. 그런 정우의 생각을 부모님들은 말리지를 않았다. 정우는 집으로 돌아온 이튿날부터 열심히 일당을 나간다. 근데 생각보다 돈도 안모아지고 비자때문에 단속이 심하면 집에서 쉬여야한다.


어영부영 한달이 지나고 두달이 지나고 2013년 음력설이 다가왔다. 친척들이 모두 정우네 집으로 모였다.까치까치 설날은 노래부르며 즐거워해야 할 명절이였지만 정우네 집은 그다지 웃음꽃을 찾아볼수가 없었다. 설 이틀전에 항암주사를 맞고 와서 옥자가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하고 있기때문이다. 설날 아침 인터넷으로 고향에 계시는 할아버지 할머니께 영상통화로 세배를 올리고 다들 모여앉아 아침식사를 하였다.

옥자는 기분좋은 날 아침 본인 땜에 분위기 깰까봐 억지로 앉아 웃으면서 밥상에 마주앉았다. 하지만 여전히 입맛이 없고 힘이 없어서 자꾸만 눈을 감았다 떴다 정신을 차리려고 미간을 지프리기도 한다. 22녀중 둘째딸인 옥자는 언니랑 막내동생이랑 같이 명절을 보내게 되여 좋다고 한다.비자땜에 중국에 가 있는 큰남동생도 같이 있었으면 얼마나 좋겠냐고 두세번 말한다. 그러다가 도저히 안되겠는지 옥자는 천천히 밥들 먹으라면서 밖에 바람 좀 쐬고 오겠다고 벽을 짚고 나간다. 정우가 제꺽 일어나 뒤따라 옥자를 부축하며 밖으로 나간다.

"괜찮다. 밥먹어라. 혼자 걸을 수 있다"

그러거나 말거나 정우는 아무대답도 하지않고 신발을 신고 뒤쫒아 나간다.

팔을 휘두르며 부축하지말라고 거부하는 옥자의 행동에 정우는 묵묵히 뒤에서 천천히 따라걸었다.부들부들 다리를 떨며 힘겹게 난간을 잡고 올라가는 어머니의 모습을 지켜보는 정우는 또 한번 울컥한다. 어쩌다가 어쩌다가 이런 못된 병에 걸리셔서...그저 죄송하기만 할 뿐이다.

아침상을 물리고 여자들은 설거지를 하고 있었고 몇몇남자들은 담배피러 밖으로 나갔다. TV앞에 가만히 앉아 있던 정우 외삼촌이 갑자기 흑흑 소리내며 울기시작한다. 큰 누나가 설거지를 하다가 버럭 한다.

"울지마. 울긴 왜 울어. 누가 죽었어?"

"누나. 작은 누나 어떡하오. 불쌍한 누나"

"병 이겨낼거야. 울지마. 설명절부터 초상난것처럼 왜 울어. 그만해라. 애가 집에 들어와서 너 우는거 보고 속상하지 않게 얼른 그쳐"

"이런 일이 세상에 어디 있다오,매부도 누나도 불쌍하고 애들이 더 불쌍하오 (꺼이꺼이)"

형제들도 울고 조카들도 울고...집안은 삽시간에 울음바다로 변했다. 그리고 옥자가 들어와서야 울음은 뚝 멈췄다.


저녁에 가족회의가 열였다. 형제들은 너도 나도 두 분의 병치료에 조금이나마 보태겠으니 걱정말고 치료를 부지런히 받으라고 한다. 다들 넉넉한 살림이 아니고 시집장가 보낼 자식들도 있고 학교다니는 자식들 있는 가장들이라 돈도 많지가 않기 때문에 형제가 죽을병에 걸렸다고 해도 치료비를 전부 부담하거나 그렇게는 못하는 처지였다. 옥자와 영수는 형제들에게 부담을 주는 같아서 괜찮다는 말만 연신한다.

"이모~삼촌~그리고 고모들 걱정마세요. 아들 뒀다가 뭐하겠슴까. 돈없어서 어머니 아버지 병원못가는 일은 없게 할테니 걱정마쇼. 이렇게 신경써주시는것만으로 감사함다."

"정우야~그리고 자식들이 부모에게 효도를 해야한다고 하지만 그 효도가 결혼해서 손군들 보는것만큼 더 큰 효도는 없다고 생각드는구나. 여자친구 없니? 이제 서둘러야지."

막내삼촌이 정우에게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무슨 말인지 잘 알겠슴다. 지금은 없슴다. ㅎㅎ 좋은 여자 찾아야죠."

"그래~올해는 좋은 짝 만나서 집에 인사도 시켰음 좋겠구나"

"엄마 아부지 아프다고 하면 어떤 여자가 좋다고 오겠니. ~"

옥자가 걱정하고 있던 속마음을 내뱉었다.

"우리 욕심일 수도 있지만 진짜 인연이라면 그런 걱정은 안해도 되지않겠소?"

막내삼촌이 그런 부질없는 걱정은 말라며 옥자의 말에 쐐기를 박았다.


정우는 머리가 복잡하다. 부모님 살려야 하는데 우선은 돈이 많아야 병원치료 꾸준히 받는다. 그러려면 돈을 많이 모아야한다. 그리고 아픈 부모님께 효도를 해야한다. 장가를 가서 자식을 낳아 손군 안아보게 해야한다. 그러려면 여자를 만나야한다. 돈버는것에 눈이 빨개 뛰여 다녔지 부모님이 아프다는 걸 안 순간부터 결혼은 사치라는 생각이 들 만큼 신경쓸 일이 아니라고 생각했었다.삼촌의 말씀을 듣는 순간 내가 잘못 생각하고 있었구나를 깊이 느끼게 되였다.

어머니의 항암치료가 끝나면 아빠가 또 병원에 주사맞으러 가는 날이고 그렇게 서로 3주에 한번씩 번갈아가면서 병원으로 다니신다. 입맛이 돌아오면 맛있는거 많이 먹고 둘이서 매일 아침5시에 일어나 운동하러 나가고 밥먹고 낮잠자고 오후에 또 동네 한바퀴 걷기 운동하고 가끔 날씨좋은 날 근처 산으로 등산도 가신다. 그게 옥자와 영수의 일상이 되여버렸다.

새싹이 뾰족뽀족 돋아나고 벚꽃이 만개하는 봄이 왔다. 옥자의 항암치료는 약이 몸에 잘 맞는건지 병원에 갈 때 마다 교수님이 더 기뻐하신다.

"정말 많이 좋아지셨어요. 이제 불편한곳도 없으시죠?"

". 머리가 아픈것 빼고 가슴통증은 없습니다."

병원에 갔다 올 때마다 옥자의 얼굴에는 웃음꽃이 만발한다. 교수님의 시원한 대답에 그저 기쁘신가보다. 그런 옥자를 보는 가족들은 그저 하늘에 감사하다는 인사를 몇천번을 하는지 모른다.

종교가 없는 홍매도 하나님 부처럼 알라신이여~를 웨치며 세상의 모든 신에게 감사하다는 인사를 하며 중얼거린다.

영수는 두번의 고주파치료를 받았다. 그리고 일년동안 맞아야 하는 주사를 맞고 있다. 그 주사를 맞으면 간경화에 좋을 뿐만 아니라 암세포 발생을 억제한다고 한다. 부작용이라면 입안이 싹 헐어서 김치랑 매운 음식이나 자극적인 음식을 못먹는다. 성격이 좋아 화를 잘 안내시던 분인데 아프시고 나서는 가끔 싱경질을 쓸 때도 있다. 아프니까 그런거라고 옥자도 영수도 서로를 이해하면서 그렇게 예전처럼 알콩달콩 노력하면서 살고 있다. 무엇보다 두 사람 병이 악화되지않고 좋아진다고 하니 2013년 봄은 유난히 따뜻한것 같이 느껴졌다.

옥자가 항암주사를 맞고 이제는 토하거나 걷지못하거나 그러지를 않는다. 이제 주사가 몸에 적응돼가는 건지 하루 이틀만 어지럽고 속이 메슥거리고는 밖에도 잘 다니고 음식도 잘 드신다. 영수도 이제 몸이 많이 좋아 졌다고 교수님이 말씀하시자 봄부터 일을 다시 시작하겠다고 한다.

옆에서 말린다고 일 안나갈 사람이 아니다. 아침 일찍 일어나 공사현장에 가면 저녁에 녹초가 되여 들어온다. 그러면 옥자는 밥을 해서 대접하고 퉁퉁 부은 다리를 고무장갑을 끼고 뜨거운물에 식부를 해드린다. 정희가 대련에서 사서 갖다 드린 허리안마기도 부지런히 잠자기전에 사용하신다. 그렇게 서서히 죽음의 공포를 이겨가고 있다. 정상적인 생활로 다시 돌아오는것 같았다.

그런 부모님을 보면서 조금 마음이 놓인 정우는 다시 회사일을 찾았다. 멀지않은 지방의 회사에 일자리를 찾은 정우는 한달에 한두번 집에 온다. 규모는 크지 않지만 일은 많은 것 같고 대우도 괜찮은것 같고 기숙사도 마음에 들고 정우는 회사가 마음에 들었다. 이 회사에서는 좋은 일만 많이 생겼음 좋겠고 돈 많이 모을 때 까지 이 회사에서 죽치고 앉아 있겠다고 결심했다.

기쁨도 잠시

어느날 옥자는 오늘 고향동창이 만나자고 한다면서 친구만나러 갈거라고 했다. 영수는 새벽에 비가 와서 일을 못 나가고 집에 있었다. 옥자가 친구만나러 간다니 영수도 친구만나 당구한판 치겠다면서 둘은 그렇게 같이 밖으로 나갔다.

친구를 만나 기뻐서 점심을 먹으러 안산에서 잘 하는 개탕집으로 갔다. 개탕집에 들어서서 이런 저런 수다를 떨다가 옥자는 갑자기 현기증을 느꼈다. 멀쩡했는데 갑자기 눈앞이 하얗게 변하더니 하늘 땅이 빙빙 도는것이였다. 일어서서 화장실을 찾으려는 순간 풀썩 그 자리에 주저앉고 말았다. 도망가는 정신줄을 간신히 잡고 옥자는 친구한테 휴대폰을 건넸다. 애아빠한테 전화 좀 걸어달라고했다. 개탕집주인도 친구도 그리고 가계안에 소님들도 다 너무 놀라 119를 부르려고 하자 옥자는 애아빠한테 먼저 전화걸어달라면서 119를 부르지말라고 한다.


오늘 쉬는 날이라 전화를 받을 수 있었던 영수는 한달음에 개탕집으로 뛰여왔다. 눈을 떴다 감았다 하며 의식이 있는 옥자를 본 영수는 안도의 숨을 내쉬며 그대로 둘쳐업고 밖으로 뛰여나가 큰길로 달렸다. 음식거리에 택시를 잡을 수 없어서 한참을 뛰다 걷다를 하며 큰길로 나와서야 택시를 잡을 수 있었다. 말 한마디 못하는 옥자를 업고 신발이 벗겨지는 줄도 모르고 달려 택시를 잡아 탄 영수는 인천병원으로 가자고 택시기사에게 말했다. 뒤따라 달려오던 옥자친구는 영수의 신발을 건네주며 괜찮아지면 꼭 전화하라고 말을 한다.


택시안에서 몇번이고 옥자의 상태를 확인하는 영수

"여보~정신차려보오"

옥자는 눈만 깜빡인다.

"내 말 알아 들을수 있소?"

""

"좀만 참소.병원 가는 길이오"

옥자는 눈 깜빡일 힘도 없는지 아무대답도 하지않는다.

병원에 도착하자 환자태우는 구르마침대를 찾아 오겠다며 달려가는 암센터입구에 서있던 병원간호사인지 일꾼인지의 말을 무시하고 옥자를 들쳐 업은 대로 냅다 2층으로 뛰여 올라갔다. 담당교수를 찾자 마침 진료를 다 끝내고 자리에 계신다. 안내원의 지시에 따라 한자를 응급실에 데려가 교수님의 지시로 피검사와 몇가지를 실시한 후 입원한다.

검사결과 큰 문제는 없지만 빈혈이 심해졌다고 한다. 그리고 혹시 무리하게 운동하거나 그런 적은 없냐고 물어본다. 영수는 그런 일은 없다고 한다. 교수님은 고개를 갸우뚱 하시더니 알았다고 하면서 가끔씩 이런 일이 생길수 있으니 운동도 무리하지않게 하는게 좋다고 하면서 다행이 다음날 퇴원하라고 한다. 나이가 있는 분들이면 워낙 뼈가 약한데 암환자들은 더 심하니까 넘어지거나 무리를 하면 뼈가 금방 부러질수 있단다. 닝겔맞고 다음날 퇴원을 하고 교수님말대로 열량이 많은 음식과 피보충에 좋은 음식들을 많이 챙겨 주라고 한다.


"제 일 하러 나갔댔소?"
집에 돌아와 이부자리를 깔아주고 영수는 옥자를 앉혀놓고 물었다.

"...아니..."
당황했는지 옥자가 말을 더듬거린다.

"교수님이 말합데."

"그거 어떻게 안담까?"

영수의 슬쩍 떠보는 말에 옥자가 낚였다.

"정말이요?"

"아니 그게..."

"제 정신이 잇소? 살기 싫소?"

옥자는 영수가 일을 나간후 집에 아무도 없는 틈을 타 인력에 찾아가 3일동안 일을 나갔다고 한다. 늦게 들어오면 안되니 아침에 6시에 나가서 6시에 끝나는 일을 찾았다고 한다. 힘들어서 3일 하고 더 이상 버틸수 없어서 안나갔다고 한다. 그 말을 들은 영수는 화가 꼭두까지 치밀었다.

"내일 부터 일 더 나가오. 3일 일하고 또 병원에 3일 입원하고 그러오."

옥자는 한마디도 안한다.

"3일 얼마 벌었소? 3일 입원하는 돈이 몇배 더 나갔는지 아오?"

"..."

"일해서 돈 벌고 싶으면 다 나은 다음에 그 때 가오. 안 아프면 안말리오."

옥자는 미안한 마음에 아무 대답도 변명도 할수 없었다.

~

영수는 밖으로 쌩~하니 나가버렸다.

찬바람이 휙~들어오는 현관을 멍하니 바라보는 옥자의 눈에서는 눈물이 주르륵 흘렀다.

안타까움 서러움 속상함 억울함 모든 것이 한꺼번에 몰려왔다.

엉엉엉~

옥자는 푹풍오열했다.

방안에는 오래오래 옥자의 울음소리가 그치지를 않았다.


추천 (2) 선물 (0명)

IP: ♡.239.♡.7
달밤에토끼 (♡.195.♡.169) - 2015/03/02 19:31:10

하루에도 몇번씩 모이자에 들렸는데 오늘 올렸네요.부모님이 아프셔서 마음고생 많으셨겠네요.힘내세요.힘든날 이기면 언젠가는 쨍하구 해뜰날 올겁니다.

레드체리 (♡.239.♡.7) - 2015/03/04 12:17:26

달밤에토끼님 명절 잘 보내셨어요? 님 말씀처럼 쨍하고 해뜨는 날이 올겁니다.매일 흐린 날만 있으란법 없자나요.^^님도 새해복많이 받으시고 좋은 일만 가득하시길 바래요.

꿀꿀이35 (♡.170.♡.98) - 2015/03/02 20:47:20

눈물겨운 글을 오늘도 잘보구 감니다.꼭 병마를 이겨내는 기적이 나타낫으면하는 바램임니다.

레드체리 (♡.239.♡.7) - 2015/03/04 12:19:40

꿀꿀이35님 오늘도 들려주셔서 감사합니다. 꿀꿀이님의 바램처럼 꼭 기적이 일어났으면 더 없이 감사하고 기쁠것같아요.새해복많이 받으세요^^

바닷가조개 (♡.249.♡.43) - 2015/03/03 09:35:28

글이 언제 올라오나, 하루에 한번씩 들려서 보구 감다..
참 힘든 일을 겪고 있는 체리님이 안타깝기만 합니다..

그래도 이번편에는 건강상태가 좋아지고 있다니 그래도 마음이 많이 좋아짐다.
근데 두분 한국 그만 끝내고 중국와서 집마당에 채소나 심으면서 사시는게 더 좋을거 같슴다.
자식한테는 부모님이 돈 많기보다 건강하게 살아계시는게 더 큰 힘인데...ㅠ.ㅠ

레드체리 (♡.239.♡.7) - 2015/03/04 12:26:13

바닷가조개님 안녕하세요. 저의 글 기다리셨다고 하니 감사하고 또 미안합니다.다음회부터는 빨리 올려야겠어요. 병원에서 집에 가라고 이젠 희망이 없다고 얘기하면 당장이라도 집에 모시고 가서 농촌에서 상추심고 고추심고 닭기르고 오리 기르고 하면서 살게 하고 싶지만 자식들 마음이라는게 또 치료를 안받으면 죽게 내버려두는것같은 죄책감이라는게 생겨서 도저히 그럴수 없다고 다들 입모아 말하니~ 그저 꼭 낫겠지~치료 잘 받으면 살수 있겠지 그런 희망으로 한국에서 치료받고 있습니다.ㅜㅜ님 말씀처럼 부모님이 곁에 오래오래 살아계시는것만큼 힘이 되고 기쁜 일이 어디있겠습니까? 오늘도 들려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다음회에는 제가 누군지를 밝혀야겠어요. 저는 글속의 홍매라는 인물입니다.

유학천사 (♡.136.♡.120) - 2015/03/03 10:01:49

참 안타까운 사연입니다. 첫회부터 감동있는 실화라서 눈물흘리면서 울컥하면서 감명있게 보앗습니다.매일 언제 5회가 나오는가 기다렷어요…..부모님 두분이 꼭 건강을 회복하는 기적이 일어날것같아요. 너무나 실감있게 글 잘 쓰시는 젊은 작가---아드님, 화이팅하세요!!!

레드체리 (♡.239.♡.7) - 2015/03/04 12:29:30

유학천사님 안녕하세요. 5회가 좀 늦게 올라왔죠? 기다리게 해서 죄송해요. 글 읽으면서 같이 슬퍼해주셨다니 감사합니다. 님 말씀처럼 기적이 일어나길 바라고 또 바랍니다. 아직도 부족한 글쏨씨 칭찬해주셔서 감사해요. 정우에게 유학천사님의 감사한 파이팅 꼭 전하겠습니다.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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