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베스트 월간 베스트 3개월 베스트 베스트 게시물
나의 인생사-2024-65 3 475 여삿갓
나의 인생사-2024-53 3 1,016 여삿갓
너를 탐내도 될까? (71회)36 2 927 죽으나사나
너를 탐내도 될까? (73회)19 1 159 죽으나사나
너를 탐내도 될까? (74회)14 1 152 죽으나사나
너를 탐내도 될까? (72회)15 0 298 죽으나사나
꽃배달 한국, 중국 전지역배송

한여름날의 로맨스 - 3회

썅썅 | 2015.04.02 11:44:36 댓글: 12 조회: 3088 추천: 4
분류연재 https://life.moyiza.kr/mywriting/2627734

한여름날의 로맨스 - 3회


장혁이를 만난 이후 나의 일상은 예전과 같은 고요함을 잃었다.
평소와 다름없이 출근, 퇴근 그리고 영애랑 희희닥닥거렸지만 로비에 들어설때마다 나는 주위를 돌아보는
습관이 생겼고
엘리베이트를 타면서 중간중간 땡하고 문소리가 열릴때마다 무척이나 긴장하였다.
번마다 내가 보고싶은 얼굴이 아니였지만 나는 번마다 기대하였고 실망도 점점 짙어져갔다.
모든게 엉망진창이 된 느낌이였다.




혁이를 만난지 한달이 지났다.

오늘도 햇살은 여전히 뜨거웠고 나는 고된 출근길에서 허우적거렸다.
오늘따라 차는 막혔고 회사 로비에 들어설때 겨우 지각을 면할수있었다.
엘리베이트 앞은 출근 고봉을 지나서인지 나혼자 멀뚱이 내려오는 숫자판을 쳐다보고있었고엘리베이트 문에
흐릿하게 비추진 나의 몰골은 물먹은 솜처럼 축처져있었다.

누군가 내 곁에 서있는것같다.
마침 땡하고 문이 열리고 나는 안으로 들어갔다. 곁에 사람도 같이 따라 들어왔고 나는 20층을 누르고 구석진곳으로
몸을 옮겼다.




<나 오늘부터 여기서 출근한다>



갑자기 앞에 서있는 사람이 입을 열었고 나는 밀폐된 공간에 우리 두사람밖에 없다는걸 확인하고 이 사람이
나랑
얘기하고 있다는걸 깨달았다.

위협적으로 앞에 서있는 큰키의 남자가 천천히 뒤돌아섰고 나는 한달만에 장혁의 얼굴을 볼수있었다.
나의 놀란 표정과 달리 웃는듯마는듯 부드러운 혁이 표정은 무척 자연스러웠다.
마치 우리 두사람사이 5년이란 빈공간이 없었듯 저녁에 우리 같이 퇴근하자 하는것처럼 자연스런 장혁의 표정에
나는 한순간 멍해졌다.


20층에 도착했는지 엘레베이트 문이 열린다.


한마디도 못한채 나는 도망치듯 떠났고 문이 닫기는 순간



<28층이다.>



혁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28층..28층..



나랑 같은 건물에 혁이가 출근한다.

마음속 제일 깊은곳에 조금씩 조금씩 환희가 피여올랐고 그게 점점 온몸으로 퍼지면서 나의 입가에 잔잔한 미소가
걸려있었다.



<아침부터 좋은일있냐?>



내 팔을 툭 쳐놓는 영애때문에 나는 뭐냐고 고개를 돌렸다.



<왜 실실 웃고 있어>

<내가 언제?>



마침 부장이 들어왔고 영애는 쪼르르 제자리로 돌아간다.

영애한테 뭐라고 해석하지 않아도 되서 나는 다행이였다.




점심에 나는 또한번 혁이의 소식을 듣게 되였다.



<28층에 새로 들어온 회사 사장 봤어?>

<아니.. 왜..>
<탤런트도 저리가라는 비주얼이다>
<그래.. 언제 봤어?>
<내 친구가 그 회사에 들어갔잖아.>
<여자친구도 없다는것같은데..>
<에이 설마..>
<글쎄 있겠지.. 돈많고 잘생긴 남자가 혼자겠어?>
<에휴..그러게..신데렐라는 동화책에서만 나오는거겟지>




영애랑 점심먹으로 내려가면서 나는 28층이란 말에 번쩍 귀가 열렸다.

여자들의 대화중심은 항상 남자들로 이루어지고 젊고 잘생긴 남자는 더욱더 여자들의구미를 당겼다.
영애는 내 팔을 툭툭 쳐놓으면서 머리빈 여자들이라고 남자외모만 밝힌다고 삐죽거린다.
예전같으면 나도 별로 신경쓰지않았을건데 28층이란 말에 나는 수근거리는 여자들을다시 한번 쳐다보았다.



혁이일까..



오전에 싱숭생숭한 마음으로 제대로 끝내지 못했던 업무가 퇴근까지 이어졌다.
내일 마쳐도 되는데 나는 집에가서도 할일도 없는데 회사에 남아서 잔업을 하였다.
6시면 끝날줄알았던 업무가 8시가 되여서 끝나고 나는 고픈 배를 달래면서 힘겹게 자리에서 일어났다.
다들 퇴근했는지 조용하였고 조금씩 보이는 불빛이 아직까지 퇴근못하고 있는 사람들을 대변하고 있었다.
또각또각 구두소리가 징그럽게 조용한 복도에 울러퍼졌고 나는 부랴 회사를 벗어났다.




이놈의 여름은 언제 지나갈련지..

8시가 된 저녁인데도 아직까지 숨이 켁켁 막히는것같다.




뻐스정류장으로 건너가려는 내앞에 갑자기 차한대가 급정거한다.

깜작 놀란 나는 뒤로 한걸음 물러섰고 이따위로 차를 운전하냐고 욕할려는 찰나 조수석 창문이 스르륵
내려오면서
구인지 차에 오르라고 한다.
나는 주위를 돌아보았다.
나말고는 아무도 없었다.



<정혜연.. 안타고 뭐해.. >



그제야 나는 장혁이 얼굴을 알아보았고 내가 이 차를 타야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였다.

무시한채 내 갈길을 걸었고 잠시후 차에서 내린 장혁이한테 억지로 이끌려 차에 올랐다.



내가 좋아하는 차종이다.
더욱 정확하기는 우리두사람이 먼 예전에 꿈꾸었던 SUV 차량이다.



<나한테 왜 이러는데?>

<.....>
<너 여자친구가 너 이러는거 알고있어?>
<배고프니까 말 시키지마>



너만 배고프니.. 나도 배고파죽겠다..




<예전에 그 양꼬치집 아직 그기 있지?>

<차 세워>
<왜?>
<너랑 한가하게 예전이나 추억할시간 없어.>
<그냥 같이 밥 한끼 먹자고..>
<너랑 같이 밥 안넘어가>
<여기서 우회전 맞지?>




동문서답이다.

결국 잘다니는 그집을 찾아내였고 비좁은 골목길에 큰차는 들어갈수 없었다.
큰길가에 차를 세워놓고 두사람 차에서 내렸다.
나는 현이 반대방향으로 발길을 돌렸다.



<어디가?>



현이가 뒤쫓아 내 팔목을 잡는다.


<혼자 먹어>

<여기까지 왔는데 같이 먹자>
<싫어>
<그냥 마침 배가 고팠고 마침 너가 보였고 마침 혼자가 싫었고..>
<....>
<별 의미 없다.>
<....>


더이상 사양했다간 나만 옹졸한 사람이 되는것같아 나는 할수없이 혁이 뒤를 따랐다.



마주앉은 우리 두사람은 마치 낯선 사람같았다. 주위의 시끌벅적한 환경과
대조되게 조용하였고 나는 그냥 앞에 놓인 물잔만 들었다 놓았다를 반복하였다.



5년의 세월은 마치 우리를 빗나간거같다.

똑같은 요리에 똑같은 주문이였다. 서로 이상하게 입맛을 아직 기억하고 있었고그렇게 잘 먹던 양꼬치도 나는
오늘 왠지 무맛이였다.

혁이는 정말로 배가 고팠던지 와이셔츠 소매까지 걷어올리고 맛나게 먹고있었다.



<이 맛이 참 그리웠는데..>



혼자서 중얼거린다.

나 역시 마찬가지였다.
여기를 찾을때마다 술이 곤죽이 되였었고 영애는 이상하게 여기만 오면 내가 잘 취한다고 오기를 싫어했다.
돈없는 세월 나와 혁이한테 이곳은 작은 행복이였다.



<안먹어? 너 이거 잘 먹잖아>


깨작거리는 내앞으로 오징어구이가 하나 놓여진다.


<다 먹었으면 가자>



혁이의 값비싼 양복과 꼬질꼬질한 의자가 이젠 더는 어울리지않는거같다.



<너 얼마 안먹었잖아..좀 더 먹어 >



나는 가방을 들고 먼저 일어섰다.

혁이가 뒤따라 쫓아나왔고 결산하려는 내곁에 먼저 지폐를 내민다.


<다음에 사라>



빚지기 싫어하는 나를 잘 아는터라 혁이는 다음을 기약한다.

이제는 단둘이 나올 일이 없을거다.



<집이 어디야?>

<혼자 택시타면 되>
<늦은 시간이다.>
<습관됐어>



씁쓸하였다.

혁이가 없는 5년동안 나는 홀로서기에 습관이 되였다.
전구 바꾸고 변기 뚫기는 식은죽먹기고 바퀴벌레만 봐도 질겁해서 달아나는 내가 이젠 신문종이로 여유롭게 죽일수있다.



나의 손목을 잡은 혁이의 손힘이 점점 가해진다.

마치 나랑 화를 내듯 차안으로 밀어넣었고 거칠게 엑셀를 밟는다.



<좌회전,우회전, 직진만 말해>



막무가내이다.

나또한 체념하였다.



음악도 켜지않는 조용한 차안에 좌,우,직진 세마디만 가끔씩 흘러나왔고
숨막하게 조용하였다.
집앞까지 도착한 나는 고맙다는 말도 없이 차에서 내렸고 종종 앞으로 걸어갔다.
한참후 붕하고 차 떠나는 소리가 났고 나는 그제야 천천히 뒤돌아섰다.
떠나는 차뒤꽁무니를 황급히 쫓았고 그것마자 점점 사라지자 나는 힘겹게 발길을 돌렸다.



고되게 시작된 하루가 또 이렇게 고되게 끝이 났다.

추천 (4) 선물 (0명)
IP: ♡.28.♡.2
hua0313 (♡.34.♡.246) - 2015/04/02 15:18:19

느낌상 결말이 해피엔딩일거 같은데 ..

예상대로 두분이 잘 되셨으면하는
바램입니다~~

다음회도 기대할게요 ~~

썅썅 (♡.28.♡.2) - 2015/04/07 11:34:06

hua0313님:

느낌에 맏겨보세요..ㅎㅎㅎ

여명의아침 (♡.128.♡.114) - 2015/04/02 21:03:57

감사합니다^^

썅썅 (♡.28.♡.2) - 2015/04/07 11:34:26

^^

레드체리 (♡.239.♡.7) - 2015/04/03 13:44:49

나쁜남자! 5년동안 그동안의 일을 먼저 얘기하고 마음을 표현해야 예의지.남자들은 혼자 멋있는척 다해요. 그래도 둘의 운명인가봐요 ㅋㅋ담집 기대할게용.

썅썅 (♡.28.♡.2) - 2015/04/07 11:35:09

레드체리님:

나쁜남자가 대세죠..ㅎㅎ
운명을 피할수 있을가요..ㅎ

heesun (♡.40.♡.10) - 2015/04/05 18:17:10

이번에 글은 비극으로 하지마세요 ㅎㅎ썅썅님08년에올린글 오늘 다 읽엇씀니다 .팬이되버려네요 .다음집 기대함니다

썅썅 (♡.28.♡.2) - 2015/04/07 11:36:13

heesun 님:

전에 글도 읽어보셨어요..ㅎㅎ
너무 오래전이라 저두 가물가물하네요..ㅎ
팬이란 말 땡큐합니다.

푸른 장미 (♡.40.♡.30) - 2015/04/06 21:28:34

근데 그냉면같이 먹자던 남자에 대해서도 궁금한 일인입니다
한번배신한사람이 두번배신인할까 그런사람 난 별루입니다 ㅋㅋ

썅썅 (♡.28.♡.2) - 2015/04/07 11:36:51

푸른장미 님:

그 남자도 조만간 나올거에요..
적당한 시기에..ㅎㅎ

푸른 장미 (♡.40.♡.30) - 2015/04/06 21:28:57

일단담집기대할게요....잼있네요

썅썅 (♡.28.♡.2) - 2015/04/07 11:37:17

재밋으면 자주 찾아주세요..

22,943 개의 글이 있습니다.
제목 글쓴이 날짜 추천 조회
보라
2006-08-09
33
63013
yinzhengyi
2015-04-19
0
1915
썅썅
2015-04-18
2
2731
Blue07
2015-04-18
3
2181
레드체리
2015-04-15
7
3265
닝멍77
2015-04-14
0
2255
썅썅
2015-04-13
4
3026
닝멍77
2015-04-08
1
2650
썅썅
2015-04-07
2
2819
레드체리
2015-04-06
6
3232
썅썅
2015-04-02
4
3088
레드체리
2015-03-30
4
3292
썅썅
2015-03-30
3
3306
닝멍77
2015-03-27
2
2402
썅썅
2015-03-27
3
4218
싱싱걸
2015-03-26
29
8775
레드체리
2015-03-25
4
4244
닝멍77
2015-03-25
3
2169
싱싱걸
2015-03-25
13
4596
싱싱걸
2015-03-24
7
4230
닝멍77
2015-03-23
2
2810
싱싱걸
2015-03-23
9
4713
동녘해
2015-03-22
4
2145
동녘해
2015-03-21
4
1790
동녘해
2015-03-20
5
2280
닝멍77
2015-03-20
5
3113
싱싱걸
2015-03-20
15
5406
싱싱걸
2015-03-19
10
4679
모이자 모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