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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길시 신화서점 조선말 도서

한여름날의 로맨스 - 6회

썅썅 | 2015.04.18 11:42:16 댓글: 6 조회: 2731 추천: 2
분류연재 https://life.moyiza.kr/mywriting/2651699

한여름날의 로맨스 - 6회

요즘 나는 틈틈히 시간만 있으면 핸드폰을 들여다보는 습관이 생겼다.
영애는 내가 기다리는 전화라도 있냐고 그게 남자냐고 이상한 상상까지해가면서 누구냐고 나를 귀찮게 하고있다.
마치 종적을 감추듯 그날 그남자는 사라져버렸다.
몇번이나 연락처에서 김우진 이름을 찾아내여 통화버튼을 누르려고 하였지만 결국은 용기를 내지 못하고 포기하고말았다.
계좌번호를 받아서 송금했으면 이렇게까지 찝찝하지 않을건데 나는 뒤늦은 후회를 하였다.


퇴근무렵 갑자기 출장이 잡혀졌다.
내가 담당하는 부품업체에서 납품한 부품이 문제가 있어 생산중단까지 된 엄중한 사고가 터져 제품기술쪽 담당이랑 바로
확인차 업체에 가봐야한다.
티켓을 확인하고 집에가서 간단히 짐을 챙긴후 나는 곧바로 공항으로 출발하였다.
저녁도 먹지못한 나는 공항에서 간단히 햄버거로 해결을 하였고 탑승수속을 기다렸다.


오늘 비행기가 딜레이된단다.
국내선은 왜 이렇게 딜레이가 잘되는지 출장갈때마다 자주 발생되는 일이지만 번마다 나는 짜증이 났다.
늦게 출발한 비행기가 훨 늦은 시간이 되서야 목적지에 도착할수 있었고 호텔체크인을 하고 샤워를 끝내고 피곤한 나는 바로
잠을 청하였다.



이때 핸드폰이 울렸다.

귀찮아서 받지않을려다 너무 끈질게 울려 나는 할수없이 전화를 들었다.



<혜연아.. 우리 이쁜 혜연이..헤헤>


혁이 목소리는 심히 취한 상태였다.
평소 술을 즐기지 않는 혁이가 이처럼 취해있다는건 뭔가 일이 있다는건데 늦은 시간에 왜 나한테 전화하는지 의문도 잠깐인체 어떻게 말을 떼여야할지 걱정부터 앞섰다.



<술 마셨어?>
<응..아주 많이 >


무슨일이 있냐고 묻고싶었지만 나는 아랫입술을 꼭 깨물었다.



<보고싶다..>



주책맞은 심장이 질서없이 뛰기 시작한것도 아마 그때쯤인것같다.



<너무 늦었다. 끊을게.>
<잠깐만..>



다급한 혁이 목소리에 나는 차마 끊지 못하고 조용이 귓가에 갖다 대였다.



<지난 5년동안 내가 어떻게 지냈는줄 궁금하지않아?>
<....>
<혜연아.. 나 정말..>
<....>
<지난 세월이 아무 의미가 없어졌다.헤헤..>
<....>
<너무 보고싶다..>
<....>
<집앞이야..>
<...>
<기다린다..>

<....>
<....>


<끊을게>


왜 이렇게 모질게 전화를 끊었어야만 했는지 전화를 끊고 한참이 지나서도 나는 쉽게 잠들지못하였다.
온저녁 뒤척거린 나는 이튿날 푸석한 얼굴로 업체를 방문하였고 고된 하루가 그나마 다른걸 생각지못하게하여 다행이였고 힘든 몸을 이끌고 호텔에 도착하였을때 나는 녹초가 되버렸다.
같이 출장온 일행이 일도 그나마 마무리되였는데 저녁에 시내구경이나 하자고 하는걸 나는 몇번이나 온 도시이고 피곤하다는 이유로 거절하였다.


도시 야경은 거의 비슷비슷하다.
반짝이는 네온싸인사이로 화려하게 등장한 이 도시의 밤무대는 또 어떤 스토리들이 일어날까?
12층에서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야경을 보면서 나는 엉뚱한 생각을 하였다.
혁이는 더이상 전화가 오지않았다.
술이 깨면 아마 엊저녁 나랑 통화하였다는걸 기억못하고 있을거다.



이젠 더위가 제법 지나간듯하다.
한여름날 이른 아침부터 기승을 부리는 뜨거운 햇살이 점점 사라지고 외출하기 딱 좋은 계절이 성큼 다가왔다.
출근이 많이 편해졌다.
여느날보다 좀 이른 시간 회사에 도착한 나는 20층에서 우연치않게 혁이를 만났다.


이른 시간 누군가와 약속이 잡혀있었는지 안내데스크 직원과 확인중이였고 울리는 구둣소리에 뒤돌아본다.


그날 이후 처음보는 혁이 얼굴은 많이 야위고 수척해졌다.
혁이 야윈 모습에 습관된것처럼 가슴한켠이 아려왔다.
흔하디 흔한 흰 와이셔츠에 검정색 양복차림이 오늘따라 마치 금방 장례식장을 다녀온 느낌이였고 불길한 예감에 나는 다급히 눈길을 피하였다.



<장과장님, 총경리님이랑 8시 약속이 있으시다고 하시는데 비서가 아직 출근전이라 이분 좀 모시고 들어가실수 있으세요?>



비서 강단이한테 오늘 총경리님이 한국 들어가신다고 들었는데 회사에 들어오셨다가 가는걸까?
나는 왜 하필 오늘 일찍 출근해서 비서노릇을 해야는지 것도 하필이면 혁이랑 약속이 잡혀서..



할수없이 방문 수속을 대신 처리하고 혁이를 총경리실 옆에 있는 회의실로 모셨다.

멀뚱하게 나를 따라오는 혁이는 내가 회의실을 나갈때까지 한마디 말이 없었고 나도 무슨말을 해야할지 우리둘사이는 깊은 침묵이 흘렀다.


물이라도 한잔 갖다줄까?


차실로 들어가면서 나는 혁이 커피도 한잔 뽑아드릴까 생각하였다.
커피한잔을 뽑아 회의실로 다시 발길을 돌렸다.
소파의자에 반듯하게 앉아있는 혁이는 무슨 생각을 하는지 내가 커피잔을 테이블위에 놓을 때야 그제야 시선을 내쪽으로 돌린다.



<감사합니다.>



우리사이가 언제 이렇게 서먹해졌지 나는 고개를 한번 까닥이고 뒤돌아섰다.


구매부서의 오전은 항상 바쁘다.
하지만 틈틈이 시간만 있으면 나는 회의실로 눈길로 돌렸고 총경리님이랑 담화가 끝낫는지 두사람 나오는 모습에 얼른 고개를 숙였다.



<저..저기 장혁이 아니야?>
<응?>


마치 오늘 처음 본것처럼 모른체 반응하였고 영애는 장혁이가 왜 우리 회사까지 왔는지 궁금해 죽는 표정이였다.
거래가 있으니까 온거겠지 나는 별일아닌것처럼 담담하게 말하였다.



<언니, 전화 울린다.>
<응?>


옆자리 선화가 내 핸드폰이 울린다고 전해준다.



[김우진 ]



벌떡 자리에서 일어났다.
문어구에서 총경리와 악수를 나누는 혁이와 마주쳤고 나는 최대한 고개를 숙이고 옆으로 피하여 밖으로 나갔다.



<제가 오늘 밥 살게요>


나는 다짜고짜 오늘 저녁 밥을 산다고 하였고 이번에는 꼭 결산을 끝내야한다고 다짐하였다.



<시간은 내가 정한다고 했는데?>
<아니에요. 오늘 저녁 꼭 만나요.>
<기분이 좋아지려고 하는데..>
<네?>
<내가 많이 보고싶었구나.하하하>
<네. 보고싶어요. 그니까 장소는 문자로 찍어주세요>
<건데 어쩌지, 나 오늘 7시쯤 G시에 도착할거같은데..>
<기다릴게요.>
<알았어. 보고싶다는데..8시 한가에서 만나..>
<네>



저도모르게 휴하고 한숨이 흘러나왔다.
오늘부로 청산할수 있다고 생각하니까 기분이 좋아질려한다.



<보고싶다는 말도 이젠 스스럼없이 나오네..>


어머


갑자기 등뒤로 들려오는 혁이 목소리에 나는 깜짝 놀라 핸드폰을 손에서 떨굴뻔하였다.



<남자?>


빈둥거리는 혁이 태도에 나는 언제부터 내 대화를 엿듣고 있었는지 몰랐지만 스르르 화가 났다.


<언제부터 남의 전화 엿듣는 습관이 생겼지?>
<금방>
<그때 그 남자?>
<상관할바가 아니잖아>
<그러네>


가시를 잔득 세우고 거창하게게 맞부딪히려고 했는데 갑자기 상대방이 스스르 백기를 드는 무모한 싸움에 나는 순간 어떻게
대응해야할지 어리벙벙하였다.
말없이 뒤돌어서는 혁이 어깨가 축 처져있다는건 나 혼자만의 착각일까?



<그,그날.. 무슨일 있었어?>



결국 나는 그날일을 물었다.


못들은척 혁이는 제갈길을 가버렸고 나는 말하기 싫으면 말지 저 태도는 뭐냐고 삐죽거렸다.



온오후 기분이 별로였다.
저녁 약속만 없었다면 나는 5시 정상퇴근을 하였고 지금까지 사무실에 뚱하게 앉아있지 않았을것이다.
축처진 혁이 어깨가 자꾸 눈에 밟혔다.


시간을 보니까 약속시간이 거의 다되여갔다.
지갑이 있는지 확인하여보고 한가라면 비싼 한식집인데 나는 현금을 좀 더 찾아야할거같아 회사근처 자동인출기를 찾았다.
카드결재가 안될 경우 또한번 빚지기는 싫었다.



약속시간보다 좀 이른 시간에 나는 도착할수있었다.

어느방인지 문자를 보낸후 먼저 주문을 하려다 대방이 원하는거로 시켜야 예의인거같아 일단 기다리기로 하였다.
반시간이 지나서야 나는 공항에서 바로 오는길인지 커다란 캐리어를 끌고들어오는 김우진이라는 남자 얼굴을 볼수있었고
피곤한 기색이 역려한 얼굴을 보다나니 괜히 오늘 밥먹자고 한게 아니냐고 미안한 마음까지 들었다.


<미안, 차가 많이 막히네>


양복을 벗어 의자한켠에 걸쳐놓으면서 김우진이라는 남자는 미안한 마음을 전하였고 나는 말없이 메뉴판을 조용히 앞으로 내밀었다.



<드시고싶은거로 주문하세요.>
<주문안했어?나는 아무거나 다 괜찮은데..>



꼼작않고 기다렸다.

할수없는지 메뉴판을 들고 알아서 척척 주문한다.
예전에 혁이랑 외식할때 주문하는것때문에 내가 항상 골치 아팠는데 이렇게 알아서 척척 시켜주는 남자가 있다는게 참 신기하고 편안한 맘이 들었다.
주문한 요리를 기다리는 사이 긴 침묵이 흘렀다.
그다지 익숙하지 않는 사람이랑 같이 있는걸 워낙 익숙치않는데 그것도 상대가 남자라는게 더욱 불편하게하였고 시선을 어디다 둘지 애꿎은 물잔만 들었다놓았다 반복하였다.


<오늘은 지갑 들고온거지?>


상대방도 이런 침묵이 좀 어색한지 가벼운 농담을 한다.
그날일을 생각하다나니 또다시 얼굴이 붉어졌고 나는 머리를 끄덕였다.



<이집 비싼데 오늘 먹은값으로는 내가 오히려 이득보는 장사인것같은데 다음에 내가 살게.>
<아니에요. 괜찮아요.>


나는 다급히 거절하였다.
또한번의 만남은 이젠 정말로 부담으로 다가올지 모른다.


마침 요리가 올라왔고 식사내내 두사람사이 별로 말이 없었다.
남자는 배고파 먹느라 말이 없었고 나는 이 식사를 빨리 끝내고 싶은 마음에 얘기하는 시간조차 투자하기싫었다.


식사가 거의 끝날 무렵 영애한테서 전화가 걸려왔다.
나는 슬그머니 종료 버튼을 눌렀다.
또다시 울린다.


<있다 내가 전화해줄게>


고개를 돌려 작은 소리로 한마디하고 바로 끊으려 하였다.


<야~야~ 너 혁이 여동생 알지?>


생뚱맞게 혁이 여동생은 왜 묻는지 나는 햐얗고 어린 혁이 여동생 수진이 모습을 잠깐 떠올렸다.
정말로 여리고 순수하여 몇번 만난적이 있는데 나는 너무 맘에 들었고 동생처럼 진심 예뻐해주었다.
혁이랑 나이차이도 꽤 있었고 어릴때 아버지를 여읜 혁이는 정말 오빠가 아닌 아빠처럼 수진이를 대하였다.



<응. 왜 ?>
<오늘 은정선배만났는데.. 그 혁이 좋아했던 은정언니알지.. 그언니말로 혁이 동생이 죽었데>


스르륵 맥이 풀리면서 전화기가 힘없이 툭하고 바닥으로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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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 ♡.28.♡.2
hua0313 (♡.165.♡.185) - 2015/04/18 15:36:20

쌍쌍님 글솜씨가 보통이 아니네요..
님의 글을 읽고 있으면 한편의 드라마를
보는듯한 느낌이 들어요 ㅎㅎ
오늘도 잘 읽었습니다.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썅썅 (♡.28.♡.2) - 2015/04/25 11:35:21

hua0313님:

과찬이십니다.그냥 글쓰기를 즐기는 편이지만 제대로 안될때도 많네요..
즐거운 주말 되세요.. ^^

heesun (♡.139.♡.29) - 2015/04/18 20:27:38

오늘도 재미잇게 보고감니다.혁이랑 잘댓으면 좋겟네요 ㅎㅎ

썅썅 (♡.28.♡.2) - 2015/04/25 11:35:54

heesun님:

오늘도 들려주셨네요..ㅎ
혁이랑 잘되게 해줄가요? ㅎㅎ

총명한 (♡.175.♡.149) - 2015/04/22 16:55:55

진짜 재미나네요 다음 이야기는 언제 올리나요 ㅎㅎㅎ

썅썅 (♡.28.♡.2) - 2015/04/25 11:36:57

총명한 님:

진짜라는 말 기분 좋네요..
한주에 한편정도 올리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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