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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못하는 안녕-마지막회

레드체리 | 2015.04.21 17:10:17 댓글: 21 조회: 4191 추천: 11
분류실화 https://life.moyiza.kr/mywriting/2656900

하루아침에 남편을 잃은 옥자는 숨쉬는 매일 매일이 고통스럽기만했다. 늘 자신이 먼저 죽을 것이다 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어떻게 애들 아빠가 먼저 하늘나라를 갈수 있냐고 만나는 사람한테 억울함을 털어 놓는다. 그렇게 털어놓으면 마음이 조금이라도 편한지 그 녀의 그런 행동은 곁에서 얘기를 들어주고 지켜보는 이들을 늘 안타깝게 만들었다.

정우가 신청한 열흘의 휴가를 마치고 회사로 돌아갔다. 그리고 정희랑 옥자는 매일 눈물로 밤을 지새웠다. 아침에 눈을 뜨면 도구가방을 메고 일 나간것같아 현관문쪽 가방이랑 작업복을 걸어놨던 곳을 한참 바라보곤 한다. 저녁에 밥을 짓다가 7시쯤 되면 핸드폰을 쥐고 언제 오냐고 전화를 걸고 싶어 진다. 간혹 창문밖으로 발걸음 소리가 들리면 영수가 퇴근하고 돌아오는 것 같아 앉았다가도 벌떡 일어나 작은 창문으로 밖을 내다 보곤 한다.

그렇게 정신없이 멍하니 한달이 지나갔다. 남편의 냄새가 꽉 찬 이 방에 남편의 숨결이 느껴지는 이 방에서 더 이상 살아가기 힘들었다. 보구싶어서 그리워서~항암주사맞으러 병원에 가면 꼭 남편이 입원해있던 병실을 한번씩 기웃거리고 같이 밥먹던 설렁탕집도 기웃거리고 병원정원에 같이 앉아 쉬던 의자에도 앉아보고 그러고 집으로 돌아온다.정희가 출근하면 하루종일 밖에서 걸어 다닌다. 지나가는 차들도 보고 지나가는 사람들도 보고 그리고 남편이랑 함께 걸었던 골목골목을 혼자 눈물을 훔치며 걷기도 하고 함께 갔던 약수터, 산도 혼자 걷는다. 흐르는 눈물은 닦아도 닦아도 자꾸 흐른다. 그러다 산에 오르면 아무도 없는 걸 확인하고 엉엉엉 소리내여 울어도 본다.

어느날 저녁 잠자리에 누워 옥자는 정희에게 이사를 갔으면 좋겠다고 말을 꺼냈다.

". 그렇잖아도 요즘 쉬는날 집 알아보고 있슴다."

정희는 해빛도 잘 안드는 반지하방이라도 아버지랑 함께 살았던 집이라 오래오래 아버지의 숨결을 느끼며 살고 싶었지만 매일 눈물로 세월을 보내는 어머니가 이 집을 떠나 다른 곳으로 가면 조금 낫지 않을까 생각해 집을 이사하기로 했다.

아버지를 보내고 두달이 지나 갈 쯤 정희가 안산에서 좀 떨어진 시화로 방을 구해 이사를 했다. 반지하방이 아닌 빌라의 3층이다. 이제 이사도 했으니 아버지 생각 덜 하고 마음을 추스리는데 도움이 될거라고 정희도 정우도 생각했다. 아니 주위의 어머니를 걱정하는 모든 사람들이 다 그렇게 생각했을것이다. 하지만 그건 정희를 비롯한 다른 사람들의 착각이였다고 할까...

새 집에 이사를 하고 하루 이틀이 지나자 옥자는 불평이 하나,둘 늘었다.

"집이 별루다. 잠두 잘 안오고"
"집이 지하철역하구 멀어서 다니기 불편해죽겠다"
"3층이라는게 해빛도 잘 안들어오고 뭐야 이게"

옥자의 불만은 날마다 늘었고 정희는 어머니가 새로운 환경에 적응을 잘 못해서 그럴 거라고 생각하고 옥자의 불만을 어떻게든 최소화 시키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옥자의 불만은 점점 커지고 하루에도 몇번씩 짜증을 부리고 화를 내기 시작한다. 그냥 가만히 앉아 있다가도 뭐가 그렇게 마음에 안드는지 별것도 아닌것에 화를 내고 욕을 한다.

정희는 덜컥 겁이 났다.아버지를 잃은 충격도 충격이지만 괜히 이사를 했나 싶어졌다.아버지생각을 덜 하고 마음이 덜 아프라고 이사를 했는데 아버지의 기억을 하루 아침에 지우라고 강요한것같아서 미안해졌다. 그리고 그동안 그 집에서 아버지와의 추억을 생각하며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을 조금이나마 억누르고 살았을 지도 모른 다는 생각이 정희를 급 후회하게 만들었다. 생각이 짧았던것 같아 마음이 아팠다.

"
밥 안먹구 가니?" 아침일찍 출근준비 하느라 옷챙겨입는 정희에게 옥자가 물었다.

"늦었슴다. 배안고픔다.엄마 혼자 천천히 잡수쇼"
"어우 가시나~좀만 일찍 일어나지,매련하게 일어나서는 시간늦었다고 뛰여다닐게 있니"
".........."

정희는 아무 대답도 하지않았다. 솔직히 어머니땜에 밤잠도 안오는것도 있지만 좀만 일찍 일어났으면 이렇게 아침에 허둥대지도 않았을텐데 하지만 어머니가 저렇게 째려보며 가시나라고 욕까지 할 줄은 몰랐다.

"한술이라도 먹어라. 아침에 새빠지게 일어나 밥해놔도 처먹어야 상차리는 사람두 기분좋지"

정희는 조금 거친 어머니의 말 한마디에 아무 대답도 하지 않고 밥상에 마주앉았다.억지로 한술 두술 밥을 떠서 입에 넣고 우물우물 씹어 먹으면서 벽에 걸려있는 시계를 몇번이고 확인한다.

"먹지말라! 억지로 먹어 뭐하니.마주앉아 먹는 사람까지 밥맛이 없게.일 가라 빨리"

손에 쥐고 있던 숟가락을 탁 밥상에 던지고 옥자가 자리에서 일어서며 말한다.
"
."

집문을 나선 정희는 울컥 했다. 요즘따라 자신한테 부쩍 짜증을 많이 내는 어머니때문에 속상했다. 최대한 이해하려고 노력하지만 서운한 마음은 어쩔수 없는가 보다. 아랫입술을 꽉 깨물었지만 눈에서는 닭똥같은 눈물이 또르르 굴러 떨어졌다.

그리고 어느 쉬는 날, 늦잠을 자고 일어난 정희가 어머니와 마주앉아 아침식사를 무사히 마치고 설거지도 끝내고 잠깐 바닥에 엉덩이를 붙이고 쉬고 있었다. 어머니가 화장실에서 물을 틀자 정희는 장판을 닦으려고 그런 다는 것을 눈치채고 어머니를 불렀다.

"엄마~장판 내 닦을게. 일루 와 텔레비보쇼."
"댔다. 내 한다"
"
주쇼. 일루 나오쇼"

옥자는 정희가 팔을 끌자 다시 밖으로 나왔다. 정희는 소래에 물을 받아 걸레를 씻고 방바닥을 닦기 시작했다.

"까톡!"

그 때 정희의 카톡이 울렸고 정희는 걸레를 다시 씻으러 화장실로 들어가려다가 걸레를 내려놓고 휴대폰을 들고 카톡을 확인한다. 친구의 카톡문자에 길게 답장을 하며 살짝 미소를 지었다.

"장판 닦는 다는게 카톡하느라 언제 닦갯니.일할줄두 모르구"

정희는 화장실로 휙 들어가는 어머니의 얼굴을 쳐다봤다. 얼굴에 짜증이 고대로 들어난 어머니를 보자 정희는 가볍게 한숨을 후 내쉬면서 휴대폰을 가방에 넣고 어머니가 잡은 걸레를 잡아 당기며 가서 티비를 보라고 말했다.

"카톡해라.그렇게 바쁜게 언제 장판닦겠니.하기 싫어서 그저 장판닦네 하다 말고 ㅉㅉ"

가만히 서있던
정희는 더 이상 참을수 없는지 입을 열었다.

"엄마~" 그냥 엄마만 불렀을 뿐인데 걸레를 씻던 옥자가 벌떡 일어서며 화를 낸다.

"소리는 어째 치니? ? 내 말이 틀렸니? 장판 다 닦고 카톡하면 되지. 일하다 내팽겨치고 다른거 하는게 세상에 어딧니"
"엄마~쉬는 날인데 놀메 놀메 장판닦고 그래도 되지않슴까?"

"
그래 쉬는 날이니까 넌 쉬여라. 누가 장판닦으랬니?"
"왜 자꾸 내까 화냄까? 장판닦다가 카톡 한번 확인한게 그렇게 큰 잘못임까?"

"그래! 잘못이지. 일 퍼뜩퍼뜩 하고 놀든지 해야지.넌 그런것두 모르니? 곱다곱다 하게 키웟더니 일할줄도 모르지. 그저 에미한테 빡빡 대들기나 하고.XXX 더러운 버릇하고 있다. 진짜"
"
~정말,엄마 왜 그램까? ? 내 그렇게 밉슴까? 그램 먹고 자고 하는 일 찾아 갈게.오빠오라고 해서 같이 사쇼. 엄마는 오빠밖에 모르지!"

어느새 정희의 목소리가 점점 높아지기 시작한다. 진짜 별것도 아닌걸로 옥자는 화를 내고 있다.

"소리는 왜 지르고 난리야. 그래 아들밖에 없다. 나중에 내 아들신세 보지 니 신세 보겟니.딸키워봤자 필요없다."

흑흑~ 정희는 또 다시 설음이 폭발해 흐느낀다.

"뭐 잘햇다고 우니?XXX, 맨날 질질 짜기는 잘 짜. 끗쳐라. 에미 죽엇니?"

"엄마는 맨날 오빠만 자식임까? 나는? 나는 자식두 아임까?"

"또 대꾸질이야?XXX, 어째 에미 잡아 먹어야 시름놓개?죽여라"

~손에 쥐고 있던 걸레를 소래에 던지고 옥자는 얼굴이 벌겋게 달아 오르며 정희를 마주하고 욕을 한다. 눈에는 독기가 뿜어 나오는 것 같다. 자식한테 왜 이렇게 까지 하는지...정희는 이해할수 없고 억울하다는 생각만 들었다.정희는 울면서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다. 옥상에 올라가 한참을 울다가 홍매한테 전화를 걸었다.

"
참아라. 요번에 병원 갈때 나두 갈게. 정신과치료 받아야 할것같다. 우울증이라고 하재? 저런거...저번에 너 아빠 돌아가신다음에 교수님 그랬자나. 심리치료 받아야 될거라고"

정희가 홍매한테 이렇게 전화하는게 하루이틀이 아닌걸 알지만 홍매는 그저 참으라는 말밖에 해줄 말이 없었다.이모의 마음의 병이라고 할까? 너무 심각해진것같다. 옆에 지나가는 모르는 사람도 가끔 괜히 미워지면서 머리채 쥐여뜯고 싶다고 말하던 이모의 말이 생각난다.

옥자가 병원가는 날이 돌아왔다. 전날 저녁 홍매가 밤새 설득해서 오늘 심리치료 받으러 가겠다는 대답을 듣었다. 오전에 심리치료 받고 약 타고 항암주사 맞고 집으로 돌아왔다. 어쨌든 심리치료를 한동안 받아야 할 것 같다는 정신과 교수님의 말씀이다. 특히 암환자라서 치료가 필수라고 한다. 우울증이 더 심해지면 욕하고 화내고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고 했다. 극단적인 선택을 할수도 있다는 무서운 말씀도 하셨다.

집으로 돌아야 지어온 약을 먹고 옥자는 얼마 안지나 피곤하다며 이불펴고 누웠다. 매일 불면증에 시달려 밤낮 잠도 잘 안자 맨날 머리가 빠개지는 듯 아프다고 하더니 웬일로 낮에 이불펴고 잠을 잔다. 심리치료 약때문일거라고 짐작을 했다. 4시간을 푹 자고 일어난 옥자가 홍매와 정희 옆으로 와 앉더니 또 욕을 하기 시작한다.

"의사시키들이 무슨 심리치료약이긴. 수면제 줬는매다. 바라 아까 약 먹자마자 잠이 오는거"

"이모 머리 아픈게 잠을 잘 못자서 그런거에요. 저두 잠을 못자고 피곤하면 머리가 아파요. 수면제가 아니고 수면제 성분이 좀 들어갔겠죠."

"아이다. 돈벌자고 병원것들이~우울증은 무슨. 난 멀쩡하다. 약먹었더니 너무 나른해 죽겠다."

3주치 약을 지어 왔는데 내일 부터 약을 안먹겠다면서 저녁 잠자리에 들기 전까지 병원의사를 욕한다. ~ 홍매와 정희는 아무말도 하지 않고 못들은 척 잠자리에 누워 눈을 감았다.

무더운 여름이 다 지나가고 선선한 가을 바람이 불어오기 시작한다. 그러던 어느날, 정우가 주말에 집으로 왔다. 항상 미간을 찌프리고 짜증만 내던 옥자는 아들이 주말에 오겠다는 전화를 받고 며칠전부터 아들이 좋아하는 과일도 사고 밑반찬도 몇가지 해놓고 김치도 한포기 담궜다. 토요일 저녁, 이제나 저제나 밖에서 아들이 오는 큰길에 나서서 기다리고 있다. 그 때, 기다리던 아들이 아닌 정희가 퇴근해서 차에서 내리는것이 보였다.

"엄마~추운데 왜 나왔슴까" 차에서 내리자 마자 어머니를 본 정희는 너무 기뻤다. 그 동안 쌓였던 원망이 한순간에 사라지는 느낌이랄까. 막 달려가 어머니의 팔짱을 끼며 빨리 집에 가자고 했다. 그러나 어머니의 한마디에 기뻤던 마음은 순식간에 날아가 버리고 저도 모르게 팔짱을 꼈던 손이 스르르 풀렸다.

"오빠한테 어디까지 왔는지 전화해바라"

오늘 토요일, 오빠가 오기로 했었지...잠깐 까먹고 있었네. 그럼 그렇지.내 마중 이 밤중에 나올리가 없다. 너무 기대했었나? 이런걸 바라진 않았지만 어머니의 한마디에 서운함이 폭풍처럼 몰려와 또 눈물이 나려고 한다. 눈물을 참으며 정희는 휴대폰을 들고 통화버튼을 누르며 뒤돌아섰다.

"오빠 어디까지 왔소?"
"두 정거장 남았다."
"알았소"

버스오는 방향을 목빠지게 바라보는 어머니를 보자 그저 서운함이 들면서 한편으로 웃음이 절로 났다. 어이없는 웃음인지 아니면 저러는 어머니의 모습이 귀여워 보였는지 자신도 알수가 없었다.

드디여 오빠가 차에서 내렸다. 모자상봉~어머니는 기어이 정우의 백팩을 빼앗아 자기가 등에 메고 걸었다. 아들 팔짱을 끼고 딱 붙어 걷는 어머니~ 느릿느릿 뒤에서 걷던 정희는 눈물이 났다. 괜히 울고 싶어 정희는 친구한테 전화를 걸어 수다떨면서 뒤에서 따라 걸었다. 혼자 묵묵히 뒤따라 집까지 걸어 가면 가는 도중에 길에 다리 뻗고 앉아 통곡할것 같아서 였다.

"엄마~삼촌이 집 몇개 봐뒀답데다. 내 직접 가서 골라 보고 사야겠슴다."

"그래~알았다."

아버지를 그렇게 보내고 정우는 머리가 너무 복잡했었다. 돈 많이 벌어 3년뒤에 고향으로 돌아가 아파트도 사고 취직도 하고 잘 살아 보려고 했는데 3년도 안돼 아버지를 허망하게 보내게 될줄은 한국땅을 밟는 그 때 상상도 못했었다. 아무것도 해드린게 없어 더 후회가 됐고 집에서 푹 쉬면서 노년을 보내는 그런 락도 못 누리고 돌아가시는 한달 전까지 공사현장 노가다 판에서 헌 옷입고 일하셨을 아버지를 생각하면 눈시울이 뜨거워 진다. 그래서 어머니한테는 좀 더 잘하고 싶어 졌다. 허름한 반지하방에서 살다가 돌아가신 아버지에게 미안해서 정우는 고향에 아파트를 사기고 결심했다. 고향에 계신 삼촌한테 부탁해서 집을 좀 알아보고 정우가 직접 가서 보기로 했다.

"엄마~ 돈두 별루 없는데 집 사서 미안함다. 근데 엄마 항암주사 맞고 고기 사드실 돈은 있슴다. 걱정마쇼. 그리고 집을 어머니 이름으로 사고 싶었는데 엄마 직접 중국가서 싸인도 해야한답데다.그래서 내 이름으로 할까 함다"

"애두야~내 살면 얼마나 더 산다고 내 이름을루 하겠니. 그리고 고향에 집도 있는데~아파트사면 아들 이름으로 해야지. 그게 이제 니 집인데. 그리고 친구들 말하는거 들으니까 부모이름으로 집 샀다가 나중에 늙은이들 죽은담에 자식 이름으로 바꿀때 돈두 몇만원 든다드라. 그런 쓸데 없는 생각하지마라. 니 이름으로 하는게 맞다."

"엄마~명의는 내 이름으로 돼있어도 집은 엄마 집이니까~아들집이라는 생각하지 말아야 됨다. 알았슴까? 집사면 그건 우리 세식구 집임다."

얼마를 더 살지 아무도 모르는 어머니의 병, 하루아침에 한국땅에서 어머니를 잃을 수도 있겠지만 집을 사고 장식 다 하고 어머니를 못시고 고향에 가서 단 하루라도 어머니를 아파트에 모시고 살고 싶었다. 남들 다 살아보는 아파트, 평생 고생한 우리 어머니도 남들 부럽지 않게 좋은 아파트에서 살게 하고 싶다. 오래 오래 사세요. 아들며느리랑 아파트에서 살면서 손자,손녀 생기면 손잡고 아파트놀이터 앉아 바람쐬고 웃고 떠들고 그런 락도 꼭 누리게 해드리고 싶습니다.

고향으로 간 정우는 일이 잘 풀려 20일을 중국에 있는 동안 마음에 드는 집을 샀다. 아직 완공은 안됐지만 먼저 지은 몇동의 아파트를 보고 마음에 들었다. 사진을 찍어 어머니께 보내니 너무 마음에 드신다고 한다. 3년동안 어머니까 꼬박꼬박 적금해준 돈을 빡빡 긁어서 대출 조금 끼고 집을 계약했다. 대출은 2~3년 고생하면 금방 갚을 수 있을것같다. 어쨌든 집도 사고 하니 조금은 마음이 놓이기도 하고 뭔가 어깨에 멘 무거운 짐 일부를 내려놓은 것 같아 기분이 좋아졌다.

어느덧 추석이 돌아왔다. 새벽부터 삶고 지지고 볶고 어머니는 아버지한테 가려고 맛있는 음식을 준비하고 있었다. 평소에 아버지가 좋아하던 음식들~그리고 젊어서 그렇게 좋아하던 술까지...

처음으로 돌아온 추석, 친척들과 함께 아버지가 계신 추모공원에 가서 인사를 하고 돌아왔다. 가는 차안에서 부터 눈물을 흘리던 어머니~ 어머니의 울음소리에 훌쩍이는 정희~그래도 많이 울었지만 아버지를 만나고 돌아올 때는 어머니가 웃고 계셨다. 잘 계신걸 보니까 기분이 좋아 지셨나 보다. 어쨌든 처음보다 하루하루 눈물이 적어지는 어머니를 보자 안심이 된다.


시간이 빨리도 흘러 벌써 눈이 내리는 겨울이 돌아왔다. 추석이 지나가니 겨울이 돌아왔다. 11월말, 아버지의 생일제가 돌아왔다. 출근땜에 정우가 먼저 혼자 아버지를 찾아 추모공원에 다녀왔고 어머니와 정희는 따로 다녀왔다. 어머니는 그 날도 아버지께 빌고 또 빌었다.

"동무~애들 잘 지켜주쇼. 다른건 없고 그저 애들 잘 되게 많이 도와주쇼.혼자 심심해도 참으쇼. 정희는 몰라도 정우는 장가보내고 동무곁에 가고싶슴다. "

아버지생일제때 누나와 통화하면서 정우는 어머니가 정희한테 못되게 군다는 말을 들었다. 정우는 전혀 모르고 있었다. 어머니가 우울증이 좀 있어 보이긴 했지만 그 정도 일줄은 몰랐었다. 그 동안 혼자 속썩였을 정희가 불쌍해 정우는 주말에 다시 집으로 갔다.

"엄마~집도 샀고 이제 엄마 병치료 잘 받고 완쾌하는 일만 남았슴다. 나중에 정희 결혼할 때는 내가 다 해줌다. 그리고 장가도 내가 돈벌어 감다. 엄마는 아무생각 하지마쇼.외국은 고등학교 졸업하면 다 혼자 나가 아르바이트 하면서 산답데다. 우리는 엄마손에서 행복하게 컸지므 그런거에 비하면. 그리고 정희,니 엄마곁에서 고생하는거 다 안다. 한두달만 고생해라."

"내 무슨 고생이요. 내 엄마이기도 한데 ㅎㅎ.집세랑 가스비랑 걱정마오. 오빠는 집대출돈 갚는 거에만 신경쓰우. 엄마 항암치료도 안 끊기고 계속 하게 할테니까~그리구 하나밖에 없는 오빠를 믿지 누굴 믿겠소. 그치?"

오누이
는 옥자앞에서 다정한 남매의 모습을 두 눈으로 확인시켰다. 우울증에 시달리다 보니 늘 쓸데없는 생각만 하셨다.

"우리 애들이 내 항암치료돈때문에 나중에 싸우지 않을까? 애들 싸우면 난 저 금목걸이 귀걸이 팔고 정우아빠 남긴 집에 가서 혼자 살다가 죽겠다"

"정희 월급타서 집세내고 생활비 하고 항암주사 병원비 내고 전화비내고 그러다가 나중에 지 오빠한테 집세도 다 내 냈다면서 정우랑 싸울가바 젤 걱정이다. 오누이 사이 안좋아지면 어쩌니"

"우리 정우~여자집에서 내 아프단걸 알고 반대하면 어찌니? 내 일찍 죽는게 낫잴까? 우리 정우한테 아무 부담없으면 그 집에서도 좋아 하겠는지 어찌 아니?"

옥자는 이런 상상으로 매일 세월을 보낸다. 이런 말을 들을 때 마다 홍매는 이모한테 쓸데없는 생각하지말라고 소리쳤다. 자식들한테 일어나지도 않는 일을 왜 혼자 상상하냐고~ 그런 쓸데없는 오두방정 떨다가 진짜 애들이 그렇게 되게 하고 싶냐고~그리고 그럴 애들이냐고~ 입장바꿔 이모라면 형제랑 그렇게 싸우겠냐고~ 옥자는 홍매의 나무람에 눈물만 흘린다. 애들한테 도움이 안돼서 그런 생각밖에 안든단다.

"이모~정희한테 돈 벌어서 정우 집대출 같이 갚아라고 말했다면서요?"
"돈 모아서 대출갚는거 도와줘야지~어찌니~"

"이모~그런 말 왜해요? 이모는 삼촌이 집살때 돈모아서 집대출 같이 갚아 줬어요? 아직 결혼안한 애들이 지만 오빠 집대출 돈 모아서 먼저 대주면 좋은 거지만 이모가 정희한테 그런 말까지 하는건 좀 너무 한것같아요. 정희기분은 생각 안하세요? 혼자 밤늦게까지 돈 벌어 오빠 도와주느라고 이제 한창나이 24살에 친구들 만나 놀구도 싶고 이쁜 옷,좋은 거 사고 싶을 나이인데~그런거 꿈도 안꾸고 묵묵히 오빠한테 부담안주느라고 돈 벌어 생활하는 애한테 왜 그래요?"

"정희한테 막 욕하고 그런 다음에 후회많이 한다. 좀만 참을걸~그런 말 하지말걸~근데 짜증나면 참을수가 없어서~집에서 밥해놓고 애 기다리다가 오늘은 웃으면서 기분좋게 마주해야지 생각하고 있는데 갑자기 자꾸 나두 모르게 그런거 어찌겟니."

옥자도 알고 있다. 정희가 많이 서운해 할거라는걸...하지만 함께 살지 못하는 아들한테 더 집착하게 되는 거 어쩔수가 없다. 짜증나고 화가 치미는 걸 늘 함께 있는 정희한테 분풀이를 하고 있다는 걸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컨트롤이 잘 안돼서 화를 내고 후회를 많이 한다. 정희도 알고 있다. 그래서 꾹꾹 참는다.

주말에 집에 갔다가 월요일날 출근한 정우는 일하는 내내 자꾸만 어머니와 정희가 신경이 씌였다.

~!!!!
온몸에 전기가 통하는 느낌이 들었고 정우는 반사적으로 기계에서 손을 뗐다. 깜빡깜빡하던 정신이 휙 돌아오면서 오른 손에 말못할 통증이 몰려왔다. 오른쪽 손가락을 보니 손톱이 빨갛게 물들었고 손가락끝양쪽으로 피가 툭툭툭 흐른다.


~~~ 저도 모르게 신음소리가 입에서 나왔고 주위에 일하던 사람들이 막 뛰여와서 정우의 손을 살핀다. 순식간에 손가락이 기계에 내리 눌리운것이다. 기계가 아래위로 딱 맞붙는것이 아니고 0.5센치 정도 공간을 두고 물건을 짖눌러 압축하는 기계에 오른쪽엄지손가락끝이 낑겨눌렸런것이다.


회사 대리가 응급처치를 일단 해주고 차에 태워 병원으로 달려갔다. 엑스레이를 찍어보니 엄지손가락끝 뼈가 부서져서 수술을 해야한단다. 여러가지 검사를 마치고 응급수술을 했다. 다행히 수술이 잘 됐고 신경을 안 다쳐서 감각이 빨리 돌아올거라고 한다. 손가락에 힘을 주면 안되니까 2주정도 입원해 있다가 검사해보고 퇴원하고 물리치료 몇달 받아야 한단다.

정우는 정희한테 전화를 해서 자초지종을 말하고 회사에서 병원비를 대겠지만 혹시 모르니 돈 필요하게 되면 너한테 전화하겠으니 그 때 어머니 모르게 오빠 카드를 찾아서 돈뽑아 보내달라고 했다. 정희는 홍매한테 오빠가 다쳤다는 말을 했고 어머니한테는 말안하기로 했다고 한다.

홍매는 어머니 순자에게 전화를 걸어 주말에 같이 병원에 가보자고 했다. 순자는 일 끝내고 주말에 정우가 입원해 있는 병원으로 갔다. 병실에 들어서서자 오른쪽 손가락부터 팔까지 두껍게 붕대를 감고 앉아 있는 정우를 보자 눈물부터 흘린다.

"아이구 이게 얼마나 아팠겠니? 살점이 조금 떨어져도 아픈데 뼈 부서졌다는게 말이 되니? 손가락이 안끊어져서 정말 다행이다. 손가락 다쳤다고 해서 얼마나 놀랬는지 에휴~잘 먹어야 빨리 낫는데 병원에서 혼자 어떻게 하겠니."

"마다매 이제 안아픔다.걱정마쇼. 아직 젊었는데 하하하 요런거 갖고 무슨~그리고 여자친구 퇴근하고 하루건너 옴다. 걔네 회사가 좀 멀어서 하루건너 와서 머리두 감겨주고 도시락두 사오고 밖에 나가 먹고싶은거 사먹기도 하고...괜찮슴다."

"이그~애두 맨날 그저 괜찮슴다 괜찮슴다. 니 아홉고개는 왜 이렇게 힘들고 아픈 일만 생기니~빨리 올해 지나가서 나쁜 일들이 다 사라졌음 좋겠다. 어찌 딱 12월 첫날에 그렇게 다쳐갖고 아버지생일제에도 갔다왔다며~그래도 어쩌겟니. 아버지 지켜줘서 손가락 안끊어지고 요만큼 다친거라고 생각하자."

"~그렇게 생각함다. 29살 아홉고개래서 올해 지나면 다 잘되겠지머. 하하하"

하하하 웃는 정우손을 꼭 잡고 순자는 그저 더 많이 안다쳐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웃는거 보니까 마음이 놓인다."

어머니가 알면 기절하시든지 뭐 일이 날것같아서 말 하지 말라고 순자도 말한다. 옥자가 가슴아파하는 걸 눈 뜨고 또 못볼것같아서 였다.

2주 뒤에 퇴원을 하게 되자 정우는 옥자에게 회사에서 일하다가 넘어져서 팔을 다쳤다고 한다. 붕대를 어차피 꽁꽁 팔까지 동여맸으니 거짓말이 통했다. 팔에 금이 살짝 가서 회사에서 치료비 다 대주고 월급도 꼬박꼬박 나오니 걱정말라고 했다. 회사에서 치료비 다 대줬고 일단 2개월 휴가를 준다.월급도 나오니 정우도 집에서 쉬고 있는게 조금은 마음이 놓인다. 야간 수당 이런거 생각하면 빨리 나아서 출근하고 싶지만~어쩔수 없는 일이 였다.

어영부영 또 한해가 다 지나가고 2015년이 되였다. 한동안 정우랑 정희랑 함께 살게 되자 옥자는 무척 기뻐한다. 언제 짜증부리고 화냈나 싶게 매일 웃는 얼굴로 즐겁게 살아가고 있다. 정희는 어머니의 잔소리를 안들어 좋지만 아들한테 너무 집착하는 어머니를 보면서 한숨을 지을 때가 한두번이 아니다.

"엄마~너무 아들아들 하지마쇼. 결혼하면 며느리 싫어함다."

"결혼하면 안그런다. 그래서 결혼전에 이렇게 하는거지"

"
어이쿠~과연 그럴까? 우리 엄마 히히히" 정희는 못믿겟다는 식으로 고개를 갸우뚱해보이며 어깨를 으쓱한다.

너무 오랜만에 정우는 어머니와함께 병원으로 갔다. 집에서 노니 어머니와 병원을 함께 갈수 있어서 그게 또 좋았다. 늘 병원 가는 날이면 걱정됐었는데... 병원에 가서 교수님을 따로 만나 물어봤다.

"항암치료 시작한지 2년이 넘었자나요. 솔직히 같은 병으로 항암치료 받은 분중에서 제일 오래 살고 계시거든요. 지금 쓰는 약이 내성이 생기는것같아요. 저번에 피검사해봤는데 좀 안좋네요. 조만간 약을 바꿔야 할것같아요."

"사실 저번에 중국에 계시는 외삼촌이 유명한 의사를 찾아서 중약한번 써보자 했거든요. 근데 그 중의가 하는 말이 상태가 그 정도면 중약도 고치기 힘들다고 쭈욱 그기서 항암치료받는게 좋을 것 같다고 해서 포기했습니다."

"어머님이 잘 버텨주시니 좋은 거죠. 내성이 생겨서 좀 걱정되긴 하지만 잘 버텨주실거에요. 길어서 2년이라고 했었자나요 처음에~근데 지금 잘 버티자나요. 또 일년 지켜봅시다. 어머님 믿어 봅시다. 괜찮으실거에요. 어머님이 워낙 강하신것같으니"

교수님이 웃으시며 괜찮을 거라고 하신다. 내성이 생기면 약을 바꿔야 하고 약을 바꾸면 약이 몸에 맞을지 안맞을지 모르니 그게 또 걱정이다. 부작용이 생기면 또 힘드실텐데...그래도 잘 버터주시는 어머니가 그저 고마울 뿐이다.



"오빠~이 색상 어때? 엄마 오빠 이거 잘 어울릴것같지?"

"웅 깔끔한것같네. 입어봐라"

음력설쇠고 여자친구 집에 인사를 가기로 했다는 말을 듣고 옥자와 정희는 너무 기뻤다. 그래서 정희가 쉬는 날 오빠 옷 한벌 사주고 싶다고 해서 쇼핑을 나온것이다. 깔끔한 연블루색셔츠에 정장겸 캐쥬얼로 입을수 있는 까만색 겨울 반코트를 사줬다. 정우가 돈 내려고 하자 기어코 자기가 사주겠다면서 정희가 돈을 지불했다.

음력설을 청주에 있는 큰외삼촌에 집에서 쇠기로 했다. 친가쪽 식구들은 전부 중국으로 가서 올해는 편하게 청주에서 며칠 설쇠고 정월 초 3일날 청주에 사는 윤희의 어머니를 만나러 가기로 했던 것이다.

음력 초삼일~아침부터 옥자는 아들 셔츠를 다림질해준다. 너도 나도 정우에게 잘 하고 오라고 응원한다. 윤희집으로 가는 아들을 문밖에 까지 나와 바래다 주며 옥자는 했던 당부 또 하고 반복한다.

"윤희 부모님 앞에서 묻는 말에만 대답하지 말고 남자가 메케사다는 소리 안듣게 말도 똑똑하게 잘 하고 웃기도 잘 하고 엉덩이 가볍게 움직이고 눈치도 잘 보고 그리고 엄마 아프다는 말 하지마라. 속이라는건 아니지만 처음으로 가는 데 그런 말 해서 점수깍이지 말고"

"엄마~아들 못믿슴까?ㅎㅎ 점수 깎이든 싫다고 하면 그만 두면 되재? 이렇게 멋있는 사위재 퇴짜주면 어디가서 찾는가? 그리구 세상에 반이 여잔데 아들 장가못갈가봐?ㅋㅋ"

"야르 바라~무슨 그런말 하니. 엄마 믿지. 믿는데. 안 말하는게 좋겠다"

"엄마~윤희 다 말했슴다. 오래 전에...걱정마쇼."

정우의 말을 듣고 옥자는 가볍게 안도의 한숨을 내 쉬였다. 괜한 걱정을 하고 마음 조였나 싶어서 정우를 보며 활짝 웃었다. 툭툭~아들 어깨를 가볍게 두드리며 어서 가라고 한다.

음력설을 잘 쇠고 집으로 돌아온 옥자와 정희는 정우한테 전화를 걸고 싶었지만 억지로 참았다. 그리고 언제 전화가 올까 핸드폰만 쳐다본다.

터미널에서 안산으로 가는 버스가 왔다. 터미널까지 바래다 준 윤희와 가볍게 포옹하고 꼭 잡았던 윤희의 손을 놓고 버스에 올랐다.

" 며칠 있다가 올게"

손을 흔드는 윤희의 얼굴에도 차창밖으로 손을 흔드는 정우의 얼굴에도 웃음꽃이 피여있다. 버스가 출발하자 정우는 핸드폰을 꺼냈다. 씨익~정우는 입이 찢어지게 웃어보이고는 어머니한테 문자를 보냈다.

"
버스탔슴다. 윤희어머니 엄마를 만났으면 합데다.ㅋㅋ"

휴대폰을 호주머니에 집어 넣고 등을 의자에 기대여 앉아 눈을 감았다. 씨익~또 다시 입고리가 귀 잡으러 간다. 어머니~어쩌면 어머니한테 효도할 일이 곧 생길것같습니다. 그저 아무걱정 하지 마시고 지금처럼 오래오래 곁에 있어주세요. 이렇게 태여나게 해주고 이렇게 잘 키워주시고 사랑하는 착한 윤희도 만나고 부모님 은혜 이제부터 제가 다 갚을 지는 모르겠지만 최선을 다 해 노력하겠습니다. 아버지에게 효도못한거 죽어서도 후회하겠지만 어머니까지 아무것도 못해주고 보내면 그 때는 정말 그 어떤 행복이 찾아와도 정말로 행복해 하며 살수 없을것같습니다.

무섭고 두려운 말- 안녕 이라는 두 글자는 영원히 말 할수 없지만 사랑한다는 말 고맙다는 말은 자주 해드리겠습니다. 치료 잘 받고 지금처럼 잘 버텨주세요. 물질적으로 크게 해드리지는 못하겠지만 사소한 행복, 즐거운 추억 많이 만들어 드리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사랑합니다. 어머니!

========================

요즘 항암주사 약바꾸고 이모는 부작용으로 많이 힘들어 하고 있습니다. 메슥거리고 머리가 아파 잠도 제대로 못 자고 식사도 잘 못하고 계세요. 그래도 아들이 주말에 오면 아들앞에서 억지로 웃으면서 맛있게 밥먹는 척 한답니다. 아들은 다 알고 있는데~힘들어 하는 어머니께서 억지로 웃으시며 괜찮다고 하고 있으니 아들은 또 속상한 티를 낼수가 없어 합니다. 이런 두 사람의 마음이 똑같지 않을까요? 정우는 아프시더라도 지금처럼 오래오래 쭈욱 곁에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이모는 아프고 힘들지만 사랑하는 아들 곁에 오래오래 남아서 맛있는 밥 한끼라도 더 지어주고 싶다고 생각하고...어쨌든 서로의 곁에 오래오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죠. 두 사람이 바람이기도 하지만 지켜보는 모든 사람들의 바람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주말에 이모집에 다녀왔어요. 주방 냄비에는 먹다 남은 녹두죽이 말라붙어 있더라구요. 맛있는 고기 사서 먹었어요. 다른 사람이 곁에 있으면 억지로라도 먹으니까~많이 드시고 힘내셨으면 하는 마음에 자주 가게 되네요.


부생모육 그은혜는 하늘같이 높건만은

청춘남녀 많은데도 효자효부 없는지라

출가하는 새아씨는 시부모를 싫어하고

결혼하는 아들네는 살림나기 바쁘도다

제자식이 장난치면 싱글벙글 웃으면서

부모님이 훈계하면 듣기싫어 외면하고

시끄러운 아이소리 듣기좋아 즐겨하며

부모님이 두말하면 잔소리라 관심없다

자녀들의 오줌똥은 손으로도 주무르나

부모님의 흘린침은 더럽다고 밥못주고

과자봉지 들고와서 아이손에 쥐여주나

부모위해 고기한근 사올줄은 모르도다

개병들어 쓰러지면 동물병원 달려가나

늙은부모 병이나면 노환이라 생각하네

열자식을 키운부모 한결같이 키웠건만

열자식은 한부모를 귀찮다고 생각하네

자식위해 쓰는돈은 한도없이 쓰건만은

부모위해 쓰는돈은 한푼조차 아까우네

자식들을 데리고는 외식함도 자주하나

늙은부모 모시고는 외식한번 힘들구나

그대몸이 소중커든 부모은덕 생각하고

내사람이 소중커든 그부모를 존경하라

가신후에 후회말고 살아생전 효도하면

내자신이 복을받고 자녀들이 효도하네.

인터넷에서 퍼온 글입니다. 효도가 크고 부담스러운게 아닌것같아요. 그저 사소한 행복을 느낄수 있는... 사소한 일상을 많이 함께 하고 안부전화 자주해드리고 손잡고 시장갔다오고 밥먹고 동네산보 다녀오고 휴가 때 모시고 휴가 함께 가고 저녁에 잠자기 전 어깨한번 주물러 드리고 발한번 씻겨드려 보고~찾아보면 효도할 일이 참 많은데 그동안 너무 무심했던게 아닌지 반성해봅니다. 오늘 저녁 저도 어머니한테 전화해야겠어요.주말에 동대문구경이나 가자고~좋아하겠죠?

그동안 부족한 글 끝까지 읽어주셔서 너무 감사드립니다. 추천해주고 댓글 달아주신 많은 분들 잊지 않고 기억하고 있습니다. 많이 힘이 되고 고마웠습니다. 한분한분 닉네임쓰려니 글이 너무 길어서 안쓸게요ㅜㅜ 다시한번 고맙다는 말씀드리고 싶습니다.정말 고마워요^___^ 그리고 추천만 하고 가신 몇분들도 고맙습니다. 잊지 않을게요. 여러분 모두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추천 (11) 선물 (0명)

IP: ♡.239.♡.7
함부르크 (♡.2.♡.229) - 2015/04/22 00:57:27

이야기 막회 잘 읽었습구마 !

한마디로 감동 먹었습구마,

다른 이야기들도 줄창 등장하기를 기대하겠습구마!

레드체리 (♡.239.♡.7) - 2015/04/26 20:18:51

막회에 일빠로 댓글 달아주시고 함부르크님 너무 감동입니다^^새로운 글 조만간 올릴거에요. 그 때도 많이 들려주세요.항상 행복하시고 좋은 일만 가득하길 바랍니다.건강하세요^^

내고향연길 (♡.239.♡.166) - 2015/04/22 07:09:48

추천! 부디 이모님께서 올 한해도 건강하게 지내시길 바랍니다.

레드체리 (♡.239.♡.7) - 2015/04/26 20:20:14

내고향연길님 막회에도 댓글 달아주셔서 고맙습니다. 덕담 감사합니다.님도 늘 행복하시고 건강하세요^^

바닷가조개 (♡.249.♡.43) - 2015/04/22 10:01:05

올해 정우는 아마 결혼을 하겠죠? 그랬으면 하는 바램이라... ^^

정희가 많이 힘들거 같은데, 아마 딸이라서 엄마가 그랬을거 같애요.. 남존녀비사상보다도, 딸이니깐,, 내 모든 감정을 장식하지 않고 그대로 표달하다보니 정작엔 정희가 서운해하는것 같네요..
아들은 있으면 마음이 든든하고 딸이 있으면 마음이 따뜻해지는거 아닐까 싶습니다.

옥자는 아마도 자기는 여기저기에도 쓸모없는 인간이라 많이 느낄거에요..
내 반쪽을 잃어 내 마음은 어디에 의지해야 할지도 모르겠고, 다들 할일 있어 바쁜데, 나는 어디도 쓸모없는 인간 같다는 생각..
몸이나 성했으면 하루종일 바삐 일하느라면 슬픔도 소외감도 사라지련만... 것도 아니라 참 힘든 시일을 보내는거 같애요..ㅠ.ㅠ

오늘이 막회라니 참 아쉽네요...
홍매씨 글솜씨 참 대단한거 같애요.. 제3자의 입장에서 글쓰기란 일인칭보다도 많이 힘든 일인데...
정우네 가족 스토리를 이렇게 섬세하게 묘사할수 있다는게 ..
다른 글로 또 뵈요~

레드체리 (♡.239.♡.7) - 2015/04/26 20:31:06

바닷가조개님 오늘도 긴긴 댓글 너무 고맙습니다. 정우는 사돈보기 준비중이구요 정희는 열심히 돈벌고 있습니다. 결혼 올해안에 할수 있을것같네요.바닷가조개님 말씀처럼 아들이 있으면 마음이 든든하고 딸이 있으면 마음이 따뜻할것같아요~예전에 저의 어머니는 아들 있는 사람 엄청 부러워하시더니 요즘은 딸이랑 손잡고 팔짱끼고 놀러 다니면 친구같고 의지되고 너무 좋다고ㅋㅋ아들이 였으면 이런 행복도 못누릴거라고 하시더군요ㅋ. 너무 아들아들 노래불러서 조금 서운했었는데 지금은 저도 행복합니다.

저의 이모는 아프니까 별의별 생각 다 드나봅니다.사람이 생각하는게 먼저 좋은 생각안하자나요.나쁜생각 안좋은 상상 그런걸 먼저하나봅니다.일이라도 하면 진짜 남편잃은 슬픔도 잠시나마 잊을수 있겟건만 하루종일 혼자 집에 있으니 별의별 생각이 다 드나봐요. 곁에서 많이 애처럼 다독여주고 그래야 조금 웃어요ㅜㅜ

저도 아쉬워요. 많은 분들이 글 읽어주시고 많은 분들이 댓글달아 응원해주고 추천눌러주시고 글쓰는동안 행복했습니다.
아쉬운 마음때문에 자꾸 모이자에 오고싶어 질지도 모르겠어요.ㅋㅋ

다른 글로 자작방에 또 왔을 때 바닷가조개님 또 뵜으면 너무 기쁠것같아요.
바닷가조개님 늘 행복하고 즐거운 날들만 있길 바래요. 건강하세요^^

아들애엄마 (♡.69.♡.81) - 2015/04/22 10:15:27

그냥 감동 그자체임다.
다시한번 인간이라는거 가족이라는거 내 주변을 생각해보는 계기이기도 합니다.

수고하셧슴니다~,그리고 감동과 사색을 주신거 감사합니다.
이제부터는 정말로 좋아졋으면 기원하는바입니다..
님도 어머님과 좋은 추억 많이 하시며 햄카세요.

레드체리 (♡.239.♡.7) - 2015/04/26 20:33:46

아들애엄마님 마지막회에서 또 뵈서 더 기뻐요^^
주말에 저도 어머니랑 시내구경 잘 했습니다. 좋은 추억 만들었네요.ㅋㅋ
아들애엄마님 가정에 좋은 일들만 생기길...그리고 행복한 날들만 있기를 또 행운이 늘 함께 하시길 바랍니다.

진해마미 (♡.220.♡.206) - 2015/04/22 10:35:44

이휴 정말 남편을 잃은 충격이 너무너무 크네요 그나마 아들 딸이다 너무 너무 효자고 착해서 다행이네요 ,~~형제들 사이도 너무 보기좋고요 ,,,어머니라도 부디 꼭 바꾼약이 효과가 나타나서 기적이 일어나서 정우네 가족 이젠 행복한일만 만땅하길 바래요 ~~글읽는동안 부모님들형제들이고 참 화목한 가족이라고 느낄수 있어요 그만큼 우리 엄마아빠가 잘살아서 덕을 쌓은거지요 ..막회보니깐 아쉽네요 ~혹시 시간되시면 다음실화 또 기대할게요

레드체리 (♡.239.♡.7) - 2015/04/26 20:37:30

진해마미님 막회에도 뵐수 있어서 너무 기분이 좋네요. 이모가 받은 충격 말못할 만큼 크겠지만 다행이 곁에 든든한 아들딸이 있어서 진짜 다행인것같아요. 저도 가족들도 바꾼약이 말 잘들어 좋은 결과 나타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응원감사합니다. 님가족에도 언제나 행복과 행운이 늘 함께 하길 바라겠습니다.새 글 갖고 왔을 때 그 때 또 뵜으면 좋겠어요.늘 건강하세요^^

남윤 (♡.47.♡.168) - 2015/04/22 13:59:07

참 감동적인 글 이였습니다.홍매씨 글을 보면서 많은 감동을 받았습니다.수고가많으셧습니다.또 다음글을 기대할게요.

레드체리 (♡.239.♡.7) - 2015/04/26 20:39:21

남윤님 막회에도 들려주셔서 너무 감사해요.짧은 댓글이지만 너무 큰 칭찬해주셔서 부끄럽습니다.남윤님도 항상 행복하시고 건강하세요^^ 새 글 갖고 오면 그 때 또 뵈요^^

유학천사 (♡.136.♡.59) - 2015/04/23 16:14:03

정말로 감명있게 많은 사색과 추억을 일으키는 좋은 실화입니다. 갑자기 남편이 돌아가셔서 우울증까지 걸린 옥자어머님 마음 이해할것같습니다.그리고 그기에맞춰 열심히 효도하는 아들,딸 기특한 모습보면서 자책하기도 합니다.요즘 모든 젊은이들이 다 부모님들께 정우.정희처럼만 할수 있는 애들 정말로 희소합니다.거기다가 이렇게 아름다운 이야기를 너무나도 감동잇고 실감하게 이쁘게 써준 조카--홍매씨가 더욱더 멋집니다.인젠 좋은 일만 가득하길 기원하구요.착하고 재간있는 홍매씨 앞으로도 문학솜씨를 발휘하여 좋은 글들을 올려주시기 기원하겟습니다...그동안 넘 수고하셧구요, 맬맬 건강히 행복하게 보내길 기도합니다^^

레드체리 (♡.239.♡.7) - 2015/04/26 20:47:42

유학천사님 안녕하세요^^언제나 진심가득한 댓글 막회에도 읽어볼수 있어서 너무 기쁩니다. 제 외사촌동생들이 많이 착하고 이쁩니다. 가난한 집 자식이 일찍 철든다고 하더라구요.그래서 그런지 몰라도 아이들이 참 순수하고 그렇습니다ㅋ옛날엔 왜 그렇게 다들 못살았던지 ㅜㅜ 이제 조금 살만해지니까 이런 고통을 저의 집안에 내려주시네요. 그래도 주위에 효자효녀들이 많을겁니다. 제가 칭찬에 많이 약해서 (~,~)* 칭찬 감사합니다. 더 열심히 글 써서 새 글 갖고 오겠습니다. 그 때도 응원많이 해주세용^^유학천사님도 매일매일 행복하시고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당^^

미츠 (♡.172.♡.237) - 2015/04/24 00:56:06

허무하고 황량하고 아픈 이모 심정 단어로 설명할길 없겠지..
하루를 살더라도 마음이라도 들볶이지말고 살아야되는건데..
뭐하나 봤더니 어느새 작품하나 완결이구나 수고했어~

레드체리 (♡.239.♡.7) - 2015/04/26 20:54:07

누군가했다ㅋㅋ모이자 아이디 찾았어?ㅋㅋ벌써 막회까지 다 썼다. 울 이모 물어본다. 너 언제 쉬는 날 같이 오래.애기데리고ㅋㅋ입원했을 때,장례식때 고마웠다고~정신없어서 인사도 제대로 못했다면서 밥한끼 사주시겠대.ㅋㅋ다음에 같이가장^^ 맨날 톡하다 여기서 보니 또 쫌 신선하면서 이상하다?ㅋㅋ

ging (♡.225.♡.230) - 2015/04/28 13:52:49

오늘 마지막3편 한꺼번에읽었슴다
맘이참 복잡하고 첨에 님한테 리플썼던것처럼 오늘도 뭐라고
리플적어야할지모르겠슴다
읽으면서 이건 실화가 아닌 자작글이고 해피엔딩일거라고
몇번을 나절로 생각했는지모르겠슴다
저한테 많은 생각을 주는글로 오래 남을같슴다
글쓰시느라 수고하셨슴다

레드체리 (♡.239.♡.7) - 2015/05/04 13:13:38

ging님 오셨네요. 저도 이모도 동생들도 가족모두 현실을 받아들이기 힘들었습니다. 꿈같다고 해야할까요.
해피엔딩을 보여드리지 못해서 저 또한 아쉽고 그러네요. 끝까지 읽어주시고 댓글달아주시고 너무 감사드려요.
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canE (♡.249.♡.168) - 2015/05/01 21:31:32

ㅎㅎ호

강니 (♡.214.♡.35) - 2015/05/04 09:34:28

오늘은 이래 쉽게 되는 로그인이...
글 읽으면서 나도 몰래 미소짓게 되는 남매의 가족사랑이여,
새약이 이모님께 잘 맞어 오래오래 아들딸들이랑 행복하게 보내시길...

레드체리 (♡.239.♡.7) - 2015/05/04 13:20:35

강니언니~언니 저번날에 흥분해서 로그인이 잘 안됐나봄다.ㅋㅋ
고맙슴다. 약이 몸에 잘 안맞는지 요즘 아프다는 곳이 어찌많은지~
어제 그저께 민속촌 같이 갔더니 애처럼 그렇게 좋아합데다.
언니두 부모님 모시고 오래오래 행복하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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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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