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날의 로맨스 - 7회

썅썅 | 2015.04.25 09:25:34 댓글: 6 조회: 2935 추천: 4
분류연재 https://life.moyiza.kr/mywriting/2662189

한여름날의 로맨스 - 7회

죽는다는건 무엇을 의미하는건가..
다시는 볼수도 느낄수도 없다는건가..


떨어진 핸드폰에서 영애의 목소리가 크게 세여나왔고 나는 정신이 들면서 우와주왕 떨어진 폰을 주으려다 앞에 놓인 물컵을 뒤쏟았고 젖어드는 치맛자락을 먼저 닦아야하는지 아님 핸드폰을 주어야할지 갈팡질팡하였다.


<괜찮아?>


앞에 남자가 내곁으로 다가왔고 나는 애써 웃음을 쥐여짜느라 노력하였지만 그건 울음보다 못한 어색한 웃음이였을거다.
핸드폰을 주어 내손에 쥐여준다.
차가운 내 손감촉에 의아한듯 다시 한번 나를 쳐다보았고 나는 영애한테 내일 보자는 말만 남기고 전화를 끊엇다.


<무슨일있어?>
<아니에요>


고개를 숙여 엎지른 물을 닦느라 하였지만 눈앞이 점점 뿌여지면서 흐릿한게 잘 보이지않았고 나는 고개를 들수가 없었다.
고개를 드는 순간 눈물이 주르륵 흘러내릴것같았고 나도 내가 왜 이렇게 눈물이 나는지 알수가 없었다.
기껏 몇번 보지 못한 여자애인데 그냥 혁이 동생이라는 이유때문인지 아님 젊은 여자애의 청춘이 아까워서인지 나는 정답을 찾을수가 없었다.


냅킨 한장이 내앞으로 다가온다.


<고맙습니다.>


고개를 숙여 나즈막하게 입을 열었고 한참의 침묵후에 나는 고개를 들었다.



<아~ 배부르다>


<이집 요리 맛잇지?>


솔직히 맛이 어떤지 아무 기억도 없다.
다만 좀전의 실수는 없었듯 더이상 묻지않고 자연스레 다른 대화로 이어가는 앞의 남자의 배려가 고마웠고 나또한 좀전의
실수를 마무하기 위하여 머리를 끄덕였다.


<비싼집이라서 맛있을거야 허허>


그런가?


<아, 정말.. 실례인건 알지만 혹시 나이가?>



세번의 만남이였지만 상대방이 남자이고 이름이 김우진이라는것 이외 나는 아는게 하나도 없었고 상대방 또한 마찬가지일
거다.



<서른살이에요>
<엥? 나보다 한살 이상?>


놀란건 나도 마찬가지이다.
꼬박꼬박 존댓말을 했는데 나보다 한살이나 어리다구..


<기껏 스물여섯정도로 봤는데..>


믿어지지가 않는지 나를 쳐다보면서 연신 중얼거린다.



<칭찬으로 들을게요>
<왜 동안으로 생겨서 사람을 헷갈리게 하지?>


동안인게 마치 내 잘못인듯한다.


<헷갈리게 해서 죄송하네요>


훗하고 웃음이 튀여나온다.
기분좋은 그 웃음에 나는 멀뚱히 앞의 남자를 바라보았다.
치아가 하얗고 가쯘하는게 참 잘 생겼다.


<우리 그냥 한살차이인데 말 놓지뭐>


마치 내가 이득보는 장사라도 하는듯하다.


<여태 놓은거 아니야>


나는 눈을 흘겼다.
그러네 하면서 허허거린다.
왠지 나보다 한살 어리다고 생각해서인지 나는 앞에 남자가 더이상 남자가 아닌 동생으로만 보였고 위협적으로 다가오지
않았고 많이 느슨해졌다.


생각보다 괜찮은 저녁식사였다.
중간중간 나의 멘탈이 의지 상관없이 문득문득 저멀리 떠난걸 빼놓고는 우진이라는 남자도 재밋었고 별로 지루하지 않은
식사하였다.

다음은 기약하지 않은채 우린 각자 헤여졌고 돌아오는 택시안에서 나는 혁이 동생 수진이를 떠올렸다.


혁이한테 수진이가 어떤 존재인줄 너무 잘 알기에 수진이의 죽음이 혁이한테 어떤 타격과 슬픔으로 다가갈지 나는 생각하는것만으로 가슴이 먹먹해났다.


통화기록중에서 혁이 핸드폰번호를 찾아내였다.
친구로서 안부의 통화는 괜찮은거라고 내 자신을 합리화시키고 몇번의 망설임끝에 끝내 포기하고 말았다.
어떤말로도 위로가 되지않을거다.



온저녁 나는 이런 저런 꿈에서 시달렸고 이튿날 깨여났을때 내 머리는 허리멍텅하는게 너무 무거웠다.
출근해서 영애입에서 또 어떤 끔직한 사실을 듣게 될까 생각하니 두려움부터 앞서는게 출근길이 고역같았다.



<야~야~ 혁이 동생 잘 알어?>


과연 나는 출근하자 영애한테 수진이 소식을 듣게 되였다.


<몇번 본적 있어>
<예뻐?>
<응>
<걔가 자살이래?>
<뭐?>



이건 나로서도 용납되지 않는 사실이였다.
꽃다운 나이에 뭐가 아쉽다고 자살 시도를 하여 자신을 죽음으로 내모는지?



<왜?>
<그건 나도 잘 모르고 하여턴 아파트위에서 뛰여내렸데ㅉㅉ >


자살할 용기로 왜 살아가지못할까?
수많은 의문이 내 머리속을 멤돌았고 지금 당장이라도 28층으로 쫓아올라가고 확인하고 싶었지만 나는 애써 담담한척 자리에 앉았다.


<영애야, 그게 언제일이야?>


돌연 머리속으로 뭔가 불쑥 떠올랐고 나는 사무실이라는것도 잊은채 버럭 소리를 질렀다.


<뭐?>


영애가 끔쩍 놀란다.


<혁이 동생..>
<아~~ 네가 출장가던 그날일걸..>


두눈을 질끈 감앗다.
바로 그날이였다.
술이 잔뜩 취하여 전화하던 그날이였다.


<야, 어디가~>
<잠깐 나갔다 올게>


아픈머리가 진통제 없이는 버틸수가 없을거같았다. 바깥의 시원한 공기를 마셔야 숨통이 트일것같고 머리가 맑아지면서
살수있을거 같았다.

띵하고 엘리베이트문이 열린다.
고개를 숙여 안으로 들어갔고 1층 버튼을 누르려고 할때 아마 좀전에 내가 내림 버튼을 잘못 눌렀는지 엘리베이트는 위로
올라가고
있엇고 28층에서 뚝 하고 멈춘다.
같이 탑승한 사람들이 하나둘 내리고 나혼자 내릴지 말지 망설일 순간 문이 닫히려 하고 나는 황급히 앞으로 한발자국 내디
뎠다.



잠깐만 보고가자.



일부러 볼일있는것처럼 나는 여기저기를 기웃거렸고 혁이 회사 앞까지 왔을때 일부러 발걸음을 늦추면서 안으로 힐끔
거렸다.



<누구 찾으세요?>


기웃거리는 내가 수상한지 안내데스크 직원이 한마디 물어왔고 나는 고개를 흔들다 혹시 사장님 출근하셨냐고 결국 물었다.



<사장님 오늘 좀 늦을거에요. 혹시 연락처라도.. 제가 전해드릴게요>



<아니에요>



나는 황급히 뒤돌아섰다.

늦게 출근하면 늦게 퇴근하겠지.



온오후 나는 꾸물거렸다. 퇴근할때 마치 바쁜것처럼 잔업을 해야한다고 자리에 눌러앉았고 별로 할일도 없으면서 8시까지
버텼다.

퇴근후 곧추 주차장으로 향하였다.
이 시간에 다들 퇴근하여 주차장은 휑하니 적은 수량의 차들만 남아있었고 나는 일부러 내차를 찾는것처럼 두리번거렸다.
뒷쪽 중간쯤에서 나는 혁이 차를 발견할수 있었다.
다행이 옆에 또 한대의 차가 주차되여있었고 나는 그 사이에 쭈그리고 앉았다.
다른사람들이 보면 내가 도둑인가고 오해할수있을거같았다.



<오빠, 어머님은 괜찮지?>
<....>
<내가 여행이라도 데리고 갈가?>
<됐어.>
<오빠~ 천천히 가..>



환청처럼 내귀에 누군가의 대화가 들려왔고 나는 기다리다 잠이 들었는지 정신이 헤롱하였다.



<어머, 깜짝이야~>


<여기서 뭐하세요?>


내가 차에 기대여 그만 잠이 들었는것이다.
마치 나를 꿰뚫어보려는 혁이 눈길과 마주쳤고 나는 이 상황을 어떻게 해석해야할지 아무리 머리를 쥐여짜여도 적당한
이유가 없었고 그냥
어색하게 웃는수밖에 없었다.


앗..


쪼그리고 앉은 다리에 쥐가 낫는지 나는 일어서려다 그만 비틀거렸고 혁이가 인츰 내팔을 잡고 부축해온다.
나는 또한번 어색하게 웃을수밖에 없었다.


<남의 차곁에서 뭐하시는거에요?>


지난번 나영이라는 여자애는 끝까지 따졌고 나는 할수 없이 친구를 기다린다는 말도 안되는 이유를 대였다.
친구를 왜 여기서 기다리냐고 하였고 혁이는 그만 가자고 차에 오른다.


저멀리 붕하고 떠나는 차 뒤꽁무니를 쳐다보면서 나는 왜 기다렸다는 말을 못했을까 아랫입술을 꼬옥 깨물었다.


이른 아침 신나게 울리는 핸드폰 벨소리에 나는 잠에서 깨여났다.
주말이라 좀 늦게 일어나려고 했는데 이렇게 때를 못맞춰 오는 전화가 너무 싫었다.


<엄마, 오늘 주말이야 >
<이놈의 가스나,퍼뜩 안 일어나>


꽥 지르는 소리가 전화기를 통해 내 귓속으로 들어왔고 고음에 나는 고막이 터지는것같았다.



<또 뭔일이야?>
<해가 중천에 떳는데 다큰 처자가 잠이나 퍼드려자고 에휴.. >
<오늘 아버지 또 담배피웠어?>
<피우던 말던 이젠 상관안한다.>


에휴, 영감노친 또 다퉜구나


한참을 나는 엄마의 잔소리를 들었고 또 한참을 아버지 흉보는 소리를 들었고 그리고 맨마지막에야 오늘 전화의 중점을
들을수있었다.


<혜성이 편으로 내가 고추가루며 말린 채소 좀 보냈다.>
<밥도 안해먹는데 이런건 왜 보내?>


나는 지난번에 한보따리 보낸것도 아직 남아돌아서 온동네 다 퍼주었는데 또 한보따리 보냈단다.


<밥이라도 잘해야 시집이라도 갈게 아니야>


꽥 소리를 지른다.



내가 정말 보란듯이 시집을 가서 엄마 저 잔소리를 내가 결코 막아야지 나는 오늘아침 또한번 굳세게 다짐하였다.


결국 저녁에 나는 사촌동생 혜성이 밥도 사줄겸 물건도 받을겸 시내로 향하였다.
올해 대학 졸업하고 회사에 들어갔다던데 이젠 제법 직장인티가 났다.



<누나는 이쁘지 날씬하지 능력되지 왜 여태 시집을 못가?>

<내가 너한테까지 이런 잔소리 들어야하냐?>
<아니, 나는 그냥 궁금해서..>
<궁금한게 많으면 다친다.>
<쳇..>
<회사는 다닐만해?>
<뭐 그럭저럭>
<봉급으로 살만은 하고?>
<아니, 모자라지.. 여친이랑 데이트도 해야지 기념일도 챙겨야지..휴~~ 힘들어요..>
<너 벌써 여친 있어?>
<누나, 벌써라니..>



그러게.. 나도 대학교 3학년때 혁이를 만났고 대학졸업하고 같이 동거하였으니까..
혜성이가 빠른건 아니구나..


<2차 호프집갈래?>
<아니 됐어, 내일 출근이라 일찍 들어갈래>
<어이구, 착해라>


나는 혜성이 엉덩이를 툭툭 쳐주었다. 징그럽다고 이리저리 피한다.
혜성이를 먼저 보내고 멀뚱히 길가에 혼자 서있다 나는 영애라도 불러 2차 호프나 한잔 할까 궁리하다 한손 가득 보따리를
보고
이내 머리를 흔들었다.
그냥 택시타고 집에나 가자.



주말인지 택시가 잘 잡히지않았고 나는 괜히 엄마때문에 이 고생이라고 툴툴거리면서 엄마를 원망하였다.

엄마가 되야야 엄마심정을 이해한다는데 나로서는 아직 이해할수가 없다.



요즘 내가 좋아하는 드라마 주제곡이 경쾌하게 울린다.

며칠전 내가 바꿔놓은 핸드폰 벨소리다.
한손에 보따리를 들고 다른한손으로 가방에서 핸드폰을 꺼낼려니 여간 힘들지 않았고 가방에서 핸드폰을 꺼내는 순간
벨소리도
뚝하고 멈추었다.
보니 모르는 번호였다.
마침 택시 한대가 잡혔고 나는 문건을 안으로 집어넣고 뒷자리로 앉았다.
좀전에 울리던 핸드폰이 또한번 울렸고 똑같은 번호에 나는 누구냐고 조용히 귓가에 갖다대였다.



<여보세요>

<네.. 여기는 한가인데요>


한가?

지난번 우진이랑 같이 밥먹은 그 한가?


<저희가 영업이 끝날려고 하는데 손님 한분이 너무 취해서..>
<그런데요?>
<단축키 1번에 저장된 번호라 전화를 드리는거에요>


그게 누구일까 나는 잠깐 생각하다 혹시 우진일까 그러나 이내 머리를 흔들었고 택시기사한테 죄송한데 한가로 방향을
돌려달라고 하였다.



<좀전에 저한테 전화하셨죠?>
<아~ 네.. 저쪽으로>


마침 나의 도착은 술취한 손님때문에 퇴근못하는 직원한테 한줄기 빛같은 존재였다.
얼른 나를 안으로 데리고갔고 지난번 같은 방에서 나는 인사불성이 된채 테이블에 엎드려있는 한남자의 뒷모습을 보고 가슴한켠이 아려왔다.


<저 좀 도와주실래요?>


직원의 도움으로 나는 택시를 잡았고 나란히 뒤좌석에 앉았다.
택시기사의 어디로 모실가요 하는 말에 잠깐 머뭇거렸다.
집이 어디인지도 모르는데 그렇다고 호텔로 데리고 갈수도 없고 긴 망설임끝에 나는 집주소를 불러주었다.
또한번 택시기사의 도움으로 3층까지 끙끙 올라갈수 있었고 침대에 눕히는 순간 나는 진이 쫙 빠지면서 곁에 털썩
누워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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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4) 선물 (0명)
IP: ♡.28.♡.2
핑크빛바램 (♡.50.♡.249) - 2015/04/26 06:17:11

잘보았습니다...왜 이제야 올리셨나요?엄청 기다렸는데.....추천요

썅썅 (♡.28.♡.2) - 2015/04/27 11:27:21

핑크빛바람 님 :

재밋게 잘 보았어요? ㅎㅎㅎ
다음회는 좀 일찍 올릴게요..
추천 땡큐합니다.^^

heesun (♡.134.♡.32) - 2015/04/26 16:19:59

오늘도 잘보고 감니당,요즘바쁘시나요 ...

썅썅 (♡.28.♡.2) - 2015/04/27 11:28:51

heesun 님:

지난 2주동안 많이 바빠서 틈틈이 써내라 좀 늦었네요..
이번주는 여유가 많아서 다음회는 빨리 올릴거에요..

레드체리 (♡.239.♡.7) - 2015/04/26 21:18:32

히잉~혁인가보네요. 여주인공이 혁이한테 자꾸 흔들립니다잉~ 내가 흔들려 자꾸 흔들려~나를 흔들어 자꾸 흔들어~ 이노래 생각나네요 ㅋㅋ이제부터 부지런히 글 읽을게요. 빨리 담집도 올려주세요 크크크

썅썅 (♡.28.♡.2) - 2015/04/27 11:31:15

레드체리 님:

제글 쓰는 시간도 많이 부족해서 님의 실화는 거의 못봤어요..ㅠㅠ
노동절 여유있을때 천천히 읽어볼게요..
마무리하셨는것같은데 다음글 기대하면서 그때 또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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