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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길시 신화서점 조선말 도서

엄마는 그냥 되는게 아니였다 9

닝멍77 | 2015.05.25 15:29:33 댓글: 12 조회: 2464 추천: 6
분류실화 https://life.moyiza.kr/mywriting/2693929



부부싸움은 칼로 물베기라는 말...

싸울땐 눈에 든 가시보다도 더 미워

웬쑤같다가도 시간이 지나면 또 언제 그랬나싶은게 ....

참 부부란 정말 별난 인연이 아닌가싶기도 하다.



대판하고나서 의외로 차분하게 애 짐들을 짐가방에 정리해서 넣으니

화가 상투끝까지 미쳐 씩씩대던 남편이

조금씩조금씩 수그러드는 분위기였다.


내 행동에 저으기 놀랐는지

아니면 제풀에 성이 풀렸는지는 몰라도...


전화를 받지 않는다고 툴툴거리면서

어디론가 내처 전화만 걸어댄다.


것도 신호음만 나간채 받지도 않는 전화를 말이다.


그러고보니 결혼전 딱 한번 크게 싸운적이 있었는데

그때마침 사전에 시집에 가려고 연통을 마친뒤였다.


한창 집문을 나서려고 준비하다가 싸웠던것이다.

난 너무나 화가 나서 침실에서 울고있었고

그런 나에게 화를 냈다 얼렸다 해도 내가 요지부동이니

시어머님께 전화를 걸면서 못가게 생겼다고 했다.


결국 화해를 하고 시집에 가기는 했지만

나중에 알고보니 빈전화기에 대고

나를 들으라고 일부러 한 얘기였다.


물론 지금 이 상황도 남편은 여전히 나를 들으라고 한 전화인것임에 분명했다.

결국 통화는 성사되지 못했고 조금씩 수그러드는 남편을 보니

나도 어이없긴 마찬가지였다.


6개월된 젖먹이를 남편따라 보낸다는것도

마음독하게 먹지 않은 이상 웬간한 엄마들이 해낼수 없는 일이란걸

나도 잘안다.



짐을 싸놓으면서도 내 머리속도 남편의 심리만큼이나 복잡했었다.

시엄마도 안계시는 시집에 남자셋이서 애를

다룰수나 있을까?

하지만 정말 남편이 간다고해도 난 보낼것이다며

스스로 변명같은 위안을 하면서도 손을 뗄수가 없었다.


남편이 점점 누그러드니 나도 언성을 낮추고 얘기했다.

남편은 잠자코 듣고만있었다.


결국 시동생이 다시 전화를 걸어오자

남편은 아무일도 없는듯이 그냥 문안전안을 했고

그런대로 그날 일은 스톱이 되긴 했는데 ....


집주인이 드디여 반가운 소식을 전해왔다.

그렇게 10일만에 우린 제집을 가게 되였다.

아무리 세집이라고 해도 그보다 더 좋을순 없었다.

아침부터 이래저래 준비해가지고 집에 들어섰다.



전날 남편이 집에 가서 청소를 한 덕분에 너무 더럽지는 않았다.

그렇게 정리정돈하고 며칠뒤 사촌시누자 내친구인 원이가 우리집에 놀러왔다.



가끔 보면 우리 부부의 싸움의 시작은 늘 타인과 련관되였다.

친구네 얘기를 하다가도 의견충돌이 생기거나

친척얘기를 하다 언성이 높아지기도 하고....



그날도 오랜만에 원이가 와서 즐겁게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가

사촌사이다보니 자연히 화제는 친척들 문제로 돌아가는데

시고모의 얘기에 내가 한마디 했다고 남편이 벌컥 화를 내는것이다.



순간 당황한건 원이도 마찬가지였다.

그렇게 다시 내가 억울함을 호소하게 되였고

우린 원이가 있는것도 마다하고 언성을 높여갔다.



그러나 이번은 저번과 달랐다.

뒤끝이 길었다.

사흘동안 말한마디없이 우린 지냈던것이다.



삼일째되는날 애를 일찍 재우고나서 내가 먼저 남편한테 말을 걸었었다.

계속 이렇게 투명인간 취급하면서 살꺼냐고?

남편은 대화자체를 피하려고 했다.



그런걸 끝까지 채근했더니

딱 하는 한마디


나도 힘들다. 너못지 않게 우울하다

그리고 남편은 훌 나갔다.


남편의 나간 그자리를 멍하니 보면서 나는 털썩 주저않아버렸다.

정말이지 순간 전기방망이에라도 얻어 맞은 기분이였고

눈물이 하염없이 흘러내렸다.


그랬다!

지금껏 나만 고통스럽고 나만 힘들고 나만 우울한줄을 알았으니...


전혀 남편의 립장에서 생각해본적이 없었다.

다시 생각해보면 내가 남편의 뽀즈씹는소리마저 싫었듯이

남편은 내가 좋기만 했을리가 만무했는데말이다.


근데 그걸 왜 이제야 알게 되였지?


시시콜콜 늘 불만인 내게

늘 짜증섞인 목소리로 말하는 내게

남편이 여태 어떻게 참아왔을까?



연애때 남편이 더없이 자상한 남자였다면

남편은 늘 내가 성격이 좋다고 칭찬해줬다.



하지만 어느때부턴가 싸울때마다 나는 내 느낌, 내 기분, 내 생각만 토로했고

남편의 느낌, 기분, 생각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내게서

남편은 그 어떤 위로도 받지를 못했을것이니 ....



남편 역시 내게 대한 실망감은 말로 표현할수 없을것이다.



원이의 말을 빈다면 나도 호락호락하지 않는 여자라는 사실...

남편이라고 어디 쉬웠을가?



그동안 내가 철이 너무 없었던것 같다.



우리는 이제 한 가정을 이끌어나가고

한 아이를 키워야하는 부모인데

이제 한발짝 물러설줄도 알고

상대방의 립장에서 생각해줄줄도 알아야 하는데말이다.



돌이켜보니 요즘세월에 우리 남편같은 남자도 드문데 말이다.

그렇게 차츰 내 생각이 달라지니 남편도 다르게 보였다.



그리고 드디여 내가 출근을 하게 되였다.

사실 산후휴가를 반년쯤 예상을 했더랬는데

상황상 그렇게 되지 못했다.



할수없이 나는 시간제로 출근을 먼저 시작하였다.

보통은 2~3시간정도면 일이 끝났다.



단위랑 집이 가까웠기에 그시간정도는 애한테 모유수유도

시간적으로 비슷했고 또 이유식도 조금씩 시작하다보니

별 문제가 없었으나 애 보는것이 문제였는데

남편이 지가 보겠다고 했다.



이제 진짜 우리들만의 전쟁이 시작된것이였다.



남편은 새벽출근을 마치고 보통이면 5~6시에 퇴근을 하고

다시 내가 9시좌우에 출근하여 11시쯤에 퇴근하고...



밤잠을 일찍 자는 우리 보배는 그와같이 아침 기상 또한 빨랐다.

빠르면 새벽 3시에도 깨나고 보통은 4시반에서 5시면 깼다.



애가 깨면 기저기갈고 아침준비하고 빨래 돌리고 널고

남편이랑 아침 먹고 애 이유식 준비해놓고 출근하고....

출근하기전이면 남편한테 내내 이런저런 당부를 해놓고...



그래도 좋았다.

나만의 시간이 있어서 ...

물론 이런저런 눈치를 바야하는 등 피면할수 없는 일들이 있었지만

그래도 출근준비로 화장도 하고 어떤 옷을 입을가 고민한다는 자체가

내겐 너무나 큰 행복이였다.



출근하게되면서 머리도 단발로 확 잘라버렸다.

반년만에 첫출근을 하니 다들 내가 고와졌단다.

애보느라 힘들어서 그런지 몸매도 원상태로 복귀되였다.



결혼전에는 출근할때 거의 화장기없는 얼굴이였지만

애낳고부터는 꼭꼭 화장을 했다



애낳고나서 푸자자해졌다는 말 듣기싫어서

그 어떤 경우에도 화장은 필수였다는....



그런데 하루이틀 출근하면서 느껴지는바라면

내몸이 예전같지 않았다.



조금만 움직여도 땀뻘창이 되고

또 바람이 불어오면 분명 시원한데 머리는 늘 시리고...

또 힐을 신으면 그렇게 힘들수가 없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건 기억력의 쇠퇴

금방 들은 얘기도 돌아서면 가물가물할 정도였으니....



내 몸상태의 이상들로 현실이 믿기지가 않았지만

그래도 즐거웠다.

애가 하루 다르게 커가고 있고

옹알이가 조금씩 발음으로 들려지고

엎어놓으면 머리를 들겠노라고 그렇게 애를 써대더만

어느샌가 벌써 절로 떡하니 앉을정도로 커갔고

퇴근해가면 엄마를 알아보고는 벌벌 기여서 나한테 다가오고....



그리고 무엇보다도 남편은 기대이상으로 애를 잘 돌밨다.

이유식도 척척 알아서 잘끓여먹이고

애랑 잘 놀아주고 잘 이야기하고 ....



나 역시 그런 남편한테 마음에서부터 우러러 고마움을 느끼게 되였으며

늘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추천 (6) 선물 (0명)
IP: ♡.136.♡.7
마음의변화 (♡.196.♡.41) - 2015/05/25 15:44:09

새 생명의 완성은 아직 준비가 부족한 엄마 아빠에게 부딪히며 적응하는 시간이 필요한가봐요...

우리 집도 딸 키우면서 님네와 비슷하지만 또 그만큼 힘든 나날들을 우리 부부가 적응하며 또 행복해 하면서 지내고 있어요 ...


공감이 많이 가고 ,


열심히 키운 만큼 보람을 느끼면서 좋은 시간들을 기억하고 , 힘들었던 시간들은 쓴만큼 약이다고 생각하며 살아갑니다.

닝멍77 (♡.136.♡.7) - 2015/05/26 10:32:31

마음의 변화님
아 너무 반갑슴다. 님네도 저희랑 상황이 비슷하네요...
많이 힘드셨죠? 그럼에서 지금은 너무나 자신이 뿌듯하시죠? ㅎㅎ
그리고 제글에 이렇게 공감해주시고 아낌없이 응원까지 보내주시고...
글쓰면서 나름 엄마들이랑 공감하고싶었던마음이 컸었는데 이렇게 지켜보시고있는것만으로도
제 글쓰는데 큰 힘이 된다는 사실...
우리 같이 더욱더 성장된 모습으로 행복한 가정 잘 꾸려갑시다 화이팅!!!

ging (♡.224.♡.3) - 2015/05/27 22:43:55

“나도 힘들다. 너못지 않게 우울하다”
남자니까..그러니까 님의 모든걸 참고 받아주느라고 신랑도 대단함다
글을 보면 님과신랑은 싸움할때는 하더라도
정말 가정을 위해서 서로가 많이 노력하는거같슴다..
그런 노력과 깨달음속에서 살아가는게 인생이고
또 행복인거같슴다...
잘읽었슴다...

닝멍77 (♡.136.♡.7) - 2015/06/01 08:49:14

ging님
이제야 답급담다 ㅎㅎ "나도 힘들다"는 저 한마디에 내가 얼마나 가슴이 아프던지...
너무 내 생각만 내 힘든것만 생각했다는 이기심때문에 참으로 많이도 자책하고 그랬슴다.
정말 말 그대로 정신 번쩍 들게 만들었지무 ㅎㅎ
근데 그래도 그러한 과정이 다 지나갔기때문에 서로의 소중함을 더 절실히 느낀 같슴다.
남편은 정말 그동안 애 보면서 수고했는데 말임다 ㅎㅎ
정말 결혼생활이라는게 또 부부라는 그 이름은 그냥 얻어지는게 아닌것 같슴다
님 응원 항상 고맙슴다

애심88 (♡.237.♡.36) - 2015/05/31 11:47:55

정상적인 결혼을 하고파하는 일인임에도 불구하고,결혼생활,육아란 얼마나 힘든것인지를 님의 글에서 보아낼수가 잇네요.

서로가 가정을 위해,아이를 위해 노력하고있는 모습이 넘 보기 좋습니다.

계속 힘내시고,결혼생활과 육아에 성공한 아름다운 맘이 되어가시기를 축복하며 기도드립니다.

닝멍77 (♡.136.♡.7) - 2015/06/01 08:52:31

애심88님...
ㅎㅎ 정마 말그대로 엄마는 그냥 되는게 아니였슴다.
아마도 그래도 부모되기는 쉬워도 부모하기는 어렵다는 말이 생긴 같슴다.
그래도 어찌댔던 남편이랑 손맞잡고 여기까지 오게되여서 정말 뿌듯하고 제 자신이
대견스럽기까지 합니다.
또한 님들 응원과 지지속에서 앞으로 더 멋지게 잘 살것 같슴다
넘넘 고맙슴다

내고향연길 (♡.204.♡.239) - 2015/05/31 13:30:28

성격이 급해서 댓글도 안달고 처음부터 단숨에 죽 읽어왔습니다.
저는 결혼한지 거의 8년이 돼가는데 아직 애기는 없는 여자입니다.
애기 한명 키우는게 장말로 쉽지가 않은것 같습니다.
더구나 연길처럼 소비가 높고 또 서로 비교하기를 좋아하는 환경에서 부부가 애기를 키워나가는게 너무 리상적인 환경은 아니지만 부부가 서로서로 이해를 하려고 노력하는 모습들을 보고 많은 공부를 하고 갑니다.
힘내세요. 응원하고 갑니다.

닝멍77 (♡.136.♡.7) - 2015/06/01 08:56:55

내고향연길님...
ㅎㅎ 성격이 정마 급하심다예...
제글이 그냥 소소한 일상이고 살아가는 이야기라 잼이있지는 않았겠는데도
이렇게 단숨에 다 읽어주시고 넘넘 고맙슴다.
서투른 제 글에서 또 공부까지 하셨다니 제가 부끄럽슴니다
요즘은 진짜 너무 물질지상주의여서 살짝 연변에서 사는게 피곤하기는 하지만
머 생각하기 나름이라고 생각함다. 남이 비하던 말던 난 내 방식 내 생각대로 살면 되니깐.
근데 솔찍히 부부쌍방이 다 출근족으로서 량가부모님 손 안빌고 애키우기란 쉽지만은 않슴다
그러나 또 제 발등에 불이 떨어지게 되면 또 다 하게 됩데다 ㅎㅎ
힘내시고 님도 충분히 잘 헤쳐나가리라 믿슴다.
엄마라는 이름은 그냥 오는게 아니니깐 ...
님 응원 고맙구요 이렇게 들려주셔서 정말 감사함다 ~~

엔도르핀 (♡.168.♡.121) - 2015/05/31 14:25:04

닝멍~ 워킹맘 화이팅입니다. 항상 그랬듯이 멋지게 해낼거라 믿어의심치 않습니다.

닝멍77 (♡.136.♡.7) - 2015/06/01 08:58:50

엔도르핀님...
들려주셔서 땡큐~~
응원은 더 땡큐 늘 항상 언제나 고맙고 또고맙소이다

행복속의녀 (♡.208.♡.167) - 2015/06/01 14:38:03

님 글을 보니 제가 애키울때 생각나네요.울 애는 거의 종일 울었네요.수유도 한시간 건너 한번씩 해야하고 넘 피곤하고 힘들었죠.지금 생각하면 스트레스가 이만저만 아니였어요.짜증이 엄청 많았죠.물론 남편이 그 감수자이죠. 요즘은 애도 조금은 컸으니 내가 요즘은 신경이 많이 죽어있구나 하는 생각 하지요.그러면서 그때가 산후 우울증에 스트레스였구나를 느꼈네요.

널위한선물 (♡.227.♡.60) - 2015/06/12 09:01:31

좋은글 잘보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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