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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고양이[상]

커피싫어 | 2015.07.31 13:28:59 댓글: 6 조회: 1700 추천: 2
분류단편 https://life.moyiza.kr/mywriting/2765848

참 오랜만에 일기를 적어본다.요즘은 하도 고열날씨라 잠도 안오고 식욕도 없고 생각도 오만가지 잡생각들이 겹쳐 힘겹다.
그래서 일기라도 적으면 그나마 마음속 한구석이 후련해질까 싶다.
애완동물...이 아닌 그냥 아파트 단지 풀밭에서 구해온 어린 고양이...얘네들 이야기를 적어본다.어려서부터 나는 말 못하지만 울음소리로 고통과 생각을 표달하는 동물들에 웬지모를 애착심이 아주 강했다.그래서 마흔을 바라보는 나이에도 얘네들의 도움을 요청하는 울을소리를 들을 때면 항상 무시하고 지나쳐버리질 못한다.약 한달반전이가 장대비가 쏟아지는 어느 초저녁이었다.집 밖 풀밭쪽에서 새끼 고양이 울음소리가 애처롭게 간간이 들려왓다.그 울음소리를 따라 내려가보니 갓 젖을 뗀듯한 새끼 들고양이 한마리가 풀밭 고물더미 틈새에서 야옹야옹 하고 있었다.잡아서 보니 이쁘기커녕 지저분했고 야위어 있었다.어쩌지?살수 있을까?라는 생각에 고민하고 있는데...옆에서 나를 물끄러미 쳐다보던 딸이 한마디 한다."엄마,얘 불쌍해..." 그 한마디에 망설이고 있었던 나 자신한테 결정을 내릴수 있었다.그래서 계단밑 공간에 박스로 잠자리를 급조하고 고양이 사료와 물까지 빠른 시간내에 갖췄다.그랬더니 신기하게도 울지도 않고 긴 밤을 조용하게 지내주었다.이튿날 아침 일찍 일어나 고양이 챙기러 나가보았더니 얌전하게 계단 밑 잠자리를 지키고 있었다.언제 비에 젖어 꾀죄죄했냐는듯이 나름 귀여운 녀석이었다.하지만 손에 잘 잡히지는 않았다.나지막히 야옹야옹 울면서 경계심이 심했다.혹시나 풀밭에서처럼 애처로이 울기나 하면 공공계단이라 이웃들이 싫어할까 고민했었는데 참 영리한 놈이었다.조용하니 있는듯 없는듯 계단밑 자신의 자리를 잘 지키고 있고 잘 먹고 잘싸고 거기다가 고양이모래를 사용할줄도 알았다.키특한 놈...
"미미"라고 이름지었다.미미"의 계단 밑 평범한 일상이 삼사일이 지난 어느날 삼색 새끼 들고양이 한마리가 자연스럽게 계단 밑에 합숙을 하게 되었다.얘는 빗속을 뚫고 잡은것도 아니고 그냥 풀밭에서 놀고잇는 "미미"를 만나 친구 사귄후 아마 사료의 향땜에 저절로 계단밑까지 따라온거로 보인다.구체적으로 언제 어떻게 합숙했는지는 "미미"만이 알것이다. 색갈로 보아 이 고양이는 틀림없이 암코양이었다."후피"라 이름지었다."후피"는 겁도 없고 경계심도 없고 사람들이 자기를 쓰담쓰담을 좋아하는 강아지습성을 닮은 고양이었다."미미"와는 완전 다른 성격이다.그래서 겁도 없이 "미미"따라 계단밑까지 오게 된걸까?
암튼 그후부터 나는 매일매일 출 퇴근할때마다 꼭 꼭 그들의 사료보탬이와 고양이모래청소부가 되어주었다.아침에 출근하려고 층계를 내려올때면 꽁꽁 숨어서 사람을 관찰하면서 야옹야옹 소리로만 반가움을 표시하며 사료 달라 조르는 "미미"와 달리 뛰어나와 쓰담을 해달라고 조르는 "후피",잘 적응하는 듯 하는 요놈들 때문에 고마웠다.그냥 해준것도 없는데 그들이 표시하는 반가움에 나도 덩달아 즐거운게 사실이엇다.퇴근시간 맞춰 집에 도착하면 제일 먼저 계단 밑 사료그릇과 모래통을 확인하는 것도 나의 일상이 되었다.
애들이 방학인지라 고향에 보낸 후 퇴근후에는나 자신만의 자유시간이 길어졌다.퇴근하면 찌는 한낮의 더위가 지나고 덥지그한 초저녁때가 된다.그러면 나는 집 정문 밑 풀밭 적당한 곳에 자리를 잡고 시원한 음료수 한잔 마시면서 멀리서 고양이 두마리가 양공질 하는 모습을 지켜보곤 했다.난 참...들고양이들이 뭐라고,그놈들한테 이렇게 애착을 갖게 된건지 참 모를 일이었다.이게 정이라는 걸까?
얘네들이 성년묘가 되면 독립?야생?따위는 걱정안했다.그냥 고양이들이 건강하게 크기만 바랠뿐...
그러던 저번주 주말,예전과 다름없지만 주말이라 출근시간보다 한시간 늦은 시각에 계단을 내려오면서 간밤에 배고팠을까봐 적정하면서 사료통부터 찾았다.사료통도 안보이고 "미미"만 사람 경계를 하면서 찾아올뿐 "후피"녀석이 보이질 않았다.어디갔지?쓰담쓰담을 요구해야 할 놈인데...애교덩어리 이놈이...배도 안고프나?풀밭쪽에 멀리 갔나?혹시 자동차밑?나는 이리저리 곳곳을 살피면서 "피피"를 찾다가 자동차밑...이라는 생각이 뇌리를 스치는 바람에 가슴이 덜컹 내려 앉았다.간대르사...노루가 제 방귀에 놀란다더만...
속으로 왜 괜한 걱정을 하냐고 자신을 나무라며 손으로 가슴을 다독이다가 나는 계단쪽 멀리 구석쪽에 낯설은 큰 종이박스 하나를 보았다.큰 박스에는 다른 박스로 뚜껑이 씌여져 있었다.이게 멀까?하면서 뚜껑을 여는 순간 난 얼어버렸다.
"후피"가...... "후피"가......있었다.그리고 죽었다.어느 못된 놈이 "피피"를 사료통에 넣고 뚜껑을 꽁꽁 닫아버린거다.머리가 띵해지면서 억울하고 소름끼치면서 슬펐다...
가여운 "후피"...게으름때문에 사료통을 집에 안올려가고 계단 밑 공간에 그대로 놓아둔 내 자신의 탓만 같았다,들고양이라 집에 갖다 기르지 않은 자신의 탓인거 같앴다.모든게 다 내 잘못인거 같아 "피피"한테 너무너무 미안했다...이런 지독한 심보를 가진 사람이 아파트 주변에 살고 있다는것도 참 무서웠다."여보~"순간 얼음상태를 깨지면서 내가 비명소리를 지르면서 남편을 찾았다.뒤따라 층계를 내려온 남편은 참혹한 박스안을 보더니 머리를 절레절레 저으면서 나한테 나지막히...애들이 쓰던 화원용삽을 어디냐 두었냐고 물어왔다.
휴~내가 알려준대로 삽을 갖고 온 남편은 묵묵히 풀밭쪽에서 적당한 곳에 자리잡고 땅을 파고 있었다.
슬퍼...슬퍼...주말이라서 즐거웠어야 했는데...
"후피"가 가여워서 참혹해서 애달퍼서 주말기분은 싹 달아나고 우리 부부는 침묵속에서 묵묵히 "후피"를 땅에 묻어주었다.
깊은 구덩이를 파고 "후피"를 꺼내 묻으려는 순간 나는 왈칵 하고 말았다.어린 놈이 얼마나 힘들었을까,두 앞발로 자신의 얼굴을 꽁꽁 감싼채 박스마냥 네모나게 굳어있었다.가여운 놈...잘 가라...다 널 지켜주지 못한 내 탓이다...미안해...미안해...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
[오늘은 시간상 관계로 이만 적습니다.
이 글은 제가 처음으로 모이자에 글을 남기는 겁니다.그리고 실화입니다.
울적했던 이번주,무기력하고 어쩔수 없다는걸 알기에 글로나마 위로가 될까 적어본겁니다.
혹시 읽어주시는 분들이 계시다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리고 풀 달아주시거나 요청하는 분들이 있다면 후기도 더 적어볼까 합니다.
"미미"의 남은 멋진 묘생,응원 부탁드릴께요]
아...그리고 제목도 추첨부탁드립니다.

추천 (2) 선물 (0명)
IP: ♡.65.♡.30
풀잎사귀 (♡.75.♡.108) - 2015/07/31 23:27:45

후기 올려주세요 제목은 그냥 들고양이 가 어떨까요?

애심88 (♡.250.♡.202) - 2015/08/01 13:36:40

피피와 미미라는 제목도 괜찮을것 같고 그냥 미미라고 해도 괜찮을것 같습니다.

마음이 저려오는 좋은 실화,잘 읽었습니다.

망가진왕 (♡.123.♡.226) - 2015/08/01 22:43:35

피피는 오줌이란 뜻입니다 푸푸는 똥....제목이나 이름으로 잘 안쓰는 이유가....

커피싫어 (♡.65.♡.30) - 2015/08/03 08:24:24

제목을 들고양이라 수정하였습니다.그리고 虎皮라고 이름지은걸 그냥 부르기 좋게 피피라고 불렀었는데..망가진왕님의 조언대로 후피 그대로 적었습니다...후기는 조만간에 올리도록 하겟습니다.

망가진왕 (♡.123.♡.226) - 2015/08/03 09:36:45

오지랖부려 죄송합니다 적어놓고 보니 남의 창작물을 무시하는것 같기도 하고 잘난척 한것같기도 하고 ...마음이 불편했습니다

그렇다고 지우자니 더 우스워 지는것 같아 오시기만 기다렸습니다 그리고 들고양이 ..좋네요

커피싫어 (♡.65.♡.30) - 2015/08/03 10:00:53

아니요,아니요,조언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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