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난 은행직원들 12---피난

weiminghu | 2016.06.26 16:02:45 댓글: 9 조회: 2446 추천: 2
분류연재 https://life.moyiza.kr/mywriting/3114716

기차가 경적소리를 울리며 출발하기 시작했다. 심천에서 가까운 광서성이지만 지형원인으로 인해 교통이 불편하다. 팡팡이의 고향인 류주로 가는 기차는 K 시작하는 느린 기차밖에 없다. 얼마 되지도 않는 거리를 15시간이나 그것도 앉아서 생각하니 벌써 허리가 아파나고 멀미가 나기 시작한다.

팡팡이는 돈을 절약하느라 128 50전을 주고 硬座표를 샀다. 卧铺도 222 50전밖에 안하지만 일전이라도 절약할 있으면 절약해야 한다는게 팡팡이의 좌우명이다. 몸이 고달프면 고달팠지 낭비는 절대 못한다.

죄를 짓고 떠나는 몸이라 마음 한구석이 자꾸만 켕긴다. 시한폭탄을 안고 떠나는 심정이랄가. 팡팡이는 수심에 잠긴 창밖만 하염없이 바라보고 있다.

이때였다. 전화벨이 울린다. 향자다. 받자마자 향자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온다.

향자: ! 어제 장중 차를 긁어 놓은거 맞아?

팡팡: (떨떠름한 표정으로) ? 맞는데. ?

향자: 장중 성격에 그런 당하고 가만 있을 사람이 아닌데 아침에 기분이 너무 좋아 보이더라. 지림이랑 웃고 떠들며. 그래 하도 이상해서 내가 아까 가만히 지하 주차장 내려가 봤는데 장중 차는 완전 멀쩡하더라. 대체 어떻게 일이야? 누구 차를 긁어 놓은거야?

팡팡이는 충격적인 소식에 놀라서 자리에서 튕기듯 일어났다. 엉겁결에 맞은켠 좌석의 남자가 금방 마시려고 테이블에 따놓은 캔맥주까지 쳐놓아 버렸다. 맥주는 철철 흘러나와 남자의 몸을 적시고 있었다. <!>하는 남자의 나지막한 비명소리가 들렸다.

팡팡이는 황급히 전화를 끊으면서 가방에서 티슈를 들추어냈다. 게면쩍게 웃으며 티슈를 건넨다.

팡팡: 죄송해요~ 제가 그만 부주의로… 아님 제가 닦아드릴가요?

남자가 미묘한 웃음을 지으며 팡팡이를 내려다 본다.

남자: 어디 젖었는지나 보고 닦아주겠다고 하지?

그제서야 팡팡이는 맥주가 남자의 은밀한 부위에 쏟아진 것을 발견했다. 순식간에 얼굴이 달아올랐고 홍당무우처럼 돼버렸다.

남자: ~ 어디 한번 닦아봐~

남자가 히죽 웃으면서 몸을 앞으로 내민다. 팡팡이는 얼굴이 빨개진 남자의 가슴을 밀치면서 티슈를 뿌렸다.

팡팡: ~ 지금 머하시는 거예요? 놀리는 거예요? 절로 닦아요.

남자는 억울한 중얼거리며 티슈를 받았다. <! 머야? 지가 닦아주겠다 해놓고선. 내가 닦으라 한것도 아닌데. >

대충 닦더니 머리를 들고 묻는다.

남자: 몇살이야?

팡팡: 초면에 남의 여자 나이는 묻고 그래요?

팡팡이는 앙칼진 목소리로 대답했다.

남자: 거참 쌀쌀맞네. 됐다. 알고싶지도 않다.

남자가 툴툴거렸으나 팡팡이는 지금 남자한테 신경 겨를이 없었다. 향자가 아까 말은 무슨 뜻이지? 어제 망가뜨린 차가 장중의 차가 아니면 대체 누구 차란 말인가? 머리를 정신없이 쥐여뜯었다.

남자: 자해하냐?

남자를 무시한 향자한테 전화를 걸었다.

팡팡: 향자야~ 장중 번호가 B986TS 아니야? 어제 빨간 벤츠를 긁은게 맞는데.

향자: 무슨 소리야? 두개나 틀렸잖아? B989RS잖아? 빨간 벤츠면 장중 차야? 이런 미친…대체 누구 차를 망가뜨린거야?

팡팡: .. 나도 몰라. 인젠 어떡하냐? 향자야…

팡팡이는 겁에 질려 울먹거렸다.

향자: 일단 집에 있어라. ~ 지금 바빠서 점심에 다시 전화할게.

울상이 된채 전화를 내려놓는 팡팡이를 보고있던 맞은켠 남자가 다시 캔맥주 하나를 따더니 입을 열었다.

남자: ~하는 짓이다. 남의 벤츠를 긁어놓고 지금 도주 중인거야? 담대가리는 커가지고.

팡팡: 니가 알게 머야? 남의 일에 끼여들지 !

기분이 엉망이 팡팡이는 남자를 흘기더니 남자 손의 캔맥주를 빼앗아 꿀꺽꿀꺽 들이켰다. 단번에 한캔을 굽내버린 팡팡이는 캔을 으스러지게 잡아서 쪼그려놓고 테이블에 아무렇게나 던졌다.

남자: 어라? 남의 맥주를 한캔도 모자라 두캔이나 없애버리고 인젠 캔마저 이렇게 학대하나? 이렇게 쪼그리면 멋있는가 하니?

팡팡: 주면 될거 아니야? 얼만데?

남자: 어쭈~ 누가 달래? 한다 이거지? 마실래?

한캔을 건넨다. 팡팡이는 따서 단숨에 해치우려고 했다.

남자: 야야! 술은 그렇게 마시는거 아니다. 기다려라. 같이 천천히 마시자. 여기 안주도 먹고.

남자가 안주를 건네면서 묻는다.

남자: 너도 혹시 류주 가니?

팡팡: ~

남자: 우리 한고향이네. 무슨 회사 다니니?

팡팡: 그건 알아서 머하려구?

남자: 그냥~ 그것도 비밀이야?

팡팡: 아니~ H은행.

남자: 좋은 직장 다니네~ 민영기업 다니다 힘들어서 며칠전에 때려치웠다. 지금은 백수 ㅋㅋㅋ

팡팡: 좋겠다. 맘대로 때려치우고.

부러운듯 남자를 바라본다. 팡팡이도 떵제의 압박과 착취땜에 하루에 열두번도 그만두고 싶지만 생활의 압력에 못이겨 그만두지 못하는 신세다.

남자: ~ 좋지. 집에 한동안 쉬다가 다시 올려구. 너무 힘들게 필요가 없는 같아. 힘들면 때려치고 그냥 마음이 내키는대로 살려고 ㅎㅎ ~ !

둘은 캔을 맞부딪치며 홀가분하게 웃었다. 초면이지만 웬지 모르게 편한 사람이다. 어느새 맥주 일여덟 캔이 굽나버렸다. 팡팡이는 어느덧 취기가 올랐고 술기운을 빌어 자신이 저지른 일을 남자에게 죄다 털어놓았다. 듣고만 있던 남자가 웃기는 애구나 하면서 호탕하게 웃었다. 그때 전화벨이 울린다. 향자다.

팡팡: (취기가 오른 말투로) 이쁜 향자구나~ ㅎㅎㅎ 지림이 지금 머해? 지림이 엄청 보고싶은데 ㅋㅋㅋ

향자: ! 미친 년아~ 지금 지림이 생각 때야? 지금 지명수배범이야 지명수배범! 집에 가길 잘했지 ~지금 차주인이 잡지 못해 혈안이 돼가지고 장난 아니야. 감시카메라 돌려서 모습 찍은 사진을 프린트 우리 건물 1층에 붙여놨어. 아는 사람 있으면 연락달라고. 사람들도 가득 같아. 점심에 먹으러 나가려고 보니까 프린트를 사람 몇명이 로비 입구에서 오고가는 사람들 관찰하더라.

팡팡: ? !

팡팡이는 찬물을 머리에 끼얹은 술이 깨는 느낌이다. 겁에 실린 커다란 눈은 초점없이 떨고있다.

향자: 암튼 주인이 보통내기가 아닌 같다. 당분간 집에서 꼼짝 말고 있어라. 여기 생각 하지도 . 한달 정도 지나면 잠잠해 질거야. 그때 다시 오라. 글구 집에서 십키로 정도 빼서 오라. 그래야 몰라보지. 붙잡히면 끝장이야 끝장!

전화를 끊고 팡팡이는 식은 땀이 비오듯 흘러내렸다. 얼굴은 사색이 돼있었고 두다리를 사시나무 떨고있다.

남자는 측은한 눈길로 팡팡이를 바라보며 팡팡이의 떨리는 손을 잡았다.

남자: 괜찮을거야~ 너랑 모르는 사이라며? 전신무장까지 사람을 어떻게 알아보겠나? 한동안 지나면 풍파가 지나가고 잠잠해 질거야. 글구 정도 몰고 다니는 사람이면 자산이 장난 아니겠는데 그런 일은 한동안 지나면 까먹어. 괜찮아괜찮아~ 걱정하지 ~

남자는 팡팡이의 어깨를 다독이며 위안해 주었다. 위로 덕분에 팡팡이는 얼마 안지나 안정을 되찾았다. 이런저런 얘기가 오갔고 예전에는 길게만 느껴졌던 가는 길이 오늘은 아주 짧게 느껴졌다. 어느새 기차는 류주역에 들어섰다.

남자: 그럼 이만 갈게~ 아차~ 전화번호만 남기고 통성명 안했구나. 정운이라고 한다. ?

팡팡: 팡팡이라고 ~

정운: 귀여운 이름이네. 간다~ 연락할게.

팡팡이는 두시간 넘게 버스를 타고 고향인 류강촌에 도착했다. 갑자기 집에 돌아온 딸을 팡팡이의 엄마는 별로 반가운 기색이 아니다.

팡팡 엄마: 가스나 무슨 사고를 친거야? 남이 일하는 시간에 집에 ? 촌구석이 머가 볼게 있다구.

팡팡: 오랜만에 딸을 반가워는 망정 그게 무슨 소리예요? 17시간 넘게 앉아왔더니 힘들어 죽겠어요. 먼저 잘래요.

팡팡이는 옷도 벗지 않은 그대로 드러누워 드렁드렁 코를 골며 깊은 잠에 곯아떨어졌다. 다시 눈을 떴을 때는 이튿날 오후였고 집에는 누구도 없었다. 엄마와 아빠는 螺蛳粉장사하러 나가신 모양이다.

심심하여 전화를 켰더니 마침 전화벨이 울린다.

정운: 나다 ! 전화는 그냥 꺼놓고 있어?

팡팡: 누구?

정운: 정운이야. 벌써 잊은거야?

팡팡: ~ 너구나. ㅋㅋ 누구라구.

정운: ~ 아님 누구겠냐? 걱정돼서 그냥 전화했는데 계속 꺼져있더라. 별일 없지?

팡팡: ~ 피곤해서 계속 잤어.

정운: 대지야? 지금 몇신데. ~ 그런 줄도 모르고 있나 걱정 많이 했다.

팡팡: 니가 걱정하냐? ~

정운: 그래 내가 바보다. 쓸데없이 걱정이나 하고. 근데 내가 너보다 한살 많으니까 앞으로 오빠라 해라~

팡팡: 싫다. 내가 ?

정운: 오빠가 하라면 할거지 무슨 말이 그렇게 많니?

팡팡: 싫다. 안한다.

정운: ~이것 봐라. 말로는 안되겠다 이거지~ 지금 당장 심천 가서 벤츠 주인 찾아 고발하는 수가 있다. 다치고 싶지 않거든 기회 오빠 들어라~

팡팡: 이런! 비열한 인간! 이렇게 치사하냐?

정운: 하하하! 빌미가 잡혔으니 방법 없지? 오빠라 할래 안할래?

정운이는 깨고소해 하면서 득의양양하게 웃어댔다. 때마침 들어오는 전화가 있었다. 떵제였다.

팡팡: ~ 좀있다 다시 전화할게. 회사에서 지금 전화 들어와서…

정운: ! 지금 오빠라 부르기 싫어서 핑계 대는거지? 끊지 !

팡팡: 아니야~ 그럼 이만 끊는다.

정운이가 머라 소리지르고 있었지만 팡팡이는 끊고 떵제의 전화를 받았다.

떵제: 지금 어디야???!!!!

떵제가 목소리에 칼날을 세운 호통친다. 고막이 터질 같아 팡팡이는 귓가에 댔던 전화를 멀리 쥐였다.

팡팡: 아… 집이예요.

떵제: 일인데 말도 없이 갑자기 사라지냐? 지금 우린 바빠 죽겠는데 집에서 퍼져 잠이나 잔다 이거지?

팡팡: 아니예요. 엄마가 갑자기 아프다고 하셔서…

떵제: 너네 엄마 어디가 아픈데? 죽을 병이라도 걸렸어? 암이야 ? 언제 죽는대? ?

떵제는 무지막지하게 들이댔고 입에 담지 못할 막말까지 했다. 팡팡이는 화가 꼭두까지 치밀었으나 겨우 눅잦히고 차분하게 대답했다.

팡팡: 결과는 다음주에 나온대요. 암튼 한동안 회사 나가니 그렇게 아세요.

떵제랑 얘기해봤자 듣기 좋은 소리가 나올리 만무하다. 팡팡이는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어버리고 핸드폰마저 꺼버렸다.

추천 (2) 선물 (0명)
IP: ♡.116.♡.76
쑈쒸 (♡.147.♡.192) - 2016/06/26 17:02:47

잘 읽엇습니다.

weiminghu (♡.160.♡.134) - 2016/06/27 14:37:15

계속 봐주세요^^

AD까이나2 (♡.62.♡.108) - 2016/06/26 17:53:21

아하하
우리주인공 아가씨 대형사고치셧네요
그런데 정운씨랑 왠지 묘한분위기
다음집 기대됩니다^^

weiminghu (♡.160.♡.134) - 2016/06/27 14:38:45

ㅋㅋ 기대해 주세요^^ 담집은 좀 늦어질지도 모르겠습니다.

l2014l (♡.212.♡.24) - 2016/06/26 21:15:06

조마조마하게 맘 조이면서 읽느라니 ㅠㅠ 언제 글이 끝났네요...항상 짧게만 느껴지는 글 ^^

팡팡의 인연이네요.. 저번집에 실머리를 푸시더니..

담집도 빨리 올려주세요^^

weiminghu (♡.160.♡.134) - 2016/06/27 14:40:39

네^^ 계속 읽어주셔서 감사하구요~~~될수록 빨리 올릴게요.

xdh1314 (♡.250.♡.72) - 2016/06/27 02:11:15

팡팡이 인연은 아닐것 같은데 ㅋㅋㅋ
답이 맞으면 뽀너스 주세요ㅋㅋㅋ추천까지 햇는데 ~

weiminghu (♡.160.♡.134) - 2016/06/27 14:43:22

글쎄요~ 팡팡이의 인연일지 아닐지는 두고 봐야죠^^ ㅎㅎ 계속 봐주세요.

xdh1314 (♡.250.♡.72) - 2016/06/27 15:25:13

뽀너스가 마음에 안 ....ㅋㅋㅋ 다음집 기대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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