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하게 사는 것을 도와주는 가장 좋은 조력자는 메모입니다. 메모를 잘하는 사람을 보는 주변인들은 왜 그렇게 인생을 복잡하게 사느냐고 하지만 실제는 그 반대입니다. 메모를 하면 참 단순해지고 편합니다.

우리 인간에게 주어진 자원은 모두가 한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시간도 하루 24시간이라는 한계가 있고, 힘도 헤라클레스가 될 수 없는 한계가 있습니다. 사용할 수 있는 자원도 한계가 있고, 사랑하는데도 한 명의 상대만을 사랑해야 한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이러한 것들에 관한 한계를 생각하는 것은 어렵지 않은 일입니다. 그러나 정말 중요한, 그러면서도 쉽게 생각하기 어려운 한계가 하나 있습니다. 바로 생각의 한계입니다.

우리 인간의 생각에도 한계가 있습니다. 오만가지를 죄다 생각하며 살 수는 없습니다. 이론적으로 검증이 된 것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일상 중에서는 그런 현상들을 쉽게 경험합니다.

속을 무척이나 썩이는 고등학교 2학년 아들을 둔 어머니가 있습니다. 가출과 싸움을 벗 삼아 살고 있는 아들입니다. 학교에도 몇 차례, 경찰서에도 몇 차례, 그 어머니의 가슴은 매일매일 새까맣게 타들어 갑니다. 오늘도 선생님의 호출로 학교에 가는 중입니다. 지하철을 타고 가면서 어떻게 해야 할지 온통 아들 생각뿐입니다. 한참을 생각 속에 잠겨서 가고 있는데 아뿔싸, 내려야 할 역을 두 정거장이나 지나 버렸습니다. 아들 생각에 너무 집중하다가 내려야 할 역을 지나쳐버린 것입니다. 분명히 안내 방송도 나왔을텐데...

우리의 일상의 모습입니다. 한 가지 생각에 집중해 보십시오. 다른 생각이 끼어 들 틈이 없습니다. 어떤 이들은 텔레비젼 볼 때도 옆에서 하는 이야기를 듣지 못합니다. 특히 그 증상은 그 프로그램에 빠져있을수록 더 심합니다. 그러니 인간의 생각에도 한계가 있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가 없지요.

그렇다면 이런 생각의 한계를 어떻게 극복하며 살아야 할까요? 그 방법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해 주는 것이 메모입니다. 용량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습니다. 생각 속에 있는 것을 끄집어내서 기록으로 남겨 놓으십시오. 그리고는 그 것은 생각 속에서 지워 버리십시오. 그래야 여유 공간이 생겨 다른 것들을 생각할 수 있습니다.

메모 하십시오.
그래야 단순해지고, 그래야 편안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