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 다가오면서 만성기침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들이 늘고 있다. 서울백병원 호흡기내과 염호기 교수는 최근 하루 평균 10~20명의 만성기침 환자를 진료한다. 이 중 기존 만성기침으로 내원하던 환자는 4, 5명 정도이고 절반 이상의 환자가 최근 들어 병원을 찾기 시작했다. 평소 호흡기내과를 찾는 환자의 약 60%가 기침 증상으로 병원을 찾는데, 이 중 15%가량이 만성기침으로 고생하는 경우다. 기침 증상을 보이는 전체 환자 중 적지 않은 비중이 만성기침으로 고통받는 것이다.
만성기침은 보통 3주 이상 기침이 계속되는 것을 말한다. 두어 달씩 기침을 하는 경우부터 길게는 10년 이상 기침이 멎지 않는 경우도 있다. 염 교수는 “우리나라의 경우 기침은 병이 아니라는 인식이 팽배한데, 이것이 만성기침으로 병을 키우는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라고 강조했다. 동양 문화권에 존재하는 헛기침이라는 것도 이러한 기침을 가볍게 여기는 의식에서 비롯된 것이다. 서양의 경우 가벼운 기침이라도 건강에 이상이 있는 조짐으로 여겨 초기에 병원을 찾는데, 이는 우리에 비해 기침을 예방하고 경계하는 태도가 강하다는 것. 때문에 상대적으로 우리나라에서 만성기침 환자군이 늘어나는 것은 예정된 결과라고 볼 수도 있다는 것이다.
만성기침이 심해지면 무엇보다 일상생활에 큰 어려움을 겪는다. 어지럼증, 탈진, 부정맥, 충혈, 코피 흘림, 의식 소실, 비장 파열, 요실금, 배뇨장애, 불면증까지 다양한 기침 합병증을 동반하기 때문이다. 염 교수는 “만성기침을 앓는 환자 중 상당수는 이러한 기침 합병증상이 나타나기 전에는 방치하다가 급기야 합병증으로 인해 생활의 불편함을 못 이길 때 병원을 찾는다”라고 말했다. 만성기침은 개인차가 있지만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병행할 경우 짧게는 2주 정도 약을 복용하면 100%에 가까운 완치율을 보인다. 때문에 염 교수는 “만성기침으로 고생하면서도 대수롭지 않게 여겨 차일피일 미루려는 자세를 바꾸는 것이 만성기침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라고 조언했다.
만성기침이란? 일반적으로 3주 이상 지속되는 기침을 말한다. 이는 감기가 가장 흔한 원인인 급성기침과 달리 다양한 원인의 질병에 의해 발생한다. 기침은 폭발적으로 일어나는 내쉬는 호흡이며, 이물질이 하기도로 흡인되는 것을 막기 위한 방어 작용이다. 또 기도의 과도한 분비물이나 이물질을 제거하기 위한 작용이기도 하다. 따라서 정상적인 기침은 우리 건강에 무척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하지만 만성기침으로 이어지는 것은 기침으로 인한 피로감, 두통, 목쉼, 요실금, 근골격계 동통 등과 같은 합병증을 동반할 수 있으니 각별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원인과 증상 만성기침은 대부분 특정 질병에 의해 수반되는 경우가 많다. 이 중 만성기침을 일으키는 약 90%의 대표 질환은 비후루증, 기관지 천식, 위식도 역류 질환이다. 이 밖에도 만성기관지염, 기관지 확장증 등의 질환도 만성기침을 유발하는 원인이다. 그리고 오염에 따른 면역력 저하, 각종 알레르기, 감염 후 기침, 고혈압 관련 약 복용, 비만 등도 만성기침을 유발한다. 각 질환별로 기침의 증상은 다르다. 비후루증은 목에 이물질이 있는 것 같은 느낌에 계속 기침을 하는 불편함이 따른다.
만성기관지염의 경우 이른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가래를 뱉으면 하루 종일 큰 기침이 비교적 잠잠하다. 천식의 기침 증상은 개인마다 큰 차이가 있는데, 보통 야간에 증상이 심해져 잠들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또 일교차가 크거나 황사가 발생하고 꽃가루가 날리는 계절에 특히 심해질 때도 있다. 날씨와 환경에 따라 기침이 좋아졌다 나빠졌다를 반복한다. 무엇보다 만성기침은 합병증이 심각한데, 대부분 일상생활에 큰 불편을 미치는 증상이다. 기침을 심하게 하다가 의식을 잃기도 하고, 부정맥과 간질 증세, 요실금과 탈장, 피부 아래와 폐에 공기 방울이 차는 기종과 폐에 구멍이 생겨 공기가 새는 기흉, 기관지 파열 등의 증상을 보일 수 있다.
예방 만성기침의 원인이 되는 질병을 예방하는 것이 좋다. 비만과 위식도 역류 질환을 예방할 수 있는 건강한 식습관도 도움이 된다. 유산소운동인 수영, 자전거, 조깅 등을 통해 체중을 관리하고 탄산음료, 커피, 흡연, 초콜릿, 술 등을 줄이며 저녁 시간에 과식은 피하는 것이 좋다.
Mini Interview |
Q 심했던 기침이 어느 정도 줄었는데 계속 치료를 받아야 하나요? 만성기침을 앓는 많은 분이 고민하는 문제입니다. 심하던 기침이 나아졌는데 더 이상 병원에 가서 진료를 받을 필요가 있는지에 대해 의문을 갖는 것입니다. 이 또한 기침에 관대한 인식에서 비롯된 마음인데요, 의사와 상담을 통해 치료 기간을 따르는 것이 좋습니다. 예를 들어 천식에 의한 만성기침의 경우 초기 치료로 기침을 완화시킬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이 기관지염증을 싹 사라지게 한 것이 아니라 큰 불을 막았다는 의미라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추후 한동안은 기침이 잠잠할 수 있지만 치료를 온전히 마치지 않은 후 일정 시기가 되면 천식으로 인한 기침이 계속될 확률이 높습니다. 이렇듯 어느 정도 나아졌다는 마음에 완전히 낫지 않은 상태에서 치료를 중단하면 더 심각한 만성기침으로 번질 위험이 있습니다.
Q 담배를 피우는 사람이 만성기침을 하는 경우가 더 많은가요? 만성기침이 흡연과 직접적인 연관성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비흡연자와 흡연자가 만성기침을 앓는 비율이 큰 차이를 보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반드시 담배를 피우는 사람이 피우지 않는 사람보다 만성기침에 위험하다고는 할 수 없습니다.
만성기침을 예방할 수 있는 운동법이 있다면요? 폐는 운동을 좋아하는 장기입니다. 만성기침의 예방을 위해 꾸준히 폐활량 운동을 하면 좋습니다. 유산소운동이 대표적으로, 수영과 자전거 등을 추천합니다. 일반적으로 우리가 움직이면 폐는 심호흡을 하게 됩니다. 폐는 풍선처럼 늘어났다 줄어드는 운동성을 갖고 있는데, 마치 용수철을 팽팽히 당겨놓은 상태와 같습니다. 따라서 폐 건강을 위해서는 유산소운동을 통한 폐 운동을 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겨울철 만성기침에 좋은 차와 민간요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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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에 길경(도라지) 20g을 물에 달여 하루 세 번 꿀을 타 마셔도 좋다. 길경은 기침약의 명수로 기침을 멈추게 하고 거담 효과가 뛰어난데, 감초와 함께 달여 마시면 더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다. 이 밖에 젖은 기침이 심하고 가래가 많으면 귤껍질(진피)이나 유자를 차로 끓여 마시면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다.
찹쌀이나 죽순, 돼지고기, 해삼, 방어회 등의 음식은 기침과 가래 증세를 악화시키므로 되도록 먹지 않는 것이 좋다. 흡연을 금하는 것은 물론이다. 공기가 탁해도 증상이 심해지므로 한두 시간에 한 번씩 문을 열어 실내를 환기시키거나 맑은 공기를 마시는 것도 증상을 완화시키는 방법이다.
만성기침에 좋은 차 7 - 길경차(도라지차) 가래가 끓으면서 기침을 할 때 마시면 도움이 된다. 하지만 자극성이 있는 식품이므로 위염, 위궤양이 있는 사람은 삼가는 것이 좋다. 3컵 분량의 물에 길경 20g을 넣고 20~30분 정도 끓인 뒤 하루 5, 6회 나누어 마신다.
- 배차 배는 당질, 유기산, 비타민이 풍부한 가을철 대표 과일 중 하나다. 배를 차로 끓여 마시면 가래를 삭이고, 기침을 내리고 감기를 다스리는 작용을 하며 편도선염으로 목이 아플 때 목을 잘 풀어준다. 단, 설사가 잦거나 배가 차가울 때는 피하는 것이 좋다. 배 한 개를 강판에 갈아 가제에 거른다. 따뜻한 물 1컵을 붓고 기호에 따라 꿀을 넣어 마시면 목의 칼칼함을 없애줄 수 있다.
- 귤껍질차 진피라고 불리는 귤껍질은 비타민 C가 풍부해서 감기를 예방하는 것은 물론 가래를 삭이는 데 아주 효과적이다. 가래가 많이 낄 때는 농약을 뿌리지 않은 귤껍질로 가루를 내어 한번에 2~4g의 분량을 물 100ml와 함께 달여 하루 2, 3번 공복에 마시면 가래가 잘 배출된다. 귤껍질 안쪽의 하얀 부분을 긁어낸 뒤 얇게 남은 겉껍질을 달이면 더욱 좋다.
- 상백피차 상백피는 뽕나무 뿌리껍질로 심한 기침이나 감기, 천식 등에 특히 효과를 발휘한다. 상백피 15g에 물 2컵을 넣고 20~30분 정도 끓인 뒤 하루 2, 3회 나누어 마신다.
- 백합차 백합과의 다년생 풀인 참나리의 인편(알뿌리)을 건조한 것으로 심장과 폐 부위의 허열을 내리며 기침을 멈추게 하는 작용이 있다. 만성기관지염으로 인해 장기간 기침이 나올 때 물 대신 마시면 좋다. 백합 30g에 물 5컵을 넣고 40분 정도 끓인 뒤 하루 3~5회 나누어 마신다. 단 백합은 성질이 차기 때문에 몸이 차고 설사가 잦은 사람은 삼가야 한다.
- 오미자차 약해진 폐의 기운을 강화시키는 작용이 있어 기침과 천식 등에 많이 쓰인다. 너무 오래 달이면 신맛이 강해 먹기 힘들기 때문에 끓이는 시간을 잘 지켜야 효과를 제대로 볼 수 있다. 오미자 20g에 물 3컵을 넣고 30분 정도 끓인 뒤 하루 5, 6회 나누어 마신다.
- 선인장차 선인장은 기침을 가라앉히는 작용이 있어 해수천식(기침과 천식이 동시에 나타나는 증상) 등에 장기간 복용해볼 만하다. 더불어 위염이나 외상을 빨리 아물게 하는 작용도 한다. 단 한꺼번에 많이 복용하면 설사를 할 수 있으니 조금씩 복용해야 한다. 손바닥 모양으로 자라는 선인장을 구해 가시를 불에 가볍게 그을린 다음 선인장과 물을 1:1 비율로 혼합해 2~3일간 재워둔 뒤 나온 액을 다시 물과 1:1로 섞어 마신다. 또 강판에 갈아 즙을 내어 한 스푼씩 먹어도 된다. 어린이는 선인장잼을 만들어서 먹여도 좋다. 선인장을 썰어 벌꿀에 한 달 동안 재어놓으면 맛있는 잼이 만들어지는데, 한 번에 동전 한 개 크기만큼 덜어서 먹이면 된다.
만성기침 완치 사례 “무조건 감기라고 믿지 말고 정확한 검사부터 받아보세요” 서울 홍제동의 권순행씨(41)는 지난 8월 심한 만성기침으로 큰 고생을 했다. 한 달이 넘게 기침이 계속된 것. 처음에는 단순 감기라는 생각에 동네의 가정의학과를 찾았다. 하지만 처방받은 감기약을 며칠간 복용해도 기침은 나아질 기미가 없었다. 그는 “가슴에 심한 통증이 있었고, 가래가 많이 나왔다. 무척 고통스러웠다”라고 당시 증상에 대해 설명했다. 권씨는 담배를 끊은 지 3년이 됐지만 20여 년간 하루 평균 한 갑 반에서 두 갑을 태우던 애연가였다. 심지어 만성기침으로 고생하던 상태에서 업무상 잦은 야근을 하게 되어 증상은 더욱 심해졌다. 결국 그는 전문 병원을 찾아 여러 검사를 받았는데, 뜻밖의 결과가 나왔다. 체지방 검사를 통해 천식을 발견했고, 축농증과 알레르기 비염 등 그는 총 세 가지 질환을 동시에 앓고 있었던 것이다. 이 질환들이 원인이 되어 만성기침이 발생한 것이다. 이후 그는 의사의 처방에 따라 약을 복용했는데, 만성기침은 2주 만에 상당히 호전됐다. “기침을 하면 단순 감기라고 생각하고 대수롭지 않게 넘어가는 일이 많았다. 하지만 기침이 멎지 않을 경우 우선 전문 병원에서 간단한 검사를 받아볼 것을 권한다”라며 만성기침으로 고생하는 이들에게 늦기 전에 정확한 검사를 받을 것을 당부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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