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그 무게는 대체 얼마...6회

weiminghu | 2016.08.12 15:12:04 댓글: 25 조회: 4619 추천: 16
분류실화 https://life.moyiza.kr/mywriting/3143919

주말에 올리려 했던 글을 먼저 올립니다. 주말에는 찾지 마세요 ㅋㅋㅋ 일이 있어서 어디 다녀와야 합니다. 다음주에 다시 봅시당^^

낮에 만나기로 약속했던 주말, 김철이는 아침 일찍 약속을 지키러 나한테 찾아왔다. 여덟시도 안됐는데 날 잡아깨운다.

김철: 빨리 일어나라~ 노랑대지 같은게. 놀러가자며? 잠만 자다 언제 가겠니?

: 이재 여덟시도 안됐는데어디를 간단 말임까? 아침댓바람 부터 사람 잠도 못자게 진짜

나는 투덜거리면서 할수없이 일어났다.

김철: 니 가고싶은데 가야지. 어디 가고싶니?

나는 부수수한 머리를 잡아 뜯으며 한참 골똘히 생각하다 련화산에 가자고 제의했다.

: 련화산에 등소평상 보러 갑시다. 거기 가서 소원을 빌면 그렇게 령험하다던데

김철: ~ 넌 그런것도 믿니? 젊디젊은 애가 무슨 노친네들처럼

: 진짜 령험하단데안 믿기면 가서 한번 빌어봅시다.

소원을 빌지 않겠다는 김철이를 난 계속 구슬렸다. 소원을 빌어보라고가는 길에서는 그렇게 죽어도 안할 태세더니정작 도착하니깐 내 말대로 고분고분 따라한다. 완전 경건한 자태로그 모습이 넘 웃겨서 난 김철이 몰래 혼자 키득키득 웃었다.

내려오면서 보니깐 련화산 공원의 널직한 잔디밭에 사람들이 삼삼오오 떼를 지어 앉아있는것이 보인다. 거개가 가족끼리 소풍을 나온 사람들이였다. 주단을 펴고 그 위에 음식들을 가득 배렬해 놓고 맛있게 먹는 사람들, 웃음꽃을 피우는 사람들, 애들과 장난을 하는 사람들, 여기저기에서 달아다니면서 애들과 연띄우기를 하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화창한 봄날의 울울창창한 나무들, 고르게 자란 잔디들, 만발한 꽃들과 그 위를 맴도는 나비들로 어우러진 공원은 행복한 사람들의 모습까지 얹혀져 아름다운 한폭의 그림과도 같은 정경이였다.

그 행복한 모습을 보고있노라니 갑자기 나도 연을 띄우고 싶어진다~ 김철이를 졸랐다.

: 오빠~ 우리도 연 띄웁시다. ㅎㅎ 저기 파는게 있는데

김철: 그건 애들이나 하는거지. 다 큰 애가 무슨 연을 띄우겠다고

: ~ 나도 하겠슴다. 남들 다 띄우는데저기 커플들도 띄우잼까~ 저기 보쇼 저기.

김철: ~ 영사하게 애아빠들이 애기들 데리고 하는 놀이를 내 어떻게 니하구 하니?

: 아앙~ 나두 애김다. 나두 애기니까 해주쇼~ ? ~~~~~ 해줄거죵~ ? ?

나는 없는 애교까지 만들어내며 갖은 수를 다 써서 김철이한테 졸라댔다.

김철: 허허~ 알았다. 그게 그렇게 하고싶니? 그래 우리 큰 애기두 한번 놀아봐라~

5원인지 8원인지 주고 큰 연을 하나 샀다. 그렇게 민망해서 못 띄우겠다고 손사래를 치던 사람이 어찌나 열을 올리면서 죽을 힘을 다해서 달아다니면서 연을 띄우는지 보는 내가 막 민망할 정도다. ㅋㅋㅋ

연이 조금이라도 떨어질세라 바람따라 뛰여다니면서 높낮이를 조절하느라 정신이 없는 김철이다. 너무 빨리 뛰여 난 따라다니기가 좀 힘들고 벅찼다. 그렇게 열을 올린 김철이 덕분에 연은 아주 멀리 아주 높게 올라갔다. 내 가슴도 연마냥 붕붕 뜨는 느낌이였다.

: 나도 저 연처럼 자유자재로 하늘을 날고싶슴다~

김철: 연이 자유자재는 아니지~ 이 내 손에 끈이 잡혀져 있잖아? 내가 놓아주는 길이만큼 그 높이만큼 밖에 날지 못하지~ 글구 내가 다시 잡아당기면 돌아와야 하고~ ㅎㅎㅎ 너도 저 연처럼 내 손안에 잡혀있는 신세야 ㅋㅋㅋ

: ~ 오빠가 무슨 수로 날 맘대로 놓았다 풀었다 조정함까

김철: 두고봐라~ 그렇게 될걸 ㅋㅋㅋ

난 그때 그 말을 무시했다. 내 인생은 항상 내가 조정한다고 믿고 남에 의해 좌우지되지 않을거라 생각했다. 내 운명의 채찍이 남의 손에 잡혀져 마음대로 휘둘려 지는게 아주 싫었던 나였다.

온 오전 련화산에서 놀다가 소년궁 지하철 역 부근에 가서 샤브샤브를 먹었다. 처음으로 낮에 하는 데이트라 마냥 신났고 즐거웠다. 데이트는 역시 햇빛이 동반해줘야 그 행복함과 설레임이 더 피부로 와닿는것 같다.

평소에는 별로 안 좋아하던 샤브샤브 였건만 그날은 참 맛있게도 많이 먹었던 기억이 난다. 얌전히 앉아서 먹다가 난 또 장난끼가 발동했다.

: 오빠~ 날 저거 먹여주쇼~~

김철: ! 사람들이 이리 많은데다 본다

: 그래두 먹여주쇼~~ 아아아~

김철: ~ 영사하단데우리 집에 가서 먹여주무 안되니?

: 안됨다~ 난 딱 지금 오빠 먹여주는거 먹겠슴다. 빨리~ 입 벌리고 있는것도 맥이 듬다

아무리 머라 해도 포기하지 않을상 싶은 나로 보였는지 김철이는 남들의 눈치를 봐가며 양고기를 한점 내 입에 살짝 넣어주었다. 얼굴이 지지벌개져서 말이다. 그 모습이 귀여워서 난 또 혼자 머리를 파묻고 웃었다.

김철: 머 웃니? 자기 시키구선봐라 다들 나를 이상한 눈길로 보는거

: 누기 본다구 그램까? 오빠 얼굴이 얇아 그렇지보는 사람 한개두 없슴다. 걱정마쇼~

오후가 되자 심심해난 나는 또 스티커를 찍으러 가자고 김철이를 꼬드겼다. 또 완전 질겁을 하며 나눕는다.

김철: ~ 그거는 중학교 열몇살 된 애들이나 하는거지. 내 사회에 나온지가 언젠데유치하게 그런거 내보고 하자니? 난 죽어도 못하겠다.

: ~ 나도 중학교때 한번 찍어보고 못 찍어봤슴다. 연인들은 원래 그런거 유치하더라도 남기는 검다. 한번 눈 딱 감고 해봅시다예?

김철: 이거는 진짜못하겠다내 내일 모레면 서른이다야~ 진짜 니 혼자 찍으무 안되니?

: ~ 싫슴다. 오빠 같이 찍어야지. 내 혼자 무슨 재밈까? 이런게 후에 다 추억으로 남슴다~ 찍기쇼 예? 오빠~~~~ 아아앙~~~~~~~~

난 또 김철이한테 달라붙어 응석을 부리면서 계속 그를 얼렸다. 나의 끊임없는 설득하에 마지못해 대답하는 그를 끌고 스티커 찍는 자그마한 방에 들어섰다.

근데 그렇게 싫다고 난리를 하던 사람이 그 방에 들어서자마자 또 완전 딴사람으로 변해버렸다.

내가 해라는 포즈는 다 잡고 입도 내밀어라면 내밀고내 얼굴에 뽀뽀를 하라면 하고눈을 위로 치켜뜨라 해도 뜨고윙크를 시켜도 하고괴상한 표정을 지으라 해도 시키는 대로 고분고분 다 한다.

아까 그렇게 안한다고 난리를 치던 사람이 맞나 싶다. ㅎㅎㅎ 그 모습이 너무 귀엽다~ 놀려주려 했다가 놀려주면 다음엔 말을 안 들을것 같아서 겨우 참고 가만히 있었다.

스티커 사진이 나오자 난 김철이 핸드폰에 붙이려고 했다. 이번에도 또 기겁을 한다.

김철: 야야! 안된다. 이거는 진짜 안된다. 내 애두 아니구 그런거 핸드폰에 붙이고 다니면 사람들이 머라개? 날 머로 보겠니?

김철: 홍이야~ 그건 정말 붙이지 말라. 내 미치겠다.

하도 난리를 해서 그럼 핸드폰 안쪽에다 붙이겠다 했더니 이번에는 그대로 수긍한다. 그때는 접이식 아날로그 핸드폰을 사용하던 때였다. 하여 난 김철이가 내 볼에 뽀뽀하며 찍은 사진을 그의 핸드폰 안쪽에 붙여놓았다. 말은 안해도 흡족하는 눈치다.

이렇게 김철이는 겉과 속이 다른? 사람이였고 처음에는 자꾸 빼고 시큰둥해 하면서도 정작 시키면 머나 다 잘 맞춰주고 재미있게 놀아주었다. 점점 나의 박자에 맞추어 나와 호흡을 같이 해나가는 이사람한테 나 또한 더더욱 끌리고 빠지게 되였다.

추천 (16) 선물 (0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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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mapi (♡.93.♡.190) - 2016/08/12 15:58:19

사무실에서 할일없어서 빈들빈들거리다가 6집을 보게되니 반갑네요 ,글쓰느라 수고하는데요 조금만 더 길게 ~~

weiminghu (♡.160.♡.134) - 2016/08/15 08:51:56

일빠네요 ㅎㅎ 담회는 좀 길것입니다.

마음속우물 (♡.154.♡.92) - 2016/08/12 16:22:21

2등이네 ㅎㅎ
생각밖으로 오늘올려주셔서 좋네요
홍이 김철사랑 달달녹네요
담엔 또어떤 데이트할지 궁금해요
잘보구 추천하구갈게요

weiminghu (♡.160.♡.134) - 2016/08/15 08:53:01

ㅎㅎㅎ 언제나 응원해 주시는 마음속우물님, 너무 고맙습니다^^ 담회는 완전 다른 얘기로 고고고~

왕초보임 (♡.214.♡.137) - 2016/08/12 16:22:46

일빠 놓쳤구나 ...기다리구 있었슴다

weiminghu (♡.160.♡.134) - 2016/08/15 08:53:38

ㅎㅎㅎ 왕초보임님이 가지밥에서 저한테 남기신 댓글 보고 이렇게 빨리 올렸습니다. 즐감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cnmir (♡.22.♡.244) - 2016/08/12 16:50:47

피쳐폰 시대에, 대략 짐작으로 아마도 2010년 정도인것 같네요. 그리고 홍이 애교 끝내주네요...오빠~~~~ 아아앙~~~오~~빠~~~
하면 안 넘어가는 남자가 없죠..ㅋㅋ
그리고 "난 그때 그 말을 무시했다" 여기가 뭔가 伏笔가 있는 느낌이 드네요.

weiminghu (♡.160.♡.134) - 2016/08/15 08:54:32

cnmir님 말이 맞아요~~ 2011년이였습니다. ㅋㅋㅋ 홍이 애교 끝내주는가요?

AD까이나2 (♡.62.♡.108) - 2016/08/12 18:31:51

아우
오늘은 내 눈복터지는 날이구만요
내가막행복해짐다 두분사랑에

어떤풍파가일지 기대해됨가?ㅋ ㅋ ㅋ

좀나쁘구나 내 히힛

weiminghu (♡.160.♡.134) - 2016/08/15 08:55:25

ㅋㅋㅋ 언제 예언가로 변신했나요? 비바람은 언제나 들이닥칠 것입니다 ㅋㅋㅋ

l2014l (♡.212.♡.24) - 2016/08/12 18:41:51

센스 굿!^^
해피앤딩 해피앤딩해요 ㅎㅎ 벌써 결말을 노리다니 ㅋㅋ

weiminghu (♡.160.♡.134) - 2016/08/15 08:56:23

ㅋㅋㅋㅋ 해피엔딩이 좋은가요? 진전 지켜봐 주세요^^

영원99 (♡.26.♡.106) - 2016/08/13 00:40:22

오늘 몇시간째 31호와 별난 은행원들 읽었습니다... 기억력도 좋고 글솜씨가 너무 좋네요... 여러사람들의 삶을 들여다볼수있어서 너무 재미납니다..

weiminghu (♡.160.♡.134) - 2016/08/15 08:59:46

아이고~ 너무 고맙고 너무 수고하셨습니다. 단번에 다 읽으셨다니 힘들었겠습니다. 저는 그 두 소설을 쓰느라고 아마 200시간 훨씬 넘게 썼을것입니다.ㅋㅋㅋ 기억력은 별로 좋지는 않습니다. 쓰기 전에 생각이 잘 안나는 부분은 친구들한테 물어보고 씁니다 ㅎㅎ

동해원 (♡.152.♡.224) - 2016/08/13 06:00:52

이번회는 보는내내 웃움이실실 새나옵니다.
알콩달콩사랑 이런걸말하겟죠?!

weiminghu (♡.160.♡.134) - 2016/08/15 09:00:42

ㅋㅋㅋ 홍이랑 같이 행복한 느낌이 드셔서 좋네요^^ 알콩달콩~~~

호접란 (♡.215.♡.82) - 2016/08/13 09:38:56

참 재밋네요 오늘도 잘봣어요

weiminghu (♡.160.♡.134) - 2016/08/15 09:01:05

감사합니다. 다음집도 기대하시길^^

한자연 (♡.39.♡.170) - 2016/08/13 11:04:56

오늘은 두분의 러브 스토리 이네요...읽고 잇는 사람 기분도 행복하게 만드는...수고 하셧어요...

weiminghu (♡.160.♡.134) - 2016/08/15 09:02:32

같이 행복을 느끼셔서 저도 영광입니다^^

jmh654321 (♡.207.♡.219) - 2016/08/14 22:19:59

6집도 단숨에 읽었습니다.잘봤어요.수고하셨습니다.다음집이 기대됩니다.

weiminghu (♡.160.♡.134) - 2016/08/15 09:03:13

님도 6집까지 단숨에 읽으시느라 수고하셨습니다^^ 담집도 기대하셔도 좋을것 같습니다^^

오렌지나라 (♡.215.♡.70) - 2016/08/15 09:01:38

재밌는 데이트 하고 있네요 ㅎㅎ

weiminghu (♡.160.♡.134) - 2016/08/15 09:03:30

ㅎㅎㅎ 한창 좋을 때였죠

다카야나기 (♡.22.♡.145) - 2016/08/17 20:38:58

잘 보고 지나갑니다.
추천 도장도 꾹~욱 찍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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