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남자 그 여자 (1부)

목향수 | 2016.11.11 22:44:39 댓글: 5 조회: 4946 추천: 2
분류실화 https://life.moyiza.kr/mywriting/3203174
이 이야기는 실화를 바탕으로 현실속의 사례에 살을 붙여 재구성한것입니다. 인터넷으로 인연을 맺은 한 20대남녀의 은은한 커피향같은 사랑이야기를 적은 글입니다.
모이자의 자작글의 첫걸음, 여러분들의 많은 성원의 응원을 부탁드리면서 어설픈 첫걸음을 내디딥니다.


제1부

2002년, 7월의 어느 무더운 여름날의 초저녁.. 20대청춘 남녀 들로 가득 채운 련역피시방안에서는 타각타각~ 자판기 두드리는 소리가 신나게 들려온다. 어떤이는 이어폰을 머리에 걸치고 흥겹게 머리를 흔들어대고 있고 어떤이는 두눈을 글썽이며 슬픈 표정으로 모니터를 바라보고 있고 또 어떤이는 전투장에 나가는 전사들의 기세마냥 게임에 올인을 하고 있다. 저기 카운터 바로 뒤쪽에 1호석에 앉은 소연이도 정색한 표정으로 한눈 한번 팔지 않고 컴퓨터 키보드 자판을 열심히 두드리고 있다.
사과처럼 동그란 얼굴에 어린시절에 놀던 다마알같이 맑은 눈동자를 가진 소연이한테는 며칠전부터 배우기 시작한 한글타자보다 더 재밌는 일이 없는거 같다. 7월의 더운 기운에 발가스레하게 물든 얼굴이 거의 자판기에 붙을 기세다. 한참동안 열심히 자판기를 두드리던 소연이는 문득 무슨 생각이 났는지 어깨넘어 길게 드리운 생머리를 귀너머로 넘기고는 혼잣말로 중얼거린다.
<아- 맞다 전번에 지영이가 뭐 연변챗팅방이란게 있다 했지? 이렇게 타자를 배울바에는 서로 대화하면서 배우는게 훨씬 빠르지! >
소연이는 급히 핸드폰을 꺼내들었다. 소연이가 좋아하는 핑크색爱立信핸드폰 아빠가 취직선물로 사준것이다.
< 와~이~ 지영아, 어디야? ...응 그래 밥은 먹어니? 응 그래? 나는 금방 퇴근하고 피시방에서 좀 타자 연습하고 갈라고.. 야 ~ 전반에 니 내보구 연변챗팅방라고 있다 했지 어떻게 들가는지 알려달라....응응 그래라 그럼 문자 보내라.. >
통화를 끝낸 소연이는 핸드폰을 두손에 꼭 쥐고 지영이가 문자가 오기를 기다린다.
지영이는 소학교때부터 중학교때까지 쭈욱~ 한반에서 함께 공부하고 함께 자란 소꿉친구이다. 갸름한 얼굴에 반달같은 두눈을 가진 지영이는 비록 공부는 잘하지 못하였지만 예술방면에 소질이 많아 특히 노래를 잘 불러 예술학교에 진학하였고 졸업후 소학교음악교원으로 안배를 받았다. 잠시후<삐리삐리~ > 메시지 소리와 함께 지영이가 보낸 문자가 도착했다.
소연이는 아주 느린 속도로 인터넷검색창에 한글자한글자를 입력한다. 온라인이 되였다. 소연이는 빙그레 미소를 지으며 회원가입을 시작한다.
< 음.. 아이디는 뭐라 지을까? >
소연이는 두눈을 지그시 감고 자판기위에 올려놓은 두 손으로 피아노를 치는 시늉을 내더니 다시눈을 번쩍 뜨고 아이디창에 <아침이슬>이라고 입력한다.
( 그래 아침이슬... 이게 좋아. 짧은 순간임에도 자신의 티없이 맑고 깨끗함을 순수히 자랑하고 알리는 아침이슬..좋아 좋아.. )
드디어 연변챗팅방에 입장..
와~ 무슨 온라인 접속자들이 이렇게도 많은지
10대, 20대, 30대방부터 50대방까지..
먼저 20대방에 입장..
뭐야 근데 이게 뭔 욕설들을 이렇게 한다냐 쯧쯧.. 완전 욕하는 수준들도 대박.. 휴~ 참 인간들은 왜 이리 서로 물고 뜯고 해야만 하는지. 차마 볼수 없어서 30대방으로 입장 ..
입장하기 바쁘게 똑똑 떨어지는 수도꼭지의 물마냥 인사의 말들이 연이어 들어온다.
<안녕하세요~ , 어디세요, 반갑습니다...... >
참 희한한 아이디들도 많다. 연변쌔쓰개, 앙까이 찾아삼만리. 연변깡패.. 등등
소연이는 한참을 멍하니 모니터만 쳐다보았다.
누구랑 말해야 될지 아이디를 보면서 선택중이다.
근데 이때 또 하나의 문자가 날아온다.
< 어이~ 반갑소. 몇살이요? >
참 건방지다 . 이 아이디는 또 뭐야 <어두운 세상> 아이디 자체만으로도 마음에 안든다. 얼마나 밝고 아름다운 세상인데 어두운 세상이라고~ 아니 그리고 남들은 다 아주 예의스럽게 안녕하세요 어디세요 라고 말을 건네는데 이 사람은 어이~ 가 뭐냐고.쯧쯧
그냥 무시해버리자!
연이는 어의없는 표정을 지으며 또다시 유심히 모니터를 쳐다보며 상대를 고른다. 아무리 타자연습이라지만 같은 값이면 재밌는 이야기로 오고갔으면 좋겠다. 그러면 시간도 빨리 가고 타자도 빨리 배울수 있으니까.
이런 생각을 하고 있을 무렵에 또 날아들어온 문자..
<어이 ~ 인사를 받았으면 방귀라도 껴주시는게 도리가 아닌가.>
아 ~ 진짜 열받는다.
별 또라이 같은게 다 있네..
연이는 그냥 스쳐지나가려 하다가 내키지 않는 김에 한마디를 보낸다.
< 혹시 제가 그쪽보다 나이가 많을지도 모르는데 이런식으로 말하면 실례죠. 참 기본이 없으셔라.>
호호 ~ 시원하다 니같은 이런 예의없는 자들에게는 참지 말고 바로 말해주는게 나와 같은 정의로운 자들의 의무이지. ㅋㅋ
연이는 삐쭉 ~ 병아리처럼 입을 길게 내밀고 왼쪽 식지손가락으로 앵두같은 입술을 살짝살짝 두드린다.
이 또라이가 또 뭐라하네..
<허허~ 그렇소 내 기본이 없다구.. 미안한데 난 남조선말을 할줄 모르오.. 제 나이 몇이요?>
헐 ~ 이런게 바로 진짜 헐이다. 어의 상실이다. 아니 그냥 대화인데 뭐가 남조선말이고 뭐고 ... 참. 괴상한 사람이네.. 몰라몰라~ 내가 타자 배우려고 왔지 그냥 니같은 상대들을 대상하려고 온건 아닌데 ..
소연이는 머리를 절레절레 젓더니 다른 상대를 골라잡는다..
그런데 이놈의 <어두운 세상>으로부터 또 말이 온다.
<나는 최준이라 부르오. 나이는 22살이구 금방 청도에서 왔소. 연변챗팅방엔 처음이요.>
연이는 괘씸하기 그지 없었다. 자신보다도 한살 어린 놈이 이렇게 영감님처럼 말한다는게 참 꼴불견이였다. 그래도 솔직함은 좋은거 같았다. 소연이는 장난기를 발동하여 똑같은 식으로 말을 보냈다.
<내 이름은 박소연이요..나이는 23살이요. 누나라고 부르시오.^^ > 웃음표까지 살짝~
니가 어떻게 내가 한살더 붙여서 말한거 알수 있을까.. 이렇게 말을 보낸 소연이는 혼자서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그랬더니 뭐라하나.. 이 자식
<하하. 웃기지 좀 마오. 무슨 누나.. 난 또 30대아줌마인가 했는데. 암튼 같은 20대니까 더더욱 반갑소. 근데 소연이 어디 쌍발하오? 아니무 대학교 다니오? >
어쭈~ 이젠 내 이름도 짝짝~ 불러대고 참 못말리는 친구네.. 대학교 좋아하고 있네. 어쩐지 아무렇지도 않은 물음에 괜히 불쾌하다.
초중 2학년까지만해도 9개 반급에서 학년 50등안에 들었던 소연이였는데 3학년때부터 엄마가 외지로 돈벌러 간뒤로 학습성적이 마구 떨어져 2중도 아닌 3중에 간신히 붙을수 있을거라고 담임교원이 말했다. 결과적으로 생각지도 않던 위생학교를 졸업하고 연변병원간호사로 부모님이 취직시켜주었다. 부무님의 생각하면 항상 마음이 슬퍼지는 소연이다. 어릴적 룡정의 한 시골에서부터 자식을 출세시키겠노라 아글타글 번 돈을 한푼한푼 모아 자신들은 비싼옷 한벌 사입지 못하면서 하나밖에 없는 이 딸에게 모든것을 올인하셨다. 출근하면 직장사람들에게 짝지지 말라고 그 당시에는 그리 흔하지 않는 핸드폰도 사주셨다.이런 부모님이 늘 고맙기만 할뿐이였다. 조금만 공부를 더 열심히 잘했어도 내 실력에 충분히 좋은데 갈수 있었을련만 이젠 후회해도 소용없다.
연이는 시무룩한 표정을 지으며 힘있게 자판기를 두드린다.
<대학은 가기 싫어서 안 갔고 저 병원에서 간호사로 근무합니다.>
다 치고나니 자신이 멍청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모르는 사람하고 내 신분까지는 밝힐 필요 없었는데.. 그것도 존댓말 해가면서까지... 바보. 멍청이..
< 아 그렇소. 좋은 일 하는구나.. 암튼 오늘 이렇게 알아서 반가웠소. 급한 일이 생겨서 먼저 가야 되우.>
< 혹시 피시방이라면 오래 놀지 말고 날씨도 어두워 지는데 집에 일찍 가는게 좋소.. 특히 아가씨들은 .허허>
이렇게 <어두운 세상>은 집에 일찍 가라는 마지막 말 한마디를 남기고는 사라져버렸다.
정말 마지막까지 가지가지 하는 자식이다. 말투가 어쩜 어린 영감님 같을까? 내가 늦게 가든 빨리 가든 니가 뭔 상관인데 아이고 걱정두 팔자여라.
이런 생각끝에 무심결에 카운터 윗쪽에 걸려있는 시계를 쳐다보니 저녁 8시가 넘었다.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됐나. 연이는 컴퓨터옆에 놓여져있던 핸드폰을 가방안에 넣고 컴퓨터전원을 끄고 일어난다. 그때에야 비로소 배속으로부터 신호가 울린다. 꼬르륵~ 연이는 카운터에서 결산을 마치고 나오자마자 택시를 잡고 급히 집으로 향한다.

인터넷만남 그 남자편
휘르릉~ 휘르릉~ 쌩쌩 돌아가는 선풍기 바람에 커튼이 하느작거리며 춤을 춘다.
친구 영훈이는 거실에서 테이블 위에 두발을 걸치고 쏘파에 비스듬히 앉아 티비를 보고있다.
최준이도 거실침대에서 누웠다가 앉았다가 하다가 뭔가 답답한 표정을 짓더니 컴퓨터앞에 다가가앉는다.
(빨리 좀 답을 주지.. 이게 벌써 며칠이 지났는데.. 휴~ )
청도에서 자그마한 악세서리공장에서 일을 하다가 아는 형님이 같이 중요한 장사를 하자고 해서 일주일전에 연길로 들어왔다. 집에 가서 있자니 할아버지 할머니에 아버지와 계모 그리고 한살 차이나는 대학생계모아들까지 방학동안이라 집에 와 있어서 여간 분주하고 복잡하다. 일만 성사된다면 차라리 혼자서 방 하나 구하고 나갈 예정이다.
영훈이가 놀던 챗팅방이 그대로 켜져있다.
짜슥이 ~ 아직도 여자를 꼬시는데는 선수네. 영훈이는 짜개바지 고향친구이자 전우이다. 어릴적부터 부모님을 여위고 할아버지, 할머니 손에서 자랐는데 지금은 우정국에 출근을 한다. 삼촌이 인맥이 좋은걸로 알고 있다. 170보통키에 넙적한 얼굴. 부리부리한 두눈.. 남자들 보기에도 멋있는 얼굴이다. 인물값을 한다고 오고가는 여자들은 절대 안 놓치는 친구다.
오고가는 말 몇마디에서도 훤히 알아볼수 있다.
20대방의 여자들을 다 꼬시더니 이젠 30대방에와서 꼬시냐. 참 구제불능이 따로 없다.
헉~ 뭐야 그쪽보다 딱 두살 어립다.
그쪽이 30살이라는데 2살만 어리다고 ...
그리고 뭐 체육선생하고 있습다. 미친 놈...
개뿔 ~ 체육선생 좋아하고 있다.
근데 뭐야 왜 다 남조선 말으하메 이래는가.
준이는 너털웃음을 짓는다.
그때 아침이슬이 입장한다.
나두 말 한번 걸어볼까 ? 심심한데~
준이는 또 한참을 모니터를 바라보다가 용기내여 아침이슬에게 인사를 보낸다. 웬지 아이디가 그냥 마음에 든다.
<어이~ 반갑소! 몇살이요?>
준이는 이렇게 직설적인 대화가 좋다. 그리고 나이는 서로가 대화를 이어가는데서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는거 같다. 또 그냥 가식적으로 말하는 겉치례보다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게 준이의 성격이고 개성이다.
남자답지 않게 하얀 피부에 갸름하고 보기좋게 길죽한 얼굴. 작고 매력적인 두눈에 짙은 눈섭.. 그리고 왼쪽 팔에 감겨져있는 용의 문신은 준이의 강의함과 건장한 남성미를 더 한층 돋보여준다.
한참이 지나도 대답이 없다. 웬지 말못할 배신감이 몸속으로 스며든다.
준이는 일어나 침대쪽으로 가더니 테이블위에 놓여져있는 담배하나늘 꺼내 물고 불을 붙이고는 다시 컴퓨터 앞에 마주앉는다.
<어이 ~ 인사를 받았으면 방귀라도 껴주시는게 도리가 아닌가.>
글을 다 보낸 준이는 귀찮은 표정으로 후~ 하고 천정에 대고 담배연기를 내 뿜는다.
근데 니가 누구인지 내가 누구인지도 모르는 사이버공간임에도 불구하고 준이는 웬지 긴장되는 기분이다.
한참후에야 말이 온다. 어디 대화상대가 많은가 보다..
어쭈~ 나를 기본이 없다고 처음으로 기본이 없단말 다 듣는다.
이 여자 묻는 말에 대답은 안하고.. 그래 다시 물어보고 아줌마면 패스...
<허허~ 그렇소~ 내 기본이 없다구.. 미안한데 난 남조선말으 할줄 모르오.. 제 나이 몇이요?>
또 다시 공격.. 보자 이번에는 뭐라고 하는지...
근데 웬지 알수 없는 정복욕이 살안난다.
남자들의 본능이랄까 튕기면 튕길수록 더 매력을 느끼는법이다.
그래 먼저 소개하자. 사람이란 늘 대방에게서 그 어떤 사소한 정보라고 알았을때 비로서 자신의 마음의 지퍼를 내리는법이다..
<나는 최준이라 부르오.. 나이는 22살이구 금방 청도에서 왔소. 연변챗팅방엔 처음이요.>
그렇다 준이의 솔직함은 역시나 통했다.
근데 이 여자 은근히 재미있는 면이 있는거 같다. 딱 느끼기엔 아주 순수한 그런 순딩같은 면이 있는거 같다.
하하... 24살.. 뭐 누나라 불러. 소웃다 꾸러미 터질 일이다. 나 최준이 지금까지 살면서 누구한테도 한번 굽혀본적이 없고 누나라 불러본 사람은 사촌누나를 뻬고는 거의 없었다. 아니 누나라고 부를 사람들이 없었다는게 더 어울릴꺼 같다.
초중을 졸업하고 18살되던해, 참군하기전에 사귀던. 동갑내기 여자친구가 있었는데 참군해서 일년만에 헤어졌다. 원인은 간단했다. 기다리지 못하겠단다. 10살때 어머니가 차사고로 돌아가시고 아버지가 경제사건땜에 감옥살이 7년을 하는동안 준이는 할아버지 할머니집에서 자랐다. 하여 준이에게는 남들한테 흔하디 흔한 작은 일상들의 사소한것들조차 크나큰 소망이 되여 준이의 마음을 아프게 하였다. 그래서 준이에게는 남들보다 다른 아주 특별한 꿈이 하나 있었다. 좋은 아내를 만나 예쁜 아가들을 많이 낳고 평범한 인생을 사는게 준이의 큰 꿈이였다. 그래서 첫사랑에 모든걸 올인했다. 하지만 남자의 인생에는 후회는 존재하지 않는다.
누나라 불러라는 아침이슬의 장난섞인 말투에 준이는 크게 한번 웃음을 짔더니 또다시 자판기에 두손을 얹어댄다.
<하하. 웃기지 좀 마오. 무슨 누나.. 난 또 30대아줌마인가 했는데. 암튼 같은 20대니까 더더욱 반갑소. 근데 소연이 어디 쌍발하오! 아니무 대학교 다니오 ? >
그리고는 저쪽 거실쪽에 있는 영훈이한테 못참겠다는뜻 한마디를 던진다.
<야. 영훈아 이 챗팅방 슬그머니 재밌구나 .. 어떤여자 나보다 한살 이상인데 나보고 누나라 해란다하하 미치겠다야! >
그 말을 듣고있던 영훈이가 거실쪽을 힐끔 쳐다보더니 빈정대는 어조로 높이 말한다.
<야~ 니 내보고 챗팅방 노는 애들은 다 정신이 나쁘다메 .. 너두 놀지 말라씨.. 근데 넌 운이 좋다야 ! 난 어째 말하는 사람마다 거의 30대던데 .. 잘 꼬셔봐라. >
영훈이의 말에 준이는 떠 한번 더 크게 웃는다.
또 한참뒤에야 말이 온다. 참 늦다~
뭐 ~ 대학을 가기 싫어서 안 갔다고? 음하하~
근데 이 여자 괜찮네.. 병원간호사..
갑자기 엄마 생각이 난다.. 엄마가 생전에 병원에서 간호사로 근무하셨다. 준이는 어릴적부터 엄마 병원에 잘 놀러갔었는데 다른 친구들이 그렇게 무서워하는 하얀가운을 입은 의사나 간호사들을 보면 아주 친근하게 느껴졌다. 나이가 들면서 가끔씩 엄마같은 여자를 아내로 맞이한다면 참 좋겠는데라는 생각도 한적이 한두번도 아니였다. 근데 이 여자가 간호사라니 참으로 인연인가 기적인가? 웬지 준이로서는 말로 표현할수 없는 묘한 기분을 느끼게 한다.
연락처라두 물어볼까?
아니 그냥 그만 두자.. 내가 아직 여자 생각을 할때가 아니지 할일이 많은데..
이때 침대테이블에 있던 핸드폰이 울린다. 준이는
벌떡 일어나 침대쪽으로 걸어간다.
춘호형님한테서 걸려온 전화다..
미미사에 있으니 얼른 나오라는 형님의 지시다.
준이는 통화를 끊고 거실에 있는 영훈이쪽으로 갈어간다.
<야. 춘호형님이 전화왔다. 나가자..>
영훈이는 탁자에서 꼬였던 다리를 천천히 내리우더니 곧바로 화장실로 향한다.
그 사이 준이는 다시 컴퓨터앞에 마주 앉는다.
그냥 말없이 간다는건 웬지 마음에 걸렸다. 준이는 입에 물었던 담배를 재털이에 꾸욱~ 누른뒤 진지한 표정으로 한마디를 보낸다.
< 아! 야~ 그렇소. 좋은 일 하는구나.. 암튼 오늘 이렇게 알아서 반가웠소. 급한 일이 생겨서 먼저 가야 되우.>
그리고 걸상에서 일어나다 말고 또 한번 다시 앉는다. 왜 다시 앉았는지 준이 조차도 알수가 없없다. 그리고 왜 그런 싱거운 말을 했는지도 모르겠다. 준이는 다시 벌떡 일어나 거실로 나가더니 영훈이에게 소리지른다.
<야 ~ 빨리 나오라. 뭐 그리 오라야! >
추천 (2) 선물 (0명)
IP: ♡.136.♡.211
준호 (♡.236.♡.171) - 2016/11/15 11:46:28

재밋게 읽구 갑니다.

헤드레공주 (♡.150.♡.2) - 2016/11/15 14:41:18

어릴적 왕바생각 나네요 ,,왕유도 만나고 그런시절있었는데 ㅋㅋ
제일 좋아하는 순수할때 실화가 시작됐네용 기대할게용

목향수 (♡.136.♡.170) - 2016/11/15 20:14:55

읽어주심에 감사드리고 공감하심에 감사합니다.^^
40대에 막 진출하는 지금에는 그 시절이 그립기만 합니다.

봉봉바라기 (♡.54.♡.44) - 2016/11/17 13:49:29

옛 추억들을 회상케 하는 좋은 글이네요.
20대 남여 이야기라.. 기대가 되네요~ ㅎ
추천 꾸욱~~

목향수 (♡.136.♡.211) - 2016/11/17 19:59:26

추천 고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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