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남자 그 여자 (2부)

목향수 | 2016.11.12 07:22:50 댓글: 6 조회: 3985 추천: 4
분류실화 https://life.moyiza.kr/mywriting/3203330
그 남자 그여자
그 여자- 심쿵샘쿵~

그 뒤로 일주일이 흘렀다. 너무도 바쁜 일주일인거 같다.
연이가 연변병원에 출근을 한지도 이젠 1년이 넘는다.1년동안은 각 병동의 업무를 다 알아야 하기때문에 매개 병동에서 모두 근무를 해봐야 한다.
그런후 다시 한개 병동에 소속되어 그 병동의 직원으로서 일을 할수 있다.
한달전에 신경외과에 소속되여 오늘 처음으로 혼자서 야근을 하게 되였다.

저녁 10시, 5분전까지만해도 시끄럽던 복도가 삽시에 조용해졌다.
엉덩이를 붙일새 없이 달아다니던 연이는 병동을 한바퀴 순회하고 힘빠진 모습으로 카운터안으로 들어가 걸상에 주저 앉는다.
혼이 몸에서 빠져나가는 기분이다.

( 짜식들~ 이마에 피도 안 마른 놈들이 감히 나를 지껄여! 아쉭끼들.. 하라는 공부는 안하고 하는 꼬라지들 봤으무...)
사실, 오늘 저녁엔 5호실에 한 환자땜에 몹시 바빴다. 어제 새벽에 무리싸움하다가 머리가 흉기에 찔려 급히 병원에 실려온 17살된 어린 환자다.
화룡 어느 시골이 고향인 환자인데 14살부터 일찌기 연길에 올라와 어느 노래방에서 복무원일을 하고 있다.
어제 새벽에 일 끝나고 지네 친구끼리 술먹다가 약간한 언쟁으로부터 시작해 큰 싸움이 돼서 이렇게 위대하게 부상을 입어 경막외출혈로 병원에 모셔왔던것이다.
방금전부터 쬬끄만한것들이 복도에 주르르- 늘어서서 시글벅글~ 복잡하내 하기에
<좀 조용해주겠습까. 환자분들 다 쉽다. 그리고 10시되면 더이상 여기에 못 있습다.> 라고 말했더니 저 팔뚝에 룡인지 벌렌지 알수도 없게 그린 모자를 삐뚤게 쓰고 눈이 휘둥그란 저 어린자식이 글쎄 하는 말이
<우야~ 사무럽다야!! >
그랬더니 옆의 놈들도 우습다며 킥킥~
그렇게 한참을 희닥닥거리더만 병실에서 형님분이 나오자 일제이 차렷자세로 서있더니 뒤를 따라 나간다. 근데 금방 말하던 저 또라이새끼가 연이를 행해 그 큰 눈 한쪽을 껌뻑거리다 윙크를 하더니 부랴부랴~ 뒤쫓아 간다. 어우~ 자식이

연이는 열심히 챠트에 기록을 한다. 그러면서 다음주에 또 시험을 봐야 된다는 생각을 하니 머리가 통새나는거 같다. 무슨 놈의 시험이 이리도 많은지 이론에 실기에 휴~ 사람이 숨쉴수가 없다.

별로 인기척이 나는거 같다. 앞에 웬 남자가 서있다. 연이는 불쑥 일어난다.
<칭원니쪼우쒀이야?>
병원에서 간호사예의규범은 잘 배웠다. 손님이 오면 무조건 일어나 깍듯이 대해라는 원부의 지시를 연이는 철석같이 지킨다. 아니 원래 그런 여자일지도 모른다.
꽤 잘 생긴 얼굴이다.반듯한 남학생머리에 곤색나이크 골프티셔츠를 입고있다.
근데 이 사람 내 얼굴 왜 이렇게 쳐다보지?
어머머~ 내 이름 부르네
누군데 나를 찾지?
그냥 무의식적인 조건반사라고 할까 아니면
일정의 자아방어라고 할까?
생각할 겨를도 없이 연이는 한마디를 내뿝는다.
<아? 메이유쩌거후쓰아~> 애써 방긋~
후~ 한숨이 나간다.
남자가 돌아선다.
그 순간~
아아아! 챗팅방!!! 연이는 급히 카운터를 뛰쳐나가며 나지막한 목소리로 부른다.
<저기~ 머입까? >
남자가 돌아선다.
한 172cm 되는 키에 아래도 같은 컬러의 반바지를 입고 있었고 한 손에는 웬 커다란 비닐봉지를
들고있다.
연이가 가까이 다가가서 반신반의 하며 묻는다.
<혹시 챗팅방 최준이..>
남자가 의아한 눈빛으로 연이를 쳐다보더니 맞다며 머리를 끄덕인다.
어머~ 어떡하지~ 금방까지 없다고 해놓고선
아! 몰라몰라! 연이는 뱃속으로부터 올라오는 웃음을 가까스로 새기며
< 내 그 박소연입다. 아침이슬~ 인데~ >
아씨~ 쪽 팔려~
그랬더니 이 남자가 잠시 그 작은 눈이 휘둥그래지더니 머리를 끄덕이며 다시 웃는다.

어떻게 말해야 될지 모르겠다. 호주머니에 두 손을 넣고 주머니안에 넣은 핸드폰을 이리 엎었다 저리 엎었다 한다.
앞의 남자가 손을 쑥~ 내민다.
<아예~ 나도 반갑습다~호호~ >
연이는 호주머니에 넣었던 작은 손을 내민다.
근데 이 남자는 와늘 자연스럽게 야~ 야~
남자는 손에 쥐였던 물건을 카운터위에 올려놓더니 머리를 긁으면서 나더러 먹으라고 한다.
무슨 쌰툘으 이렇게 많이~
참 괜찮은 놈이다. 이런거 다 할줄 알고~
근데 여기 놓으면 안되는데..
<저. 이거 저쪽에 가져가기쇼..>
연이는 물건을 가리키며 준이보고 다시 들어라고 말을 한뒤 당직실로 향한다.
준이는 알았다는듯 번쩍~ 들더니 연이의 뒤를 따라간다.

보통키에 비율좋은 체격, 맵씨있고 깔끔한 옷차림, 하야스름한 얼굴에 작지만 강한 눈빛의 매력적인 두눈은 딱 봐도 여자들이 좋아하는 스타일이다.
무슨 남자가 피부가 저렇게도 좋다냐?
나보다도 더 좋네!
연이는 약간 얼굴이 철색에 가까운 편이다.
부모님의 우량유전자를 다 물려받기는 했는데
딱 ~ 요놈의 피부만은 물려못받은거 같다.
맥주 한잔만 먹어도 혼자서만 다 마신것처럼 얼굴이 빨개져 가지고 아 원~ 마시고 싶어도 창피해서
못 마시겠다.

연이는 당직실 창문쪽으로 다가가 의자를 빼고 문어구에 우두커니 서있는 준이에게 말한다.
<여기 앉으쇼~ 그 쌰툘은 그기 노무 됩다.>
준이는 머리 끄덕이며 물건을 침대위에 놓고 의자에 앉는다.

연이는 쌰톨이 놓여있는 침대쪽에 걸터앉았다.
왼쪽 반팔티 밑으로 살짝~ 문신이 보인다.
니도 양아치냐?
이 남자가 어떻게 알고 자기를 찾아왔는지?
궁금하다. 왜 왔는지도 궁금하다.
근데 뭘 저리 찬찬히 본다냐?
내 얼굴에 뭐가 묻었나?
아~ 얼굴 뜨거워난다.
쌰툘은 또 무지하게 많이 사왔네. 착하네. 흐뭇
새우깡, 감자깡 어떻게 내가 이런거 좋아하는거 알고 히히~
근데 얼굴을 쳐들수가 없다. 저 놈 자식이 너무 쳐다보네. 아니 그래도 물어는 봐야지
<어떻게 ~ 알구~ 찾아왔습까? 그리구 이 쌰툘 잘 먹겠습다.>
그랬더니 뭐라냐
나가 뭐 경찰이냐 연길시내에서 사람찾자무
쉽다고 ..뻥치시네~
그런데 예절은 좀 있나보네..
나 엄청 바쁘지 울고 싶어 어엉~
오늘 저녁에도 조금이라도 눈 붙이긴 다 틀렸는데 ..
<아 예. 괜찮습다.뭐 근데 그쪽은 무슨 일 하십니까?>
할 얘기가 없을땐 이렇게 질문이 나간다.
진심 알고 싶은것도 아닌데도
남자가 말하기를 그냥 하던 일을 접고 다른 일을 시도중이란다.
예전에 이런일 했었는데 지금은 다른걸로 할까 한다고 이렇게 말하면 될껄 별루 신비스럽게 ...
아 ~ 또 쳐더본다.
쥐구멍이라도 있으면 들가고 싶다.
여기 어디 없나.
내 손톱이 좀 기네. 좀 있다 깍자!
이 상황 어떡하지 나가 봐야 하는데 말하자
저기~
말하기전에 저 남자가 먼저 말한다.
연락처를 가리켜주란다. 병원에 아는 사람없다고
프흐흐~ 나같은 햇내기를 알아서 뭔 도움이 된다고. 한번 본 사람한테 어떻게 알려주지.
근데 나쁜 사람은 같지 않다. 그래도 그동안 사회경험으로 봐서는 느낌이 나쁘지는 않다.
<예~ 그 핸드폰 번호 적어주기쇼.>
연이는 호주머니에서 환자들이 상태를 가득 적은 작은 수첩 한장에 번호를 적고선 쭈욱~ 찢어내더니 침대에서 일어나 준이에게 넘긴다.
<이게 내 번홉다...>
준이는 벌떡 ~ 일어나서 종이장을 받아지며
일이 있어서 가겠노라 한다.
참 잘 된 일이다. 먼저 말할까 했는데 ..

준이는 나중에 일이 있으면 찾겠다고 하면서 당직실을 나섰고 사라졌다.
연이는 급히 카운터로 들어가서 앉더니 피씩~ 웃더니 가운 주머니에 있던 爱立信핸드폰을 꺼내들고 발신버튼을 눌러댄다.
< 응~ 지영아 자니? 으으~ 야 내 전번에 니보고 말했던가.. 그 챗팅방 남자르.. 오늘 찾아왔단게 어디야? 와~ 응~ 생긴건 괜찮더라. 하하~ 응? 무서워는 안보이더라... 나 전번 물어보길래 알려줬다.
조심해라구? 아이뭐 괜찮겠지무.. 그래 알았다
이번주 시험땜에 영 바쁘다. 내 시험 다 치구 보자.. 응 빠이빠이~>
연이는 이렇게 절친한테 보고를 하고 핸드폰을 끊는다.
그리고 다시 카운터에서 나와 병동을 순회하기 시작한다. 또 하나의 지루하고 긴 슬픈 밤이 시작된다.
오늘만은 제발 조용했으면 ....
연이는 기도하는 마음으로 1호병실부터 들어간다.

그 남자 그 여자
그 남자- <그녀는 예뻤다>

춘호형님을 만난지도 벌써 일주일이란 시간이 흘렀다.

준이는 머리속이 복잡스럽다.
그래도 명색이 이 나라 중국공산당원인데 영명한 당의 지시를 열렬히 옹호하는 투철한 정신을 지늬고 있지는 않다지만은 자신의 명의에 먹칠을 하고 위대한 우리 중국공산당을 배신할 마음은 없었다.
그리고 이 보다 더 중요한건 아버지의 길을 걷고싶지 않았다. 힘이 닿는데까지 자신의 신근한 노력으로 그 무었이라도 이루고 싶었다.
그래서 병역복귀취직후, 3개월도 안돼서 주정부기관의 운전기사직을 때려치우고 창업을 한다치고 청도청양시에서 자그마한 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외사촌형님으로부터 기술을 배우기 시작한것이였다.
근데 그 중요한 사업이 밀수차라니..
그렇게 열심히 불철주야로 일하고 있다가 이번에 할머니의 생신인지라 그동안 군대생활 하면서 함께 하지 못한 아쉬움땜에 그 한끝에서 달려온것이다. 할머니는 준이한테서 있어서 엄마같은 존재다.
아버지는 1남4녀중에서 네번째로 태여났다. 그래서인지 할머니가 아들에게 대한 과도한 모성애가 준이에게까지 고스란히 비춰지게 되였다.


철남야시장은 그야말로 인산인해이다. 여기저기에서 흘러나오는 도시의 소음들, 지글지글~ 보글보글~ 들의 조합으로 이루어지는 참맛들의 경쟁소리, 그리고 꼴깍꿀꺽~ 한여름의 더위를 삼켜버리는 폭풍흡입의 시원한 리듬소리는 밤의 정적을 깨뜨린다.
저기 저속에서 한창 열식(열심히 식사)중인 3남1녀의 모습이 보인다. 선반위에 놓여져있는 함치르르한 양뀀이 보기만 해도 군침이 스르르~
준이 맞은편에 있는 저 남자는 열심히 옆의 여자한테 명태를 뜯어주는가 하면 입에다까지 쏘옥~ 넣어주며 무한한 애정을 과시한다.
세상에~ 이런걸 보고 옛날사람들이 해가 서쪽에서 뜬다겠다고 하겠다. 그것도 아주 열심히, 세심히, 상냥히, 이 세상 친절에 관한 형용사들을 다 가져다 붙여도 이 상황을 묘사하자면 모자랄꺼 같다. 한마디로 와늘~ 지랄이다.

(미친 놈이 입이 귀에가 걸리겠다야, 똥 먹은 개처럼, 입이 함박만해서. 이젠 민족단결강화에 몸까지 헌신하다니!!! 쯧쯧~ )
보다못해 준이가 농담조로 한마디 내던진다.
<아이~ 니랴아~ 훠이쟈쒀이죠취바. 아~워어씬아 어씬~ >
그 말에 영훈이가 왈~
<니 쌘무베깐라아. 워랴쓰질디 아이칭아이칭아~ >
그 말에 옆의 한족여자가 부끄럽다는 뜻 영훈이의 옆구리를 쿡~ 꼬집는다. 암튼 여자들은 내숭은 못 말린다.
이런 색갈놈이 뭐가 좋다고 푸하하~ 여자들은 역시 단순하다.
근데 이 자식 먹다 말고 동생이 갖고 온 오투바이를 좀 한번 타고싶단다.
못말리는 놈~
니 놈의 생각 누구 모르랴 이 여자앞에서 나타내고 싶은 간절한 니 마음을~
이 놈의 소고집은 누구도 못 말린다.
어떻게 됐을까? 두말하면 잔소리다.
태연스럽게 걸어나가 아주 폼나게 씽~ 하고
절주하더니만 100m도 못 가서 길옆에 주차한
삼륜차를 들이밖고 오투바이가 개박살났다.
근데 이 미친놈이 글쎄
넘어서 타져진 이 순간까지도
하는 말이가 <아~씨~ 옷이 싹 개판이 됐구나..>
한심한 놈이다. 니 아무리 휠라옷이 비싼다들
목숨보다 귀할소냐!

급히 연변병원으로 옮겨졌고 다행이도 크게 다치지는 않았지만 왼쪽 팔꿈치에 경미한 골절을 입었고 왼쪽 다리 바깥쪽에도 크게 작게 몇군데 부상을 입었다. 의사선생님께서 석고고정을 해주셨고 파상풍주사와 며칠동안의 약물처방을 내 주셨다.
참 한심한 놈...미쳤지 미쳤어.
준이는 동생철호와 한족여자를 집에 보내고 다시 응급실로 들어왔다.
아픈 듯 얼굴상을 찌푸리며 오른 손에 링겔 꽂고 침상에 누워있는 영훈이에게 준이가 퉁명스럽지만 걱정스러운 말투로 한마디를 던진다.
<미친새끼 꼴 좋다. 몇번 말해 타지 말라구. 무슨 고집이 그리 쎄야...... 우씨~ 원래 누기 닮았는지. 내 이재 동생아한테 전화해놨다. 먼저 수리해달라구. >
그러니까 영훈이 나지막한 소리로 왈~
<아씨 됐다. 그만 말해라... 와~ 쪽 팔린다씨. >
침대옆에 서있던 준이는 한심한 표정을 지으며 링겔병을 쳐다보더니 천천히 간호사 있는 쪽으로 걸어간다.
<후쓰. 빠촹 땐디 마쌍 따완라.>
비록 초중도 제대로 온전히 다니지는 못했지만은
군대가는 바람에 한족말은 꽤 잘하는 준이다.
비록 예전에는 슈퍼가서 <삥궐짜이마~> 말헀던 시절도 있었겠지만은 지금은 아니다.

간호사는 인츰 갈테니까 기다려라고 말한다.
돌아서는 그 순간 ... 문득 머리를 스쳐가는 한 여자의 이름- 박소연.
아~ 박소연 여기 있다 했지. 혹시 그냥 물어볼까?
준이는 주춤거리다가 돌아서며 묻는다.
<후쓰, 쩌리여우쬬우표우쑈우앤더후쓰마?>
약물준비를 하던 간호사가 다시 준이를 힐끔~ 쳐다보더니 어떤 사이냐고 정색해서 묻는다.
왜 내가 납치법으로 보이냐?
준이는 추호의 망설임도 없이 오랜 친구인데 연락이 끊겼고 여기서 출근하는거는 알고 있는데 어디에 있는지 모르겠다고 같지도 않은 변명을 눌어놓는다.
그 당시 준이도 자신이 이렇게 뻔뻔한 놈인걸 아마도 처음 느꼇을거 같다.
그제서야 간호사가 알았다는뜻 웃으면서 지금 주원부 신경외과에서 근무를 하는데 아마 오늘 저녁에 직일일꺼라 알려준다.
아~ 직일이라는것까지는 알려줄 필요가 없었는데

이 순간부터 우뇌와 좌뇌의 신경전이 벌어지기 시작한다. 찾아간다.. 안 간다...찾아간다... 안 간다..
결국엔 감성적인 우뇌가 이성적인 좌뇌를 압도해버렸다.
준이는 간호사가 두번째 약물을 교체하는것을 본 후에야 영훈이와 화장실 다녀온다고 응급실에서 나왔다.

그리고나서 씽~ 하고 병원밖으로 나갔다 오더니 손에 새우깡이랑 감자깡이랑 한 주머니를 손에 가득 들고 입원실쪽으로 향해 성큼~성큼 ~걸어간다.
술은 이래서 좋은가보다. 벙어리도 말을 시킨다고
이런 용기를 주다니...
신경외과 문어구까지 이르자 이놈의 가슴이 벌렁벌렁~
이왕이면 예뻣으면 좋겠다. 프하하~
남자들은 늑대라니 백프로 찬성이다.
조용히 복도를 따라 걸어들가니 저 앞에 카운터가 보인다. 한 간호사가 머리를 깊숙히 숙이고 뭔가를 열심히 쓰고있다.
혹시 저 여자 일까?
좀 더 가까이 가보자. 조용히 카운터까지 도착..
용기내여 물어볼려고 하는 찰나.
아이쿠~ 깜짝이야~
간호사가 불쑥~ 일어나더니 또릿또릿한 표정으로아주 엄숙하게 누구의 가족인가 한족말로 묻는다.
예쁘다. 동글동글한 얼굴에 구슬알같이 반짝이는 두눈이.. 내 앞의 이 여자가 혹시 박소연이라면..
<워썅쪼우 표우쑈우앤후쓰! >준이는 간호사의 얼굴을 유심히 쳐다보며 대답하였다.

근데 대답하기조차 바쁘게 이런 사람이 없다고 단마디에 뚝~ 자른다.
하지만 할수 없는 일이다.
계획하고 기대한것도 아닌데 웬지 허무한 감이 든다.
준이는 아쉬운 마음으로 발걸음을 되돌렸다.


갑자기 뒤에서 부르는 소리가 들린다. 준이는 행하던 발걸음을 멈추고 돌아선다.
간호사가 천천히 준이 앞으로 다가선다.
<저기 혹시 연변챗팅.... 최...준...입까?>

어 ~ 그래 나 최준이 맞는데 근데 너 소연이 아니라며 나는 어떻게 아는데..

준이는 어색하게 웃으며 자기가 최준이 맞노라 대답을 한다.
< 야 맞소. 내 최준이요.허허~ >
그랬더니 이 간호사가 자기가 박소연이라고 말하면서 생긋 ~ 웃는다.
아 놔~ 참 사람을 뎆고 노나! 그래도 이쁘니까 봐준다. 크크~
준이는 오른속에 들었던 물건을 왼손에 넘기면서 연이한테 손을 내민다.
<반갑소. 일이 있어 왔다가 혹시나 해서 들린게 정말 있소! 허허~ >
연이의 손은. 작고 따뜻했다.
준이는 손에 들었던 물건을 카운터에 올려놓으면서 수줍게 말을 꺼낸다.
<아 정말 이거.. 먹소. >
연이는 약간 놀란듯 다시 준이를 쳐다보더니만 웃으면서 여기다 놓으면 안되니까 당직실로 가져다달라고 말한다.
참 이 여자가 대단하다.
처음보는 사람한테 함부로 이렇게 지시를 내리다니?
아~ 근데 너는 뭐얌. 말이 끝나기 바쁘게 번쩍 가져다드는 너의 행동은 언제 그렇게 고분고분해졌다냐!

준이는 설레이는 마음을 안고 연이의 뒤를 따라간다. 사뿐~사뿐 걸어가는 뒷모습, 검정색의 나비모양의 머리삔이 간호사의 단아한 이미지를 더 한층 살려준다. 또 예쁘다. 이 색끼가 운이 좋다. 크크~


당직실은 넓었다. 창문 양쪽에 침대가 나란히 놓여져 았었고 침대 중간에는 의무용책삭이 하나 놓여져있었는데 책상밑으로 의자 두개가 정연히 놓여져 있다. 그리고 왼쪽 침대 옆에 옷장이 줄지어서있었다.
연이는 책상쪽으로 걸어가더니 의자 하나를 빼서 돌려놓고는 준이에게 앉으라고 권고를 한다.
준이는 물건을 오른쪽 침대위에 올려놓고 의자에 다리를 꼬이고 앉는다.
연이는 맞은편 오른쪽침대에 걸쳐앉는다.
침묵이 흐른다.
준이는 맞은편에 앉은 이 여자를 더 찬찬히 자세히 쳐다본다. 아무말도 필요 없이 그냥 바라보고만 싶
다. 가까이에서 밝은 공간에서 본 연이의 모습은 수줍은 새색시마냥 고개를 떨구고 손톱을 비비고 있다.
갑자기 연이가 침묵을 깨뜨린다.
<어떻게 알고 찾아까지 왔습까? 그리고 이 쌰툘은 잘 먹겟습다.방긋~ >
준이는 웬지 말못할 애정이 마음속으로부터 솟구친다.
갑자기 어머니가 생각난다. 모질게..
참 구지 길게 말하고 싶지 않다.
<연길시내에서 사람 찾자무 쉽지무... 출근이 힘들재오.>
무슨 정신으로 이렇게 물었는지도 모르겠다.
연이는 괜찮다며 고개를 살랑살랑~ 젓는다.
나보도 무슨 하냐고 묻는다.
대답하기 싫다.
그래서 그냥 다른 일 하자고 한다고 두리뭉실하게 넘긴다.
얼마나 지났을까? 또 침묵이 흐른다.
더 오래 있을수는 없다.
연락처느 꼭 알고싶다. 아니면 후회할꺼 같다.
<혹시 전화있소? 나중에라도 일이 있으무 찾게. 병원에 아는 사람 없어서.허허~ >
말하고나니 어색하다.
연이는 머리를 끄덕이며 호주머니에서 자그마한 수첩에 무언가를 적더니 준이에게 건네준다.
준이는 자리에서 일어나 또다시 연이의 머리부터 발끝까지 유심히 훑어보고는 당직실에서 나왔다.

부랴부랴 응급실로 발걸음을 옮긴다.
아마도 한 40분은 걸린거 같다. 링겔이 벌써 거의 다 들어간걸 보면...
준이를 본 영훈이가 불만섞인 목소리로 말한다.
<야~ 변소간에 빠져죽었는가 했다. 빨리 오줌 마려운거 겨우 참았다. >
<바지에다 쌀께지 그래니.>
준이는 이렇게 말하며 침대밑에서 소변통을 꺼내여 영훈이의 다리 중간에 갖다 댄다.
연이의 수줍게 웃는 모습니 자꾸 눈앞에서 알른거린다.
<야 어째 니 약 잘못 먹었재야 ? 어째 헤써해서 이래니 ! 야~ 남은 아프단데 웃음이 나오니?>
영훈이는 못마땅하다듯 준이의 헤벌쭉한 모습에 불만을 토로한다.
준이는 그래도 싱글벙글~ 웃으며 소변통을 들고
화장실로 향한다.
어쩐지 손에 든 이 소변통마저 아주 정답게 느껴졌다.
추천 (4) 선물 (0명)
IP: ♡.162.♡.248
벨리타 (♡.62.♡.108) - 2016/11/12 09:06:32

재잇게 잘읽엇습니다.

이것도 실화바탕이라고하니 더 구미가땡기는것 같네요.

우리쥔공 간호사님이랑 준이씨가.잘될것같기도한데

그 윙크날린 꼬맹이가 또 튀어나올지 기대도되고요 ㅋ ㅋ

다음글.기대합니다

저번처럼 일회만쓰고.사라지는건.아니겟죠?

목향수 (♡.162.♡.248) - 2016/11/12 09:55:43

벨리타님, 주목해주셔서 너무 고맙고 감사합니다. 어설픈 저의 글에 응원을 보내시니 없는 용기를 모아 열심히 쓰겠습니다.

준호 (♡.236.♡.171) - 2016/11/15 11:47:00

오늘 저도 쌰툘 사먹어야 겟네요.ㅎㅎ

목향수 (♡.169.♡.10) - 2016/11/15 12:34:46

^^ 네 그리고 이쁜 사랑하세요! 하신다면 그 사랑 예쁘게 키워나가셔서 행복하길 바랄께요!

봉봉바라기 (♡.54.♡.44) - 2016/11/17 14:08:14

처음 쓰는 자작글이라지만.
표현이 생동하고.가슴죽여 보게 되네요~ ㅎ
둘다 대단함다.채팅 한번 하고.
찾아가는 사람도. 전번 남겨주는 사람도.
둘다 첫눈에 반했는가요? ㅎㅎ
추천~

목향수 (♡.136.♡.211) - 2016/11/18 07:38:21

칭찬 고맙습니다! ^^ 아마 이짼쭝칭이라고 해야 하겟죠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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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47
파란리본
2016-10-31
2
2923
동산나무
2016-10-31
2
2329
그대라는이유
2016-10-28
26
5831
파란리본
2016-10-27
1
3128
평화주의
2016-10-26
1
1903
동산나무
2016-10-24
0
1879
그대라는이유
2016-10-21
20
6249
고려보이고려보이
2016-10-17
2
2371
그대라는이유
2016-10-17
15
3655
그대라는이유
2016-10-13
16
3748
평화주의
2016-10-10
3
2055
평화주의
2016-10-06
3
2471
희망맘
2016-10-06
6
2332
희망맘
2016-10-06
3
2307
달빛늑대
2016-09-30
17
7500
희망맘
2016-09-30
3
3010
그대라는이유
2016-09-27
18
4924
동산나무
2016-09-27
2
3125
모이자 모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