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남자 그여자(3부)

목향수 | 2016.11.13 09:03:00 댓글: 10 조회: 3223 추천: 4
분류실화 https://life.moyiza.kr/mywriting/3203813
3부

병원에서의 첫 만남이 친구 영훈의 사고를 계기로 한 준이의 술 한잔의 용기로 이어졌다.
그날 이후, 어느날,준이한테서 걸려온 한통의 전화.
준이: <연이요? 내 최준이요. 출근했소?>
연이: <아~ 예! .....무슨 일이 있습까?>
준이: <딱 일이 있어야 전화하오? 음~ 저녁에 만날까?>
연이: <아! 저녁에 일이 좀 있어서 나중에 시간되면 보기쇼.>
준이: <나중에...허허~ 난 지금 보고싶은데... 알았소.그럼..잘 있소.....뚜뚜..>
솔직히 연이도 만나고싶었다. 하지만 여자라는 이유로 쉽게 그 요구를 받아들일수 없었다.아니 받아들여서도 안된다.여자는 원래 호기심이 가는 남자일수록 더 튕기고 슆어지는 법이니까..
그렇게 찌늣듯 무더웠던 여름날도 다 지나가고 작은 오솔길에 우수수 떨어지는 낙엽소리에 추억을 되새기게 하는 황금가을도 지나가고 옷깃을 스며드는 차가운 칼바람이 12월이라는 겨울의 문턱에서 맴돌아친다.
그동안 연이의 생활은 변한게 없었다.매일 반복되는 지루한 일상, 머리가 터질껏같은 시험의 압력들을 뺴고는 별다른 변화가 없었던거 같다.아~ 아니다. 한 남자가 있었던거 같다.준이아닌 잠시 스쳐지나갔던 남자..
직장동료의 소개로 마다못해 잠깐 만난바 있는데 두번의 만남뒤에 더이상 연이는 아무리 학력이 높고 지식이 있고 돈 많은 사람일지라도 융통성이 없고 고지식한 남자는 별루였다.
이 남자가 그렇다.연이보다 4살 이상이고 본과필업생이고 은행계통출신인 집안배경도 괜찮은 남자다.
소개팅첫날에 이 남자의 대화를 통해서도 어떤 사람인지를 충분히 알수 있다.
<연이는 현재 생활이 행복하다고 생각합니까?>
<연이는 앞으로의 리상이 뮙니까?>
<제가 마음에 듭니까?>
초면에 이런 물음을 하는 남자는 완전 밥맛이라고 생각한다.너무도 학식이 있는 현실적인 질문을 하는데도 불구하고 연이한테 이런 남자는 웬지 밥맛이다.
오늘도 연이의 일상은 예전과 별다름이 없다.수술환자바이탈체크,링겔,약물복용,소변줄삽입등등, 오전은 이렇게 정신없이 보냈던거 같다. 점심직일이라 금방 밥을 먹구 카운터에서 차트정리 할라고 그러는데 호사장님께서 다가오시더니
웃으시며 말씀하신다.
<금방 어떤 남자가 찾아왔던데 못 봤니? 저쪽에 가봐라~ 근데 누구야? 남자친구?>
그말에 연이는 많이 놀라하는 표정을 지으며 아니라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더니 엘레베이터쪽으로 걸어간다.
(엥? 누구지? 날 찾아올 남자가 없는데?) 연이는 머리속에는 온갖 의문들로 가득찾다.
창문가에 돌아서서 우두커니 서있는 한 남자의 모습이 보인다. 갈색 청바지에 블랙가죽 점퍼를 입고 있다.조금 더 가까이 다가서서 물으려고 하는데 갑자기 남자가 돌아선다.
어머~ 세상에~ 이럴수가~
이게 몇달만인데 연이의 기억속에서 거의 잊혀졋던 최준이가 절절한 눈빛으로 연이를 마주향해 서있는다.
<잘 있었소?> 준이는 부풀어오르는 감정을 눅잦히며 꾸욱~ 닫혀있던 입술을 뗴여낸다.
<예.잘 있었습다.어떻게 돼서..> 연이는 긴장함과 놀란 기색이 역력한 얼굴로 준이를 바라보며 대답한다.
준이는 제일 처음 연이를 찾아왔을때처럼 연이의 얼굴을 또 유심히 쳐다보며 또 한마디를 보낸다.
<그동안 좀 일이 있었소...저녁에 몇시에 퇴근하오? >
<4시반에 합다.>
<그럼,우리 밥 같이 먹기요. 저녁에 데리러 올께.되오?>
거부하고 싶지 않았다.웬지 말 못할 설레임이 북받혀오르며 가슴이 콩닥콩닥~
연이는 부끄러운듯 가슴에 단 명찰을 만지며 <예.그래기쇼>하고 낮은 목소리로 대답을 한다.
<알았소. 그럼 내 대문앞에서 기다릴께....>

4시반, 연이는 급히 간호사복을 갈아입고 청바지에 빨간색 패딩을 입고 까만색 운동화를 신고 토끼마냥 빠른 속도로 계단을 향해 내려간다.주원부 정문 앞에서 담배를 피고 있는 준이의 모습이 보인다.
연이를 본 준이는 입에 물었던 담배를 땅바닥에 뿌려던지고는 재빨리 연이한테로 향한다.
<뭐 반가바하오?>
준이는 빙그레~ 웃으며 묻는다.
<아무거나 다 뎁다..>
갑자기 물어보는 질문에 연이는 수줍게 대답한다.
<고기 좋아하오? >
<아~ 예 다 뎁다.>
<음~ 알았소 그럼 가기오!>
두 사람은 나란히 걸어 대문앞까지 나왔고 택시 타고 동방불고기로 향한다.
문어구에 들어서기 바쁘게 정열넘치는 웨터들의
<어서 오십시오..>에 심장이 튕겨나올 지경이다.올때마다 듣는 소리인데 올때마다 놀라는거 같다.

준이와 연이가 서로 마주보며 앉는다.
검정색 목폴라 니트를 입은 준이의 모습은 간단하면서도 깔끔한 이미지다.
반면에 하얀색 앙고라 니트를 입고 있는 연이의 모습은 상큼하고 발랄한 이미지를 더 한층 돋보여주는거 같다.
<뭐 먹겠소? 시키우?>
준이가 연이한테 메뉴판을 건네준다.
<아무거나 시키쇼. 다 뎁다.>
말로는 아무거나 시키쇼 하면서도 정작에 시키면 이건 별루. 저것두 별루라고 대답하는게 여자인거 같다.
준이는 다시 메뉴판을 가져간다.
한참후 주문한 음식들이 모두 등장하였다.
<술 좀 마이우?> 준이가 묻는다.
<아니 너무 잘하는 편은 아닙다.조금만 먹어도 얼굴이 빨개져서 보통 안먹습다.>
그 말에 준이가 시무룩히 웃으면서
<어째 병원 간호사들이 술 잘한다던데 허허~ 한잔만 마시우.> 한다.
이렇게 한잔에 이어 두잔 맥주 두병은 마신거 같다.
드디여 연이한테도 신호가 오는거 같다. 홍당무우처럼 빨개진 얼굴. ㅠㅠ 전신까지 다 퍼진다.
(ㅠㅠ 챙피해!)
연이는 두 손으로 자꾸만 얼굴을 가리운다.
연이는 이러는 모습이 못내 창피하기만 하다.
준이는 이러는 연이가 귀엽기만 하다.
<얼굴이 빨개지니까 더 곱구나.>
<연이, 우리 수수께끼 날래기 하겠소?못 맞춘 사람이 술 먹기오!>
그때 그 시절에는 유행인거 같았다.
<예 ~ 하기쇼!>
술김으로 대답은 했지만 져도 술마실 생각은 없없다 호호~
<돼지 한마리가 갑자기 전보대옆에 다가가더니만 힘차게 꼬리를 흔들어댄단말이오? 어째 흔들겠소?> 준이가 먼저 시작한다.
세상에~ 이것도 수수께끼라고 흔들고 싶어 흔들겠지?
< ㅠㅠ. 이게 어디 수수께끼입까? 그냥 흔들기 싶어서 흔들겠지?>
준이가 익살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말한다.
<아이요. 꼬리가 돼지를 못 흔드니까 돼지 꼬리를 흔든단 말이요.허허~>
헐~ 대박 이게 답이라고.
연이는 이게 어디 수수께끼냐 하면서 약간 애교섞인 목소리로 말한다.
<그럼 제 내보우.>
< 음~~~ 정신병원에 환자가 불시루또 정신이 나가서 호사를 쫓았단 말입다. 이 호사가 쫓기우다가 지붕꼭대기까지 갔단말입다. 더 달아나무 떨어진단말입다. 정신환자가 막 달아옵다.이 호사는 이제는 내 죽었구나 한게 정신환자 한마디 했단 말입다.무슨 말으 햇겠습까?>
연이는 웃으면서 말한다.
하~ 이 여자땜에 미치겠다.
방긋방긋 ~ 웃는 모습. 웃을떄마다 아주 연하게 패여들어가는 오른쪽 보조개가 준이의 가슴을 설레이게 만든다.
<니 낸데 시집오개? 이랫소?>
<아 정말! 환자 여자인지 남자인지 어떻게 암까?>
<그럼 모르겠소.>준이는 이러는 연이의 모습에 흐뭇한 표정으로 바라보며 고개를 흔든다.
<크크, 음~ 무슨말으 했는지 압까? 이번에는 니 나를 붙잡아라! 했습다.>
연이는 자기절로 말하고 우습다는뜻 두손으로 입을 가리우며 캐득캐득 웃어댄다.
근데 웬지 준이의 모습이 사뭇 진지하다.
<허허, 참 웃기오. 호사니까 이런거밖에 모르는구나. 연이, 저는 그동안 왜 저를 안 찾았는지 안 궁금하오.>
준이가 정색한 표정을 짓더니 연이를 바라보며 묻는다.
솔직히 궁금하지 않은건 아니다 생각하지 않은것도 아니다. 단 한번의 전화로 마감을 짓고 소식이 없어지고 4개월이 돼서야 다시 찾아온 남자인데 .. 하지만 티는 내고 싶지 않다.
<아예. 다 사정이 있었겟지무. 말으 안해도 됩다.>
연이도 다소 정색한 표정을 지으며 말한다.
<알았소. 음~ 사실 나는 연이를 처음 봤을때부터 마음에 들었소! .... 우리 사귀기오!>
준이의 진심어린 고백이였다.
연이는 두 눈이 더 동그래졌다. 이게 안지 얼마나 안다고 벌써 사귀자냐? 아무리 인상이 좋아도 이렇게 빨리 사귀는건 아니라고 생각을 한다.
<아~ 그냥 친구 하기쇼.사귀는건 좀.>
준이는 뒤통수 맞은 기분이다.
얼마나 큰 용기를 내여 말하는 말인게 이렇게 단칼에 끊을수 있단말인가?
준이는 앞에 있던 잔을 쭈욱~ 들이키더니
<야~ 알았소 그럼 지내보기오.내 괜찮은 사람이요! 허허~> 라고 말한다.
<근데 나보다 한살 어리다구 햇재? 우리 말 놓구
편하게 말할까?>
연이는 살짝살짝 눈웃음 지으면서 조심스레 말한다. 연이 앞의 이 남자가 웬지 너무 깔깔해보여서 말떼기가 좀 어려웠다. 아니나 다를까 준이는
<제 마음대로 하오! 나는 여자들하구 서로 말으 놓은적이 없어서 어색하오!> 이렇게 한마디 내뱉고는 연이한테 고인 술잔을 채워준다.
연이는 이 말에 별로 내키지 않는듯 입을 삐죽거리더니
<난 이잔만 하겠습다.>라고 대답한다.
<전화번호 다시 주겠소. 내 전화 지금 없소.>
준이는 복무원을 불러 연필과 종이를 요구하고 그기에 연이의 번호를 다시 적는다.
두 사람은 이렇게 짧은 만남을 가졌고 준이가 바래다주겠다는 권고도 마다하고 연이는 택시타고 혼자서 씽~ 하고 가버렸다.
준이는 한참을 연이가 탄 택시를 바라보다가 손을 들어 다른 택시 하나를 잡고 차에 오른다.
머리를 택시 뒤자석에 기대고 기사아저씨한테 묻는다.
<쓰푸. 쌘짜이지땐?>
기사아저씨가 8시가 거의 된다고 알려준다.
<쓰푸. 취 허난밍따바!>
준이는 발전가던 방향을 도로 돌린다.
추천 (4) 선물 (0명)
IP: ♡.136.♡.211
meilan0308 (♡.151.♡.199) - 2016/11/14 10:02:25

잘보고 갑니다 .뒷이야기 기대합니다

목향수 (♡.136.♡.211) - 2016/11/18 07:39:10

감사합니다! ^^

벨리타 (♡.62.♡.108) - 2016/11/14 12:01:31

흠. . .허난밍따라. . . .

너무 오래전에 일은 아니고만요. ㅎ ㅎ ㅎ

준이씨 한테 무슨일이 잇엇을지 궁금합니다~

목향수 (♡.136.♡.211) - 2016/11/18 07:39:39

15년 안됐어요!^^

준호 (♡.236.♡.171) - 2016/11/15 11:47:34

준이가 핸셈하게 다가오네요.ㅎㅎㅎ

목향수 (♡.136.♡.211) - 2016/11/18 07:40:19

네 슬슬 공격이 시잡됩니다!

헤드레공주 (♡.150.♡.2) - 2016/11/15 14:37:50

역시 공부만하고 꽉막힌 스타일은 노노노 ㅋㅋ~~준이 은근슬쩍 매력남인데 귀요미 연이가 살짝 넘어가는중이네용

목향수 (♡.136.♡.211) - 2016/11/18 07:41:31

그냥 쪽 읽어주세요헤드레공주님!

봉봉바라기 (♡.54.♡.44) - 2016/11/17 14:33:35

20대에는 조건 보다도 사람이 우선이죠.
30대에도 사람마다 틀리겟지만.
말이 통하고. 생각이 통하는게 중요한 같습데다.
점점 재밋어 지는데요~ ㅎ
추천~

목향수 (♡.136.♡.211) - 2016/11/18 07:41:44

고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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