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남자...(상)

yinzhengyi | 2016.11.18 00:37:16 댓글: 3 조회: 2244 추천: 2
분류단편 https://life.moyiza.kr/mywriting/3207498

-그사람 너무 안 됐어.

잘 사나 싶더니 지금나이 돼서 이게 뭐니.”

옆에앉은 연희의 특유의 목소리다.

요즘 그사람 소식을 자주 듣게 된다.

끝까지 지켜주지 못해서 미안하다며 돌아서 가던 그사람의 그림자가

오늘도 다시 내 눈앞을 스쳐 지나간다.

그래. 정말 사람에 일이란 모른다더니…”

그 옆에 미연이가 맞장구를 친다.

야 연희 미연 니둘 따로 노냐?

오랜만에 모였는데 이대로 끝날순 없지.

자 모두들 잔에 술 완샷 하고 이차로 가자.”

오랜만에 동창들 모임을 제안했던 승주가 앞에 술잔을 들어 쭉 굽을 낸다.

모두들 앞에 잔을 들어 완샷 해버리고 자리에서 일어 난다.

승주야, 나 오늘 이차는 안되겠어.

요즘 감기가 낫지 않아서 좀 힘드네. 미안하다.”

괜찮겠냐며 걱정 해주는 승주한테 애써 웃어보이면서

나는 택시를탓다.

술 많이 마셨어?”

출입문이 열리는 기척에 잠귀가 밝으신 엄마가

주무시던 차림으로 나온신다.

아니, 몸이 안 좋아서 이차는 못 가겠다고하고

그냥 왔어.”

잘 했어. 희경이 잔다. 그냥 놔두고 어여 씻고 자.”

내 가방과 코트를 받아 옷걸이에 걸어주면서

엄마는 내 걱정을 해준다.

고마워요 엄마.”

엄마한테 웃어 주고는 속옷을 챙겨서 화장실에 들어간다.

뜨거운 물줄기가 머리를 적시면서

몸을 타고 흘러내린다.

최현 그사람 회사가 부도 낫대.”

샴프로 머리에 거품을 내면서

나는 아까 술 자리에서 연희가 했던 말을 머리속에 맴돈다.

몇년 전부터 와이프랑 금슬이 좋지 않다더니

와이프가 최현 파트너랑 눈이 맞아서

회사돈을 싹 따로 돌려놓고 떳대.”

머리칼에 묻은 거품이 물에 씻겨 내려 간다.

머리를 대충 드라이 하고 나오니

엄마가 얼음이 동동 뜨고 있는 동치미 국물 담은 그릇을 내민다.

시워하게 마셔.”

엄마한테 웃어 보이고 나는 동치미 국물을 꿀꺽 꿀꺽 마신다.

시금들큼하고 시원한 동치미 국물에

내장이 다 씻겨 내려간듯 시원하다.

엄마~”

어느새 잠을 꺳는지

희경이가 눈을 비비면서 나온다.

아니 얘가 언제 꺳어?”

엄마의 놀란 목소리다.

어이구, 울 이쁜 희경이가 꺴어?”

나는 희경이를 안아 무릎에 앉힌다.

엄마 왜 이제와.”

잠이 덜깬 목소리로 내 품속으로 파고 들면서

응석 부리는 내딸 희경이.

엄마가오늘 연희 아줌마랑 약속 있어서 늦게 왔어요.

희경이 엄마 많이 기다렸구나.

엄마가 미안해요.”

희경이 머리를 쓰다듬어 주면서 달랜다.

좀 자지 그새 깨 가지고는……

이젠 니가 데리고 자야 겠다.”

엄마가 내 품에 안긴 희경이를 살짝 흘긴다.

알았어, 엄마도 어서 쉬여요..

희경이는 내가 데리고 잘께.”

동치미 국물 그릇을 주방에 가져가고

엄마는 방에 들어가신다.

그새 내 품에서 쌔근쌔근 잠든 희경이가 꺨까 걱정 되여

나는 천천히 희경이를 품에 안은채 자리에서 일어나 내 방에 들어간다.

둘이서 그렇게 죽자 살자 좋아할때는 언제고...

참 최현이도 안 됐다야…”

조용히 잠든 희경이 머리를 쓰다듬다

또 다시 연희가 했던 말이 떠오른다.

너 얼굴이 왜 그래?”

문을 들어오자 바쁘게 걱정 해주는 연희다.

-희경이 땜에 잠 설쳤어.

나는 멎적게 웃어 보이면서 대꾸 한다.

-어제 왜 먼저 튀였어?

-요즘 감기땜에 컨디션이 안 좋아.

주아씨, 잠깐 다녀 올께요.

주아한테 가계를 맡겨두고 나는 연희랑 맞은편 차집에 들어 간다.

-어제. 너도 들었지?... 최현

연희가 슬쩍 떠보는 눈치로 내 얼굴에 시선을 주면서 묻는다.

-……

나는 연희 시선을 피하면서

차잔을 만지작 거린다.

-어쩜참 최현이도 운도 없다.

그때 그렇게 너를 뿌리치고 가더니

- ……

나는 차잔을 들어 한입 마셔본다.

-말도 없이 갑자기 결혼 하더니 결국 이렇게 되면서

- ……

-그나저나, 너 희경이 어떡할꺼야?

최현이 희경이일 알어?

-가면서 애를 지우라고 했었어……

나는 희연눈에 눈길을 맞추면서 간간히 한미디 뱉는다……

-? …… 미친놈

지들 잘 살겠다고 큰소리 땅땅 치면서 가더니 꼴 좋다.”

연희가 격분한 목소리로 내 뱉고는 얼음이 동동뜨는 쥬스를 벌컥 벌컥 몇모금 마신다.

-하느님이 벌 내신거 같다

연희는 화가 안 풀렸는지 씩씩 거린다.

-연희야, 이 얘기 그만하자.

더 얘기 하려는 연희를 제지 했다.

끝내 반응을 보이는 내가 어떻게 나올지 궁금하다는 눈빛의 연희에게

나는 그냥 살짝 웃어 줬다.

그러는 나를 보고 연희도 멎적게 살짝 웃는다.

우리는 한시간 동안 평소처럼 수다나 떨어주다가

찻집을 나왔다.

가계에 잠간 더 앉아 있다가

나는 다시 주아씨한테 가계를 맡기고

어제 일차로 갔던 식당 앞에가서 주차 시켜 놓은 차를 운전해 집으로 들어 갔다

감기 몸살을 하는지몸에 한기가 돌았고

나는 뜨거운 물 한잔 마셔주고

이불 두개를 겹쳐 놓고그속에 몸을 구겨 넣는다……

-미안해…… 나 다른 여자가 생겼어.

최현…… 그남자가 잘못을 저지른 아이마냥 머리를 숙인채

미안하다고 한다.

-어떻게 그럴수가 있어?

-미안해……현재로서는 당신보다 그여자가 나한테 꼭 필요한 사람이야…… 미안해

-? …… 당신 아이를 배속에 품은 나보다…… 당신 한테 더 필요한 사람이 그여자라고?

충격에 뒤통수를 된통 얼얼하게 얻어 맞고

나는 줄 끊어진 구슬마냥 굴러 떨어지는 눈물을 주체 하지 못하고 있다.

-우리 사랑이한테 미안하지 않아?

나는 울먹이면서 되 묻고 있다.

-……아직 석달 채 안됐으니까…… ……지우고

너도 새 인생 살어…… 미안해……

그남자는 떨궈진 머리를 쳐들지 못한채 평소 답지 않게

말까지 더듬으면서 미안하다는 말만 반복하고 있다.

-? ……

나는 맘속에 억장이 무너지는 소리를 듣고 있다가

갑자기 현기증이 나면서옆에 있던 걸상에 주춤 앉아 버리고 만다.

갑자기 휘청 거리는 내 몸짖에

놀란듯 남자는 손 내밀어 엉거 주춤 부축 하려다

타이밍 제대로 잡지 못하고 쑥쓰러운듯 두손 바닥을 바지에 비벼대고 있다.

우리 사랑의 씨앗이 생겼다고 눈가가 촉촉해지던 남자가

내 눈앞에 이 남자랑 동일 인물이라는게 도저히 믿어지지가 않는다.

-당신혹시

지금 한말 우리 사랑이가 듣고 있다는 생각은 하고 잇어?

숙였던 머리를 쳐들어 그남자의 얼굴을 쳐다 보면서 나는 담담히 한마디 뱉는다……

-……

생각지도 못했던 질문이였듯……

뜨거운 물에 데인듯 한 얼굴로 내 눈에 맞추는 그의 눈길이 흔들리고 있는게 보인다.

추천 (2) 선물 (0명)
IP: ♡.136.♡.37
벨리타 (♡.62.♡.108) - 2016/11/18 00:47:01

부디 실화가 아니길.바라면서

책임감 . . . 아니지

치마의 인간의 도리도 못갖춘 그 남자를

욕하다 갑니다.

늦은시간.글 올리셧네요

덕분에 일빠찍고 갑니다

다음글.기대하면서요. . .

yinzhengyi (♡.136.♡.37) - 2016/11/18 23:07:17

아주 오래전에 쓰다 방치 해뒀던 글 발견하고....
다시 다듬어 봤습니다....
너무 오래동안 글을 놓고 있어서..... 글 이어나가는데 조금 어려움을 격고 있는 요즘 입니다.....
관신을 보여줘서 너무 반갑습니다....^^

본처의유혹본처의유혹 (♡.208.♡.195) - 2016/12/13 08:47:34

혹시 사업아이템땜에 임신한여자를 포기했을가요?

22,943 개의 글이 있습니다.
제목 글쓴이 날짜 추천 조회
보라
2006-08-09
33
63053
꿈과미래812
2017-02-11
3
4080
xingyu
2017-02-10
1
1293
꿈과미래812
2017-02-10
1
4193
꿈과미래812
2017-02-08
4
5662
꿈과미래812
2017-02-07
4
4921
꿈과미래812
2017-02-06
7
5733
xingyu
2017-02-05
2
1322
yinzhengyi
2017-01-26
0
1799
김유미
2017-01-23
6
1945
sqsqhsq
2017-01-20
1
2554
맑은날sun
2017-01-18
0
1809
xingyu
2017-01-18
0
1773
에덴818
2017-01-17
1
2072
작은도둑
2017-01-13
6
3702
xingyu
2017-01-11
2
2118
작은도둑
2017-01-09
6
3534
작은도둑
2017-01-05
8
3572
신세기천사
2017-01-05
2
2344
행복플라스
2017-01-05
0
2562
qxt5118
2017-01-01
4
4223
스마일87
2016-12-29
3
1985
씹어논만티
2016-12-27
4
4098
qxt5118
2016-12-25
1
3417
qxt5118
2016-12-23
3
3812
qxt5118
2016-12-22
3
3654
qxt5118
2016-12-21
5
4115
닉네임고민
2016-12-21
4
2174
모이자 모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