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여자친구가 살해되었다 (32회)

죽으나사나 | 2024.01.26 16:10:03 댓글: 0 조회: 180 추천: 2
분류연재 https://life.moyiza.kr/mywriting/4543310
내 여자친구가 살해되었다. (32회) 사건의 전말 (2)
[난 단 한 번도 너랑 주혁이를 내 친구라고 생각한 적이 없어. 너는 내가 10년 넘게 좋아했던 여자고 주혁은 , 주혁은 단지 네 옆에 있다는 이유로 친구인 척을 한 거지.]
민수의 입에서 생각지 않은 말들이 쏟아져 나왔다.  오늘 다들 왜 이러지. 자신을 피 말려 죽일 생각인가 싶었다.
급기야 민수는 혜주한테 원치 않는 입맞춤을 했고 

[너 또 그러면 차라리 나 죽어버릴 거야.]

혜주도 독한 말을 뿜었다.

[우리 사이는 딱 이 정도야. 더 도 말고 덜 도 말고. 그러니 더 이상 이상한 소리도 행동도 하지 마. 널 이제 안 볼 수는 없잖니.]
그냥 박성현이가 오기 전에 여기서 빨리 나갔으면 했다. 일이 커지기 전에.
혜주의 말에 상처를 입은 민수가 생각대로 바로 나가주었다.
그러고 나서 30분쯤 지났을까, 지독한 술 냄새를 풍기는 성현이가 이 집에 들어왔다. 그냥 나사가 반쯤 풀린 상태였다.
[야, 네가 지금까지 그 쓸데없는 참견질을 안 했더라면 나 지금쯤은 그 100억을 받고 빚도 갚고 해외로 튀었어! 네가 뭔데 옆에서 자꾸 알짱거리고 지랄이냐고.]
역시나 협박을 받는 사람보다 주는 사람이 더 급한 건 맞았다. 어떻게 그 입에서 그 말을 나오게 할지 생각이 많았는데 저절로 이렇게 술술 불 줄은 또 생각 밖이었다.
[그니까 똑바로 살 생각을 안 하고 왜 남의  돈을 뜯으려고 하냐고. 가서 정당하게  돈 벌어.]
똑 부러지는 충고였다.
그러나 그런 말이 콧구멍에도 안 들어오는 성현은 실소를 터뜨리더니 팔을 뻗어서  혜주의 목을 꽉 휘어잡았다.
혜주랑 한 뼘 거리에 술 냄새를 진동하며 입바람을 불어넣었다.
[그냥 너만 아니었으면 지태의 돈을 수월히 받을 수 있었어. 걔는 돈이 많고 문제 많은 겁쟁이거든. 그 많은 돈을 약하는데 쓰던 나한테 쓰던 그게 뭔 차이냐 이거지.]
숨이 차올랐다. 말하면서 성현은 점점 혜주의 목을 조여왔다.
혜주는 있는 힘껏 그런 성현을 확 밀어젖혔고 중심을 못 잡은 성현은 그대로 뒤로 자빠졌다. 그런 성현을 내리깔아 보면서 혜주는 그렇지 않아도 미치고 날뛰는 성현이를 더 자극했다.
[그럼 주혁을 끼워 넣지 말았어야지. 너의 마지막 패는 주혁이었잖아. 일이 틀어져 여차하면 주혁이까지 끌어넣으려는 그 심보, 누가 모를 거 같아?]
어느새 거기까지 생각한 혜주의 모습을 보며 성현이는 슬그머니 입꼬리를 쳐올렸다.
너를 살리면  당장 내일 내가 죽어도 이상하지 않겠구나.
그래. 혜주 네 말대로 다 내 계획이었어. 
작년 이때쯤 도박으로 사채 빚까지 짊어진 내가 푼돈이라도 빌릴 수 있었던 건 그 몇 명의 동창들이었지. 동창들 중에 한 놈이 그러더라고.
요즘 유지태가 잘나가고 있는데 걔한테 가서 붙지 그러냐고. 유지태가 갑자기 전학을 가고 친구들이 없었단다. 그래서 우리 그때 고등학교 동창들을 무척 좋아한다고 그랬지.
그래서 미리 알아봤다. 어디에 자주 다니는지, 뭘 하고 다니는지. 
처음부터 협박할 마음은 없었다. 협박할 건더기가 있어야 하지. 근데 그 자식은 만난 지 얼마 안 되었는데 나한테 제 모든 걸 까더라. 어찌나 순진하던지.
그 자식 아빠가 서울 시장이고 차기 대선 후보인데 내가 이 좋은 건더기를 두고 그냥 있으면 말이 되겠냐고. 
근데 걱정되는 게 또 있더라. 돈도 못 받고 잡히면 개죽음을 당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러다 우연히 TV를 보다가 남주혁이 보인 거야. 성공해서 잘나가고 있다는 소리는 들었지만 뭐 다른 세상에 사는 사람이니 크게 신경을 안 썼지. 
근데 있잖니. 신은 내 편인지 우연히 지태한테서 그 말을 들었단다. 김기석 감독인가 그 사람한테서 들은 건데 남주혁을 그렇게 싫어한다고 그러더라. 이유는 뭐 중요하지 않았어.
그냥 주혁은 그 감독 작품에 들어가고 싶어하고 감독은 주혁을 싫어한다는 거가 중요했지. 그걸 또 지태가 중간에서 다리를 놓으면 어쩌면 가능한 이야기가 되겠지.
그래서 비슷한 처지의 동네 친구랑 같이 이 모든 걸 계획하기 시작했어. 지태가 사람들 만날 때 내가 장소 추천을 많이 해주었지. 미리 카메라 설치도 하고 술집 직원한테 푼 돈 좀 쥐여주니  생각보다 쉽게 진행되던데? 
그리고 주혁을 우연으로 가장한 만남을 가져야 할 날이 다가왔더라고.
병신 같은 지태는 나한테 그 감독이랑 주혁이의 일을 곧이곧대로 다 전달을 해주었고 난 그날 주혁이가 그 감독한테 까였다는 걸 벌써 다 들었지. 그날 그 촬영장 주연을 찍는 애가  지태 소속사 배우라서 소식이 바로 들어갔다고 그러더구나.
주혁이가 자주 가는 그 술집에서 기다렸어. 한참을 기다려도 안 오길래 오늘은 아닌가 보다 하고 나가려는데 딱 마주쳤지 뭐니. 
지태랑 약속 날짜를 잡고 얼마나 기뻤는지 아니? 
그날 주혁이의 술잔에 약 타자고 한 건 사실 나였어. 장난을 좀 쳐보자고 했지. 지태는 또 좋다고 바로 행동에 옮겼지.
다 내 뜻대로 잘 흘러갔어.
지태한테서 안되면 주혁이한테서도 충분히 돈을 뜯을 수 있다고 생각을 했어.
여론이 중요한 국회의원 아빠를 둔 지태, 그게 아니면 지금은 TOP 이여도 물의를 하나라도 일으키면 바로 추락할 수 있는 돈 많은 주혁이.
그 어느 쪽도 괜찮았어.
그래. 그것까지만 좋았지.
김혜주 네가 갑자기 지태를 찾아가지만 않았다면 모든 게 쉬웠어. 뭐 협박한 쪽이 더 쫄릴 거라고? 
그래. 맞아. 맨날 사채업자한테 잡혀서 처맞는 게 신물이 난 터라 이제 빨리 끝내고 도망치고 싶었거든. 
지태던, 주혁이던 그 100억이 없어도 사는데 문제가 없잖아. 그냥 불쌍한 나를 조금 도와주면 되는 거잖아.
네가 그걸 다 망쳤다고. 김혜주. 네가!!!
...
한참을 실랑이를 했다. 살고 싶어서 자신의 팔뚝을 내리치는 혜주의 저항은 이미 미쳐버린 성현이한테는 턱도 없었다. 힘은 점점 많이 들어가고 혜주의 숨소리는 점점 약해졌다. 
점점 정신이 돌아오고 있을 때는 혜주는 이미 숨을 안 쉬고 있었다.
내가 결국 사람을 죽였구나.
넋이 나가서 숨을 거둔 혜주를 그 자리에서 멍하니 쳐다보았다.
[띠.띠.띠띠...]
도어록 비번을 누르는 소리가 들려왔다.
누구지? 남주혁??
문은 바로 열리지 않고 자꾸 오류음만 떴다. 술에 취한 주혁이가 숫자를 제대로 못 누른 탓이었다.
머릿속이 하얘진 성현은 혜주를 업고 욕실로 몸을 피했다.
몇 번의 시도 끝에 현관문이 열리였고 주혁이가 비틀거리면서 집안에 들어왔다.
주위를 대충 둘러보는 듯하더니 바로 방으로 들어가서 침대에 털썩 누워 그대로 잠이 드는 주혁이었다.
쾅쾅대는 심장을 붙잡고 한참을 욕실에 숨어있다 잠잠해지자 천천히 나온 성현은 자고 있는 주혁을 보고는 다시 욕실로 들어갔다. 

자기 지문이 잔뜩 남았을 혜주를 보고 불현듯 드는 생각이 있었다. 물에 담그면 좀 날아가지 않을까. 또 자살이라고 생각하지도 않을까? 일단 모르겠다. 혜주를 욕조에 눕히고 물을 가득 채웠다.
어떻게 뛰쳐나왔는지는 모르겠고 그 정신에 공중전화를 찾아서 그 집에서 이상한 소리가 났다고 신고를 하고는 근처 모텔로 가서 잠이 들었다.
***
그로부터 2개월 후,
“도진 선배… 하나 물어볼 거 있어.”

"응…"
여자가 남자한테 천천히 다가가면서 가녀린 손으로 그의 옷자락 끝을 잡으며 묻는다.​

"그때 선배가 안 들어왔다면… 우린 지금도 사랑을 했었을까."
남자는 대답 대신 그런 여자를 지그시 바라보기만 한다.

"컷- . 수고하셨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어둑한 조명이 밝은 조명으로 바뀌면서 조용하던 주위가 감독의 컷 하는 소리에 스태프들이 현장을 정리하느라 어수선해지기 시작했다. 
"이야~  그 아련한 감정 연기 안 죽었네. 남주혁."
감독은 주혁이의 내면 연기에 감탄을 하면서 어깨를 툭 치고는 자리를 옮겨갔다. 그런 감독한테 주혁은 입꼬리를 살짝만 올린 채 묵례만 하였다.
"형. 어디 가요?"
외투를 챙겨서 밖으로 발길을 옮기려는 주혁을 보고 매니저가 불렀다. 윤호형이 새로운 매니저를 채용했다. 나이는 어려도 경력이 좀 있는지라 주혁이가 굳이 일일이 말을 안 해도 척척 해내는 똑똑한 청년이었다.
"어, 집에 가려고. 나 오늘 남은 씬 없지?"
"네. 끝났어요. 제가 모셔다드릴게요."
"아니야. 그냥 나 혼자 갈게."
"아. 알겠습니다. 그럼 조심히 들어가십시오."
주혁은 매니저한테 옅은 미소를 지어 보이고는 조용히  방송국을 빠져나왔다.
곧 크리스마스라 밖엔 여기저기에서 캐럴송이 나오고 있고 추운 겨울인데도 따뜻한 분위기의 연속이었다.
주혁은 요즘 매일같이 드나드는 곳이 있다. 되게 화려한 곳도 아닌 추억이 많이 담긴 이곳.
또다시 단골이 되기 시작했다.
"어서 오세요~ 어? 남주혁 배우 님. 또 오셨네요? 얼른 들어오세요."
술집 사장이 오늘도 어김없이 찾아온 주혁을 보고 눈에 반달을 그리며 반갑게 인사했다.
주혁은 머리를 숙여 인사하고는 맨날 앉던 그 자리에 앉았다.
"여긴 제가 일부러 자리를 비워둬요. 배우 님이 오늘도 오실 거 같아서요."
사장은 메뉴판을 주혁이의 앞에 내려놓으면서 거의 속삭이듯이 말했다.
"감사합니다."
짧은 인사와 함께 주혁은 메뉴판을 들었고 사장은 다른 손님의 부름에 자리를 떴다.
메뉴판을 펼쳤지만 사실 여기 메뉴는 이제 안 보고도 외울 수가 있었다.
맨날 같이 왔는데 여기 알바생보다도 잘 알 거 같았다.
그렇게 사장한테 소주 한 병이랑 국물 하나, 매운 술안주를 주문하고 잔을 비우는 중이었다.
"또 먼저 시작했냐?"
누군가가 주혁이의 뒤통수를 따끔하게 째려보면서 투덜대며 들어왔다.
민수다.
주혁이의 앞자리에 털썩 앉으며 사장한테 잔을 달라고 하고는 저절로 따라서 먼저 벌컥 들이켜대는 민수.
"카아~ 소주는 역시 써."
인상을 찌푸리면서 말은 그래도 또 잔을 채운다.
그 모습에 주혁은 픽 하고 웃음이 나갔다.
"야. 계란말이는 또 주문 안 했어?"
"어."
"와... 이 치사한 놈. 내가 그걸 좋아한다고 몇 번을 말했는데 매번 안 하냐?"
민수는 머리를 절레절레 저으며 뭐 큰 배신감이라도 든 듯 허탈한 표정을 짓는다.
주혁은 그러는 민수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그날 피를 흘리며 정신을 잃었던 민수를 구급차가 실어 가는 것까지 보고 주혁은 참을 수 없는 두통으로 그 자리에서 쓰러졌었다.
쓰러지고 나서는  아니나 다를까  현실로 돌아왔었다.
많은 게 달라졌다.
과거에 내가 무엇을 하던 아무런 변화가 없을 거라 생각을 했는데 이번엔 많은 변화가 생겼다.
혜주의 죽음은 없었다. 
그런 사건도 아예 없었고 나를 보았었던 새로운 인물들은 나를 못 알아보았다.
[예빈아~ 결혼 축하해~ 오늘 너무 예쁘다.]

[고마워. 은연아~]
똑같은 날 상혁이의 동생 결혼식 장에 찾아갔었다.
오빠 걱정으로 가득했던 그때 신부의 얼굴은 없었고 세상 행복한 얼굴을 하고 있는 그녀의 옆에는 든든한 상혁이가 자리를 지켜주고 있었다.
상혁은 주혁을 보았지만 처음 보는 사람인 것마냥 아무 감흥이 없어 보였다.
굳이 가서 아는 척을 안 했다.
그때 알았다. 저번 과거행은 나의 마지막이었다는걸.
돌아가면 모든 게 리셋이었지만 안 돌아간 그 과거는 그대로 현재까지 흘러왔다는걸.
민수는 성현이를 차로 친 바람에 경찰 조사를 받게 되었고 친 이유를 묻자 민수는 그렇게 대답을 했단다.
"동영상 협박범이라고."
민수가 왜 그런 생각을 했고 또 왜 그렇게 말했는지는 말을 안 해주어서 자세히는 모르지만 민수도 어느 정도 느끼지 않았을까 싶었다. 
내가 과거로 가서 했던 말들이나, 이상한 행동들.
머리로는 이해는 안 되었지만 그 당시에는 그렇게 해야만 한다고 생각을 한 건 민수의 머릿속에도 성현이가 위험한 존재라고 생각하게 되어서  그런 게 아닐까 하고 혼자 생각을 했다.
민수가 경찰서에서 뭔가 쉽게 나온 거 같긴 했지만 다행이라 생각했다. 그리고 나중에  알았다. 대형 로펌 변호사들을 대거 선임해서 더 쉽게 나오게 되었다는걸.
민수의 아빠가 대기업 회장이라는 것도.​
​ 
민수가 대놓고 성현이한테 돌진하는 순간을 본 사람은 없어서  무단 횡단을 한 성현이의 잘못이 더 큰 걸로 조사가 끝나버렸다. 경찰은 오히려 성현을 조사하기 시작했고 그의 집에서 동영상  USB들을 찾아냈다. 그러면서 지태가 했던 그 짓거리들이 세상에 알려지기 시작했고 들고 다닐 낯이 없다 여긴 유성렬 대선후보는 자진 사퇴하였다.
그중 나와 지태를 만났던 동영상만 없길래 이상하게 생각을 했다.
그러다 어느 날 혜주네 집에서 집 정리를 하다가 소파 밑에 들어가 버린 usb를 발견했다. 왜 여기에 있었는지는 모르겠다. 
집 아래에서 서성이던 성현이가 이미 그전에 혜주네 집에 갔다 놓았나 싶기도 하고... 자신의 마지막 패를 분명히 나한테 던진 건 맞았다. 그걸 써먹기 전에 잡혀버렸지만.
그리고 또 한 가지. 혜주의 죽음은 없었지만 그날 이후로 혜주는 이 세상에 사라진 것처럼 없어졌다.
여기저기 수소문을 해도 그녀를 보았다는 사람은 없었다.
처음 한 달은 미친 듯이 찾았다. 못 찾은 날은 힘들어서 이 술집으로 들어와 술에 떡이 될 때까지 마시고 집에는 거의 기어가듯이 들어갔다. 혜주와의 추억이 깃든 이 장소.
그나마 마음이 제일 편했다.
한 달쯤 지나니 그런 생각이 갑자기 들었다. 혜주는 떠난 게 아니라 잠시 자리를 비운 거 같다는 생각.
10년을 넘게 나만 바라보고 나한테 헌신하면서 살았던 그녀인데 길지 않을 거 같은 일탈을 굳이 내가 가서 방해하고 싶지 않았다.
어차피 혜주는 나한테 돌아오게 되어있다.
다만 지금은 내가 없는 곳에서 지내고 싶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그때부터 찾지 않기로 했다. 이 술집은 여전히 찾아오고 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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