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탐내도 될까? (13회)

죽으나사나 | 2024.02.21 23:33:47 댓글: 0 조회: 291 추천: 2
분류연재 https://life.moyiza.kr/mywriting/4548767
너를 탐내도 될까? (13회) 아직 처녀라면서요? 

레스토랑에서 조식을 먹으면서 여러 대화들이 오갔다. 

“윤 팀장님은 대체 어디에 있었던 거예요? 우리 옆방에 있어야 할 사람이 없다고 해서 얼마나 식겁을 했는지. 승선은 했다고 하고.”

장 실장이 놀랐던 가슴을 쓸어내렸다. 

“옆방이요? 그럼 저랑 같은 9층에 계신 거예요?”

“9층이요??”

장 실장과 이 팀장이 서로를 쳐다보다가 다시 하정에게로 시선을 집중했다. 

“3층 아니고요?”

“저 9층에서 잤는데요.”

“패션쇼 팀은 3층이었는데, 그리고 9층은 스위트룸 아니었어요? 일하러 온 저희가 그리 좋은 곳에 묵을 리가 없잖아요.”

“그, 그런가요?“

스위트룸이 맞았네. 되게 좋았거든.

“뭐야…. 혼자 뭐 돈이라도 내고 업 했어요? 아닌데. 룸은 회사측에서 전액 해주기로 했는데. 뭐지?”

장 실장이 머리를 갸우뚱하면서 하정을 의심스러운 눈길로 쳐다보았다. 

“에이. 그만 좀 해요. 리더스에서 고생하신다고 해드렸나보죠.“

”아~ 그런가? 그런 거라면 우리 회사보다 낫네.“

이 팀장의 핀잔에 장 실장은 머쓱한 웃음을 지으며 하정을 부러워했다. 

리더스 대표가 해주신 건가? 

웬 일이야. 

권대표가 해준 게 아니었구나. 

갑자기 어딘가 모르게 서운함이 묻어나는 건 어쩔 수가 없었다. 

그렇게 사라지고나서는 어디에 있는지 얼굴은 코빼기도 안 보이는 기혁이 때문에 괜히 마음만 심란해졌다. 막상 얼굴을 보면 제대로 쳐다도 못 볼 게 뻔하지만 어제의 그 일들에 대해서는 들을 말이 있다. 

왜 갑자기 반말을 하기 시작했고 또 그 밤에 룸으로 무작정 쳐들어와서는 그리 섹시한 눈을 하고 자신을 미치게 만들었는지…

아, 이런 건 묻는 게 아닌가?

남녀 관계에 대해서는 문외한인 하정한테는 이런 것도 큰 고민거리였다. 

식사가 끝나고 자리를 옮긴 커피숍에서 간단히 한다던 회의는 생각보다 꽤 길어졌다. 

***

“이모! 움직이지 말라니깐.”

하루 꼬박 누워만 있으려니 온 몸이 뻐근하고 근질 거리는 우희가 침대에서 내려오려고 살짝 발을 내렸다가 잠깐 자리를 비웠던 은서한테 들키고 꾸중을 들었다. 

뻘쭘하게 내려왔던 발은 은서로 인해 도로 침대 위로 강제로 올려졌다. 

“나 그렇게 많이 안 다쳤어. 계단에서 진짜 살짝 굴렀고 어깨만 아플 뿐이야.“

다리는 진짜 괜찮다고.

우희는 나이 50 넘은 나이에 아기 다루듯이 극진히 자신을 간호하는 은서 때문에 몸둘바를 몰랐다. 

“우희야! 너 또 은서 말을 안 들었어?”

그래. 은서만 그러면 말도 안 할텐데 저기 꽤 심각한 표정을 지으며 병실로 들어오는 저 사람도 만만치가 않았다. 

“아니야. 은서랑 당신이 너무 유난을 떨어서 그래.”

“에헤이! 그 높은 계단에서 굴렀는데 조심을 해야지. 당신 이제 어리지 않아요! 잘못 다치면 큰 일 난다고!”

또 우희만 혼나는 분위기다. 은서도 옆에서 힘차게 머리를 끄덕이었다. 

“이모부 말씀 들으세요. 이모.”

“네네~.”

우희는 입을 삐쭉 거리며 다시 침대에 몸을 기댔다. 

“진짜 괜찮은데…”

혼자 중얼거리는 것도 잊지 않았다. 

“자, 네가 먹고 싶어했던 딸기.”

은서가 이모부라고 부르던 남자는 우희 앞에 갓 씻어 더 먹음직스러운 딸기를 우희 앞에 내밀었다. 

박정훈. 

우희와는 어릴 적 동네 친구였다. 나중에 크면 결혼하자는 장난을 칠 만큼 많이 친했던 친구였지만 정훈이네 집에서 갑자기 이사를 가는 바람에 연락이 끊겼고 그렇게 잊어가고 있었던 존재였다. 

하루하루 나이가 들고 룸살롱에 드디어 발을 끊은 우희의 삶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낮에는 거의 밖에 안 나가던 우희가 산책을 많이 하고 여행도 가끔 다녔다. 그러다 우연히 지금 살고 있는 동네에 맛있는 치킨 집이 있다하여 갔는데 거기 사장이 정훈이었다.

너무 오랜만이었는데 정훈은 한 눈에 우희를 알아보았고 반가워했다. 우희도 물론 정훈을 만나고 반가웠지만 티를 안 냈고 그한테 가까이 하지 않았다. 

정훈이가 남한테 손가락질을 받을 일을 했던 우희의 과거를 알면 얼마나 비웃을까 염려가 되었다. 

근데 밀어내면 밀어낼 수록 정훈은 더 우희를 궁금해했고 부담을 느낀 우희는 자신의 과거를 곧이곧대로 다 말해주었다. 역시나 흠칫하는 정훈이 반응을 보았다. 

당연한 반응이었다. 그 말을 끝으로 정훈이가 이제 다시는 자신한테 집착을 안 할 거란 생각으로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게 뭐 어때서?]

정훈이 입에서 나온 첫마디였다. 자신의 과거를 알면서 저리 말하는 사람은 정훈이가 처음이었다. 그냥 하는 말이여도 너무 고마웠다. 그 순간은. 

친구니 어떻게든 두둔하는 마음으로 그런 말을 했거니 했는데 정훈의 태도는 그 뒤로도 변함이 없었다. 

결혼 생각도 없고 아이를 낳을 생각은 당연히 더더욱 없다고 했다. 그랬더니 자기는 비혼주의자라 연애만 하다 죽을 거란다. 

꽤 오래 그렇게 우희는 밀어내기만 하고 정훈은 밀어붙이기만 하다가 먼저 지친 건 우희였다. 정훈이 말대로 결혼은 안 했지만 살림을 합친지는 꽤 오래 되었다. 

우희 인생에 은서 못지 않게 소중한 사람이 되었다. 

그리고 사실 우희는 결혼 생각은 딱히 없어도 은서 같은 예쁜 딸은 낳고 싶었다. 모든 아기들이 자기가 처음 보았던 그 쌍둥이들처럼 예쁘다면 기꺼이 사랑은 없어도 아기만은 낳고 싶었다. 

은서와의 첫 만남은…, 암흑이 드리웠던 우희한테 한 줄기의 빛이었다. 

가난한 집안에서 그리 배운 것도 없는 우희는 성인이 되고 나서 친한 언니가 좋은 일자리를 소개해준다고 하는 유혹에 뭣도 모르고 룸살롱에 들어가게 되었다. 술 따르는 아가씨라는 걸 알고 바로 거절을 했었지만 그 언니가 내미는 하루 수당을 보고 혹해서 어린 마음에 그 길로 빠져 들어갔다. 

돈의 유혹은 꽤 무서웠다. 더이상 가난에 쪼들리며 살지 않아도 되는 그 삶이 싫지 않았다. 그리 정당하게 번 돈처럼 안 느껴졌지만 사람 사는 게 다 똑같은 게 아닌가, 유명인도, 정치인도 뭐 그리 깨끗한 돈을 버는 것도 아닌 거 같았다. 

많은 술자리에 몸을 담가보니 그랬다. 

그렇게 돈에서는 해방 되었지만 하루하루 아무 의미없는 나날들을 보내던 우희한테 귀여운 쌍둥이들을 데리고 나타난 언니가 있었다. 

얼마나 귀여운 아기들인지. 이런 곳에서 있으면 안 될 천사 같은 아기들이었다. 근데 아이들의 엄마인 언니의 사연을 들어보니 사정이 너무 딱했다. 자신은 제발로 들어온 곳이기에 누구를 탓할 게 못 되었다. 그러나 마음 한 구석은 항상 밝지 못했고 바깥 세상 사람들과 어울리지 못했다. 

자신이 하는 일이 부끄러웠다. 

그런 우희한테 나타난 쌍둥이들은 우희의 무료한 삶에 생기를 부여했다. 언니가 바빠서 애들을 못 챙길 때면 자신이 1등으로 나서서 씻겨주고 먹여주었다. 물론 다른 착한 언니, 동료들이 많이 도와주긴 했지만 우희는 남달랐다. 

제 새끼마냥 그렇게 꼭 끼고 살았다. 우희는 그대로도 참 좋았는데 평소랑 별 다를 바가 없던 그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난 아이들 아빠가 쌍둥이들 한테서 엄마의 목숨을 빼앗아 갔고 자기 자신도 죽음을 선택했다. 

아직도 우희 눈에는 천사처럼 귀여운 아이들한테 해를 끼칠 그자들을 잘 알기에 데리고 도망치기로 결심했다. 

결국 은서가 잡혀 왔지만 정신을 똑바로 차리면 그들한테서 지킬 수 있다고 여기며 살았다. 

그러나 현실은 그리 쉽지가 않았다. 그래서 은서한테는 항상 미안한 이모였다. 

어제는 사실 그랬다. 

어제 아침 은서가 3박 4일로 크루즈 여행을 간다길래 곧 출발할 은서한테 빨리 옷을 전달해 주려다 발을 헛딛어 계단에서 구르고 말았다. 

얼마 전에 정훈이와 함께 백화점에서 돌다가 우연히 은서한테 딱 어울릴 원피스를 샀었다. 근데 치킨 집이 바빠 정신이 없다가 어제 아침에야 생각나서 부랴부랴 나섰던 거다. 

우희가 다쳤다는 전화를 받은 은서는 크루즈고 뭐고 그 길로 병원에 달려왔다. 

“처음 타보는 크루즈 여행이잖아. 나 때문에 이게 뭐니.”

아쉬운 기색이 안 느껴지는 은서를 보며 우희가 대신 안타까워했다. 

“시범 운항이라 남해에만 머물다 돌아올 거예요. 나중에
정식으로 출항하면 이모랑 이모부랑 같이 가면 되죠.”

은서는 속도 없는지 배시시 웃고 있었다. 

“권대표 갔다면서.”

“네.”

“은지도.”

“…“

은서는 말이 없었다. 은서가 뭘 우려하는지 같은 처지였던 자신이 누구보다 잘 알지만 언젠가는 만나야 할 쌍둥이들이다. 

우연을 가장한 만남을 기대했는데 설레발 치던 자신 때문에 승선도 못 한 은서를 보니 가슴이 아파왔다. 

우희는 조용히 옆에 앉아있는 은서를 꼭 끌어안아 주었다. 

너의 이런 깊은 마음을 은지가 꼭 알아주었으면 좋겠다. 

”권 대표가 너를 많이 아끼는 거 알지?“

안았던 팔을 풀고 은서의 얼굴을 보며 하는 우희의 말이었다. 

”네.“

“근데 왜 지금도 안 받아줘?”

우희는 의문이 가득한 시선을 내비쳤다. 

“대표님은…”

은서가 자신의 불그스름한 아래 입술을 살짝 짓눌렀다. 

“제가 넘보면 안 되는 분이세요.”

은서가 뱉은 말은 나긋했지만 단호했다. 

어느날 자신을 갑자기 찾아온 도연이가 한 말은 이게 아니었을 수도 있지만 은서 자신은 이래야만 했다. 

[안녕하세요.]

룸살롱 웨이터가 그랬다. 어떤 여자가 은서를 찾는 다고 했다. 룸으로 들어가 보니 처음 보는 얼굴의 여자였다. 그러나 은서는 당황하지 않았다. 

아내 몰래 룸살롱을 드나드는 남자가 뭐 한 두명도 아니고 꼭지가 돈 여자들이 찾아와서 난리를 친 것도 한 두번이 아니었다. 누구도 그 남자들을 억지로 끌고 온 것이 아니었다는 걸 잘 알고 있을 텐데 꼭 남의 영업장으로 와서 민폐를 많이 끼쳤다. 

오늘도 그런 케이스인 거 같다. 

다만, 곱상하고 단아한 얼굴을 한 그녀는 무조건 소리를 지르던 다른 여자들과는 다르게 우아한 자세로 은서를 말없이 쳐다보았다. 

[어느 분 때문에 찾아오셨죠?]

빨리 끝내고 가세요. 남편 간수를 제대로 못 한 애송이 사모님. 

[강은서 씨 맞으시죠?]

정제된 말투에서 나온 목소리는 예쁘게 생긴 얼굴처럼 고왔다. 

앞에 두고도 자신이 찾는 사람이 맞는지 확인을 하는 거 봐서는 여느 여자들이랑 확실히 달랐다. 

사람을 시켜 남편의 일거수일투족을 사진으로 전달을 받는지 여기에 찾아오는 사모님들은 자신이 누구인지, 이름이 무엇인지는 굳이 얘기를 안 해도 잘 알고 있었다. 


[맞습니다만,]

은서가 도연이 앞 소파에 마주 앉았다. 

[결혼을 한지 곧 6년이 되어갑니다.]

차분히 말을 꺼내는 도연이. 

[네에.]

신혼은 아니시군요. 다행히. 

은서는 곱게만 자랐을 거같은 이름 모를 사모님의 푸념을 들어주는 시늉을 했다. 결혼을 하기 전까지는 세상이 온통 자신의 위주로 돌아갔을 텐데 결혼이라는 올가미에 갇히고 나서는 그 아름답던 세상이 조금 더러워졌겠지. 

그래서 도저히 받아 들일 수가 없었을 테고 참다못해 남편 몰래 여기를 찾아온 거겠지. 

은서의 입가엔 어느새 비웃음이 새어나왔다. 

[남편은 한번도 저를 품은 적이 없어요.]

[어머…]

비웃음이 사라지고 안쓰러운 눈길을 보냈다. 진심으로 안타깝게 느껴진 건 아니었지만 뭐가 부족해서 그런 남자랑 6년이나 살았는지 도통 이해가 안 갔다. 

[근데 그것보다 더 억울한 게 뭔지 알아요?]

[뭔데요?]

갑자기 울컥하는 도연을 무감하게 쳐다보며 은서가 대꾸했다. 

[저 췌장암 말기 환자예요.]

[아...]
생각 이상으로 가련한 사모님이었다. 결혼 6년 동안 남편이란 사람은 한번도 여자로 품지 않았고 이제 이 젊은 나이에 암이라는 무서운 병까지 걸렸으니...
많이 억울할 듯 싶었다.
[참 안되었네요.]
이 말은 진심이었다.
[멍청해 보이는 건 아니고요?]
아까와는 달리 슬픈 표정에서 갑자기 어딘가 여유로워 진 도연이가 한 말이었다.
[그건... 뭐, 네. 조금 많이 멍청해 보이네요.]
은서는 선의의 거짓말은 안 했다.
그 말에 내내 웃음기가 없던 도연이가 픽 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여기에 뭐 상담 받으러 오신 건 아닐 테고 본론을 말하시죠? 어떤 분인가요? 남편 분.]
은서가 한참을 웃고 있는 도연을 쳐다보며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최근에 자주 왔던 진오 기업 김 사장? 아니면 해운 푸드 정 이사? 짐작은 안 갔지만 대충 머릿속에서 미리 정리를 했다.
근데 그 분들은 나이가 꽤 있으신 분들인데...
뭐, 재벌가의  정략결혼 같은 건 나이 차이야 뭐 큰 문제는 아니니까. 서로의 이익을 위한 비즈니스 아닌가.
[제 남편을 부탁해요.]
도연은 남편이 누군지 밝히지 않았다.
[네?]
많은 일들을 겪었지만 귀가 잘못 되었나 싶을 정도로 이상한 말을 들었다.
[비록 정략 결혼이지만 저는 어릴 때부터 제 남편을 좋아했어요. 쭉 오래 동안을요. 남편은 몰라요. 제가 어느 만큼 자신을 좋아하는지. 알면...]
저랑 결혼 자체를 안 했겠죠. 미안해서라도.
[빈 껍데기라는 걸 결혼하고 얼마 안 가서 바로 알았어요. 저한테는 관심이 없던 그냥 어릴 적 그대로인 아는 오빠였죠.]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를 은서의 시선이 도연이에게 집중 되었다. 표정은 아까랑 일관 되게 덤덤했다.
[겁쟁이라서 남편이 좋아하는 여자가 있는 걸 알면서도 외면을 했어요. 쉽게 찾아낼 수 있었지만 찾기 싫었어요. 찾아내면 제가 더 이상 못 버티고 그 집에서 뛰쳐나올 거 같았으니까요. 전 제 남편을 너무 사랑하니까...]
도연이 눈가에 이슬이 맺히는 걸 보았다.
 
진짜 사랑을 하나보다... 불쌍한 사람.
은서는 그런 도연이한테 측은한 감정이 들어서기 시작했다. 자연스레 티슈를 뽑아서 도연이한테 슥 건네주었다. 
[제가 은서 씨한테 들은 소문이 있어요. 실례가 되는 줄 알지만 물어도 될까요?]

티슈를 받아든 도연이가 질문을 했다. 
[네. 물어보세요.]
물어보겠다고 하던 도연은 생각보다 그리 쉽게 입을 떼지 못했고 한참이나 자신을 쳐다보며 기다리는 은서의 시선 때문에라도 입을 열 수밖에 없었다.
[은서 씨, 아직 처녀라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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