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여자친구가 살해되었다 (5회)

죽으나사나 | 2024.01.12 07:52:46 댓글: 4 조회: 237 추천: 3
분류연재 https://life.moyiza.kr/mywriting/4539661
내 여자친구가 살해되었다. (5회)  나 좀 때려줘.
"어디야?"
"나?  촬영 중 잠깐 쉬는 타임. 왜?"
보통 밖에 있으면 촬영 때문에 잘 안 받는 전화인데 오늘은 웬일로 시간을 잘 맞추었다.
"거기 어디야? 나 지금 갈게."
혜주는 옷장 속에 편한 복장으로 갈아입으면서 주혁을 다그쳤다.
"여기 sbc 방송국 근처인데 지금 올 거야? 좀 따가 바로 촬영 시작인데?"
이렇게 다짜고짜 온다고 한 적이 없는 혜주인데 갑자기 온다고 하니 많이 의아했다.
"응. 나 지금 갈 거니까... 어?... 근데 왜 머리가...."
"뭐라고?"
옷을 주섬주섬 입던 혜주가 급히 몰려오는 극도의 어지러움에 몸을 가누지 못하고 침대 위에 그대로 쓰러졌다. 전화기 너머엔 상황을 모르는 주혁의 애타는 목소리가 들려왔지만 그 소리마저 점점 멀어져 갔다.
나 왜 이러지...
...
"탕 탕 탕!"
요란한 테이블 두드리는 소리에 머리를 푹 숙이고 있던 주혁이가 두 눈을 크게 뜬 채 고개를 치켜들었다.
이 어두운 곳은 어디란 말인가...
네 면이 네모반듯하기만 한  이 작은 공간엔 테이블 하나랑 의자 둘, 주혁의 앞에는 가는 눈을 치켜들고 화가 잔뜩 난 최반장이 앉아있었다.
"햐~ 이 자식 보게. 이제 내 말을 아예 자장가로 듣는구나? 취조 중에 잠이나 자게?"
아... 취조실이구나.
취조실?? 그러면 지금은!....
"오늘이 며칠입니까?"
"응?"
저번에 이어 오늘 한 시간 넘게 남주혁을 대치하고 있지만 주동적으로 질문을 한 건 처음인지라 째진 눈을 하늘 높이 치켜들었던 최반장이 당황해하며 쳐다보았다.
"10월 11일. 근데 그건 왜 물어보는 겁니까?"
갑자기 날짜를 물어보는 게 이상했지만 이제 협조를 해줄 맘이 있구나 하고 생각되어 최반장은 몸을 앞으로 기울며 여태 짜증 났던 표정은 감추고 최대한 정중하게 질문을 했다.
혜주가 사망한 지 3일이 지났다는 말이네. 분명 그 덩치한테 맞고 과거로 갔었는데 하루가 지난 거야?
미간을 좁히며 골똘히 생각하고 있는 주혁을 노려보던 최반장이 노트북 키보드에 손가락을 얹으며 다시 헛기침을 해댔다. 자기 말을 이제는 집중하겠지 싶었다.
"이제 좀 진도 나갑시다. 남주혁 씨."
주혁은 아무 말 없이 덤덤하게 최반장을 쳐다보았다.
"김혜주 시체 부검 결과 사인은 목 졸림에 의한 사망.  욕조에 빠져서 익사로 사망한 걸로 발견되었지만 실제로는 사망한 후에 누군가 욕조에 빠트린 걸로 추정됩니다. 그게..."
최반장은 말을 이어가면서 주혁의 표정 변화에 집중을 했다. 그러나 주혁의 표정은 일말의 변화도 없이 아까 그대로였다.
"그날 남주혁 씨 당신이  술을 많이 마신 걸로 알고 있습니다. 평소 골칫거리였던 김혜주 때문에 애먹이던 걸 생각하면 화가 치밀어서 그날 찾아갔다가 다투게 되었고 그 홧김에 김혜주를 살해한 거 맞습니까?"
답정너였다. 주혁의 대답은 그냥 yes 냐 no 냐 그것만 궁금한 거였다.
주혁은 최반장의 말도 안 되는 논리에 피식 비웃음을 날렸다.
이 새끼가 또 저리 기분 나쁜 얼굴을 하고 있네.
또 오장 육부가 뒤틀리는 듯 온몸이 불편해지기 시작한 최반장이 주혁을 노려보다가  덩치한테 맞아서 부은 얼굴을 보고는 의기양양해서 몸을 의자 뒤로 젖혔다.
"교도소는 어떤 가? 거기 좀 말썽 부리는 애들 많은데 지내기 편한 곳은 아니지? "
최반장의 말에 몰랐었는데 맞았던 얼굴이 찌끈 아파지기 시작한 주혁이었다.
"협조를 잘하면 교도소가 아니라 구치소로 옮겨 줄게. 당신은 아직 교도소 갈 신분은 아니잖아."
내가 구치소를 못 가게 꼼수를 부려 그렇지.
"그리고 이 사람이 남주혁 씨 어머니 되시는 분 맞습니까?"
반말을 했다가 존칭을 썼다가 최반장도 자기가 뭘 말하고 있는지 각성이 안되는 거 같았다. 주혁의 앞에 사진 한 장을 덩그러니 내놓았다.
힐끔 쳐다본 주혁은 심건희 그 여자임을 확인하고 고개만 끄덕였다.
이 자식이, 말을 하면 어디 덧나나. 재수없게 고개만 까딱거리냐.
속으로 욕이란 욕은 다 했지만 꾹 참으며 다음 말을 이어가는 최반장.
"김혜주한테 채무로 이어진 원한이라도 있나 해서 사용하던 카드나 계좌를 좀 조사해 보았는데 매달 남주혁 씨가 현금으로 천만을 넣어주고 있더라고요? 근데 문제는 그 천만이 고대로 당신의 어머니 심건희한테 들어간다는 거지. 왜 그럴까? 요?"
뭐라고? 그 여자한테는 내가 이미...
"5월 이후로는 안 들어간 게 아닙니까?"
"에? 잘못 알고 있는 거 아닙니까? 매달 5일 남주혁 씨가 넣어주면 그날 그대로 심건희한테 이체가 되었습니다. 사망한 이번 달도요. 금방 얘기한 5월은 조금 늦은 11일에 이체를 했네. "
과거의 주혁이한테 내가 말을 안 했으니 돈을 그냥 넣었겠네. 
하... 내가 뭘 손댈새도 없이 다시 여기로 왔으니 이제 어떻게 한담,
"남주혁 씨보다는 그저 혹시나 하는 의심만 가는 상황인데, 심건희 지금 어디에 있습니까? 갈만한 곳은 압니까?"
"무슨..."
최반장의 알 수 없는 말에 주혁의 미간이 좁혀져왔다.
"김혜주가 사망 당일 저녁 7시쯤, 김혜주네 집으로 찾아온 심건희를 본 목격자가 있습니다."
뭐라고?? 그 여자가 왜 거기를 찾아와.
말은 없었지만 주혁의 시선은  빨리 더 얘기하라는 눈빛이었다.
말이 없이 눈빛으로만 자기한테 뜻을 전달하는 주혁이가 못내 불쾌했지만 최반장은 다시 입을 열었다.
"옆집에 혼자 사는 아주머니인데 그날에 좀 소란스럽게 문 두드리는 소리를 들었답니다. 심건희는 전에도 와서 소란을 피운 적이 있어서 얼굴과 목소리는  어느 정도 알고 있었다고 하고요. 연세가 좀 있어서 그런지 당신의 어머니가 옛날에 잠깐 배우를 했던 것도 알아보았다더군. 그래서 기억하고 있었는데 그날도 요란하게 문 두드리며 열라고 하더라는데, 문제는 이 아주머니가 야간근무를 하고 있어서 문을 열어줘서 들어가는 소리만 듣고 출근하는 바람에 언제 심건희가 다시 나갔는지를 모른다는 거지. 참 아쉽게도 그날 그 오피스텔 cctv는 누가 일부러 그랬는지 싹 다 맛이 가버리고 말이지. 이게 우연일까?"
최반장은 길고 긴 얘기를 숨도 안 쉬고 다 읊어댔다.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 않았다. 자기 말이라도 빨리해야지 진전이 있을 거 같았다.
"근데 그런 심건희가 연락이 안됩니다. 참고인 조사를 하던지, 피의자로 조사를 하든지 해야 하는데 그 사람이 깜쪽같이 사라졌다고요. 이상하지 않습니까? 서로 연락은 잘 안한다고 듣긴 했는데 혹시나 뭐 짚이는 건 없습니까? 그리고 남주혁 씨한테 받은 돈은 왜 심건희한테 들어가는 겁니까? 직접 심건희한테 주면 안 되는 이유라도 있습니까?”
빨리 좀 말해봐. 답답해서 죽겠다. 이 자식아.
"사라졌다고요? 그 여자가?"
흥미가 생겼구나.
"네. 사라졌습니다. 그날 무슨 일로 그 집에 갔는지 조사를 해야 하는데 전화도 꺼져있고 살던 집에도 안 들어온 모양입니다."
그 여자가 혜주가 사망한 날 그 집에 갔었고, 지금은 사라진 상태라고? 이 수상한 실종은 뭐지? 
설마 그 여자가 혜주를... 아니겠지. 그럴만한 담은 없을 거 같은데.
아닌가? 갓난 아기인 자기 자식도 버리고 늙은 영감이랑 바람이나 피는 여자였는데 자기가 급하면 살인도 못하겠나? 
할 수 있을 거 같다.
근데 진짜 그 여자가 혜주한테 그런 거라면!! 왜??
이유는 이제 와서 크게 의미가 없는 거 같다. 만일 진짜 그 여자가 혜주를 죽인 거라면 그 여자는 내 손에 죽는다. 반드시 죽여버릴 거다. 반드시...!
아무 말이 없던 주혁의 눈빛이 무섭게 돌변했다.
혼자 무슨 궁리를 그렇게 심각하게 하는지 이제 슬슬 질리기 시작한 최반장이 눈을 지그시 감고 크게 숨을 들이켰다.
​​​​"우리 서로 피곤하게 하지 말고 재깍재깍 좀 끝냅시다. 알면 안다 모르면 모른다 말이라도 좀 하라고!"
역시 참다못해 터진 최반장의 일방적인 고함을 들으면서 취조가 끝난  주혁은 다시 교도소로 돌아왔다.
"이야. 살아있네? 하루 종일 기절해있었다며? 햐... 그 몸집은 가시나를 다룰 때나 쓰는가 봐? 하하하."
"하하하.."
역시나 들어오자마자 조롱하는 소리들로 가득 찼다.
그러나 주혁은 이런 소리는 귓속에 들어오지도 않았다. 오직 한 목표만 바라보고 성큼성큼 다가갔다.
"나 한 번 더 때려줘."
 교도소 바깥 운동장 중앙쯤, 벤치에 몇몇 수감자들과  모여 앉아 갓 돌아온 주혁을 비웃으며 쳐다보고 있는 덩치 앞에 우뚝 선 주혁의 몸은 오늘따라 꽤 크고 넓어 보였다.
근데 그 몸에 비해 나온 말은 모두를 살짝 의아하게 만들었다.
덩치가 먼저 피씩 실소를 터뜨리자 아래 동생들도 같이 낄낄대며 웃어댔다.
"저 새끼 금방 뭐래요? 때려달라고 했나?"
미친놈이구나 하고 생각하며 자리에서 일어나 자리를 옮기려는데 그런 덩치 앞을 가로막으며 얼굴을 들이미는 주혁이다.
"나 한대 더 때리라고!"
"미쳤나 이게?"
그래 미쳤다. 취조실에 있는 내내 생각했다. 어떻게 과거로 갑자기 가게 되었는지. 결론은 하나다. 너한테 맞고 기절하면서 갔던 거니까 한 번 더 맞아보는 거다.
귀찮다는 듯 인상을 찌푸리며 가려는 덩치의 팔을 홱 당기며 그의 얼굴을 쥐어박으려는 순간, 덩치가 주혁한테 손을 먼저 뻗었다. 
"퍽..."
그날처럼 그렇게 쎈 주먹은 아니었지만 지금 이 주먹에 맞은 배도 아파 죽을 지경이다. 주혁은 아무 힘을 못 쓰고 아픈 배를 끌어안고 또 그 자리에 무릎 꿇고 주저앉았다.
"저 새끼... 이렇게 말고 더 세게.. 쿨럭..."
시야에서 멀어져 가는 덩치를 보며 주혁은 때릴 거면 기절할 정도로 때리지 하는 마음으로 덩치를 노려보았다.
"쯧쯧... 살고 싶지 않으면 저절로 혀를 깨물던가, 형한테 그래 왜 덤비나."
혀를 끌끌 차며 비웃고는 다른 재소자들은  뿔뿔이 흩어졌다. 괜히 더 있었다간 금방 병원을 다녀온 주혁이가 또 배를 끌어안고 있는 걸 교도관 누구라도 보면 덤터기를 씌울 가봐였다.
몸집에 비해 생각보다 많이  약했던  주혁이를 온 첫날부터  쓰러뜨렸으니 교도관들이 아직 판결을 안 받은 사람을 저렇게 패면 자기네도  골치가 아프다고 적당히 하라고 경고를 했기 때문이었다.

교도소 내 저녁시간.
 자기 앞에 받아온 식판을 들고 누가 좀 건드릴 놈이 없는지 힐끔힐끔 쳐다보면서 밥을 먹는 사람도, 혼자 구석에서 저만의 세상에 빠져 멍 때리며 먹는 사람도, 어떻게 하면 다시 기절하도록 맞을 수 있는지 고민하는 주혁이도 있었다. 

밥을 몇 술 떠먹던 주혁이가 금방 다 먹고 자리에서 일어나는 덩치의 옆으로 스윽 가더니 낮은 목소리로 한마디를 뱉었다.
[한 판 붙자.]
주혁은 어이가 없어서 입을 다물지 못한 채 자신을 쳐다보는 덩치를 뒤로하고 식판을 퇴식구 선반 위에 올려놓고는  여유로운 모습을 하고는 슥 사라졌다.
잠시 후, 
목욕을 하려고 바닥에 앉아서  웃통을 벗어던지는 덩치한테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웠다. 올려다보며 누구인지  확인하려는 찰나, 발길이 허공에서 날아와 덩치의 얼굴을 가격했다.
"윽,"
그야말로 기습 공격이었다. 아픈 것도 있지만 자존심이 더  상해버린 덩치가 아픈 얼굴을 한 손으로 싸매고 화난 짐승처럼 자기한테 발길질을 한 그 사람한테 재빨리 다가가 목을 졸랐다.
​ 
"야, 딴따라. 너 진짜 죽고 싶냐?"
덩치의 괴력에 이끌려 벽에 부딪히면서  번쩍 들려 바닥에서 발끝이  닿을락 말락 한 주혁이가 숨이 안 올라와 꺼억꺼억댔다.
"때려. 싸...우자."
또 일방적인 태클에 덩치는 거의 숨넘어가려고 하는 주혁을 바닥에 내팽겨쳤다.
"지x 도 작작해. 그러다 진짜 죽는 수가 있다."
엄청 서늘한 분위기의 덩치의 목소리였다. 그러고는 목욕할 마음이 없는지 다시 옷을 집어 입었다.
"야, 덩치!! "
내팽개칠 때 엉덩방아를 찧은 주혁은 아픈 꼬리뼈를 만지며 탈의실에서 나가는 덩치의 뒤를 따라가려 했다. 갑자기 자기 어깨를 잡은 그 손이 아니었다면.
"왜 자꾸 저놈한테 태클을 거냐?"
뒤돌아보니 처음 보는 재소자였다. 머리는 하얀 서리가 낀 듯 검은색보다 하얀색이 더 많고  검은 안경을 단정하게 쓴 40대로 보이는 여기랑 왠지 어울리지 않는  중년이었다.
주혁은 힐끔 그런 남자를 쳐다보고는 대꾸를 안 하고 나가려고 했다. 상관할 사람은 아닌 거 같아서.
"그만둬, 저놈 너한테 손을 안 댈 거니까."
중년의 확신에 찬 말에 인상이 확 구겨진 주혁은 네가 뭔데 참견질이냐며 따지려고 돌아섰다.
"저놈 저래 봬도 아끼는 여동생이 하나 있는데 며칠 뒤에 결혼이라네?  특별히 나가게 해준다고 들었는데 싸우면 못 나가겠지?"
이런 말을 전하고 중년은 피식 웃으며 그 자리를 떴다.
x 됐네... 난잡한  문신으로 온몸에  난도질을 한 깡패 새끼도 아끼는 가족이 있다 이거지?
하... 어찌한담.
그렇게 어찌할지를 몰라 고민을 하며 겨우 잠들고 다음날 오전 누군가 면회를 왔다.
교도관 따라 걸어가면서 생각을 했다.
누구지? 민수인가? 아님 대표형?
철창문이 열리면서 마주한 건 주혁이가 있는 소속사 대표인 주윤호, 그 옆에는 변호사로 보이는 정장을 깔끔하게 차려입은 남자가 앉아있었다.
"어, 주혁아!!"
윤호는 주혁의 몰골을 보자 깜짝 놀라 하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어, 형. 왔어?"
놀라는 윤호한테 몰골이 왜 이런지 설명을 하고 싶지 않은 주혁은 의자에 털썩 앉았다. 거의 10년을 봐온 주혁의 표정만 봐도 잘 아는 윤호는 눈치만 보고는 바로 자리에 앉았다.
"구치소가 아니고 교도소에 있다고 해서 깜짝 놀랐다.  갑자기 네가 살인 사건에 휘말려서 이것저것 수습할 게 많아서 늦게 왔어. 미안하다. 너는 괜찮냐?"
주혁은 말이 없이 어색한 미소를 띠며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역시 이럴 때 찾아오는 건 윤호 형밖에 없구나 하며 생각을 했다.
"이번 구속도 절차가 좀 이상하더라고. 제대로 영장을 받고 체포를 한 게 맞는 건지 하나하나 따져볼 거고 구속 적부심 신청을 금방 했으니까 걱정 마. 금방 나올 거야. 이 분이 너를 변호할 변호사분이셔. 인맥을 써서 대형 로펌의 변호사를 모셔왔다."
의자를 뒤로 젖혀 앉아 있던 주혁이가 몸을 앞으로 기울며 다리를 모으고는 변호사한테 눈빛으로 간단히 인사를 했다. 변호사도 살짝 미소를 띠며 고개를 살짝 숙이며 인사를 한다.
"민수는요?"
그러고는 바로 윤호를 보며 코빼기도 안 보이는 민수를 찾았다.
"아, 민수? 걔 이상하다? 사직한다는 문자만 달랑 하나 남기고 연락이 안 돼. 사라졌어."
"뭐?"
이건 또 무슨 소리야. 혜주가 죽으면서 동창인 너도 충격이 큰 건 알겠지만 왜 그냥 그렇게 사라져. 누가 혜주를 죽였는지 두발로 뛰어 그 범인을 찾아야 할 판국에!
안에 갇혀 있기만 하니 무얼 할 수가 없네. 
주혁의 미간이 많이 좁혀졌다. 한숨을 푹 내쉬던 주혁이가 변호사랑 무언가를 얘기하던 윤호를 바라보며 덤덤하게 입을 열었다.
"형은 왜 날 도와줘? 내가 형네 회사에 소속되어 있는 배우라서?"
 
주혁의 말을 듣던 윤호는 덤덤한 그를 몇 초 쳐다보더니 입을 쩝 다시고는 속에 있던 말을 꺼냈다.
"처음에 우리 기획사에 들어올 때 옆에 있던 여자 아니니? 나중에 뭐 민수로 매니저 교체를 해서 그 뒤로는 거의 못 봤다지만 그때 내 기억에 너희 둘 그냥 사이 아닌 거 같던데. 네가 좀 까칠하고 성격이 덜 돼 먹어 그렇지.  좋아하는 여자 죽일만한 새끼는 못되잖아."
윤호의 별거 아닌 거 같은 말인데 
혜주의 죽음을 슬퍼하기도 전에 요즘 최반장의 강압적인 살인자 취급의 취조에 교도소 재소자들의 비웃음을 묵묵히 견뎌오던 주혁의 눈에서는 왠지 이슬이 송골송골 맺히는 듯 했다.
"힘내. 금방 나오게 해줄게."
윤호는 안심하라는 듯 입꼬리를 아주 살짝 올렸다.
추천 (3) 선물 (0명)
IP: ♡.214.♡.18
Figaro (♡.136.♡.201) - 2024/01/14 12:41:21

작가님 아무튼 매우 잘쓴 글인거 같아요.
제가 난독증에 문해력이 낮아서 그리고 읽다보면 너무 빽빽한 글들.
그래서 눈이 아퍼서 잘 못 읽어요.여성향이나 드라마물 소설로 잘 이해를 못함.

근데 훌훌 훑다보면 드는 감각이 이 글이 드라마로 찍히면 재밌게 볼거 같다 그런 생각이 들거든요 .
드라마나 영화나 웹툰.그런 의미에서 재밌고 잘 써진 소설 같아요.

등장인물의 변화, 장소의 변화 심경의 변화 그리고 한 인물에 대한 묘사,그것은 타인의 그인물에 대해 울분이 찬 심리묘사 즉, 감정으로 이런 부분 등이 필력과 연관된다고 보고요.훌훌 훑어만 봤음에도 그부분은 문득문득 느끼는데 왠지 잘 되어있는 작품 같아요.

개인적인 소견이다만.자세히 읽고 감정이입이 되서 쓰는 댓보다
냉정한 시선으로 훑어보고 나름 응원하는 마음이 곁들어진 댓도 좋다 고 생각합니다.

- 작품속 캐릭터에 독자가 그 인물을 응원하고 싶은 요소를 캐치해서 넣은것은 작가님의 실력이라고 생각합니다.(전작을 예로.)

늘 화이팅입니다.작품 쓰는 분이 쓸대 재밌는게 존버하는데에는 필수죠 .

죽으나사나 (♡.214.♡.18) - 2024/01/14 15:44:12

감사합니다. 쓰기만 하고 주위서 사실 이렇다 할 얘기를 못 들었는데 항상 좋은 말씀 많이 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저한테 필요한 피와 살이 되겠죠? 좋게 봐주셔서 오늘도 마음이 훈훈합니다.

모모커피 (♡.245.♡.209) - 2024/02/01 15:45:46

잘보구 갑니다

죽으나사나 (♡.214.♡.18) - 2024/02/01 17:38:0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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